08 새벽 예배와 신혼




 


08

새벽 예배와 신혼


새벽 여명이 찾아들기도 전에
새소리가 먼저 아침을 깨웁니다.
깜빡, 깜빡.
당신은 떠지지 않는 눈으로 옆자리를 더듬어봅니다.
온기가 남은 이불이 텅 비어 있습니다.
유스텐:(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지 못 한 채 텅 빈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계속해서 더듬는다. 잠긴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으응?
릭스?
릭사엘:(테이블에 앉아서 무언가를 적다가 말고 일어나 네 옆으로 다가와 얼굴을 쓸어주며) 깼어?
유스텐:(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지 못한다) 우응...
어디갔었어요?
릭사엘:잠깐 적을 게 있어서. (자다 깨서 부스스한 네 모습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다가 뺨에 입술을 맞추며) 더 잘 건가? 곧 새벽 예배라 씻으러 갈 참이었다.
유스텐:(자느라 바짝 말라버린 입술을 오물거리며) 그래요? 하암 - '새벽 예배...새벽 예배... 뭔갈 하기로 했었는데...아!!!' (눈을 번쩍 뜨고 벌떡 일어난다) 당신 씻겨줘야해요!
릭사엘:(깜짝 놀라지만 겨우 당황하지 않은 척하며) ...그렇게까지 필사적으로 하지 않아도 돼.
(네 눈가에 부스스 묻은 가루들을 상냥하게 떼어주고는 벌떡 일어난 너를 다시금 침대에 앉힌다)
유스텐:으으 뭐하는 거예요! 세수할 거예요!
그리고... 내가 안 하면 당신은 혼자 씻어야 하잖아요. (말하면서 네가 혼자서 씻는 상상을 한다. 아...너무 슬퍼. 외로워보여. 불쌍해. 혼자 쭈구려서 제모도 해야 하는 모습까지 상상하니 마음이 찡해진다.)
릭사엘:(무슨 생각을 하길래 저렇게 안타까운 듯한 표정인 거지?) 별일 아니다. 그저 씻는 것뿐인걸.
유스텐:혼자 씻을 수 있겠어요...? 항상 사제분들이 도와주셔가지고...
릭사엘:그대도 내가 직접 씻기는데 혼자 못하면 말이 안 되지.
유스텐:그치만... (또다시 네가 혼자 씻는 모습을 상상한다. 외로워...쓸쓸해... 젖은 수건으로 팔뚝에 묻은 거품을 닦아내는 남편... ...) '너무 자극적인데?'
역시 제가 씻겨드려야겠어요.
릭사엘:그래, 그래준다면 고맙지. 그런데 슬퍼보였다가 즐거워보였다가... 대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유스텐:... ... (슬-쩍 고개를 돌려 너를 외면한다) 그건 말할 수 없어요.
릭사엘:또 이상한 생각 했나?
유스텐:또라니, 저를 대체 뭘로 보시고...
그,그리고 이상한 생각이라니 뭘 말하는 거예요?!
릭사엘:그대가 하는 생각.
유스텐:제 생각이 이상해요?
릭사엘:어느 정도는.
유스텐:...
(시침 뚝 - ) 아무 생각 안 했어요.
릭사엘:(미심쩍은 눈으로) 아닌 것 같은데.
유스텐:말하면 이상한 생각이라고 할 거잖아요.
릭사엘:그래도 그대 생각은 듣고 싶어. 그게 뭐든.
유스텐:... (입술을 말아넣다가) 당신이 혼자 씻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릭사엘:이렇게 들으면 건전한데, 뭐가 이상한 생각이라는 거지.
유스텐:... 이 이상은 말할 수 없어요.
릭사엘:내가 그대 것인데도 말 못 해?
유스텐:그... (밑입술을 질근 깨물었다가 상기된 얼굴로 슬쩍 시선을 피한다.) 당신 몸이 하얗고 예뻐서... 좀, 자극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릭사엘:그대 취향에 부합한다니, 그건 듣던 중 반가운데.
유스텐:... ... (부끄러워서 말을 돌린다) 빨리 씻으러 가요.
릭사엘:(네가 말 돌리는 걸 알지만 괜히 놀려보고 싶어져서) 빨리 보고 싶어서?
유스텐:(네가 놀리는 게 약올라서 얼굴이 바짝 익어버린다. 이를 드러내며) 이익...!!! 아니거든요!!!
릭사엘:아니야?
유스텐:... (입술을 꿈틀거리더니 시선을 돌린 채로 작게 중얼거린다) 조금은 맞는 것 같...
저 변태 아니에요.
릭사엘:그대 거니까 마음껏 봐도 돼.
변태라고 생각 안 했다.
유스텐:...
(민망해져서 확 네 손을 잡고 성큼성큼 문으로 나선다. 팍! 하고 문을 열며) 빨리 씻으러 가요! 늦겠어요!
릭사엘:? 그래. (네 손길에 이끌려 그대로 함께 방을 나선다)
.
.
.
참방참방.
당신은 릭사엘과 함께 손을 잡고
어느덧 익숙한 듯 탕 안으로 들어갑니다.
뿌연 안개처럼 퍼진 김이 시야를 가려
다른 곳이 잘 보이지 않지만
손을 맞잡은 릭사엘의 모습만큼은 선명합니다.
축축하고 무거운 공기를 벗고
따스한 탕 안에 들어서면
푸릇한 약초 향기가 나는 물이
약간의 점성을 머금은 채 피부를 스칩니다.
이윽고 탕에 몸을 푹 담그자
기분 좋은 나른함이 온몸에 새겨집니다.
릭사엘:(네 몸을 자연스럽게 문지르며) 이 시간에 일어나 씻으려니 피곤하진 않아?
유스텐:(도리도리) 괜찮아요. 이 시간에 깨는 게 처음도 아니라서.
'아르바이트 할 땐 무조건 일찍 일어나야 했으니까...'
릭사엘:괜찮다니 다행이지만 내가 마음에 걸려. 아침까지 푹 재우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유스텐:진짜 괜찮아요! 제가 릭스 씻겨주기로 약속했잖아요! (의욕 만땅인 얼굴로 너를 쳐다보다가 멈칫한다) ... 잠깐 그러고보니 왜 당신이 씻겨주고 있는 거예요?!
릭사엘:같이 씻기로 했으면 나도 그대를 씻겨야지. 당연한걸.
유스텐:그치만...! 사제분들이 시중 들어줄 땐 사제분들을 씻겨드리진 않았잖아요.
릭사엘:그렇지. 하지만 그대는 그들과 다르잖아.
그대를 깨끗이 씻기는 일은 언제까지고 내가 하고 싶다.
유스텐:... (좀 기분 좋아져서 슬쩍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돌린다) 애취급하는 거예요?
릭사엘:아니. 그대가 내 것이라는 걸 확인하는 거지.
유스텐:'씻기는 거랑 무슨 연관이 있는 거지?' ...?
릭사엘:(네 가슴팍과 겨드랑이를 꼼꼼히 문지르며, 의아한 듯한 네게 부연설명하듯) 그대에게 손을 대는 게 나뿐이라는 게 좋은 거다.
유스텐:(네 말에 가슴이 간질거려서 말없이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깜빡인다.) 처, 처음에는 그런 의미로 씻겨주시지 않았잖아요.
릭사엘:그랬지. (천천히 손바닥에 물을 담아 네 어깨 위로 끼얹는다) 처음과는 많이 달라졌어.
유스텐:처음부터 다른 사제분들께 맡겼으면 어땠을 것 같아요...?
릭사엘:...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대를 마음에 품은 뒤엔 그들이 거슬려 직접 씻기지 않았을까 싶군.
유스텐:뭐야, 그게...
릭사엘:대답이 마음에 안 드나?
유스텐:그건 아니에요. 뭐랄까.... 당신이 질투를 한다는 걸 느낄 때마다 신기해서요.
릭사엘:나도 신기해.
유스텐: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없는 게 있나 싶을 정도로 다 가진 사람이... 사랑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사람이 저 하나 때문에 질투한다는 게 뭐랄까 음...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좀... 좋,네요.
제가 굉장히 ... 가치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릭사엘:가치 있지. 너무도 큰 가치가.
(천천히 너를 품에 안듯 네 등 뒤로 손을 뻗어 문지르며 네 젖은 어깨에 입술을 묻고는) 그대가 너무 좋아서 큰일이라도 날 것 같아.
유스텐:...저의 어떤 점이 좋은 거예요? 저는 재산도 없고 특출난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드릴 수 있는 것도 없는데...
릭사엘:글쎄.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게 그대의 매력 아닐까.
이미 좋아하게 된 마당에 그걸 따지는 것도 무의미한 일이지.
유스텐:'그런가...' (잘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제가 씻겨드릴게요.
릭사엘:그래. 그럼 부탁하지. (천천히 네 어깨에 묻고 있던 고개를 떼고 탕 안의 타일벽에 등을 기댄다)
유스텐:'처음이라 그런가, 긴장되네. 이게 뭐라고...' (침을 꿀꺽 삼키고는 손바닥에 탕의 물을 조금 담아서 네 어깨부터 적시고 팔을 따라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볼이 붉게 달아오른 느낌이 들어 고개를 숙인 채로 멍하니 어루만져주다가 툭 내뱉는다) 릭스는... 인기 많았을 것 같아요.
릭사엘:무슨 인기? 교주로서 말인가?
유스텐:교주로서 말고, 연애 감정을 품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제가 말하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잘 생겼잖아요. 돈도 많고... 다정하시고. '그 얼굴로 왜 여기서 교주를 하고 있는지 신기할 정도지만.'
릭사엘:교주가 되기 전 시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틀린 말은 아닐 거다. 신도들 중에서도 내 신부가 되기를 자처하며 따라붙는 자들이 꽤 있었지. 신의 음성을 들었다며 거짓 고해를 하는 자도 있었고.
물론 알아서 잘 정리했다. 혹여 신경이 쓰인다면 그대가 걱정할 일은 없을 거라고 장담하지.
유스텐:(불안) '정리했다는 거 설마...'
릭사엘:죽이지 않았어.
유스텐:... 저 혹시 이마에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여요?
릭사엘:보인다.
유스텐:거짓말.
릭사엘:그대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이제 다 알 것 같아.
유스텐:아 그럼 안되는데...
릭사엘:난 그대가 정말 내 것 같아서 좋기만 한데.
유스텐:제가 너무 불리한 거 아니에요? 전 릭스가 무슨 생각하는지 잘 안 보이는데... '이상한 생각 안 하게 조심해야겠다.'
(쿡쿡 웃으며 농담을 던진다) 그러다 나중 가서는 불안하다고 이름 쓰게 해달라고 하는 거 아니에요?
릭사엘:설마.
생각... 난 생각이 그리 많지 않아. 예전엔 많았지만 오랜 세월을 살며 대부분의 일에 무던해졌지. 삶의 불가피함을 받아들였다고 보는 편이 좋겠구나.
유스텐:(역시 로봇 같다는 이미지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가슴팍을 씻겨주려다 멈칫한다. ...민망해. 다리부터 씻기기로 한다) 예전에는 무슨 생각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요?
릭사엘:그렇게 쓸모있는 생각들은 아니었어. 생명의 존재 가치는 무엇인가, 존재의 목적은 무엇인가, 인간은 어째서 자연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가, 이기심은 어디에서 오는가, 감정은 과연 생존에 도움이 되는가, 부와 명예는 왜 필연적으로 부정함을 받아들이는가... 같은 것들이었지.
유스텐:오..........
굉장히 철학적인 생각이네요. 그래서 답은 찾았나요?
릭사엘:정답이 있었다면 내가 신학에 몰두하는 일은 없었겠지.
정답에 어느 정도 근접하기는 했지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어쨌든 내 생각을 전달하려면 그걸 누군가 귀 기울여 듣게 할 만한 부와 권력이 필요했고, 그건 단순히 내가 골몰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어.
유스텐: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네가 한 말에 대해 덩달아 깊은 생각을 하며 조용히 다리를 문질러주다가 멈칫한다.) '이제 가슴이랑 거기밖에 안 남았는데. 어쩌지. 장갑 끼고 해야하는 거 아니야?'
릭사엘:왜 멈추지?
유스텐:남은 부위는 맨손으로 씻겨드리기 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사제분들은... 맨손으로 하셨나요?
릭사엘:그냥 맨손으로 해도 된다. 그들도 그렇게 했어.
유스텐:...'역시 내가 씻긴다고 하길 잘했다.'
부... 불경해요!
릭사엘:어째서?
유스텐:어, 어떻게 그런 곳을 맨손으로 막.... (고장)
릭사엘:속으로 그들이 불경한 생각을 했을지는 모르겠군. 그들은 내 몸에 손을 대는 것이 그들의 신앙심에 대한 보상이라고는 생각하는 모양이었지만.
유스텐:그래도... '질투나는 걸 어떡해.'
...저도 할 수 있어요. 맨손으로!
릭사엘:그대 손길이 아니면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 그러니 이상한 생각은 접어둬라.
그래. (나른하게 눈을 감고 더욱 등을 기댄다)
유스텐:(이번엔 두 손 가득 물을 담아 정성스럽게 네 목덜미부터 가슴팍을 따라 복부를 손끝으로 조심조심 문질러준다. ) 그런데, 정리는 어떻게 하셨는지 물어봐도 돼요?
교단에서 쫓겨나나요?
평신도가 당신에게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된다면요.
릭사엘:단순히 감정을 가진 것만으로는 쫓아내지 않지. 행동으로 보인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과한 행동을 보인 이들은 모두 신전의 출입을 금했다. 신앙을 넘어 선을 밟은 이들에게는 가장 큰 형벌이지. 그래도 마을에 거주하는 것은 허락했다. 그대가 시찰을 나가면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군.
유스텐:그렇구나...
과한 행동은 예를 들면 뭐가 있었는데요?
릭사엘:... (이걸 말해도 되나, 잠시 고민하다가) 사제들의 개인실에 침입하거나, 내 침실에 침입하는 경우가 흔했다. 자신이 신의 음성을 들었다며 거짓 고해를 하고 막무가내로 혼인해달라고 시위하는 이도 있었지.
창문마다 쇠창살을 달고 복도마다 사제들이 수시로 오가며 경비를 서는 게 그 이유다. 덕분에 요즘은 그런 일이 없지.
유스텐:새, 생각보다 엄청 심했구나...
당신도 굉장히 피곤했을 것 같아요. 고생많았어요... (어깨를 톡톡 두드려준다)
릭사엘:...고맙다. 하지만 옛일이다. 이젠 내게 임자도 생겼으니, 그들도 마음을 접었겠지.
유스텐:(흘긋) '그런가...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는 거 아니라고 할 것 같은데.'
(거기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다 씻겨주고 아래를 바라본다) ...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릭사엘:(가만히 눈을 감고 깊이 호흡하다가 네 손길이 멈추자 다시 너를 바라본다. 시선의 위치가...) 빤히 보고 있는다고 씻겨지진 않아.
유스텐:(흠칫) 아, 알거든요...!
씻을 거예요!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던 것 뿐이거든요!
릭사엘:그대가 정 부끄럽다 하면 나도 그대를 문질러주마. 그러면 조금은 낫겠지.
유스텐:그, 그건 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씻을 수 있어요! (떨리는 손끝으로 천천히 네 것으로 손을 옮긴다. 초단위가 길게 늘어진 것처럼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다)
(코앞에서 머뭇거리다가 마침내 네 것을 귀한 것 다루듯 손끝으로만 느릿하게 문질러준다) ... ' 아, 진짜... 왜 이렇게 긴장되는 거야.'
릭사엘:(가만히 물 젖은 눈꺼풀을 깜빡이며 네가 하는 행동을 바라보다가) 손이 떨려, 유스.
유스텐:아, 아아니에요! 이거는 그, 음... 추, 추워서(?)
릭사엘:...속아줄까?
유스텐:...
너무해요.
(홧김에 네 것을 조금 거칠게 문질러준다)
릭사엘:새삼스럽게 부끄러움 타는 그대가 이상한 거야. 그대 몸 속도 들락날락하는 것인데.
(세게 문질러지는 촉감에 작게 신음하며) 화났나?
유스텐:이익.... 나도 알거든요!! 그치만 그...그걸 하는 것도 아닌데 만지려니까 부끄러워서....
...화난 거 아니에요.
(부끄러워하면서도 음낭까지 부드럽게 구석구석 씻겨주고서는 손을 뗀다) ...이정도면 됐을까요?
릭사엘:이 정도면 됐어. 고생했다. 그대도 이리 가까이 와. 나도 아직 그대를 다 못 씻겨줬어. (네 품을 끌어당겨 안고 천천히 엉덩이와 다리 사이를 문지르기 시작한다)
유스텐:쟈 자 잠깐 잠깐만요....!! (첨벙 소리가 날 정도로 발버둥을 치며 필사적으로 너를 밀어낸다) 안, 안 돼요!!!
릭사엘:(네가 밀어내는대로 순순히 밀려나며, 의아한 눈으로) 늘 하던 것인데, 오늘따라 반응이 격하구나.
유스텐:그, 그야...! 대부분은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을 때니까요.
게다가... 읏....지금 당신이 씻겨주면... (우물쭈물하다가 고개를 돌린 채 작은 목소리로) 서, 설 것 같단 말예요.
릭사엘:(그 말에 잠시 멈추며) ...건강하구나, 그대는.
유스텐:.........
릭스가 엄청 목석 같은 거거든요. 나정도면 지극히 평범한 거라고요.
(척 하며 네게 손가락을 가리키며) 애, 애초에! 당신은 왜 아무렇지 않은 거냐고요!
내가... 읏....사랑하는 사람이 만져주는데!
릭사엘:(네 말에 천천히 기대어 있던 몸을 일으켜 네 몸을 마주 끌어안고 목덜미를 핥으며, 속삭이듯) 그러면, 흥분해줄까?
유스텐:(얼굴이 화끈- 귀까지 벌겋게 달아올라 어쩔 줄을 모르고 입술을 달싹인다.) 뭐, 뭐라는 거예요!
흥분해달라면 무슨 스위치 누른 것마냥 그게 되냐고요!
릭사엘:(네 어깨선에 입술을 대고 향기를 마시듯 살갗을 빨며) 그대가 입 맞춰주면, 당장이라도 그렇게 될 텐데.
유스텐:만져주는 것보다 뽀뽀가 그렇게 좋아요....?
릭사엘: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대와 하는 입맞춤은 가슴이 간지러워.
유스텐:... (입을 맞출까 하다가 홱 고개를 돌리며) 안 해줄 거예요...!
자존심 상했어요! 내가 열심히 씻겨줬는데 아무렇지도 않아하고...!
릭사엘: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니라, 아무렇지도 않아야 하니까 그런 거지.
유스텐:...(흘긋) 왜 아무렇지 않아야 하는데요?
릭사엘:예배가 얼마 남지 않기도 했고, 내가 반응하면 그대는 더 부끄러워 할 테니까.
유스텐:그러니까... 아무렇지 않았던 게 아니라, 참는 거였어요?
릭사엘:말했잖아. 나는 그대에게만 느낀다고.
유스텐:... 난 또 내가 씻겨주는 게 형편없나 했잖아요...
(고개를 내밀어 네게 새털처럼 보드랍게 입을 맞췄다 뗀다)
릭사엘:(살며시 입을 맞췄다 떼는 네 뒷머리카락에 손을 얽어넣고 부드럽게 잡아당겨, 깊게 입맞춘다)
유스텐:(두 팔을 네 목덜미에 두르고 눈을 감은 채로 밑입술로 네 윗입술을 아기새처럼 오물거린다)
릭사엘:(오물거리는 네 입술 감촉을 느끼다 슬며시 눈을 뜨고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얼굴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네 아랫입술을 치아로 물어당긴다. 살짝 벌어진 틈에 혀를 밀어넣자 따뜻함이 몰려온다. 속눈썹이 옅게 떨린다) 하아...
유스텐:으응...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혀를 섞는 행위는 여전히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귓등이 간질거리도록 타액을 뒤섞으며 네 리드에 맞춰 혀를 조심스럽게 내밀어 네 혀 밑을 쓸어올린다.) 읏.... '아직은 어색하지만 멈추고 싶지 않아. 좋아...'
릭사엘:(겹겹이 쌓이는 촉감에 숨이 흐트러진다. 아랫배가 조금씩 묵직해지고 정신이 몽롱하게 풀린다. 제 혀 아래쪽을 쓸어올리는 네 혀를 둥글게 말고 고인 타액을 빨아들여 꿀꺽 삼켜내고는, 천천히 네 가슴을 밀어내며) ...더 하면 위험할 것 같다.
유스텐:하아... (네가 밀어내자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지만, 네 말의 의미를 알아차리고 아쉬워한다.) 아... 그렇죠. 곧... 예배를 하러 가야 하니까요.
릭사엘:(아쉬움에 입술을 가볍게 핥으며) ...다녀와서 마저 할까.
유스텐:(속눈썹을 내리깐 채로 조금 풀죽어있다가 어색하게 웃는다) 그럴까요? 아, 근데 당신 일정이 있다고 하지 않았아요?
릭사엘:있긴 하지만 정오부터라, 그전에는 여유로워. (네 귓불을 가볍게 깨물고 맛보며) ...좀 촉박할지 모르겠군. 그대와 섹스할 땐 오래 하게 되어서.
유스텐:...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럼 빨리 끝내게 해드릴까요? (입밖으로 내뱉고 나서 3초만에 뭔가 이상한 말을 했다는 걸 깨닫고는 열심히 두 팔을 휘저으며) 아,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그! 촉박할 것 같으면 나중에! 나중에 해요!
릭사엘:...내가 싫다면?
유스텐:(슬쩍) 그럼 자기는... 언제 하고 싶은데요?
릭사엘:되도록 빨리.
유스텐:아까는 참아야 한다고 위험하다고 해놓고서....!
릭사엘:...그럼 어떡하라고.
유스텐:.... 모르겠을 땐 본능에 맡기는 거라고 그랬어요.
(흘긋) '근데 이 큰 교단의 교주님인데 그냥 예배하러 가자고 하지 않을까. 이런 거 꼼꼼하게 지킬 것 같은데.'
릭사엘:(잠시 고민하다가 네 몸을 돌려 욕탕 모서리에 손을 짚어 엎드리게 하고는 네 등에 바로 가슴을 맞대어 붙이며) ...급하게 해도 되나?
유스텐:(멍하니 네게 몸을 맡긴 채 냅두다가 등에 네 가슴이 밀착되자 퍼뜩 정신을 차린다. ) 어... , 어? (네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얼빠진 얼굴로 슬쩍 뒤를 돌아보며) 리, 릭스?
릭사엘:(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가볍게 네 뒷목을 핥고는 네 엉덩이에 성기를 가만 비비며) 하지 마? (속삭이듯 물어놓고는 네 음낭을 부드럽게 건드린다)
유스텐:(솜털을 간질일 정도로 나직한 속삭임에 작은 흥분감이 일어 속눈썹을 내리깐 채로 숨을 들이킨다.) '어, 어쩌지? 예배에 늦지 않게 하려면 거절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잔뜩 음욕에 달아오른 성기가 엉덩이에 닿을 때마다 이성이 밀려나가고 그자리에 본능이 들어찬다. 결국 고개를 저으며) ...아뇨. 저도 하고 싶어요.
릭사엘:(촉촉하게 젖은 몸을 끌어안고 숨을 들이키다가 네 성기에 손을 뻗어 덜 선 것을 위아래로 쓴다. 물기 어린 채 달라붙은 피부가 끈적하게 붙는다. 자제력이 사라진 채로 네 엉덩이골에 성기를 마찰하며) ...들어가고 싶은데 넣는 건 무리겠지. (아쉬운 대로 부푼 귀두로 입구를 꾹꾹 누른다)
유스텐:(네 손길에 한숨섞인 신음을 나직이 토해내며 발가락 끝을 바짝 세워 하반신을 들어올린다.) 하아... (말은 이성적인 듯 하면서도 몸은 당장 들어오고 싶다는 듯 구는 네 움직임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평소라면 항상 하던대로 느긋하게 풀어달라 했겠지만 급한 건 이쪽도 마찬가지라 귀끝이 붉어진 채 검지와 중지를 입에 밀어넣고 가위질해서 침을 질척하게 묻힌다. 그리고는 팔을 뒤로 뻗어 제 입구에 문지르다가 조금 부족하다 느꼈는지, 상체까지 살짝 돌려 네 기둥을 잡고 끌어올려 귀두에 맺힌 쿠퍼액을 손끝으로 훑는다. 그것을 윤활액 삼아 제 입구에 문지르다가 중지로 한마디 정도를 입구에 넣었다 빼며) 흣...으... 이제, 괜찮죠?
릭사엘:(조급하게 뒤를 문지르고 적시는 네 모습을 보며 속눈썹을 파르르 떤다. 자신을 원한다는 의사 표현이 이보다 강할 수 있을까. 흉흉하게 발기한 좆 끄트머리가 본능적으로 들어갈 곳을 찾아 다시금 입구를 누른다) 하아... 아프면 말해라. 알겠지. (손끝으로 네 가슴팍을 더듬어 도톰하게 오른 유실을 문지르며, 찔꺽 소리와 함께 귀두를 삽입하기 시작한다. 제대로 풀지 않아서인지 저항이 만만치않다. 한참이나 공들여 귀두를 먹이고 나서야 수증기와 한데 섞인 호흡을 고르고, 찡그려져 있던 미간을 천천히 푼다. 쫀득하게 달라붙는 속살에 황홀경이 스친다) 후... 버겁진 않나?
유스텐:으응... 아, 흣... (제대로 대답할 여유가 없어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리 저라도 넣기 좋을 정도로 풀어둔 게 아니란 건 알아서, 한 손으로 제 볼기짝을 잡고 조금 벌린다. 곧이어 애널에 뭉툭한 끄트머리가 삽입되며 천천히 주변의 주름이 남김없이 펴지는 게 느껴져 빠듯한 느낌에 고개를 뒤로 젖힌 채 허벅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벽을 짚은 손바닥에 땀이 차고 손톱을 세워 네가 전부 다 밀어넣을 때까지 앓는 신음을 토해내며 묵묵히 참아낸다. ) 후으... 아직, 괜찮아요.
릭사엘:(밀어붙인 귀두와 맞닿은 가슴팍, 엉덩이, 허벅지 전체에서 파르르 떠는 감촉이 느껴진다. 괜찮은 것이 맞나 의문과 함께 미미한 죄책감을 느끼다가) ...그럼 이건? (귀두를 밀어넣은 채 허리를 얕게 밀고 뺀다. 고작 끄트머리만 넣었을 뿐인데도 빡빡한 네 안이 달라붙고 오물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당장 흘레붙고 싶은 충동을 잡아누르며 내벽을 쿡쿡 쑤시듯 밀어넣다가, 귀두를 네가 좋아하는 지점에 찍어올린다) 흣... 후우... 지금은.
유스텐:웃, 흐으... 뭐,하는... , 아....! ( 주름이 팽팽해지며 안을 버거울 정도로 가득찬 느낌을 만끽하다 안이 확 비어버리자 어리둥절해한다. 그러다 갑자기 쾌락점을 찔리자 고개를 뒤로 젖힌 채 하반신이 크게 움찔거리며 꼬리뼈에서부터 뒤통수까지 관통한 쾌감이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며 전신이 부들부들 떨린다. 손끝으로 벽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던 손이 움츠러들어 주먹을 꽉 쥐게 된다. 칭얼거리듯 고개를 네 쪽으로 조금 돌려 웅얼거린다. ) 릭스으...
릭사엘:(눈시울이 붉어질대로 붉어진 채로 부들부들 떠는 네 몸에 극점을 다시금 푹 찍어누르고는, 그대로 허리를 비틀어 네 안에 제 좆을 꽉 맞물려 민다. 쾌감이 쏟아져 착실히 넓어진 안을 비집고 비집는 동안 머리가 어지럽게 흔들리고, 맞대고 있는 허벅지가 마주 떨린다) 후우... 너무 좁아. 이렇게 좁아서야 내 아이는 어떻게 낳으려고 그래. 그전까지 넓혀야 하나? (찐득하게 성기를 물어당기는 내벽에 이끌려 그대로 마저 삽입하기 시작한다. 이마에 밴 습기가 수증기인지 땀인지도 모르게, 네 몸속을 가르는 기둥이 빳빳이 뜨겁다)
유스텐:하아... 윽, '미, 미친 거 아냐?' (그의 행동이고 입에서 나오는 말이고 너무 민망해서 머리에서 어지럼증을 느낀다.) '저걸 어떻게 대답해...!' (와중에 야해빠져서는 몸이 뜨겁게 흥분감으로 달아오르고 바짝 선 채 달랑거리는 성기에서 기분 좋은 액이 조금씩 끄트머리에 맺힌다. 빠듯하게 아래를 벌리는 성기로 약간의 통증이 느껴져 눈썹을 찌푸린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못 가고 네가 추삽질을 할수록 쾌감의 전조가 되어 돌아와 비음섞인 신음을 내뱉는다. 서서히 좁혀드는 내벽을 귀두로 가르며 들어오는 감각이 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허리를 흔들어 네 것을 더 깊게 받아들이려 애쓴다.) 아읏... 하아... 몰라, 흑... , 몰라요.
릭사엘:모르기는. 답은 정해져 있잖아. (천천히 두 손을 뻗어 네 톡 도드라진 골반뼈 라인을 덧그리다가 골반을 끌어당겨 푹 제 것을 묻는다. 빠듯하게 따라붙는 내벽으로 인해 빨아먹히는 듯한 느낌이 난다. 치솟은 흥분감에 머리가 어지러워 가볍게 고개를 털어내고 눈을 제대로 뜨자, 긴장으로 옴폭하게 들어간 네 볼기짝 위 두덩이가 보인다. 음욕이 들끓어오르는 기분이다.) 하아... 맛있어? 기특하게 잘 먹는데.
유스텐:무, 무슨...으흑... 응... (부끄럽다. 부끄러워 죽을 것 같다. 나만 부끄러운 건가? 날이 갈수록, 몸을 섞을수록 듣기 민망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는 네 행동에 얼굴부터 목끝까지 화끈거린다.) 무슨 말을 하는, 하윽... ( 말을 마치지 못하고 어깨를 떨며 다리 사이가 아릿하게 저려온다. 배 속을 꽉 채우는 중량감이 숨 막히도록 벅차면서도 반사적으로 더욱 더 아래를 듬뿍 조여댄다.)
릭사엘:(빡빡하게 조이는 아래에 다소 급하게 허리를 밀고 뺀다. 희게 벌어진 네 엉덩이 사이 구멍으로 좆기둥이 들락날락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치덕거리는 음낭이 사타구니에 맞붙을 때마다 가슴이 뻐근하도록 만족감이 오른다. 네 안쪽을 긁어대며 제 것도 긁히는 느낌이 나지만 그 아릿함조차도 고통의 일부일 뿐. 자제심을 잃어버린 아래가 퍽퍽 짓칠 때마다 갓 씻어내린 몸에 소금기가 부대낀다.) 후... 무슨 말이긴. 말 그대로지.
유스텐:(뒤가 어떤 상황인지 전혀 보이질 않는데도 내벽을 푹푹 짓이기며 나는 질퍽한 소리가 자꾸만 귓등을 울려 부끄러움에 밑입술을 잘근 깨문다. 다리와 벽을 짚은 손은 어느새 힘이 빠져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한다.)아, 아읏... 소, 소리가...! (부끄럽고 자신이 짓눌려 엉망으로 변해가는데도 이 느낌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갈수록 이 접붙는 행위에 중독되는 것처럼, 힘껏 뒤에서 처박아 주면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제멋대로 꼿꼿하게 선 성기가 튕기듯 흔들거리며 액을 아무렇게나 흘려댄다.)
릭사엘:(마찰로 붉게 달아오른 내벽에 뻣뻣한 것을 연신 쑤시고 먹일 때마다 살 엉키는 소리가 커져온다. 민망해하는 네 행동이 처음엔 취향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쾌감의 일부처럼 다가와 소리가 쿨쩍쿨쩍 울릴 만큼 세게 박으며) 후우... 다 들어. 감상해. 그대가 내 걸 받으며 내는 소리니.
유스텐:흐윽... 읏, 릭ㅅ... 으흑...아...! 아아! (자기 체중을 간신히 버티다가 결국은 네 허릿짓에 맞춰 몸이 제멋대로 앞뒤로 흔들린다. 이대로 머리가 어떻게 될 것만 같다. 어지럽다. 몸이 흔들려서 어지러운 건지, 이 행위가 너무 좋아서 감당할 수 없어서 그런 건지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생각할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지나친 자극으로 탱탱하게 부어오른 전립선에 연거푸 좆이 처박히자 고개를 푹 숙인 채 숫제 비명을 지른다.)
릭사엘:흣... 하아... 더 소리 내. (열기로 형형한 눈을 치뜨고 제가 박는대로 흔들리는 네 몸을 발라먹을듯 감상한다. 쾌감으로 녹진하게 녹아내린 네 안에 좆을 꽂아넣을 때마다 뺨과 귓가가 뜨끈하게 달아오르고 숨이 헉헉 턱끝까지 치받는다. 철퍽거리는 음낭이 네 회음부에 붙었다 떨어질 때마다 가히 범점하지 못했던 소유욕이 충족되는 기분이 들어서) 하... 유스. 나한테 박히면서 가. (허리를 크게 휘둘러 네 가장 깊은곳까지 선단을 욱여넣고 내벽을 찍는다)
유스텐:(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안이 조금만 문질러도 거짓말처럼 커다란 쾌감으로 번져 정신을 질펀하게 녹여댄다. 땀인지 수중기인지 모를 것이 진득하게 배어나와 머리칼이 이마에 달라붙는다.) 앗! 아...! 흑, 나, 나와... 아읏, 갈 것 같,... (쾌감이 막다른 곳으로 계속, 계속 밀어붙이듯 차오르다 결국 쾌감으로 반쯤 정신이 나가 흐느끼며 앞뒤로 절정을 느끼며 선단 끄트머리에서 점성 있는 희뿌연 액이 왈칵 쏟아지기 시작한다. 말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하고 안을 힘껏 조여대며 허벅지가 움찔움찔하고 경련하듯 살짝 떨린다.)
릭사엘:(절정에 이른 네 몸에도 봐주지 않겠다는 듯 골반을 더 당겨 속살을 콱 찌르고선, 이내 기나긴 탄식을 토해내며 자신도 그 안에 사정한다. 귀두 끝에서 뿜어지는 액체가 꿀렁꿀렁 네 안에 차오르는 감촉에 만족스러운 듯 구겨져 있던 미간이 펴진다. 정액을 받아내며 부르르 떠는 네 구멍까지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늘어지는 네 성기를 주무른다) ...많이 힘들었나? 몸 상태를 보아하니 완전히 녹초가 된 것 같은데.
유스텐:... ... (등을 보인 채로 말없이 있다가 네가 어깨를 잡아 돌리자 헤롱헤롱한 얼굴로 푹 네 품에 안기듯이 축 늘어진다.) 헉, 허억.... 릭스...저.... 주, 죽을 것 같아...
릭사엘:이런, 죽으면 안 되는데. (천천히 네 몸에 파묻혀 있는 성기를 뽑아내고 너를 품에 안아들어 어른다. 탕에 오래 있었던 탓인지 체온이 높다) 옳지. 고생했다. 더위를 먹은 것 같으니 서둘러 나가지.
유스텐:(눈을 거의 감다시피 가늘게 뜬 채로 옅게 숨을 고른다. 정신이 훼까닥하는 와중에도 네 걱정이 되어서 힘없는 목소리로 마른 입술을 움찔거린다.) 우리... 늦은 거 아니죠?
릭사엘:(잠시 시간을 가늠해보지만 알 수 없어서) ...나가봐야 알 것 같다. 설령 늦었더라도 신경쓰지 마라. 신께서도 이해하시겠지.
유스텐:...? (네 입에서 나온 말이 맞나 싶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거 어째... 내가 오염시킨 느낌이 드는데.'
릭사엘:(너를 품에 곱게 안아들어 탕에 젖지 않게 한 뒤 한 손으로 네 엉덩이 사이 구멍을 헤집어 벌리며, 툭) ...내가 너무 많이 쌌나 보군. 다 빼려면 시간이 걸리겠어.
유스텐:(이번에는 진짜 힘이 빠질대로 빠져서 부끄럽느니 민망하다느니 중얼거리며 허벅지를 오므리지 않고 힘을 뺀 채 가만히 있는다.)
릭사엘:...음. (네 아래를 헤집고 있자니 어쩐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색하지 않으며 착실하게 정액을 빼낸다. 질척한 백탁액이 탕 안으로 톡 톡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대강 됐다. 이제 나가지. (탕 밖으로 너를 안고 나온다)
유스텐:으웅... '아, 알아서 걸을 수 있다고 해야 하는데...'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지금 두 다리를 땅바닥에 딛게 되면, 갓태어난 기린처럼 다리가 후들거릴 거라는 예감이. 결국 아무런 말도 못하고 네 도움을 받기로 한다)
뚝, 뚝.
물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탕을 나서자
릭사엘이 자연스럽게 또 다시 허공을 찢고
당신을 방으로 데려갑니다.
수증기가 부옇던 공간을 나서자
몸에 붙어 있던 물기가 마르며 피부가 식습니다.
릭사엘은 당신을 침대 모서리에 내려두어 앉히고는
정성스럽게 당신의 몸을 닦아 말립니다.
시계를 보면, 시간은 4시 58분입니다.
예배 시간까지 2분밖에 남지 않았네요.
릭사엘:(네 몸에 수건을 문질러 정성스럽게 닦이며)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제대로 걸을 순 있겠어?
유스텐:제대로 걸을 수 있도록 해야죠... 첫날부터 지각할 순 없잖아요.
게다가... 지금 몸 말릴 시간도 없어요!!! 시간이 2분 밖에 안 남았다구요!!
릭사엘:(네 말에도 아랑곳 않고 네 머리카락도 정성스럽게 말리며) 사제들이 사전 예식이라도 거행하고 있겠지. 걱정하지 마라.
유스텐:(너무 태평한 네 모습을 보고 머리를 쥐어뜯을 듯이 부여잡는다) 으으으 - !!! 교주님이 이렇게 태평하면 어떡해요!!
릭사엘:태평하지 못할 것도 없지. 난 내 휘하의 사람들을 믿는다. (꼼꼼히 네 머리카락을 말리고 수건을 떼며) 물기는 다 말렸으니, 슬슬 옷 입는 걸 돕겠다. 일어날 순 있겠어?
유스텐:아마도요. (네 부축을 받아 두 다리를 딛고 서본다. 조금 후들거리지만 설 순 있겠다 싶어 고개를 끄덕인다.) ... 당신 진짜 알면 알수록 의외의 모습을 알게되네요.
이미지만 보면 무슨 재앙이 벌어져도 시간 칼같이 지켜야 할 것 같은 인상인데...
릭사엘:보통은 칼 같이 지킨다만, 불가피한 일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것도 있는 법이지. (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손빗질하고는 사제복을 가져와 펼친다. 새하얀 옷감이 가볍게 펄럭인다)
유스텐:(슬쩍) '불가피한 일인가. 이게...?'
'섹스하다가 지각할 위기에 처한 건데... 묘하네.'
(이제는 익숙하게 네가 입히기 편하도록 팔을 벌린 채 선다) 불가피한 일이라기엔 지각 사유가 너무... 어... 그렇지 않나요?
릭사엘:(네 팔에 한쪽씩 옷을 꿰어입히고, 매듭과 단추를 꼼꼼히 채워주며) 내 신부가 원했으니 불가피한 일이지. 내가 어떻게 그대를 거절해.
유스텐:??? (어이없어서 픽- 하고 웃으며) 자기도 원했잖아요. 정신차리고 보니까 내가 벽을 짚고 있던데.
릭사엘:...그 말도 맞다만, 사사로운 건 넘어가지. (네 허벅지 아래로 손을 넣어 가볍게 들어올리고 발끝에서부터 바지를 꿰어 입힌다.)
유스텐:(어린애처럼 구는 네 모습에 자꾸만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뭐야, 사사로운 거라니... 자기가 막 하고 싶다는 것처럼 굴었잖아요. 막, 비비고!
릭사엘:(네 바지 매듭을 단단히 묶고 신을 신긴 뒤 장신구를 달아주며) 어서 들어오라고 손가락 넣고 푼 건 어디 사는 누구더라. 내 기억상으로는 그대였던 것 같은데.
유스텐:... ... (잠깐 말없이 정적이 흐르다가 헛기침을 하며) 흠흠... 사사로운 건 넘어가줄게요!
릭사엘:(입꼬리를 슬며시 올려 당기며) 그래. (네 옷차림을 정돈해주고 몸을 일으켜 입술에 짧게 키스한다)
이제 내 착의도 도와주겠어?
유스텐:아. '씻기기만 하면 다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이게 있었지.' 까짓 거! 한 번 해보죠!
릭사엘:그래. 잠시. (테이블 위에 놓인 교주복을 들고 와 네 앞에 내민다) 제례복은 구성이 복잡해 입히기 힘들지만 이건 쉬울 거다. 한번 해봐.
유스텐:(교주복을 받아들고 두 손에 힘을 꽉 준다) 응!! '음... 릭스가 했던 것처럼 하면 되려나?' (옷을 주름이 지지 않도록 탁 펼치고) 팔 벌려주세요!
릭사엘:(의욕적으로 나서는 너를 즐겁다는 듯 바라보며 묵묵히 팔을 벌린다)
유스텐:'어디가 어디구멍인 거지?' (옷을 요리조리 살피다가) '여기가 혹시 팔 넣는 구멍인가?' (네 팔에 옷을 꿰어입히고 맞는지 확인한다)
릭사엘:(목 넣는 쪽을 팔에 꿰어입히려는 너에게 순순히 팔을 들어 넣어준다)
유스텐:... (흘끔 눈치보듯 눈동자만 굴려 너를 올려다본다) '이, 이게 아닌 것 같은데.'
(일단 나머지 한 쪽 팔도 아무 구멍이나 넣고 입혀본다)
릭사엘:(제법 우스꽝스럽게 옷을 입은 채로) 다시 입혀봐. 호기롭던 기세 잃지 말고.
유스텐:(한 발짝 뒤로 물러나 네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고 크게 잘못됐다는 걸 느낀다.) ... 큽, '아, 내가 입혀놓고 웃으면 안 되는데, 너무 웃겨. 안 돼, 참아. 유스텐. 여기서 웃으면 안 돼.'
(애써 웃음을 참아내느라 떨리는 목소리로) 크흠, 미, 미안해요. 다시 입혀드릴게요.
릭사엘:미안할 것까지야. (다시 옷을 벗겨내는 네 손길에 가만히 팔을 들어 도와준다)
유스텐:(네 도움을 받아 다시 옷을 벗겨내고 곰곰이 생각한다) '이 구멍이 팔이 아니면... 목인가?' (목 부분에 잘 맞춰 교주복을 입힌다)
릭사엘:(이번엔 제대로 입히는 네 모습에 기특함을 느끼지만, 부러 말하지는 않고 팔을 들어올리며) 어서.
유스텐:'이번엔 뭔가 잘 맞춘 것 같은데!' (자신감이 솟아서 팔에 한 쪽 씩 옷을 꿰어입혀준다.) 와 - 제가 입혔어요!
릭사엘:(피식) 그러네. 이제 단추도 채워줘.
유스텐:오... 단추가 있었구나.
릭사엘:...가슴팍을 내놓고 다닐 순 없잖나.
유스텐:... '나야 좋지만, 불경할 것 같기도.'
릭사엘:상상하기는.
유스텐:아, 아니거든요!
릭사엘:맞는 것 같은데.
유스텐:자꾸 그러면 안 입혀줄 거예요! 가슴팍 내놓고 다니게 할 거예요?!
릭사엘:다른 사람들이 봐도 괜찮겠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해.
유스텐:... (양 옷자락을 잡고 세게 확 - 여며준다)
단추 채워드릴게요!
제가 싫은 게 아니라, 불경하니까, 사, 사제분들이 놀라실까봐 채우는 거거든요!
릭사엘:그래. (꼼지락거리며 움직이는 네 정수리를 웃음 지은 채 내려다본다)
유스텐:(단추를 하나하나 멍하니 채워주면서 문득 머릿속에 뭔가 떠오른다) '그러고보니... 이걸 처음 만져보는 게 아닌 것 같은데. 분명... (눈을 가늘게 뜨며 기억을 더듬다가) 아, ... 그때 벗긴다고...' (얼굴이 확 급작스럽게 빨개진다)
릭사엘:왜 멈춰? 옷 구조가 너무 어렵나?
유스텐:(네 말에 어깨를 들어올리며 화들짝 놀란다) 아아뇨! 어렵지 않아요. 할 수 있어요!
(마저 급하게 단추를 채우기 시작한다.)
(단추를 다 채우고 바지를 가져와 무릎을 굽혀 앉는다) 발 들어주세요.
릭사엘:(가만히 발을 들어 내가 내민 바지 안쪽으로 꿰어넣는다. 이렇게 보니 내 신부는 정말 작군...)
유스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른 채로 열심히 낑낑거려 네 발을 바지에 난 구멍에 넣고 슥 올려 입힌다.) 다 입혔다!
아 , 매듭도 있지 참.
(매듭을 예쁘게 리본으로 묶어주고 자신만만한 얼굴로 허리에 양 손을 짚으며) 진짜! 다했어요!
릭사엘:(네가 매듭을 리본으로 묶어낸 것을 보다가 살짝 실소하며) 그래. 잘했다. 고생했어. (네 정수리를 툭툭 쓰다듬어준다)
유스텐:히히... (뿌듯한 표정을 하며 네 손을 잡고 먼저 앞장선다) 아, 입히느라 엄청 늦은 것 같은데, 빨리 가요!
릭사엘:(잽싸게 방을 나서는 너에게 그대로 이끌려가며) 서두르지 마라. 그러다 넘어지면 어쩌려고.
(그렇게 말하면서도 제법 신난 네 모습에 귀끝이 붉어진다)
당신은 릭사엘의 말을 스쳐지나가듯 들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와 함께 예배당을 향해 걷습니다.
시각이 조금 늦어서인지 복도에는 경비를 서는
최소한의 사제들만이 당신들을 발견하고 고개를 숙입니다.
당신이 밝은 표정으로 예배당의 문 앞에 서면
릭사엘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픽 웃습니다.
예배당의 문이 열립니다.
새벽녘의 푸른 햇살이 느슨하게 비치고
촛불이 대신 그 광명을 밝힌 예배당 안에는
수많은 신도들이 좌석을 지키고
금촛대를 든 사제가 가볍게 서문을 읊고 있습니다.
릭사엘은 그들을 잠시 지켜보다가
예배당의 가장 앞줄 자리에 당신을 부드러이 앉힙니다.
그리고는 근처의 사제에게 말을 걸어
책 하나를 건네받고 당신에게 건네줍니다.
우아한 금박이 장식된 표지에
제법 사용감이 느껴지는 종이 질감이 느껴집니다.
릭사엘:(주변을 둘러보다가 네 귓가에 입술을 대고 속삭이듯) 내가 이걸 낭독하는 동안 같이 읽으면 된다. 이미 말했듯 피곤하면 졸아도 돼. 아무도 그대에게 뭐라고 못 할 테니.
유스텐:(책을 잡은 손끝에 힘을 주고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본다) 눈 크게 뜨고, 귀 쫑긋 세워서 집중할 거예요! 걱정 마세요!
릭사엘:(의욕 넘치는 너를 보고 살며시 웃으며 뺨에 입술을 누르고는) 그래. 다녀오마.
당신이 눈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는 작은 웃음만 남기고 등을 돌려 예배당의 단상을 오릅니다.
신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을 하고
다시 자리에 앉습니다.
릭사엘은 나풀거리는 검은 옷자락을 휘날리며
서문을 읊던 사제에게서 금 촛대를 건네 받습니다.
이윽고 단상 위에 릭사엘이 든 촛불을 제외한
모든 불이 휘리릭 꺼집니다.
릭사엘:(경건한 목소리로) 새벽 여명이 비치는 이 시간대 꿈을 학살하고 몰아낸 그대, 죄인들에게 오늘의 신언을 전한다. 이는 신께서만 용서하실 수 있는 자비로움의 증명. 신이 이 자리의 그대들을 위한 낭독을 거할지니. 거룩한 성명 아래 진리와 인도를.
릭사엘이 그렇게 서문을 떼자
가만히 있던 신도들이 어지럽게 무언가를 속삭여댑니다.
알 수 없는 언어로 쓰여진 말들이 어지럽게 귓가를 파고듭니다.
유스텐:
SAN Roll
기준치:44/22/8
굴림:98
판정결과:대실패
정신이 알 수 없이 멍해집니다.
속이 살며시 울렁거리고
불쾌한 감각이 종아리를 타고 오릅니다.
마치 기어다니는 촉수가 피부를 긁는 듯합니다.
혼란스러운 귀를 통해 나직이 릭사엘이 무언가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뿐
그 외의 정확한 내용은 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겨우 정신을 차리면
모두가 책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가 들립니다.
유스텐:(남들이 다 페이지를 넘기자 우왕좌왕하다 서둘러 책페이지를 넘긴다)
『삼설서』 제1권 3장 16절.
겨우 주변에서 넘어가는 페이지를 훔쳐보고 펼쳐내자
릭사엘이 곧 낭독을 시작합니다.
릭사엘:주께서 이르시되,
“나는 하나의 입으로 셋의 소리를 낸 자라.
내 입은 피로 열리고, 침묵으로 닫히며, 진실을 휘감은 혀로 말하느니라.
첫째 혀는 나를 부르며 살육을 명하였고,
둘째 혀는 잠든 자의 눈에 꿈을 씌우며,
셋째 혀는 거짓을 입히되, 그것이 곧 참이 되게 하였도다.
세 혀가 말하는 진리는 곧, 거짓을 통과한 진리요,
릭사엘:거짓을 두른 진리는 참보다 무겁고, 나의 귀에 닿는다.
너희는 혀의 수를 셋으로 맞추라.
하나로 말하면 혼돈이 따르며, 둘로 말하면 분열이 오고,
셋으로 말할 때에만 나의 뜻은 너희 속에 거하리라.
피를 드리우라, 이는 나의 언어요 나의 언약이니,
침묵을 깨뜨리고 말씀을 올리라, 이는 너희의 구원이니.
릭사엘:나의 성소는 침묵 속에 있으나, 나의 귀는 피 속에서 열리며,
나의 눈은 진실을 보지 못하되, 기만 속의 신앙을 기뻐하느니라.
그러니, 침묵을 찢어 혀를 드러내라. 침묵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말의 부재는 죽음이리니.
새벽에는 피를 바치고, 낮에는 입을 닫고, 밤에는 귀를 봉하라. 그렇게 너는 나의 입속에서 되살아나리라."
혀를 삼킨 자, 우리를 기억하소서.
“혀를 삼킨 자, 우리를 기억하소서.”
“혀를 삼킨 자, 우리를 기억하소서.”
“혀를 삼킨 자, 우리를 기억하소서.”
릭사엘이 종막의 단어를 읊자
앉아 있던 신도들이 단체로 따라 읊고
예배당 안은 자욱이 깔린 광기로 가득 찹니다.
유스텐:
크툴루 신화
기준치:1/0/0
굴림:3
판정결과:실패
뇌까지 무언가가 깊숙이 파고드는 느낌이 납니다.
파고든 그것은 벌레처럼 뇌를 갉아먹듯 움틀거리고
머리를 한 바퀴 돈 후 잠잠히 가라앉습니다.
당신이 그 기묘함에 눈을 깜빡이다가 시야를 걷어내면
릭사엘이 단상의 가장 앞까지 걸음을 옮겨
좌중을 휘어잡듯 외칩니다.
릭사엘:밤은 우리에게 속삭인다. 누가 깨어 있었는가, 누가 침묵을 택했는가.
신께서는 목소리를 원치 않으시니, 우리는 신께 진상하리. 오직 진심을, 오직 피를.
기억하라. 기도는 무릎을 꿇기 위함이 아니라, 피를 꺼내기 위함이니.
우리는 진실의 혀를 세 갈래로 쪼갰고 그로써 거짓을 도려냈으니, 오늘 이 새벽, 우리가 살아 있다는 사실은 증명이다.
신께서 여전히 우리에게 눈을 허락하심과 심장을 빼앗지 않으심은 신앙에 대한 보답이며 영광일 지니.
릭사엘이 경건하게 외치고 소매를 풀럭이며 뒤돌자
신도들이 다시금 자리에서 일어나 의미 모를 주기도문을 복창합니다.
당신은 얼떨결에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이 하는 양을 지켜보다가
대사제의 손짓에 따라 앉는 그들을 따라
다시 자리에 착석합니다.
천천히 예배당의 촛불이 다시금 밝혀집니다.
펼쳐진 책을 덮는 소리가 울리고
릭사엘이 금 촛대를 바닥에 던져 밟으며 아직 넘실거리는 촛불 위를
그대로 맨발로 밟습니다.
연기 피어오르는 냄새가 퍼지며
모두가 조용해집니다.
유스텐:'뭐, 뭔 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사방에서 방울 소리가 짤랑거립니다.
그와 동시에 신도들이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고
예배당의 정문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릭사엘은 천천히 촛불을 밟은 맨발을 떼고
대사제가 내미는 신에 다시 발을 꿰어 신습니다.
그리고는 그의 손에 의복이 단정하게 정리된 채로
단상 위를 내려옵니다.
곧 당신의 앞에 선 릭사엘이
당신을 일으킬 생각 없이
옆 좌석에 조용히 앉습니다.
유스텐:(걱정스러운 투로) 많이 피곤해요?
릭사엘:...
유스텐:릭스?
릭사엘:...
(가볍게 고개를 젓는다)
유스텐:... 발은 괜찮아요? 아까 맨발로...
릭사엘:... (고개를 끄덕인다)
유스텐:왜 말을 안 하는 거예요?
릭사엘:(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유스텐:음...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은데. ...왠지 지금은 더 물어보면 안될 것 같다.'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볼일이 더 남아있는 거예요?
릭사엘:(고개를 가로젓고는 천천히 손을 뻗어 네 손등 위에 손을 겹친다. 그리고 부드럽게 매만지고 괜찮다는 듯 슬며시 웃으며, 가자는 듯 네 손을 살짝 당긴다)
유스텐:(가만히 제 손을 당기는 네 손을 바라보다가 네게 이끌려 뒤따라간다) 응... 알았어요.
당신은 릭사엘의 손에 이끌려
예배당을 나섭니다.
사제들은 당신들을 향해
신전 복도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고
경건하게 고개를 숙입니다.
.
.
.
다시 방에 돌아오자
릭사엘은 천천히 잡고 있던 손을 풀고는
다정하게 당신 옷의 여밈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침대 모서리에 당신을 앉힙니다.
여전히 말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자상한 손길을 보면
무언가 큰일이 생긴 건 아닌 것 같지만요.
유스텐:...?
릭스, 설마... 신이 당신에게 뭔가 했나요?
릭사엘:(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가로젓는 것도 아닌 애매한 고갯짓을 한다)
유스텐:...언젠가 돌아오긴 하는 거죠?
릭사엘:(끄덕)
유스텐:하아 - 돌아오면 꼭 설명해주셔야 해요. 단순한 예배인 줄로만 알았단 말예요.
릭사엘:(고개를 갸웃한다. 이게 단순한 예배가 아닌가?)
유스텐:(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너를 보며) ... 제가 교회를 안 다녀서 호들갑떠는 걸수도 있겠지만요.
갑자기 말을 안 해서 놀랐단 말예요. 목소리라도 잃은 줄 알고.
릭사엘:(슬며시 입꼬리를 당겨 웃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부드럽게 네 정수리를 쓰다듬다가) ...아. 됐다.
유스텐:벌써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휴, 다행이다. 더 걸리나 했는데.
원래도 말수가 적은 사람이 아예 말도 안 하니까 생각보다 너무 조용하네요.
릭사엘:난 그대 재잘거리는 소리 듣는 게 더 좋은데 말이야.
원래 오래 안 걸린다. 약 5분 정도.
유스텐:왜 말을 못 하는지 알려주시면 안 돼요?
릭사엘:...이유를 꼭 들어야겠어?
유스텐:음... 곤란한 거라면 안 해주셔도 돼요.
5분 정도는 금방 가는 거니까요.
당신한테 위험한 게 아니라면... 괜찮아요.
릭사엘:곤란한 건 아니다만, 그대가 놀랄 것이라.
예배를 마치면 혀에 피가 나서, 지혈을 위해 말을 안 하는 거다.
유스텐:(그동안 겪은 것보다 더 놀랄 게 있겠어? 하고 가만 있다가 피가 난다는 말에 눈이 커다래진다) 피가 난다고요?!!
릭사엘:딱히 베이거나 잘리는 건 아니니 걱정마.
유스텐:아프지는 않아요...?
릭사엘:살짝 아릿한 정도? 매운 음식 먹었을 때와 비슷한 정도다.
아무래도 상처 때문에 피가 나는 게 아니라 그렇겠지.
유스텐:그정도라면 뭐... (눈썹을 찌푸리며) 그래도 미리 말씀 안 해주신 건 너무했어요!
릭사엘: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유스텐:당연하죠! 남편이 피가 난다는데.
릭사엘:그러고보니 그대는 피에 예민했지. 얘기 안 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정말로 큰일은 아니야.
유스텐:...큰일이 아니라면 됐어요. (턱을 들어올려 네 입술에 입을 맞췄다 떼며) 바보야, 진짜...
릭사엘:(가만히 입술이 맞붙었다 떨어지자) ...지금은 살짝 입에서 피 냄새가 날 텐데. 헹구고 올까.
유스텐:(픽- 하고 웃으며) 뭘 헹구고 오기까지 해요. 괜찮아요, 그정도는.
릭사엘:그대가 안절부절하는 게 제법 귀여워서, (입술을 가볍게 맞췄다 떼며) 내가 키스하고 싶은데.
유스텐:으음... (귀엽다는 말에 민망한 듯 볼을 긁적이며) ... 자기 피는 괜찮, 을 것 같아요. (고개를 돌린 채 슬쩍 너를 흘깃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 그리고 그, ... 치, 침 바르면 낫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릭사엘:(살짝 어이가 없어서 실소하다가) 일리가 있네. (가만히 네 입술에 입을 맞추고 네 아랫입술을 빨아당겨 머금는다)
유스텐:(네 입맞춤을 받아들이겠다는 듯 입술을 살짝 벌린다. 네게 맞춰 고개를 살짝 비틀어서 네 윗입술을 머금다가 ... 침 바르면 낫는다는 걸 진짜 믿는 건지 핥아올린다)
릭사엘:후우... (마주 닿는 네 입술에 살짝 흥분한 듯 혀를 내밀어 살덩이를 비빈다.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 전신에 퍼진다)
유스텐:으응....하아, (흥분감에 달뜬 숨을 내쉬며 밀어붙이는 키스에 고개를 점점 뒤로 젖힌다.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듯 네 옷깃을 꽉 붙잡은 채로 혀를 뒤섞고 타액을 주고받는다.)
릭사엘:(입술을 맞붙인 채 한참이나 타액을 교환하다가, 슬며시 네 혀를 빨아당겨 모조리 제 입에 담아낸다. 그리고 그대로 제 목에 꿀꺽 삼키고 입술을 떼며) 더?
유스텐:(숨을 고르다가 네 두 뺨 위에 손을 올리며 장난기를 머금고 웃는다) 어떡할까... 침 바르니까 어때요? 효과 있는 것 같아요?
릭사엘:... 있는 것 같아. (다시금 네 입술을 파고들어 속살을 누비고 핥는다)
유스텐:(입을 살짝 벌리고 작게 웃다가 다시 네 키스를 받아들인다. 두 뺨에 올린 손은 어느새 귓바퀴를 간질이듯 손끝으로 쓰다듬다가 입을 맞추며 점점 내려가 가장 연약한 부위인 목을 어루만진다.)
릭사엘:(민감한 살갗을 어루만지는 손길에 옅게 신음하며 네 턱을 부드럽게 당긴다. 더욱 깊게 입술이 맞물리고 질퍽하게 살덩이 마찰하는 소리가 입 속에서 퍼진다. 숨이 조금 가빠오지만 너와 입맞추는 행위를 멈추지는 못하고 계속 네 혀 끝을 간질이다가 겨우 도로 자제하며 떼어내고는) ...그대와의 키스에 중독될 것 같아.
유스텐:(누구의 것인지로 모를 타액으로 젖어 번들거리는 입술로 씩 웃으며) 키스만?
릭사엘:(젖은 입술을 움찔거리다가) 전부 다.
유스텐:(얼굴을 조금 더 들이밀어 놀리듯이) 신앙심이 가득해야 하는 교주님이 이런 거에 중독되면 안 되지 않아요?
릭사엘:(네가 놀리려고 하는 말인 걸 알아 더욱 담담하게) 신이 이러라고 나한테 그대를 내려준 것일 텐데, 안 되기는.
유스텐:(슬쩍) 그건 ... 아니라고는 못 하겠네요. 오직 신만 바라보고 살던 사람한테 느닷없이 신부라니...
신이 질투하겠어요. 신부 안 내려줬으면 당신은 신만 사랑했을텐데.
릭사엘:(네 얼굴의 눈코입 생김새를 빠짐없이 기억하겠다는 듯 손끝으로 덧그리며) 어쩌겠어. 이젠 그대도 나의 신인걸.
유스텐:(네 이마와 눈가, 뺨에 차례로 다정하게 입을 맞추며) 그럼 나는 당신의 신부니까... 당신은 내가 유일하게 믿는 나의 신이겠네요.
릭사엘:(피식 웃어버리며) 그게 그렇게 되나? 그렇구나... 그럼 나에게 바라는 게 더 있어?
유스텐:음... 절 버리지만 않으면 돼요.
정확히는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이 맞겠네요.
릭사엘:죽어도 안 버리니 그런 생각은 하지 말고, (네 앞머리를 슬며시 넘겨 드러난 이마에 입 맞추며) 함께 뭘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
유스텐:흠... 갑자기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니까 더 안 떠오르는 거 있죠?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 밤바다를 보고 싶어요.
릭사엘:밤바다? 그러고보니 필라델피아에 살 적에는 바다 볼 일이 많았겠군. 그때가 그리운 건가?
유스텐:가끔씩요. ... 사실 자주 가지는 않았어요. 사람들도 너무 많고, 밤에 그 넓은 바다를 보고 있자니 아득하게 느껴져서... 내가 혼자인 게 더 실감났거든요.
당신이랑 같이 가서 보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말해봤어요.
릭사엘:흠... (잠시 생각에 빠진다. 그러고보니 L.A.에 교단에서 운영하는 해안가 호텔이 하나 있는데, 이참에 여행 겸 다녀와도 좋겠군) 그래. 가지. 시기는 언제가 좋지?
유스텐:지금은 사람이 많을 때니까 한... 10월쯤? 제가 더위에 약하기도 하고요.
릭사엘:그런 건 신경 안 써도 되니 편하게 골라.
유스텐:'뭐, 뭘 어떻게 하려는 거지?'
그, 그럼 어... 해수욕 가능한 때에 가도 돼요?
릭사엘:그러면 모레면 되나?
유스텐:모모 모레요?
갑자기 그렇게 일정 빼도 괜찮은 거예요?!
릭사엘:타지에도 교인들이 있어 가끔 신앙을 설파하러 간다. 그 명목으로 빼보면 큰 무리는 없을 거야.
나도 아무래도 이곳에 박혀 오래 있었지.
유스텐:(문득 궁금해져서) 얼마나 오래 있었는데요?
릭사엘:마지막 외출을 기준으로, 대략 3년 정도.
유스텐:네??!!
그렇게 오래 있으면 심심하지 않아요?
릭사엘:...아니라곤 못하겠군. 하지만 살 만큼 살아서인지 바깥에 궁금한 것이 없기도 해.
유스텐:릭스... '되게 살만큼 산 할아버지 같네. 얼굴은 이렇게 젊은데...'
릭사엘:그래도 그대와 함께 가면 많은 게 다를 것 같다고는 생각이 들어.
...표정이 왜 그래.
유스텐:아니에요... 음, 저 혼자 다녀올까요? 이미 많이 봐서 재미없을지도 모르잖아요.
릭사엘:싫다. 그대와 갈 거야.
유스텐:방금 살 만큼 살아서 궁금한 게 없다고...
릭사엘:그대와는 모든 게 궁금해.
유스텐:(당연히 필라델피아 해변으로 갈 거라고 예상하며) 그렇다면야... 근데 재미...있을 거라고는 저 보장 못 해요?!
릭사엘:상관없다. 그대가 내 낙원인걸.
유스텐:(피식 웃어버리며) 못 살아, 진짜...
릭사엘:갑자기 빼는 일정이고 비행기 왕복 시간도 있으니 실제 여행은 3일 정도가 될 것 같군. 괜찮나?
유스텐:네, 괜찮아ㅇ... 네?
...??? 네???
릭사엘:왜 너무 짧아?
유스텐:비, 비행기라니
비행기까지 탈 거리는 아니지 않아요?
릭사엘:아, 내가 얘기를 안 했군. 로스앤젤레스로 갈 거다.
그곳에 교단에서 운영하는 럭셔리 호텔이 있으니, 느긋하게 즐기다 오지.
유스텐:(눈이 엄청나게 휘둥그레진다) L A 로 간다고요????????!!!!!!!!!!
고, 고작 바다 하나 보겠다고?!?!
와중에 바깥에 교단이 운영하는 시설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요...
'이러다 전용기도 타자고 하는 거 아니야...?'
릭사엘:세력을 키우려면 투자할 곳도 많아야 하는 법이지. LA가 싫으면 다른 곳으로 가도 된다. 이탈리아나 포르투갈도 괜찮겠군.
유스텐:(여기서 더 놀랄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국가가 바뀌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다) 이, 이탈리아????? 포르투갈???!!!
아아니, 아니에요, 릭스. 너무 과해요.
릭사엘:거기도 별로인가? 그러면 호주면 괜찮은지.
유스텐:호주?!!?!!!
(열심히 팔을 휘저어 너를 만류한다) 아니에요! L A! 좋아요! 너무좋아요! 다른 데 안 가도 돼요!!
릭사엘:그래? 그렇담 다행이구나. 그럼 모레 출발하는 것으로 알고 사제들을 시켜 짐을 꾸리고 전용기를 준비하라고 이르마.
유스텐:저저 저... 전용기???
기껏해야 퍼스트클래스 타자고 할 줄 알았는데...
전용기까지 탈 필요가 있어요?
릭사엘:있는데 굳이 안 쓸 필요 없지.
유스텐:(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질 않아 얼빠진 얼굴로 눈만 깜빡인다) ...
릭사엘:기계는 안 쓰면 오히려 상하니 다른 고민은 넣어둬.
유스텐:(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침을 꿀꺽 삼킨다) '부자인 건 알았지만, 진짜 이정도로 부자인 줄은... 나 진짜 뭐라도 해야하는 거 아닌가?'
혹시 절이라도 받고 싶으신가요?
릭사엘: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유스텐:새삼 제가 받는 게 너무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저 진짜 아무것도 안 하는데... '정확히는 릭스가 아무것도 안 시키려 해서 그렇지만.'
릭사엘:그대가 하는 게 없긴 왜 없어.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유스텐:그래요? 예를 들면 뭔데요?
릭사엘:신혼방 인테리어도 해야 하고, 시가지 감찰도 하고, 우리 아이도 낳아야지.
유스텐:아~ 그렇지~ ... ... (말없이 뒤돌아서 머리를 붙잡고 소리없는 비명을 지른다) '아이도 낳아야하지. 잊고 있었다.'
릭사엘:왜, 무슨 문제라도?
유스텐:(다시 뒤돌아서 웃는 얼굴로) 아무것도 아니에요.
릭사엘: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것 같던데.
유스텐:에이, 아니에요 - ... '임신하는 몸이 되기 전에 원없이 해야 하나?'
릭사엘:(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슬며시 짚이기 시작해서) 아이 낳는 게 그렇게 충격인가?
유스텐:아직은요...
릭사엘:그래도 하다 보면 생길 텐데, 조금 곤란해지려나.
유스텐:릭스... (조금 진지한 얼굴로 네 양 어깨를 붙잡으며) 우리, 미리 많이많이 해둘까요...?
아니지, 내가 무슨 소리를...
(생각을 포기한 듯 뒤로 벌러덩 눕는다) 에휴...
릭사엘:(벌러덩 드러누운 네 옆에 앉고 네 판판한 배 위를 부드럽게 쓸며) 사실 나도 그대가 임신하는 게 상상이 안 되긴 해. 임신하기 전에 원없이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할까.
유스텐:... 저는 둘째치고 당신은 체력이 돼요?
맨날 풀떼기만 먹잖아요.
릭사엘:지금 내 걱정을 하는 건가?
유스텐:저는 나름 투잡 쓰리잡도 뛰어본 몸이라구요? (어깨를 으쓱인다)
릭사엘:늘 먼저 자지러지던데. 그럼 그건 체력과는 관련이 없는 거 아닐지.
유스텐:...
(휙 돌아눕는다)
릭사엘:(돌아누운 네 옆구리를 슬쩍 콕 찌르며) 그대는 꼭 할 말이 없어지면 돌아눕더군.
유스텐:(움찔) ...
(슬쩍 고개만 네쪽으로 돌리며 툴툴거린다) 당신이 좋아서 정신없이 하니까 그런 거잖아요...
릭사엘:내가 그대에게 흥분해 날뛰는 걸 좋아하면서.
유스텐:....... (정곡을 찔린 사람처럼 흠칫 몸을 움찔거리다가 다시 네 쪽으로 돌아누우며 툭 내뱉는다) 그러는 자기는! 내, 내... 반응 보는 거 좋아하잖아요!
릭사엘:(별 생각 없이 툭) 그대 하는 짓이 예쁜데 내가 어쩔 도리가 있나.
유스텐:... 뭐, 뭐가 예쁜데요.
릭사엘:전부 다.
(천천히 네 옆에 등을 대고 누워 너를 껴안고 드러난 목덜미에 가볍게 키스한다)
유스텐:(좋으면서 괜히 툴툴거린다) ... 콩깍지에요.
릭사엘:사랑하니까 그렇지.
(네 내음을 들이키듯 콧대를 살갗에 비빈다)
유스텐:(말없이 네 뒷통수를 쓰다듬다가 머리카락을 손가락 사이사이에 끼운 채 어린아이를 보듬듯 쓰다듬어준다)
릭사엘:(부드러운 손길에 취한 듯 너를 더 꽉 끌어안으며) 어디 갈 생각 하지 마. 절대.
유스텐:(뒷통수를 지그시 눌러 너를 마주안는다) 그럴 생각도 없어요. (나직하게 속삭이며) 우리 교주님, 어린아이가 다 됐네요.
릭사엘:...그대 때문이지.
유스텐:(쿡쿡 웃으며) 좋은데요? 저 하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게.
릭사엘:... (괜히 부끄러워 가만히 네 품에 얼굴을 비빈다)
유스텐:(가만히 너를 쓰다듬어주며) '그동안 혼자서 많은 일을 해왔으니까... 외로움이란 것도 자각 못 했겠지.'
'나보다 한참이나 큰 사람이 이러고 있으니까 되게... 기분 묘하네.'
릭스는 날 만나기 전엔 외로움이란 걸 느껴본 적이 없어요?
릭사엘:글쎄... 그때는 자각도 없었지. 그대를 만나기 전이니까.
지금 생각하면, 조금은 외로웠던 것도 같다. 다만 기대할 곳도 기대할 사람도 없어서 버틸 만했던 거겠지.
유스텐:(속눈썹을 내리깐 채로) 그럼... 절 만나고 나서는 어떤 감정들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릭사엘:...모든 걸. 잊어버렸던 것들을.
유스텐:음... 그럼 그중엔 좋은 감정만 있진 않을텐데, 차라리 없으면 좋을텐데 싶은 감정들도 있잖아요. 후회하지 않아요?
릭사엘:후회라는 건 과거로 돌아갔을 때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그런 생각 안 해. 나는 과거로 돌아가도 그대를 선택할 테니까.
유스텐:저한테 푹 빠지셨네요. (갑자기 과거 생각이 나서 키득거린다) 아, 그러고보니 예전에 기억나요?
당신이 날 사랑하기 전에도 다정하게 대해줘서 내가 착각한 적이 있잖아요.
그때 내가 막... "저 좋아하면 안 돼요!" 했었는데.
릭사엘:...기억하지.
유스텐:그때 당신이 뭐라고 대답했는지도 기억해요?
릭사엘:그러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맞나?
유스텐:맞아요.
결국 우리 둘 다 못 지켰네요.
지킬 생각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릭사엘:그래 보였지. 알고 있었다.
유스텐:누가 먼저 좋아한 거지? 흐으으음 - 제가 먼저 좋아한 것 같아요.
릭사엘:그것도 알고 있어.
유스텐:뭐야, 다 알고 있었어요?!
릭사엘:그대는 숨기는 걸 잘 못하잖아.
유스텐:흥... 그러니까 누가 그렇게 다정하게 대해주래요?!
릭사엘:좋았으면서 궁시렁거리기는.
유스텐:(궁시렁궁시렁) 나는 진짜 좋아할 생각 없었는데.
릭사엘:피차일반이니, 그렇게 억울해할 것도 없어.
유스텐:말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막! 과하게 다정하게 구는 거 유죄예요!
릭사엘:이미 죄는 많이 지어서 괜찮다.
유스텐:(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짓는다) 무슨 소리야, 진짜...
릭사엘:장난.
유스텐:장난 한 번 더 쳤다가는 기절하겠어요.
릭사엘:그 정도였나? 의외로 장난에 소질이 있을지도.
유스텐:그게 아니라, 아휴...
당신 생각보다 엉뚱해요.
릭사엘:그대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만.
유스텐:나 정도면 엉뚱한 게 아니라 꽤 진중한 거거든요?
릭사엘:(아닌 것 같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입을 다물기로 하며) 그렇다고 하지.
유스텐:... (애매한 대답에 눈을 가늘게 뜨며) 에휴, 사랑하니까 봐주는 줄 알아요. '이 사람이 어쩌다 나한테 푹 빠진 거지? 아직도 신기하네...'
릭사엘:(너를 끌어안던 팔을 풀고 네 턱을 들어올려 잘게 키스하며) 다행이야. 그대가 나를 사랑해서.
유스텐:(입술을 움찔거리다가) 저, 저도 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릭스가 절 사랑해서.
솔직히 아직도 빠진 계기를 모르겠지만.
릭사엘:(그 말에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답을 못 찾아서) 그러게. 어느 순간 빠져 있었지.
유스텐:그래요? (어깨를 으쓱이며) 하- 이렇게 잘생기고 자상한 남편을 얻다니, 사실은 저 ... 굉장한 매력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릭사엘:(피식 웃으며) 있지. 아주 많지.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네 입술에 쪽쪽 소리가 나도록 키스한다)
유스텐:(네가 입을 맞췄다가 뗄 때마다 쪼잘거린다) 릭스, 바짝 긴장해야되는 거 아니에요? 이만한 매력이면 남들도 모를 수가 없을텐데?!
릭사엘:괜찮다, 내가 눈치채는 날에는 곱게 안 살릴 걸 그들도 알 테니.
유스텐:... ...
당신 좀 무서워요.
릭사엘:그래?
유스텐:네. ...게다가 남들은 저보단 당신한테 더 빠질 것 같은데.
제가 바짝 긴장해야하지 않을까요?
릭사엘:그럼 그들도 처리하지.
유스텐:네????
그, 그 논리면 마을에 추방한 분들도 처리하겠다는 게 되지 않나요?
릭사엘:그대를 불안하게 할 바에는 신의 품으로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유스텐:... 생각보다 엄청 가차없는 사람이었네요, 릭스.
감정 가졌다고 죽,이기엔 조금... 과한 처사가 아닐까요?
릭사엘:흠... 그대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겠다. 어쨌든 그대가 걱정할 만한 일은 생기지 않을 테니 안심해.
유스텐:알았어요. '이거야 원... 질투할 틈을 안 주네. 좋아해야하는데, 마음 품었던 사람들한테 미안해지기도 하고...'
릭사엘:(너를 다정하게 끌어안은 채로 숨을 고르게 내쉬며) 새벽에 깨서 피곤할 텐데, 더 안 자도 돼?
유스텐:(네 말에 뒤늦게 피로가 밀려와 하품을 한 번 하며) 으음... 조금 졸리긴 한데, 뭔가 자긴 아까워요.
자면 릭스를 못 보잖아요.
릭사엘:(슬그머니 미소지으며) 싫어도 평생 볼 텐데 그게 아까워?
유스텐:아까워요. (네 품에 이마를 비비적거리며) 우리 아직... (입술을 달싹이다가) 신혼이잖아요.
릭사엘:그럼 하고 싶은 거라도 있나?
유스텐:특별히 뭘 하고 싶은 건 아니고, 그냥 자기 얼굴 구경하고 싶어요. (빤-히)
릭사엘:(눈을 가만히 깜빡이며) 구경?
유스텐:응. 혹시나 또 잊어버리면 곤란하니까요.
릭사엘:그런다고 안 잊어버릴 만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유스텐:그런가요... (시무룩)
릭스는 저 잊어버리면 안 돼요!
릭사엘:걱정 마라. 안 잊을 테니. (네 이마에 부드럽게 입술을 맞추고 너를 껴안은 팔에 더욱 힘을 준다)
유스텐:잊어버리면 두고두고 평생 우려먹을 거예요!
릭사엘:...알았어, 여보. 정말 안 잊을게.
유스텐:... 있잖아요. 만약에...
정말 만약에 다음 번엔 당신이 날 전혀 기억못하게 되면 어떡해요?
릭사엘:...설령 영원히 기억을 못 되찾는대도 변하는 건 없겠지. 난 그대에게 다시 빠질 테니까.
유스텐:정말요...?
릭사엘:믿기 어려워?
유스텐:솔직히... (고개를 끄덕이며) 네.
릭사엘:(잠시 망설이다가) 내가 설령 기억을 잊어도 그저 믿고 기다려라. 지킬 테니.
유스텐:음... (믿으라는 말에도 애매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알았어요.
'정말 기억을 잃게 되어도, 날 사랑하지 않게 되어도, 내가 릭스의 신부라는 점은 변함없으니까...'
릭사엘:(등을 가만히 토닥이며) 배는 안 고픈가? 잠이 안 오면 식사를 할까 하는데.
유스텐:좀 출출해요. 릭스는요?
릭사엘:그대가 먹는다면 함께 먹지. 먹고 싶은 음식은 있어?
유스텐:이번에도 제가 골라요?
릭사엘:(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내 취향은 주방장이 적당히 내오니 그대 것만 골라.
유스텐:그렇구나... 신기해요. 어떻게 원하는 음식이 뚝딱하고 다음 식사자리 때 나올 수 있지.
릭사엘:(사실 주방과 식재료를 들여오는 인원들이 발 바삐 움직인다는 건 말 안 해도 되겠지) 그대를 위한 거면 뭐든 가능해.
유스텐:우와... 마법 같다.
그런 건 요술램프 같은 게 있어야만 가능한 건줄 알았는데.
릭사엘:요술램프? 그게 뭐지?
유스텐:? 요술램프 몰라요? 엄청 유명한 얘긴데.
램프를 박박 닦으면 그 안에서 요정이 나와서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요.
릭사엘:소원이라. 동화 같군.
유스텐:(순수한 어린아이처럼 눈을 깜빡이며) 릭스는 마치 그 이야기에 나오는 요정 같아요.
릭사엘:그래? 그러면 이제 내가 그대 소원도 들어주면 되나.
유스텐:아, 이야기에 나오는 요정이랑 다르게 피부는 파랗지 않지만요.
이미 소원 세 가지 다 들어주신 것 같은데...
릭사엘:어떤 것들이었기에?
유스텐:(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접어가며) 따뜻한 잘 곳도 마련해주셨고, 먹고 싶었던 음식도 맛보게 해주셨고? 또... (민망한 듯 입을 다문다)음...
릭사엘:또?
유스텐: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이 되어주셨잖아요.
릭사엘:전에 얘기했던,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아서 사는 그런 걸 말하는 건가?
유스텐:그런 것보단... 어떤 일이든 제 편이 되어주실 거니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제 곁에 있어주실 거고...
릭사엘:...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너를 조금 더 끌어안는다)
유스텐:(조용해진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어색하게 웃으며 장난스러운 투로) 그러니까, 음... 자기는 요술 램프의, 아니지, 요술...교단의? 요정 릭사엘! 인거죠.
릭사엘:...내가 요...정?
(고장난 듯 어버버거린다)
유스텐:(끄덕끄덕) 네!
실제로 마법... 비스무리한 것도 쓸 수 있잖아요?
'좀 잔인해보이긴 하지만.'
릭사엘:(곰곰이 생각하다가) ...그런 의미라면, 맞기는 하지.
유스텐:교단의 교주님이란 타이틀보다는 이쪽이 더 산뜻하고 귀엽지 않아요?
릭사엘:(위엄 없어 보이는데... 아닌 척해야겠군) 그대는 발상이 참 귀여워.
유스텐:제가요?
그런가? 전 떠오르는 걸 사실대로 말했을 뿐인데.
릭사엘:(피식 웃으며) ...그게 그대의 사랑스러운 점이지.
유스텐:(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가만히 네 눈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해한다)
릭스는 기억나는 이야기 같은 거 있어요?
릭사엘:기억 나는 이야기? 글쎄.
유스텐:없으면 어쩔 수 없고요. '나는 뭐 생각나는지 물어보려 했는데.'
릭사엘:흠... 내가 어릴 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가 유행하긴 했지.
유스텐:아 - 그거 유명하죠! 저도 어릴 때 보육원에서 읽어봤어요.
릭사엘:그때는 뭐 그런 내용이 다 있나 싶었지.
유스텐: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은 다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건 기억하시는 걸 보면 되게 인상깊었던 거 아닐까요?
릭사엘:...추억이랄 것들은 다 사라졌지만, 지식적인 측면은 제법 기억에 남아 있더군. 신기한 일이지.
유스텐:아 - 그래서... '가정교사가 가르쳐 준 요상한(?) 것들까지 기억하는 건가.'
릭사엘:덕분에 그대와 잠자리 할 때 서투르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유스텐:(뜨끔) ...
... (슬쩍) 너무 많은 걸 아는 것 같은데.
몰랐어도 귀여웠을 것 같은데 말예요.
... 애초에 그런 걸 왜 그렇게 자세히 기억하는 거예요?! 사랑 같은 감정은 거리가 멀 것 같다고 해놓고!
릭사엘:기억을 하는 것도 잘못인가?
그래도 섹스할 때 머뭇거려 열이 식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싶은데.
유스텐:그, 그건 아니긴 한데... 오랫동안 그런 걸 할 거라고 예상도, 생각도 안 했을텐데 자세히 기억하는 게 신기하잖아요!
릭사엘:행위 자체가 신기하긴 했거든.
유스텐:(눈을 굴려 네가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허둥지둥해도 귀여웠을 것 같은데...
신기해요?
릭사엘:(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행위에서 쾌감이 솟는 것도 신기하고, 그게 인간의 본성인 것도 신기하고, 그런 행위로 아이가 생기는 것도 신기하더군.
유스텐:되게... 외계인의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본 것처럼 말하시네요.
당신도 쾌감은 솟지 않아요? 본성...은 모르겠지만.
릭사엘:쾌감이라. 그런 게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 사제들이 몸을 만질 때도 그런 감각은 느끼지 못했고.
사실 그대가 아닌 이들에게서는 체온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유스텐:왠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네요. (슬쩍 눈을 돌리다가) 그럼... 저 좋아하기 전에는 저한테도 아무것도 못 느꼈던 거예요?
릭사엘:그대가 내 신부라는 증거였던 것인지 체온은 처음부터 느껴졌다. 하지만 쾌감과 같은 다른 감각은 글쎄, 딱히 없었던 것 같군.
유스텐:그렇구나...
감정이 생기고 나서부터 쾌감이 느껴진다라...
릭사엘:...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봐도 되나?
유스텐:감정이란 게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걸 느끼게 한다니...
전 첫날밤에 음... 무섭긴 했지만, 약 때문인지 그렇게 싫단 느낌은 안 들었거든요.
릭사엘:그렇다면 다행이구나. 험하게 하지 않으려 노력은 했었는데.
유스텐:... 정말, 그때는 당신이 이해되질 않았었는데.
릭사엘:... 그때 나도 그대를 이해 못했었지. 내가 함부로 했었다는 걸 안다. 사과하지.
유스텐:괜찮아요. 다 지나간 일이니까...
릭사엘:그때 무엇이 가장 충격이었지?
유스텐:음... 하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게 다 충격이었죠?
남자랑 하게 될 줄은, 그것도 박힐 줄은 몰랐...고... 심지어 잘 모르는 사람 앞에서 알몸으로 서서 털이 밀릴 줄도 몰랐고...
남자랑 하게 되는 것도 전혀 예상 못 한 일인데 그걸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했다는 게 제일 충격적이었죠...?
... '그때 거기 있던 사제들 중에서 의식에 참여한 사람도 있었을까.'
릭사엘:(이해는 여전히 잘 가지 않지만) ...그렇군. 그런 것들이 충격이었던 건가.
유스텐:네...
모든 게 제 상식 밖이었어서요.
릭사엘:이런 말 우습지만, 나도 내 신부가 남자라는 건 조금 충격이었어.
유스텐:신은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걸까요... '지금이야 사랑해서 다행이지만, 왜 여자 냅두고...'
릭사엘:그분의 의중을 한낱 인간인 우리가 이해할 순 없지.
그래도 내 신부가 그대라 다행이야.
유스텐:(눈을 크게 뜨다가 반쯤 접으며) ...저도요.
릭사엘:(벅차오른 듯 네 입술을 덮치고 핥다가 아쉬운 듯 떼어내며) ...얼른 식사 메뉴를 정해봐. 이러다간 다른 게 먹고 싶어질지도 모르니.
유스텐:(네 말 뜻을 이해 못 하고 갸웃거리다가 5초 뒤에 이해하고 얼굴이 화악 달아오른다) 못 살아, 진짜...
(곰곰이 생각하다가) 음... 첫 끼니까 클램 차우더 스프가 먹고 싶어요.
바하버 사의 가루를 넣어서 만든...
릭사엘:바 하버...? (멈칫한다)
유스텐:네...! 제가 레스토랑 온 느낌 내고 싶을 때 가끔 큰 맘 먹고 먹는 거거든요...
다른 클램차우더는 먹어본 적 없지만 되게 진한 맛이 나서 좋아요.
릭사엘:정통 클램차우더로 먹지 왜 그런 걸... 여기서 시판용을 먹을 필요는 없어.
유스텐:그, 그치만... 이 편이 좀 더 가성비가 좋단 말예요! 조개랑 감자도 제대로 들어있고...
정통은 진짜 조개도 있어야 하잖아요...
릭사엘:그 말 뜻은, 싫은 건 아니라는 거군. 알겠다. 준비시키지.
유스텐:어, 어? (당황)
저는 진짜 통조림이면 되는데...!
릭사엘:조용.
유스텐:(끼잉...) 힝...
릭사엘:(몸을 일으켜 설렁줄을 당기고 들어온 사제에게 아침 식사를 전달하고 내보내며) 주방장이 아일랜드 출신이니, 그깟 통조림보다는 훨씬 잘 내올 거다. 가만 기다려.
유스텐:그, 그깟 통조림이라니...
통조림 무시해요?!
릭사엘:고급은 아니잖아.
유스텐:... ... (발-끈) 나름 고급이거든요! 한 캔에 얼마나 하는지 알아요?!
5달러라고요!
우유까지 넣으면 5달러 넘는다고요!
릭사엘:그대 앞으로 배정한 예산이 얼만데. 통조림은 좀 잊어라.
유스텐:예산이요...?
릭사엘:내가 그대에게 준 카드와 수표책 있잖아.
유스텐:아, 그거! (잊어버렸다)
그래도... (삐질삐질) 통조림 잘 찾으면 맛있는 거 진짜 많은데...
릭사엘:통조림이 고급 요리에 비할 바가 된다면 애초에 그 가격으로 팔지 않았겠지.
셰프들이 모두 길거리에 나앉았을 테니. 안 그런가?
유스텐:... 그건 그렇죠.
그, 그래도! 아무리 당신이 통조림을 압수해도!
(눈을 질끈감으며) 누들수프랑 토마토 칠리 수프는 포기할 수 없어요!
릭사엘:압수한다고는 안 했는데.
유스텐:...
릭사엘:주방장이 내온 요리를 먹어보고, 그때도 통조림이 낫다고 한다면 구비해주마. 그럼 되겠지?
유스텐:좋아요! ... (슬쩍) 마, 만약에 그래도 땡기면 당신 카드로 컵라면 왕창 살 거예요!!
마루챤이랑 닛신 컵라면 잔뜩 살 거라고요!
릭사엘:공장을 사도 허락해줄 테니 염려 마.
유스텐:공장은 안 살 거예요!
릭사엘:알았다. 중화와 일식 주방장도 고용할까?
유스텐:(단호하게) 싫어요!
릭사엘:그대는 싫은 것도 많구나.
유스텐:당신이 너무 과한 거예요!
릭사엘:그대에겐 아무것도 과하지 않아.
유스텐:... 그렇게 말하는 건 반칙이에요.
릭사엘:사실을 말할 뿐이야.
유스텐:하아, 자기는 너무 고급 요리만 먹어봐서 이 맛을 모르는 거예요.
자극적이라서! 좋은 거라고요.
릭사엘:나한테 자극은 그대면 충분하니까 그렇지.
유스텐:(화끈 - ) 아 진짜 - ! 릭스 !
릭사엘:무슨 생각을 했길래 화를 벌컥 내.
유스텐:(귀가 빨개진 채로) 당신이 자꾸 막, 그런... 그런 발언 하잖아요. 아 그래, 유죄! 유죄발언 하잖아요!
릭사엘:그런 발언이라니, 이해가 안 가는데.
유스텐:되게 아무렇지 않게 툭 툭 말하니까 심장 떨어질 것 같다고요!
릭사엘:안 떨어진다. 내가 안 놓아줄 거니까.
유스텐:아악! 그게 문제라고요! (빨개진 얼굴을 감추려 이불을 머리에 뒤집어쓴다.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팔과 다리를 위아래로 흔들어 시트를 팡팡 쳐댄다)
릭사엘:(격렬하게 반응하는 너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이불째 끌어안으며) 진정해, 여보.
유스텐:이익...! (이불 속에서 엄청나게 억울한 표정으로 너를 노려보며 이를 드러낸다)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복수해야겠어.' 저도 당신 절대 안 놔줄 거거든요! 화장실 갈 때조차도 안 놔주고 코알라처럼 버틸 거니까요!
릭사엘:그래. 그래라.
유스텐:(두 손으로 머리를 박박 긁으며) 아 진짜 왜 타격이 없는 거냐고요!
릭사엘:...?
그럼 내가 그대 화장실 갈 때 따라가지. 그러면 되나?
유스텐:싫어요!!!!
떼놓고 갈 거예요!
확 두고 갈 거라고요!
릭사엘:(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생명체야...) 그래.
유스텐:(2차 시도) 저도! 자극은 릭스 뿐이거든요! 컵라면을 산더미처럼 준다고 해도... .... (도리도리) 아니지, 다른 돈 많은 사람이 와도, 안 따라갈 거거든요!
릭사엘:그거야 당연하지 않나? 그대는 내 것인데. 어디 갈 거라곤 생각도 안 한다.
유스텐:(털썩 무릎을 굽힌 채 주저앉는다) '당했다... 역으로 당해버렸어...'
... 갈 거예요.
릭사엘:어디로 가게, 자기.
유스텐:(눈을 질끈 감으며) 안 알려줄 거예요! 몰래 갈 거라고요!!
릭사엘:가긴 어딜 간다고 그래. 갈 곳도 없으면서.
유스텐:너, 너무해..
저도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거든요?!
릭사엘:날 두고 가진 않을 거잖아.
유스텐:두, 두고 갈 거예요!
릭사엘:(왜 또 저러는 거람...) 가지 마, 자기.
유스텐:(끝까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려다 가지 말란 말에 마음이 누그러진다. 네 시선을 피하며) 그, 그래도...
릭사엘:(너를 끌어당겨 품에 폭 안으며) 가지 마. 나 이제 그대 없이 못 살아.
유스텐:그으... 그래도... (마음이 점점 흐물흐물해지려다 못해 녹아버릴 것 같다. 결국 밑입술을 깨물며) 그, ... 그래요.
릭사엘:잘 생각했다. 나랑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아야지. 갈 생각 하지 마.
유스텐:(자아 0) 넹...
릭사엘:(가만히 너를 끌어안고 한숨 쉬며 등을 쓸어내리다가, 작은 네 체구에 문득) ...이러다가 애가 애를 낳는 건 아닌지 모르겠군.
유스텐:... 저 그정도로 애는 아니거든요?
릭사엘:내 눈엔 아기야.
유스텐:아기 아니에요!
릭사엘:그런가? 확실히 나이를 생각하면 아기는 안 어울리지.
유스텐:자꾸 애 취급하면 저도... 확! 할아버지라고 불러버릴 거라고요!
릭사엘:...
유스텐:(눈치보듯 슬쩍 너를 흘깃거린다)
릭사엘:...
유스텐:... (삐질)
릭사엘:늙어서 미안하군.
유스텐:(쿵 - 하는 소리와 함께 위기감을 느끼곤 등골에 식은땀이 흐른다) 그, 그게...
아니에요, 릭스!
늙은 게 아니라, 어... (허둥지둥 말을 고른다) 그러니까... 당신은 늙은 게 아니라...
릭사엘:괜찮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고.
유스텐:아, 그래. 도, 동안!
동안이에요!
릭사엘:그걸 해명이라고 하는 거야?
유스텐:...
(밑입술을 말아넘기며) 그... 음...
늙은 게 아니라... 어...
... ... 미안해요!!!
릭사엘:...괜찮다. 틀린 말도 아니니.
유스텐:그... 괘, 괜찮아요! 저도 언젠가 릭스나이가 될테니까!
릭사엘:그래, 애기야.
유스텐:...
저한테 장난친 거죠.
릭사엘:딱히 그런 건 아닌데. 장난 같아?
유스텐:...아니에요.
에휴, 모르겠다 - (뇌를 비우기로 하며) 아빠, 저 배고파요.
릭사엘:...
그...래.
릭사엘이 당신의 말에 당황해
설렁줄을 정신없이 당깁니다.
복도에 달려있을 종이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갑자기 들려오는 울림에 놀랐는지
사제들이 품위도 잊고 허겁지겁 방으로 뛰쳐들어옵니다.
릭사엘:식사는?
사제1:지... 지금 준비되었습니다. 잠시...
이런 독촉은 처음이었던 모양인지
사제들이 급히 음식 트레이를 들고 들어옵니다.
어찌나 마음이 급했던지 접시에 덮개도 덮이다 말았네요.
고소하면서 크리미하고 달짝지근한 냄새가 풍깁니다.
사제들이 급히 트레이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그나마 있던 덮개를 열자
바삭한 사워도우 빵 안에 담긴 크리미한 조개 수프와
레몬 드레싱으로 만든 상큼한 코울슬로,
머스타드 소스를 끼얹은 진주보리 샐러드,
달콤한 햇살 같은 빛깔의 밀크티와 백차,
입가심 용도로 보이는 아마씨 크래커가 놓여 있습니다.
사제들은 당신들의 식사를 위해
방 안에 들어섰던 속도와 똑같이 밖을 나갑니다.
북적거리던 실내가 순식간에 비었네요.
릭사엘:(너를 급히 끌어당겨 테이블 의자에 앉히며) 어서 먹어.
유스텐:어ㅡ, 어어? 으응...
릭사엘:(네가 식기를 집기도 전에 먼저 빠르게 집어 네 입가로 들이밀며) 어서, 어서 먹어라.
유스텐:아아니... 왜 왜 이렇게까지?
(어정쩡하게 입을 벌리며 일단 받아먹는다)
릭사엘:(네가 입을 벌리자마자 샐러드를 쏙 집어넣고는, 네가 우물거리는 틈을 타 급하게 클램차우더도 스푼으로 떠 네가 다 먹기를 기다린다)
유스텐:(햄스터처럼 볼이 빵빵해질 정도로 먹여지자 크게 당황한다. 멈추지 않고 더 먹이려는 너를 두 손으로 말리며) 왜 그래요, 릭스.
릭사엘:어... 어...?
유스텐:어?
릭사엘:그...게 그대가 갑자기 생전 처음 듣는 소리를 하기에... 배가 많이 고팠나 싶어...
유스텐:아 - 아빠?
릭사엘:...
그래, 그거.
유스텐:그냥 장난친 거였어요.
릭사엘:... 그래? (그제서야 천천히 들이밀던 식기를 내려놓고 한숨을 쉰다)
유스텐:(의외의 반응에 이해가 되질 않아 갸웃거리며) 아빠라는 단어에 이렇게까지 당황할 줄은 몰랐어요. 나중에 아기도 낳자고 하셔놓고...
아기가 자기보고 아빠- 라고 부를 땐 어떡하려고...
릭사엘:... (잠깐 생각했더니 머리가 어지러워져서 가만히 입을 다문다)
그건... 생각을 안 해봐, 서...
유스텐:허어, 아이 갖자고 말만 하고 그 이후는 생각을 안 해봤단 말예요?!
릭사엘:... ... 먼 일이라 아직 제대로 생각을 안 해봤어.
유스텐:(말없이 네 의외의 반응을 지켜보다가 픽- 하고 웃는다) 하하... 당신 이럴 때 보면 진짜 귀엽다니까요.
릭사엘:...그대가 나보고 귀엽다고 하는 건 놀릴 목적이 다분해보여.
유스텐:아, (슬쩍 시선을 피하며) 아, 아닌데요?
릭사엘:...정말로?
유스텐:...
조금?
릭사엘:그럴 줄 알았어.
유스텐:그치만 이런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릭사엘:그것 참 기회주의자 같은 발언인데, 자기.
유스텐:뭐 - 기회주의자란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지금은 마침 내 남편을 놀릴 기회고.
릭사엘:...짓궂기는.
유스텐:(찡그려질 정도로 웃다가 슬쩍 일어서서 네 뺨에 쪽 - 하고 입을 맞췄다 뗀다) 그 귀여운 모습을 유일하게 나만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릭사엘:... (뺨을 슬그머니 붉힌 채 딴청을 부리듯) .
...배고플 텐데 식사하자.
유스텐:흐음, 전 방금 많이 먹었는데.
(놀리듯이) 아빠가 자꾸 입에다 넣어주셨거든요.
릭사엘:...
뉘앙스가 조금 이상한데, 내 착각이야?
유스텐:(얄밉게 어깨를 으쓱이며) 글쎄요?
이번엔 제가 먹여드릴까요? 어때요? 아-빠-
릭사엘:그 말인 즉 착각이 아니라는 건데...
...
뭐?
유스텐:응? 뭘 생각하는 거예요?
릭사엘:...그 아빠 소리는 안 하면 안 돼?
유스텐:왜요? 익숙해져야 좋은 거 아니에요?
릭사엘:하지만 자기가 부르는 건... 뭐랄까... 느낌이 기묘해서.
그 단어에 내가 모르는 뜻이라도 있어?
유스텐:뭐, 당신이 아는 게 맞지 않을까요? (또 널 놀릴 기회를 노리며 네 귓가에 속삭이듯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다) 기묘하다는 건 정확히 어떤 느낌인데요?
릭사엘:...그대가 단어의 말끝을 계속 늘여대서 섹슈얼한 느낌이 나.
유스텐:(재밌어 죽겠다는 듯이 짓궃게 웃으며 입술을 네 귓가에 갖다댄다) 그래서, 싫어요? 아빠 라는 말.
릭사엘:싫, 은 건 아니다만... 그대가 그 단어에 집착하는 걸 보니 내 짐작이 아예 틀린 건 아니겠군. 그렇지?
유스텐:맞아요. 알려줄까요?
릭사엘:(이걸 식사하다 들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함을 이기기 힘들어서) ...응.
유스텐:(벌써부터 네가 부끄러워할 모습을 상상하며 천천히 내뱉는다) 주. 인. 님. 이라는 뜻이에요. 주인님.
릭사엘:... (네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가 약 5초 뒤 정신을 차리고 뺨이 붉어지며) ... 그런 뜻이 있다고?
유스텐:(네 귓가에 작게 웃음소리를 흘리며) 네. (고개를 뒤로 물리며 배를 잡고 웃는다) 아하하, 역시 그런 반응이네요. 귀여워.
릭사엘:너... 너무 배덕스럽지 않나? 아빠라는 단어에 그런 뜻이 있다니.
유스텐:(한 쪽 어깨를 들어올리며 고개를 기울인다) 그러게요. 의외죠? 저도 처음 알았을 땐 깜짝 놀랐어요.
릭사엘:...
유스텐:(슬슬 자리로 돌아가려 뒤돌아서며) 아, 재밌었다 - 이제 마저 식사할까요?
릭사엘:(정신이 혼란스러워 네가 하던 말도 한 귀로 흘려버리고는) ...그럼 배고프다고 한 건...?
유스텐:응? 무슨... 아 - 아까 아빠, 배고파요. 라고 했던 거요?
(순순히 알려줄까 하다가 한 쪽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 글쎄요. 어떤 의미로 들렸는데요?
릭사엘:... 그건 모르겠고, 그저 가슴이 철렁했는데.
유스텐:으, 응? 철렁했다고요?
릭사엘:(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
유스텐:어... (놀리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 충격적일 줄은 몰랐는걸...) 미안해요?
릭사엘:...
유스텐:으음... (멋쩍게 볼을 긁적이다가) 앞으로 이런 말 하지 말까요?
릭사엘:...아, 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화끈거리는 뺨 한 쪽을 손바닥으로 감싼 채 한숨을 살짝 쉬며) ...모르겠다.
유스텐:(형용할 수 없는, 제 안의 시꺼먼 욕망을 마주하며 입술을 달싹인다) '어, 어떡하지...'
'더 놀리고 싶어!'
릭사엘:(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전혀 짐작하지 못한 채로 계속 황망해한다)
유스텐:(슬금슬금 다시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간다.) 절 배불리 먹여주셨으니... (제자리에 앉으려다 테이블 모서리에 하체를 기대앉으며 한 손으로 네 식기를 들어올린다.) 저도 먹여드리는 게 공평하지 않을까요? 주인님.
릭사엘:(네 말에 멈칫했다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괜찮다. 내가 먹을 수 있어.
유스텐:아빠한테도 먹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쉬운 척 슬쩍 다시 일어서며) 알았어요.
릭사엘:(슬쩍 일어서는 네 손목을 덥썩 잡아채고는) ... (잡아채어 놓고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조용히 입을 다문다)
유스텐:? (손목을 의문스럽게 바라보다가 입을 연다) 릭스?
릭사엘:(심장이 덜그럭거리는 감각에 혼란스러워하다가 너를 그대로 끌어당겨 입술을 덮친다)
유스텐:(차마 눈을 감을 새도 없이 입을 맞춰오자 눈을 들어올려 네 얼굴을 확인한다) 읍, 읏?
릭사엘:(당황한 듯한 네 목소리에 잠시 입술을 떼었다가, 찰나에 다시 입술을 붙이고 깊게 파고든다)
유스텐:(거칠게 제 안을 파고드는 입술에 점점 몸이 뒤로 밀려 다급하게 책상 모서리에 손바닥을 짚어 기댄다. 왜 흥분한 것인지 영문을 모르고 다른 한 손으로 네 어깨를 툭툭 친다)
릭사엘:(다급하게 몸을 밀어붙이고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접시와 식기들을 바닥으로 깡그리 밀어낸다. 우당탕 소리를 신경쓸 겨를 없이 네 몸을 빈 테이블 위로 밀어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타며 마저 키스하다가) 하아... 식사는 나중에 다시 차리라고 하지. (네 입술을 마저 덮치고 네 옷속에 손을 밀어넣는다)
유스텐:어, 어? (우당탕 그릇이 바닥으로 엎어지는 소리에 당황해서 뒤로 고개를 돌린다.) 리, 릭스???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테이블 위로 눕혀지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너를 바라보면 또다시 말캉한 입술이 닿아온다.) 응... 으읏... 하아, 네? 네??? 흐앗 (열기로 뒤덮인 손끝이 제 피부를 더듬자 몸을 움찔거리며 반사적으로 반대방향으로 몸을 튼다)
릭사엘:(몸을 뒤트는 네 허리를 단번에 잡아채고 바지 끈부터 느슨하게 풀어 안으로 손을 밀어넣으며) 당장 하자, 유스. (더없이 흥분한 낯으로 네 목을 잘근거리듯 빨며 급히 천을 헤쳐낸다)
유스텐:(너를 진정시키려 다급하게 한 쪽 팔을 붙잡다가) 네??? 자, 잠깐만요, 릭스. 잠깐만. 흣... 뭐, 뭐 때문에 이렇게 흥분한 거예요??
릭사엘:(네 바짓단을 허벅지까지 내려 걸쳐놓고는 손끝을 미끄러뜨려 덜 다물린 구멍을 매만지며) ...모르겠다. 할래. 하게 해줘. (달뜬 표정으로 급히 네 입구를 뭉근히 문지른다)
유스텐:하아, 하... 대체... (당황스럽긴 하지만 제게 욕망을 품는 모습이 싫지 않아서 너를 밀어내지 않고, 네가 입구 부근을 문지를 때마다 이따금씩 몸을 흠칫흠칫거린다) 읏, 흐으... 아,
릭사엘:(몇 시간 전에 들쑤셔진 여파로 여전히 흐물하게 풀려 있는 네 입구를 매만지다가 손가락 하나를 안에 푹 쑤셔 넣는다. 녹진녹진하게 풀린 살이 단번에 피부를 감아쥔다. 예배 전 정액을 다 빼냈던 것이 아니었던 탓에 질척한 감촉이 묻어있다. 벅차오른 숨이 코끝에 걸리는 감촉에 거칠게 제 하의를 대충 끌어내려 좆만 꺼낸다) 하아... 싫으면 밀어내. (네 안에서 손을 빼고 곧장 입구에 성기를 갖다붙인다)
유스텐:리, 릭스, 너무 급한 것 같은데, (제 말은 전혀 들리지 않는 듯 조급한 네 손길에 심장이 쿵쾅거린다. 갑작스럽게 손가락이 안에 들어오자 깜짝 놀라 입구를 힘껏 조인다. 손가락의 부피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뭉툭한 것이 닿자 온몸의 솜털이 오소소 솟아올라 숨을 들이킨다) 하읏, 설마... "아빠"라는 말 때문에...?
릭사엘:모른다, 그러니까 적당히 놀리지 그랬어. (입구를 자극하듯 귀두를 주름 가운데로 꾹꾹 눌러대다가, 느슨하게 벌어지는 사이로 끄트머리를 푹 찍어넣는다. 고작 선단 끝부분만 먹였는데도 더 달라는 듯 달라붙는 속살에 눈이 벌겋게 익는다)
유스텐:윽, 흐읏... (안 그래도 아직 덜 다물린 구멍에 부드러운 살덩이가 점점 입구 주름을 하나하나 피며 들어오자 버거운 듯 허벅지 안쪽 근육이 경직된다. 밑입술을 잘근 깨물며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앓는 듯한 신음을 토해낸다) 으흑... 이렇게 흥분할 줄은, 하아, 몰랐단 말예요...!
릭사엘:(투정부리지만 싫다고는 안 하는 네 반응에, 참을성 없이 안쪽을 짓치고 들어간다. 이미 한 차례 들쑤셔진 덕인지 뿌리까지 한 번에 쑥 들어간다. 음낭이 짓눌린 네 엉덩이 사이가 발긋하게 물든 것에 아득한 짜릿함이 인다. 끈적한 구멍에 파묻힌 좆기둥이 단번에 안쪽을 밀고 젖힌다) 하... 윽, 좋아. (사정없이 시작된 움직임에 내벽 안쪽에 고여있던 정액이 왈칵 터져 흐른다)
유스텐:(두꺼운 선단이 완전히 들어온 이후부터 매끄럽게 안에 들어오자 눈을 꾹 감은 채로 목구멍에서 터져나오려는 신음을 참아낸다) 후으... 당신, 왜 이렇게 , 읏, 급해요. (네 좆을 받아먹으며 제 것도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엉덩이골을 타고 무언가 흐르는 느낌이 들자 아직은 익숙치 않은 느낌에 엉덩이를 바짝 조인다. 네 팔을 조금 세게 붙잡으며 고개를 들어올려 너를 올려다본다) 흐으, 릭스, 아... 내가, 흣, 방금처럼 부르길 원하는 거예요?
릭사엘:하... 모르겠고, 우리 이대로 애 생길 때까지 해. (네 목에서 타고 흐르는 흐느낌을 격려 삼아 정신없이 허리를 밀고 뺀다. 구멍 안쪽을 주륵 타고 흐르려던 정액이 추삽질에 밀려 쿨쩍쿨쩍 소리를 내다가 포말이 일기 시작한다. 성감이 잔뜩 오른 몸에 사랑스럽기 짝이 없는 네 몸까지, 모든 감각이 불꽃이 날름거리는 혓바닥에 휩쓸린 듯 격렬해진다.)
유스텐:네? 아읏, 잠깐, 앗, 아...! (허릿짓에 맞춰 온몸이 위아래로 흔들리고 머리까지 같이 흔들리는 것 같다. 평소보다 훨씬 흥분했다는 사실이 좋으면서도 덜컥 겁이 밀려온다.) '애 생길 때까지 어떻게 하라고... 이러다 기절하는 거 아니야?' (혼란스러운 와중 창가에서 햇살을 받아 그늘진 네 모습에 가슴팍을 들썩인다. 흐물흐물 물러터지다 못해 아까 사정한 정액이 줄줄 흐르는 내벽을 사정없이 쑤셔대는 움직임에 민망해 죽을 것 같아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아, 아앗... 흐윽.
릭사엘:(얼굴을 가리는 네 양손을 두 손으로 잡고 아래로 끌어내리며, 허리를 튕기듯 푹푹 안을 찍으며) 하... 숨기지마라. 다 보여줘야지. 내 건데. (네가 느끼는 지점만 골라 콱콱 찌르다가 상의 아랫단에 손을 밀어넣어 도톰하게 솟아오른 유실을 굴리고, 입술을 덮친다. 위아래 할 것 없이 자신으로 가득 차 헐떡이는 네 모습에 짜릿한 흥분감이 파도처럼 몰아덮친다.)
유스텐:그치만 - 아, 윽... 흐으... '이걸 어떻게 두 눈 뜨고 볼 수 있겠냐고...' (얼굴을 가릴 손이 없어지자 강제로 제 앞에서 허릿짓하는 네 모습을 마주한다. 너무 야하다. 이런 건 너무 야했다. 음탕하다는 말 외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적나라한 모습을 두 눈 뜨고 보기 힘들어 고개를 휙 돌린 채 눈을 질끈 감는다.) 으응... 읏... (달달 떨리는 허벅지가 점점 안쪽으로 모여들다가 네 허리를 감싼다)
릭사엘:(조여드는 네 허벅지에 맞춰 마주 조여드는 안쪽에 제 흔적을 남길 기세로 빡빡하게 좆을 틀어박고 뽑아대길 반복한다. 빳빳이 선 성기에서 더없이 짜릿한 감각이 전류 흐르듯 온몸에 번지며 뒷골을 찔러댄다) 후우... 흣. 갈 것 같은데 안에 싸도 되나? (그렇게 말하면서도 네가 혹여 거부할까 싶어, 가득 부풀어오른 귀두갓에 딸려오는 내벽을 긁어대고 고환이 철썩철썩 살 부딪히는 소리가 나도록 몸을 움직인다)
유스텐:(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전립선에 끊임없이 반복해서 퍼붓는 자극에 온몸을 벌벌 떨어댄다. 질끈 감은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가느다란 목소리로) 하, 좋아... 흐읏, 응... (더욱 더 가까이 닿고 싶다는 듯 네 팔꿈치를 붙잡아 제게로 당긴다. 희뿌연 시야 속에서 너를 담아낸 채 고개를 끄덕이며) 으응, 안에... 전부 싸주세요. 아윽... (네가 몸을 올려붙일 때마다 반쯤 선 성기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액을 흘려대기 시작한다)
릭사엘:후우... 그래, 안에 다... (뱃가죽 위를 축축하게 두드리는 감촉에 손을 뻗어 네 기둥을 위아래로 흔듦과 동시에 네 구멍을 누비던 좆을 거칠게 휘둘러 내벽을 사정없이 찍어누른다. 헐떡이는 숨 소리가 뇌를 강타할 듯 울려대다가, 막힌 둑 터지는 듯한 강렬한 쾌감과 함께 미간이 잔뜩 구겨지고, 부르르 떨기 시작한 귀두 끝에서 정액이 죽죽 뿜어져나오기 시작한다. )
유스텐:(입을 반쯤 벌린 채 네 허릿짓에 맞춰 엉덩이를 정신없이 꽉꽉 조여댄다. ) 좋아... 좋아... 릭스, 릭ㅅ... , 하, 으윽... (쾌감으로 반쯤 정신이 나가 네가 사정함과 동시에 이쪽도 반쯤 흐느끼며 사정한다. 성기에서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액이 제멋대로 툭툭 분출된다. 네 팔꿈치를 붙잡던 손끝에 힘을 꽉 쥔 채로 허리를 높이 쳐든 채 바르르 경련하다가 힘이 전부 빠져버려 툭 - 하고 테이블 위에 몸을 기대 숨을 고른다.) 하아, 하...
릭사엘:(사정을 한 뒤에도 네 안에서 좆을 빼지 않고 네 푹 퍼진 내벽이 뭉클하게 정액을 머금고 있는 촉감을 즐기듯 허리를 천천히 흔들다가, 이윽고 흐물해진 성기를 뽑아낸다. 활짝 벌어진 입구를 타고 거품이 인 정액덩이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음탕한 광경에, 제법 만족스러운 듯 구겨져 있던 미간을 펴고는 구멍 안쪽에 손가락을 쿡 찔러넣어보며) ... 그대 안에 내가 가득해. 느껴져?
유스텐:(네 허리에 감고 있던 허벅지를 풀고 무릎을 살짝 들어올리며 얼굴이 화끈 - 달아오른 채로) 당신은 그런 말을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릭사엘:(백탁액이 빠짐없이 고루 묻은 내벽을 손끝으로 살며시 자극하며) 또 부끄러운 건가? 내 정액 하루이틀 받은 것도 아니면서.
유스텐:(온몸이 땀으로 젖어 미끈거리고 활짝 벌어진 입구는 홧홧하게 달아오른다. 여전히 경련하듯 떨며 민망함에 허벅다리를 비비적거린다.) 그건 그렇지만, 뭐라 대답해야 할지... (시선을 돌리며) 느껴진다고 하면 뭔가 변태 같단 말예요.
릭사엘:변태 같기는. 부부 사이에. (네 턱끝에 입술을 쪼듯 키스하다가 고개를 내려 정액방울이 슬금 맺힌 네 귀두를 가볍게 빤다)
유스텐:으앗, 리, 릭스...! (예상치 못한 네 행동에 귀가 붉게 물든다.)
릭사엘:(네 선단을 깨끗이하듯 혀로 훑고 입술을 떼며, 젖은 입가를 날름 핥고는) 왜 불러, 여보.
유스텐:거긴 왜 빠는 거예요...!
릭사엘:그대 거면 내 건데, 먹으면 안 되는 법이라도 있어?
유스텐:그건 , 아니긴 하지만... (손등으로 슬쩍 입을 가리며 고개를 돌린다) 기분... 이상하단 말예요.
릭사엘:그대가 싫어하는 게 아니라면 더 하고 싶은데, 싫어?
유스텐:(머뭇거리다가) ... 싫지는 않아요. 그래도 맛도 없을텐데...
릭사엘:상관 없다. (전혀 거리끼지 않는다는 듯 네 귀두를 다시 입에 물고 가느다랗게 패인 요도구 안쪽으로 혀를 넣어 부드럽게 쓸어내듯 빤다)
유스텐:으응, 아앗... (사정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극이 강해 발가락을 꼼질거리며 겨우 고른 숨이 다시 가빠진다.)
릭사엘:(할딱거리는 네 호흡 소리에 천천히 침 묻은 네 귀두를 입에서 떨어뜨린다. 가느다란 침줄기가 이어지다가 툭 끊기는 광경까지 보다가) 아이 생길 때까지 하자고 했었는데, 그대 체력이 되나?
유스텐:(네 말에 놀라서 겨우 고개를 들어올리며) 그 말 진심이었어요??!!
릭사엘:딱히 진심도 거짓도 아니었다만. 몇 번 정도는 더 할까 했지.
유스텐:(뒷통수를 다시 테이블 위에 기대며) 하아... 난 또 하루종일 하자는 줄 알고 놀랐잖아요. (2-3번 정도를 생각하며) 저는 더 할 수 있거든요?! 제 체력을 얕보시면 큰 코 다쳐요!
릭스야말로 더 할 수 있어요?
릭사엘:(네 다리에 덜렁거리며 걸쳐진 바지를 마저 벗겨내고 맨 다리를 제 어깨 위에 걸치며) 도발인가? 그럼 그대가 원하는 만큼 하지.
유스텐:(진짜 제대로 하려는 듯한 네 행동에 움찔하다가 이대로 질 수 없어서(?)) 도발이 아니라 신부로서 걱정해주는 거거든요?! 먼저 쓰러지시면 체면이 말이 아니니까요.
릭사엘:나야 그대 앞에서 체면 차릴 이유도 없지만, 그대가 괜찮다고 하니. (네 양 볼기짝을 잡아당기고 정액이 꿀렁꿀렁 흘러나오는 입구에 방금 사정한 좆 끄트머리를 문지른다)
유스텐:(바로 입구를 문지르자 당황해서 무릎을 저도 모르게 살짝 움찔하고 들어올린다) 아, 아니 당신 방금 내보내지 않았어요? 어떻게... '벌써 다시 섰다고?' (믿을 수 없어서 제 가랑이 쪽을 내려다본다.)
릭사엘:확인하고 싶으면 고개를 드는 것보다 다리를 벌리는 게 빠를 텐데. (질퍽하게 물든 구멍 입구로 선단을 쿡쿡 찌른다)
유스텐:흣... 마, 말도 안돼. '그게 가능하다고?' (긴장감에 갈비뼈가 들어올려질만큼 입을 벌린 채 숨을 몰아쉰다)
릭사엘:왜 놀라. 방금 전엔 더 할 수 있다고 하더니. (네 턱을 부드럽게 잡아올리고 느릿하게 뺨을 핥는다)
유스텐:(발끈) 더 할 수 있는 거 맞거든요...! 당신은 쉬지도 않았는데 세, 세울 수 있어요?!
릭사엘:섰잖아. 넣어야 알겠어? (네 허벅다리 안쪽에 손을 넣어 벌리고 질척거리는 입구에 팽팽하게 오른 귀두를 가볍게 먹인다)
유스텐:(놀라서 엉덩이를 가볍게 들썩이다가 왠지 모를 충동에 휩싸여 시치미를 툭 뗀다) ... 네! 모르겠는데요?!
릭사엘:(몸을 겹치며 흐물흐물 벌어진 입구에 귀두부를 쿡 찔러넣고는 가볍게 왕복해대며) 더 할 거야, 말 거야. 빨리나 말해.
유스텐:(어버버거리다가 눈을 꾹 감으며) 으...읏.... 하, 할 거예요! 하고 싶다고요!
릭사엘:그래. (네 허리를 붙잡고 빠르게 안을 콱 들이받는다. 그리고는 네가 자지러질 새도 없이 뱃속을 왕복하기 시작한다)
속도를 조절할 여유 없이 짓쳐드는 몸에
정신이 까마득이 아득해져옵니다.
허벅지 뒤쪽에 부딪히는 달아오른 체온 사이로
진득한 습기가 배어나오고
짧고 거친 리듬 속에 피부가 뒤섞입니다.
아침 햇살이 머리맡에 기어들어옵니다.
아침부터 체력이 다 닳게 생겼네요.
그러거나 말거나 격렬한 몸짓은 당신에게 부대끼고
몰아치는 절정의 절벽 끝자락에서
당신을 기어이 바닥으로 밀어뜨립니다.
.
.
.
깜빡, 깜빡.
머리가 멍합니다.
얼마나 울었었는지 눈가가 뻑뻑하고
가만히 누워만 있는데도 관절이 삐그덕거립니다.
...몇 번이나 했었더라.
다섯 손가락으로 겨우 셀 것 같네요.
정신없이 뚫렸던 뒷구멍이 아직도 벌어져있는 느낌이 납니다.
유스텐:(뒤늦게 허리를 포함해 온 몸을 두드려맞은 것 같은 통증이 밀려오자 눈을 감고 가늘게 신음한다) 으으...
도발이 너무 제대로 먹힌 탓이었을까요.
아직도 안에서 무언가가 흐르는 착각이 듭니다.
임신이 되는 몸이었다면 분명 오늘 임신했겠죠...
아직 아니라서 천만다행입니다.
유스텐:(퀭 ㅡ ) 아직 임신 못 하는 몸이라서 다행이다...
하아... 풀떼기만 먹는다고 얕보다가 큰 코 다쳤네... 끽해야 1 - 2 번 정도만 더 하고 끝낼 줄 알았는데.
아니 왜 이렇게 기운이 좋은 거야? 훨씬 젊은 내가 체력 싸움에서 진다고?
으으 - (소리없이 고개를 숙인 채 오열하다가) ... 그래도 끝내주게 좋긴 했지...
(누운 채로 고개만 돌려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릭스는... 남은 일정 끝내러 갔나 보네.
당신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으면
때마침 신전의 종소리가 울려옵니다.
예배당이 비기 시작하면 나던 소리입니다.
당신이 체력 이슈로 곯아떨어진 사이
시간이 많이도 지났던 모양이죠.
조용하던 복도쪽이 갑작스럽게 부산스러워집니다.
아무래도 예배당을 빠져나온 사제들이
제자리로 복귀하는 모양입니다.
유스텐:
듣기
기준치:60/30/12
굴림:10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사제들이 지나가며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아이들, 세례, 은침, 접시, 베일 등등의 단어가 들립니다.
유스텐:
지능
기준치:55/27/11
굴림:90
판정결과:실패
음... 아이들을 대상으로 세례라도 한 것일까요.
정확한 건 알 수 없습니다.
당신이 슬며시 일어나 침대 모서리에 앉으면
이윽고 문이 차분히 열립니다.
온통 검은 교주복을 차려 입고
코끝과 입술을 포함한 얼굴 반을
금실 자수 짜인 검은 베일로 가린 릭사엘이
조심스럽게 한숨을 쉬며 방 안으로 들어섭니다.
릭사엘:...일어났나? 많이 피곤해 보이길래 깨우지 않고 다녀왔는데.
유스텐:(네가 들어오자 낮게 앓는 소리를 내며 힘겹게 상체를 천천히 일으킨다) 읏... 네. 생각보다 일찍 왔네요? 무슨 힘든 일이라도 있었어요? 당신이 한숨을 다 쉬고.
릭사엘:(머리에 쓰고 있던 금실관을 천천히 벗으며) 힘들기는. 별일 아니었다. (테이블에 관을 내려놓고 네 옆으로 와 앉으며) 더 안 자도 되겠어?
유스텐:(고개를 저으며) 푹 자서 괜찮아요. (유심히 네 모습을 관찰하다가) 이번 건... 처음 보는 차림이네요?
릭사엘:...다 비슷한 옷이라 못 알아볼 줄 알았는데. 관찰력이 좋구나.
(천천히 얼굴을 가리고 있던 베일을 걷어내며) 세례식을 하고 와서 그래. 세례식은 아무래도 절차상 타인과의 접촉이 불가피한지라, 복장이나 구성이 좀 달라.
유스텐:신기해요. 뭐랄까... 신비로운 느낌?
베일까지 쓰니까 당신이 신부 같아요.
릭사엘:... (예상치도 못한 말에 당황해 말이 없어진다)
유스텐:(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베일과 관을 번갈아 보다가) 저도 한 번 걸쳐봐도 돼요?
릭사엘:...물론. (벗어낸 베일을 너에게 건네주고 테이블에 놓아두었던 관을 가져온다)
유스텐:'이렇게 쓰는 거 맞나?' (베일을 펼쳐 요리조리 살펴보다가 조심스레 베일을 쓰고 너를 쳐다본다) 어때요?!
릭사엘:...우아해보이는군.
어쩐지 비밀 결사 같은 느낌도 나고.
유스텐:정말요?! (네 말에 더욱 더 자신감이 솟아서 허리를 쫙 핀 채 어깨를 으쓱이며, 자신만만하게 손바닥을 펼쳐 제 가슴 위에 올려 포즈를 취한다) 훗... 유스텐 님 이라고 불러주세요.
릭사엘:(네 머리카락을 차분히 빗겨주고 머리에 금실 관을 내려주며) 유스텐 님.
유스텐:(네가 어울려주자 더 신나서 헤실헤실 웃으며 관을 받으려다 다시 연기에 집중하려 헛기침을 한다.) 흠흠... 그래그래.
릭사엘:소원이 있는데 들어주시렵니까?
유스텐:(손짓하며) 음? 그래. 이 몸이 친히 들어줄테니, 뭔지 말해보거라.
릭사엘:받아주셨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슬그머니 간이 책상 서랍을 열고 벨벳으로 된 케이스를 하나 꺼내와 네 앞에 내민다. 어쩐지 민망한 기분이 든다)
유스텐:응? '그냥 하는 말 아니었어?' (어리둥절해하며 케이스를 빤히 보다가) 이게 무엇이지?
릭사엘:(머뭇거리다가 달칵 벨벳 케이스 덮개를 연다)
릭사엘이 한눈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벨벳 케이스를 열자
화려한 광채를 내뿜는 목걸이가 드러납니다.
부드러운 장밋빛을 머금은 핑크 다이아몬드가
흔히 보지 못한 팔각성 형태로 컷팅되어 있습니다.
여덟 갈래의 각이 정확히 균형을 이루며 중심으로 매끄럽게 수렴하고
테두리에는 작은 다이아몬드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유스텐:(거만한 자세로 턱을 괸 채 누워있다가 멀리서 봐도 번쩍거릴 것 같은 고가의 물건을 보고 놀라서 뒤집어진다. 너무 놀란 탓에 금실 관이 비스듬히 머리에 매달리는 것을 한 손으로 겨우 지탱하며 역할극을 하는 것도 잊어버린다.) 이, 이게 뭐에요?
릭사엘:...그대에게 주려고 준비했어.
유스텐:이, 이거 그냥 봐도 엄청 비싸보이는데... 정말 제 거라고요?
릭사엘:(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대만을 위한 결혼 예물을 주고 싶었다. 그대 몫으로 주었던 보석과 장신구들은 엄밀히 말하면 교단의 재산인지라... (긴장한 탓인지 평소와 달리 말이 조금 느리다)
음... 그것들은 원래 교단 소유였던 것들이라, 그대를 위해 준비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말이 더듬더듬 나오는 게 익숙치 않아 머쓱하게 시선을 피한다)
유스텐:릭스... (잠깐동안 말없이 네 얼굴과 목걸이를 번갈아보다가 입을 열었다가 다물기를 반복한다. )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너무... 너무 ...
(곧 울 것 같은 얼굴을 하며 목소리가 조금씩 떨려온다) 예뻐요... 살면서 이런 건 받아본 적이 없는데...
릭사엘:(조심스러운 손길로 목걸이를 들어올려 손가락에 걸치며) ...이리 돌아앉아. 목에 걸어줄 테니.
유스텐:(고개를 끄덕이며 네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 몸을 돌려 앉는다. 슬쩍 뒷머리를 옆으로 넘기며 고개를 숙인 채 네가 걸어주길 기다린다.)
릭사엘:(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네 어깨로 목걸이줄을 두르고 목에 잠금장치를 걸어준 뒤 네 목 가운데 펜던트가 위치하도록 조정한다) 그대가 마음에 들어해서 다행이다. 비싼 것을 꺼려하길래 받아주지 않을까 걱정했어.
유스텐:(귓가가 빨개져 여전히 등을 돌린 채로 대답한다) 이걸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요. 당신이 날 생각하면서 준비한 물건이잖아요...
릭사엘:... (네 말에 덩달아 귓가가 빨개져 움찔거리며 손을 거둔다)
유스텐:(다시 몸을 네 쪽으로 돌려 수줍게 눈을 내리깔다가 너를 올려다본다) ... 어울려요?
릭사엘:...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잘 어울려. (부끄러운 듯 눈을 가만 깜빡인다)
유스텐:(관과 베일을 벗고 두 팔을 벌려 너를 끌어당겨안는다. 네 귓가에 대고 숨 섞인 목소리로) 고마워요...
릭사엘:(너를 마주 끌어안고 은근히 달아오른 뺨을 네 어깨에 부비며) ...고맙기는.
유스텐:(네 양 어깨를 붙잡고 몸을 뒤로 물려 네 표정을 확인한다.) ...당신 지금 부끄러워하는 거예요?
릭사엘:...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네 어깨에 얼굴을 폭 파묻는다)
유스텐:(눈썹이 찌푸려질 정도로 웃으며) 귀여워... 나 봐봐요, 여보.
릭사엘:(도리도리)
유스텐:(네 뒷통수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진짜 안 볼 거예요? 뽀뽀해주려고 했는데.
릭사엘:(그 말에 멈칫 고갯짓을 멈췄다가, 슬며시 고개를 든다) ...해줘.
유스텐:(너와 눈을 맞추고 사랑스럽다는 듯이 빤히 바라본다. 입술에 입을 맞추려다가 슬쩍 옆으로 옮겨 뺨에 입을 맞췄다 뗀다) 만족해요?
릭사엘:(얼굴이 붉어진 상태여도 뺨에만 닿는 입술은 살짝 불만스러워, 제 입술을 툭툭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여기 해줘.
유스텐:(반눈을 뜨고 씩 웃으며 대답대신 네 입술에 제 입술을 지그시 누르다가 네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차례로 오물거렸다 뗀다) 오늘따라 어리광을 자주 부리네요.
릭사엘: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작게 중얼거리듯 툴툴거린다)
유스텐:(키득거리며) 저 때문이라는 거예요?
릭사엘:그대 때문이지. 내가 다른 사람 앞에서 이럴 리가.
유스텐:그건 그렇죠.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걸 어쩌나... (네 두 뺨 위에 손을 올리며) 제가 책임져야겠네요.
릭사엘:...어떻게 책임을 질 건지 구체적으로 항목 5가지 이상, 각 항목당 500자로 설명해줘. (민망함을 감추고 싶어 되는대로 말한다)
유스텐:(어이없다는 얼굴을 하며 제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어서) 네, 네?
릭사엘:...그냥 해본 소리야.
유스텐:... 한 번만 더 그런 말 들으면 진짜 기절하겠어요.
릭사엘:그 정도야?
유스텐:당신은 장난도 진심인 것처럼 보인단 말예요.
릭사엘:(잠시 고민하다가) ...그럼 장난을 잘 친다는 뜻 아닌가?
유스텐:(절레절레) 하아... 정말이지...
릭사엘:역시 재능이 좀 있는 것 같다. 갈고 닦으면 그대를 완전히 속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유스텐:당신이 이렇게 장난꾸러기일 줄은 몰랐는데요.
릭사엘:'꾸러기'가 붙을 정도까진 아닌 것 같은데.
유스텐:아니기는.
릭사엘:아니야?
유스텐:네.
릭사엘:(지금까지 네게 쳤던 장난들의 횟수로 빈도를 계산해보고는) 아무리 생각해도 장난꾸러기까지는 아니야.
유스텐:참 나 - 그럼 그런 걸로 해줄게요.
릭사엘:'그런 걸로 해주는' 게 아니라 내 말이 맞다.
유스텐:아, 정말 - 알았어요. (한숨을 푹 내쉬며) 당신이 예전에 "따지기를 좋아하는 성격" 이라고 말했던 거, 이제 알 것 같아요.
릭사엘:... 그렇게 그대 입으로 들으니 내가 깐깐하고 귀찮은 사람이라는 것처럼 들리는군.
유스텐:자기가 자기 입으로 말했던 거잖아요.
릭사엘:그렇지. 그래도 그대에게 그런 평을 듣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유스텐:(입꼬리를 끌어당기며 네 옆머리를 쓰다듬는다) 당신도 은근히 애 같은 면이 있다니까요. 고집불통에, 따지는 것도 좋아하고... 생각보다 부끄럼도 잘 타고.
릭사엘:(머리카락을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에 잔잔한 체온이 번져 가슴이 뭉클해진 채로) ...그대만이 날 이렇게 만들어.
유스텐:(바람빠진 숨을 픽 - 내쉬며) 내가 없으면 안 되겠네요.
릭사엘:...없으면 안 된다. 내가 무너져.
유스텐:(장난스런 투로)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자기 거에 이름 쓰라고들 하던데, (너를 슬쩍 올려다보며) 어떻게, 이름이라도 쓸래요?
릭사엘:(이름을 어디다가 쓰라는 거지 싶어 고개를 갸웃하다가) ...보통 어디에 쓰는데?
유스텐:(눈을 굴리며) 흠... 보통은 잘 보이는 곳에 쓰죠?
... 볼에다 쓰면 안 돼요.
뭐, 애초에 장난으로 말한 거 아시죠?
릭사엘:(사실 이곳의 사람들은 네가 제 신부인 것을 얼굴만 봐도 알 테니 쓸 필요도 없다는 걸 알지만) ...알지. (라고는 말하지만 이미 여기저기 이름을 써두는 상상을 해본 지 오래다)
유스텐:(네가 무슨 상상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로 순수하게 네 볼에 이름 쓰는 걸 상상하고 혼자 쿡쿡 웃는다) 장난이긴 하지만, 재밌을 것 같지 않아요?
릭사엘:(...그게 재밌을까 싶지만 구태여 말하진 않으며) 그럼 그대가 나한테 써주겠어?
유스텐:(자발적으로 부탁하자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뜬 채로 깜빡인다) 응? 진심이에요?
릭사엘:(고작 이런 걸로 네가 즐거워한다면야...) 응.
유스텐:음... 그치만 지금은 쓸 수 있는 도구가 없는데. ... (무언가 떠오른 듯 말없이 네 목을 빤히 바라보다가 혼자서 빠르게 도리질친다)
릭사엘:(갑자기 도리질치는 너를 의아한 듯 바라보며) 왜 그래, 여보. 무슨 생각을 했길래.
유스텐:(네 시선을 피하며 민망한 듯 볼을 긁적인다) 그게... 조금 변태 같은 생각을 했거든요.
릭사엘:말해봐. 변태 같으면 어때.
유스텐:( 네 말에 힘(?)을 얻어 볼을 살짝 붉힌 채로 웃으며) 그, 그렇죠?! 부부 사이에 좀 변태 같은 생각 할수도 있지!
릭사엘:(순순히) 그럼. 그래서 무슨 생각을 했지?
유스텐:(머뭇거리다가 양손을 꼼지락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키스마크... 남기는 생각을 했어요.
릭사엘:키스마크? 그게 뭐지?
유스텐:어, 몰라요? 정말?
'하긴 가정교사가 알려주는 건 그저 대를 잇는 목적이 컸을테니 굳이 이런 것까진 안 알려줬으려나.'
릭사엘:(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그건 어떻게 남기는 건데?
유스텐:그러니까... 음... '이걸 내 입으로 직접 설명하려니까 민망하네.' (궁금하다는 듯 저를 빤히 바라보는 네 시선을 슬그머니 피한 채로) '한 번도 안 했지만 내가 알기로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끼리 소유욕이나 애정표현을 할 때 주로 남기는 건데, 어떻게 하는 거냐면... 어...
설명하기 조금 어렵네요. 하하... '사실 말로 설명하기 민망한 거지만.'
릭사엘:그래? 그러면 직접 해줘. 남기는 건 어디에 하지? 잘 보이는 곳이면... 손목이나 목인가? (고개를 살짝 옆으로 늘어뜨리고 눈을 깜빡인다)
유스텐:보통은 그렇...겠죠? '아마도...?' (진짜 하라고 할 줄은 몰랐어서 안절부절 뒤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린다. 훤히 드러나 하얗게 잘 뻗은 목선을 보자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다.) '왠지 이거 나쁜 짓을 하는 기분인데. 괜찮으려나...'
릭사엘:(네 긍정에 조심스럽게 입고 있던 옷깃의 단추를 풀어 목선이 잘 드러나도록 천을 끌어내리고 고개를 옆으로 젖히며) ...난 이러고 있으면 되나?
유스텐:'이 사람은 왜 목선까지도 예쁘게 생긴 거야.' (속으로 비명을 지르면서도 차마 네 목에서 눈을 떼질 못한다. 숨을 들이켰다가 밑입술을 꾹 깨물기도 하다가 다시 한 번 목울대가 울렁거린다. 천천히 네 목에 가까이 고개를 들이밀며 목 부근에 대고 속삭인다) 그럼... 실례할게요.
릭사엘:(슬그머니 닿는 부드러움에 느린 숨을 뱉어내며) ...실례일 것까지야.
유스텐:(네 가느다란 목에 깃털처럼 가볍게 입술을 지그시 누르다가 너를 안심시키듯 쪽 쪽 소리나게 입을 맞춘다. 그러다 입술을 오므려 천천히 흡입한다. 입술을 움찔거리며 아프지 않을 정도까지만 강도를 높이다가 입술을 살짝 떼고 어루만지듯 혀로 그 부분을 핥아준다. 상체를 뒤로 물리며 민망함에 고개를 돌린다) ... 끝났어요. 음... 저도 처음이라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네요. 아프지는 않았어요?
릭사엘:아픈 건 모르겠고... 간지럽긴 했다. 그런데 이게 끝인가? 뭐가 남기는 했어? (이런 것으로 피부에 무언가가 남기는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대 보기엔 어떻지?
유스텐:(온통 흰 피부 사이에 누가 봐도 제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울혈을 발견하고 얼굴이 빨개진다) ... 그게, 좀 벌레 물린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분 되게 이상하네.' 거울 한 번 볼래요?
릭사엘:궁금하긴 한데... 이 방엔 거울이 없으니 나중에. (네 입술 감촉이 남은듯한 목을 손끝으로 괜히 매만져보며) ...마음에는 드나? 난 그대 흔적이 내 몸에 남은 게 썩 만족스러운데.
유스텐:(솔직하게 말할까 머뭇거리다가) ...좋아요. 처음이라 제대로 한 건진 모르겠지만... 왜 연인들 사이에서 이런 걸 남기는지 알 것 같아요. 묘한 기분이에요.
릭사엘:...동감이야. 좀 낯설긴 한데, 싫은 기분은 아니군. 오히려 좀 좋기도 하고.
유스텐:근데... (배덕한 느낌이 들어 네게 남긴 자국을 계속 보다가) 조금 윗부분에 한 것 같은데, 옷으로 안 가려지면 어쩌죠? 미안해요...
릭사엘:...오히려 좋아.
유스텐:좋다고요?
릭사엘:(고개를 끄덕이며) ...티를 낼 거면 확실하게 내는 게 좋지.
유스텐:그래도... '교주님인데 저런 거 보여도 괜찮은 건가...??'
릭사엘:설령 교인들이 보더라도 신부와 금슬이 좋다고 생각하겠지. 신의 뜻을 곧 이루겠다고. 문제될 건 없어.
유스텐:그렇군요. (머뭇거리며 눈을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리다가) 저...
어떻게 하는지는 이제 알 것 같나요?
릭사엘:...대충은. 그대에게도 해줄까?
유스텐:(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응... 남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눈을 돌린 채로 손을 들어올려 옷 윗깃을 살짝 끌어내린다) ...여, 여기에.
릭사엘:(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입술을 네 목선에 가져다 붙인다. 연약한 맥박이 맞댄 입술 아래로 가녀리게 뛰는 촉감에 어쩐지 내쉬는 숨이 더워진다. 네가 했듯 가볍게 그곳에 깃털처럼 입을 맞추고 달래듯 혀끝을 둥글렸다가, 조금 힘을 주어 빨아들인다. 연한 살결이 입 안쪽에 살짝 딸려들어오며 살 내음이 밀어닥쳤다가, 약해지는 흡입에 부드럽게 밀려나간다. 이윽고 부드럽게 혀를 쓸고 입술을 떼자, 네 목덜미에 선연하게 남은 붉은 자국이 보인다) ...아, 이렇게 되는 거구나. (손끝으로 네 목에 남은 제 흔적을 가만 문질러본다)
유스텐:(어깨를 움찔거리다가 귓가가 달아오른다.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며) ... '이거 당하는 것도 기분이 좀...' 어때요?
릭사엘:말해서 뭐해. 예뻐.
유스텐:... 기분 이상해요, 이거.
릭사엘:(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별 것도 아닌데 뭐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랄까... 두서가 없지만 느낌이 그렇군.
유스텐:그쵸... 민망하고...
릭사엘:(끌어내려진 네 잠옷 옷깃을 다시 가지런하게 정리해주며, 말 돌리듯) ...새벽부터 바빠서 식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먹을까.
유스텐:그, 그럴까요?
릭사엘:그러자.
유스텐:저는 아까 먹은 거랑 같은 걸로 주셔도 좋아요.
릭사엘:그래도 점심이 훌쩍 지났는데 아침보다는 상차림이 후해야지.
준비하라고 시킬 테니 먹을 준비만 하고 있어.
유스텐:응. 알았어요. (머쓱)
.
.
.
화려한 정찬을 즐기고 가볍게 티타임까지 갖자
하늘은 어느덧 노을이 집니다.
부른 배를 안고 침대에 기대어 누워있는 당신 곁에 다가온 릭사엘이
천천히 손에 깍지를 잡아 낍니다.
당신이 의아함에 고개를 들어보면
릭사엘의 남청색 머리카락 위로
붉은 노을빛이 물들어 있습니다.
릭사엘:(천천히 네 손을 잡아끌며) 전에 말했던 우리 새 신혼방 청소가 끝났다더군. 한 번 가보겠어?
유스텐:(눈을 깜빡이며) 어, 벌써요?! 좋아요!
릭사엘:내 사제들은 손발이 빠르지.
일단 방 면적과 채광, 구조를 알아야 그대가 인테리어할 때 수월할 거다. 지금 갈까 하는데, 괜찮지?
유스텐:'방 면적? 채광?' (현실적인 부분을 듣자 멍한 얼굴로 듣다가 "괜찮지?" 라는 말만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네, 네!!
당신이 고개를 끄덕이자
릭사엘은 부드럽게 당신을 이끌고
방을 벗어납니다.
기존 방과 거리가 멀다는 말은 사실인지
당신은 복도의 끝에서 끝으로
계단을 아래에서 위로 계속 오르며
그와 한참이나 복도를 거닙니다.
대체 언제쯤 도착하나 싶을 때쯤,
릭사엘이 움직이던 발걸음을 조금씩 늦추다가
화려하고도 우아한 고전적 음각 장식의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춥니다.
곧 소리 없이 문이 열립니다.
내부로 시선을 돌리자마자 화려하게 빛나는 석양빛이 쏟아지고
느릿이 흘러가는 구름이 산등성이에 걸쳐져 있습니다.
시야가 아득히 보이는 곳쯤에는 너른 호수가 비칩니다.
방이라고 하지만 전망대에 가까울 정도로 창이 큰 방에
고급스러운 레이스 커튼이 너울거립니다.
당신은 천천히 방 안으로 발을 들입니다.
온갖 가구를 다 두어도 될 만큼 널찍한 중앙룸에
사이드룸으로 향하는 듯한 문들이 세 개나 놓여 있습니다.
유스텐:와 - (주위를 엄청 열심히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한 발짝씩 발걸음을 옮겨 내부로 들어간다) 방이... 엄청 커요. (뒤돌아서 두 팔을 벌리며 너를 바라본다) 방이 아니라 집 같아요, 릭스!
릭사엘:마음에는 들어?
유스텐:네! 너무 넓어서 뭐부터 놔야할지 모르겠어요. 아, 침대는 꼭 놓을 거예요!
릭사엘:(피식 웃으며) 그대는 침대를 참 좋아한단 말이지. 원하는 가구는 뭐든 둬도 된다. 천천히 생각해봐.
유스텐:뭐부터 놓지? (여기저기 휙휙 고개를 바쁘게 돌려가며) 아, 소파도 놔야지 참!
릭사엘:소파를 놓을 거면 테이블과 텔레비전도 두는 게 어때. 그러고보니 조경식물 같은 건 좋아하나? 물어보는 걸 깜빡했네.
유스텐:음... 쪼끄만 건 좋아해요! 헉! 맞네! 테이블이랑 텔레비전!! (신난 어린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TV 큰 거 갖다놔도 돼요?!
릭사엘:제일 큰 것도 괜찮아. 돈 아끼지 말고 제일 좋은 걸로 사.
(정말... 신났네. 귀엽게)
유스텐:(벌써부터 제가 생각한 자리에 티비가 놓일 것을 상상하니 활짝 웃는다) 아, 저만 너무 들뜬 것 같은데... 릭스는 뭘 놓고 싶어요??
릭사엘:물욕이 있는 편은 아니라 내 의견은 괜찮다. 굳이 생각해본다면 책상이나 책장 정도인데, 옆방에 작은 방이 딸려 있으니 그건 나중에 고려해도 돼. 그대 원하는 만큼 꾸며. 난 그대가 꾸민 방을 구경하는 게 더 즐거울 것 같다.
유스텐:정말 그래도 괜찮아요? ... 알았어요. (방안을 더 둘러보며 상상 속에서 가구를 하나씩 놓으며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릭사엘:방이 지나치게 넓긴 하니, 파티션 같은 걸 사용하는 게 나을 거다. 맞다, 옆 방은 구경할 생각 없어?
유스텐:아! 옆에도 방이 있구나. (방이 너무 넓어 옆 방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지금 구경할래요!
(왼쪽으로 가서 옆방으로 통하는 문을 활짝 열어본다)
방에 딸린 첫번째 문을 열어보자
중앙룸과 같이 한 면을 가득 채운 유리창과 함께
깔끔한 수도 시스템이 놓인 공간이 보입니다.
조금 낡은 감이 있는 세면대와 대리석 욕조가 놓여 있습니다.
유스텐:오, 여긴 욕실인가보네. (찬찬히 공간을 둘러보며) 욕실만 해도 예전에 살던 곳보다 훨씬 넓은 것 같은데
(대리석 욕조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우와 - 욕조까지 있네! (슬쩍 몸을 뒤로 빼며 너를 향해 소리친다) 여기 욕조가 있어요, 릭스!
릭사엘:(너를 따라 문 안으로 들어서며 주변을 둘러보고는) 바닥이 타일재니까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 여보.
흠... 기본적인 시설은 괜찮지만, 리모델링하면서 종류는 바꾸는 게 좋겠군.
유스텐:(설레서 네 중얼거림을 듣지 못하고 욕조를 빤히 바라보며 또 상상 속에 푹 빠진다) '맨날 샤워부스에서만 씻었는데, 여기서 목욕하면 기분 진짜 끝내주겠다...'
욕조가 엄 - 청 넓어요, 릭스!
저희 둘이 들어가도 되겠어...요... (말하면서 상상하니까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지, 진짜 같이 들어가자는 뜻은 아니고요.
릭사엘:(원래 사용하던 탕에 비하면 적지만 이 정도면 둘이 들어가기엔 나쁘지 않겠지) ...? 얼굴이 왜 빨개졌어.
같이 안 씻을 생각인 건가?
유스텐:... (도리도리)
같이 씻을래요.
평소에 목욕하던 곳보단 좁아서 가까이 붙어야 될텐데... (힐끔)
릭사엘:원래도 늘 붙어 있었으면서, 새삼스럽게.
유스텐:(이제는 일부러 떠올리려 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자동적으로 섹스하는 상상이 들어차자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빠르게 도리질친다) ... '내가 왜 이러지? 너무 많이 해서 변태가 됐나?'
릭사엘:(갑자기 도리질치는 너를 보다가 툭) 또 무슨 상상을 했길래 그래.
또 변태같은 생각이라고, 말 안 하겠다고 하는 건가?
유스텐:어, 어떻게 알았어요?
릭사엘:얼굴에 다 쓰여 있어.
유스텐:읏... 보지 마요...
릭사엘:(고개를 갸웃하며) 여기서 섹스하는 상상이라도 했어?
유스텐:(뜨끔!) ........
릭사엘:(정말 생각을 알기 쉽단 말이지) 어차피 나중이 되면 여기저기서 붙어먹고 있을 텐데, 그렇게 민망해하지 마.
유스텐:여, 여기저기서...? (어버버거리다가 얼굴부터 목까지 빨갛게 달아오른다)
... ... (입술을 달싹이다가) 여기저기서 하고 싶어요?
릭사엘:당장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건 아니다만 정신 차리고 보면 하고 있겠지. 그대는 날 참을성 없게 만들잖아.
유스텐:내가 뭘 했다고...
릭사엘:아침 일은 벌써 다 잊어버렸어?
유스텐:... (입술을 말아넣다가 후다닥 옆에 있는 방 문으로 도망가며 말을 돌린다. 국어책 읽는 톤으로) 아 - 여.기.는. 뭐.가. 있.을.까.아 -
릭사엘:(모른 척해줘야겠다)
옆 방의 문을 밀고 들어가자
널찍한 방 안에는 아직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습니다.
대신 안쪽으로 향하는 방 문이 하나 더 놓여 있네요.
유스텐:(생각보다 심심한 방안의 내부를 보며) 여긴 텅텅 비었네... (터벅터벅 앞으로 가 안쪽으로 향하는 방의 문을 열어본다)
안쪽의 문을 하나 더 열자
여전히 방 안에는 심심하게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습니다.
가로로 긴 직사각형의 유리창 너머로
노을빛이 비치고 있다는 걸 빼면요.
유스텐:흠... 여긴 어떻게 활용하지...
'사실 나만의 넓은 집이 있었음 좋겠다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넓은 곳에서 살게 될 줄은 전혀 몰랐어서 방의 용도를 정하는 것도 일이네...'
아, 드레스룸으로 할까? 맨 처음에 배정된 방 구조랑 은근 비슷한 것 같은데.
릭사엘:(슬그머니 들어와 고민에 빠진 너를 바라보며) 벌써 고민중이야?
유스텐:네, 으음... 천천히 고민할까 했는데 자기랑 여기서 같이 생활할 걸 상상하니까 마음이 조급해지는 거 있죠?
릭사엘:그랬어? (네 뒤로 다가가 몸을 슬쩍 끌어안으며) 천천히 해. 아무것도 도망 안 가.
유스텐:(저를 안은 팔 위에 손을 얹으며) 그치만 천천히 하면 늦어지는걸요. 빨리 여기서 당신이랑 신혼생활 하고 싶어요.
릭사엘:(...말하는 것 좀 봐. 왜 이렇게 기특하지) ...빨리?
유스텐:(고개를 돌려 너를 올려다보며 힘차게 끄덕인다) 응! 빨리!
릭사엘:(부스스 웃으며 네 정수리에 키스하고는) 그래. 빨리.
유스텐:(너를 재촉하며) 나머지 방도 같이 보러 가요! 네?! 어서요!
릭사엘:그래. 알았어. (못말리겠다는 듯 웃고는 네 손을 잡고 다른 방으로 향한다.)
중앙룸으로 다시 나와
맞은편에 있는 문을 열자
이번에는 넓은 발코니가 딸린 방 풍경이 보입니다.
노을빛으로 물들어있던 다른 방과는 다르게
이곳의 창밖은 붉은빛과 푸른빛이 어우러진
오묘한 보랏빛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중앙룸보다 조금 작지만, 작다고는 할 수 없을 만큼
제법 큰 방입니다.
유스텐:(입을 크게 벌리며 발코니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우와- , 우와 ! 여긴 발코니가 있어요!
릭사엘:나가볼래?
유스텐:네!
같이 가요!
릭사엘:(발코니로 향하는 유리문을 천천히 열고 너를 발코니로 안내한다)
실내에서 밖으로 나온 탓인지
시원한 바람이 훅 불어닥칩니다.
산간을 타고 내려온 나무 내음이
짙게 물들어 있네요.
저 멀리 조금씩 불이 밝혀지기 시작한
마을의 모습이 보이고
가까운 아래에는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정원이 보입니다.
릭사엘이 당신에게 선물로 주었던 후원이네요.
유스텐:(눈을 크게 뜬 채로 깜빡이며 난간을 붙잡고 눈에 보이는 풍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담아낸다.) 와... 여기서 보니까 마을이랑 정원이 다 보여요.
릭사엘:층수가 제법 높으니까. (까지 말하고 난간을 붙든 네 손을 천천히 떼어낸다) 위험하니까 그렇게 기대면 못 써.
유스텐:앗, (끼잉...) 알았어요.
릭사엘:(슬쩍 난간의 높이를 확인하다가) 공사할 때 난간 높이를 좀 더 높이라고 하지. 그래야 덜 위험할 테니까.
유스텐:응...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비장한 목소리로) ...릭스.
릭사엘:응?
유스텐:저... 정했어요!
릭사엘:뭐를?
유스텐:이 방을 침실로 할 거예요!
이 발코니에는 동그란 책상이랑 의자 두 개 놓고 언젠가 차를 마시면서 밖을 내다보고 싶어요.
너무 좋을 것 같지 않아요?
릭사엘:(슬며시 웃으며) 그거 좋지. 아침도 가끔 여기서 먹을까.
유스텐:(박수를 치며 눈을 반짝인다) 너무 좋아요!
릭사엘:(귀여워서 어쩌지. 참지 못하고 네 허리를 끌어당겨 살며시 입술에 입맞춘다)
유스텐:(조잘조잘) 식빵이랑... 찐 - 한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맞으면 크으...(갑자기 입을 맞추자 얼빠진 얼굴로 눈도 못 감고 널 바라본다) ...?
릭사엘:(천천히 네 입술을 음미하다가 입술을 뗴고) ... 왜 그렇게 봐.
유스텐:새삼스럽지만 저희... 진짜 신혼부부 같아요.
릭사엘:같은 게 아니라 진짜 신혼부부야.
유스텐:아!
릭사엘:결혼식 올리면 실감할 건가?
유스텐:결혼식... (눈을 반쯤 감은 채 중얼거리다가 너를 올려다보며) 결혼식을 올릴 수 있어요?
릭사엘:우리 교단에선 결혼식 같은 걸 하지 않지만, 그대가 원한다면야. 정해진 교리에 위반되는 건 아니니 얼마든지 올려도 돼.
유스텐:(입술을 움찔거리다가) ... 결혼식을 하기엔 너무 늦은 것 같아서...
저는 부를 사람도 없고...
릭사엘:그러면 안 하고 넘어갈 건가?
원래 하고자만 하면 할 이유를 찾을 수 있는 법이다. 안 해도 될 이유 같은 건 걸림돌이 안 돼.
그대는 결혼식을 하고 싶은 거 아닌가?
그럼 단순해. 해.
유스텐:... (네말에 말없이 가만 있다가 작은 목소리로) ...고 싶어요. (조금 더 큰 목소리로) 결혼식... 하고 싶어요!
릭사엘:그래. 그럼 그대 지인들을 초청할 수 있게 필라델피아에 있는 식장을 예약하는 건 어때.
유스텐:그, 그래도 돼요?!
릭사엘:안 될 것 없지.
유스텐:여기 신전에서 진행할 줄 알았는데...
릭사엘:이곳에서 아는 사람들 축하는 하나도 못 받고 올리는 결혼식 따위, 취향이 아닐 거잖아.
유스텐:... 고마워요, 릭스.
릭사엘:고맙긴. 내 신부한테 그런 것도 못해주면 체면이 안 서지.
로스앤젤레스에 가기로 한 게 모레인데, 다녀온 다음 날에 식을 잡을까. 여행은 신혼여행 겸 치고. 어때.
유스텐:어, 어? '결혼이랑 신혼여행이 이렇게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예약이 돼요???
릭사엘:돈으로 안 되는 건 없지.
유스텐:...그 발언 되게 부르주아 도련님 같네요.
릭사엘:부르주아 도련님으로 살기는 했지. 출신도 그쪽인데 뭐.
유스텐:(진짜라서 할말이 없어져 입을 꾹 다문다) 흠흠... 어, 어쨌든... 당신은 괜찮아요?
릭사엘:괜찮냐니, 무엇이?
유스텐:릭스는 바쁜 사람이잖아요.
갑자기 너무 일정을 확 비워버리게 만든 건 아닌가 해서...
릭사엘:나 하나 사라지면 시스템이 안 돌아갈 만큼, 이곳 시스템을 허술하게 구축해두진 않았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결혼식은 어떻게 진행할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어딜 가고 싶은지 같은 거나 생각하고 있어.
유스텐:으응... '가, 갑자기 할일이 엄청 산더미처럼 많아졌네...'
릭사엘:내일 중으로 적당히 고급스러운 야외홀을 예약해두게 시키지. 초청장도 인쇄를 맡길 테니 내일 중으로 초청객 리스트 정도만 작성해둬. 리스트 주면 알아서 모두 전달하지.
유스텐:(멍 - ) '진짜 돈으로 안 되는 건 없구나...' 릭스는 부를 사람 있어요?
릭사엘:없지.
유스텐:릭스...
(너를 꼭 안아주며 생각에 잠긴다) '전부 나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주는 거구나...'
릭사엘:(갑자기 품에 안겨오는 너를 의아한 듯 내려다보다가 정수리를 쓰다듬어주며) 괜찮다. 혼자 지내는 것도 익숙한 일이니.
유스텐:(네 가슴팍에 이마를 비비며) ... 이젠 제가 있잖아요.
릭사엘:안다. 그래서 결혼하잖아.
유스텐:정말 고마워요. ...평생을 말해도 부족할 것 같아요. 저한테 너무 많은 걸 주셔서...
릭사엘:그런 말하지 마라. 그대가 받을 만하니까 주는 거야. (네 앞머리를 넘기고 드러난 이마에 입술을 찍는다)
유스텐:... 자꾸 이렇게 잘해주시면 저 버릇 나빠질지도 몰라요.
릭사엘:좋군. 나빠지도록.
유스텐:(어이없어서 피식 웃으며) 버릇 나빠지라고 하는 사람은 세상에 당신밖에 없을 거예요.
릭사엘:그대는 좀 나빠져도 될 것 같으니 하는 소리지. 나도 남에게는 이런 말 안 해.
유스텐:그러다 제가 막 못되게 굴어도 전 몰라요?!
릭사엘:그때 가서 대책을 마련하면 되지. 나빠질 준비나 해.
유스텐:'웃긴 사람이야, 진짜...' 알았어요.
릭사엘:(너를 가만히 끌어안고 있다가 문득 석양쪽을 바라보며) 해가 완전히 졌군.
이제 그만 다시 들어갈까.
유스텐:아, 벌써 시간이...
그럴까요?
릭사엘:(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 체력을 많이 썼고 내일도 새벽 예배는 해야 하니, 들어가서 쉬다가 좀 자자.
유스텐:응. 오늘은 진짜 푹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릭사엘:좋은 일이네. (너를 번쩍 품에 안고 실내로 들어간다)
유스텐:(네게 안긴 채로 속눈썹을 내리깔며) '너무 깊게 잠들어서 코까지 골면 어떡하지?'
릭사엘:(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꿈에도 모른 채 방 문을 착실히 닫고 복도로 나와 원래 방으로 향한다)
.
.
.
가볍게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걸터 앉자
잠옷으로 갈아입은 릭사엘이 조심스럽게 당신의 옆에 앉습니다.
세안을 한 탓인지 머리카락 일부가 살짝 젖어 있네요.
여전히 그에게선 파릇한 허브 향기가 풍기고
손끝에 닿는 침구는 포근하기만 합니다.
유스텐:(네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원래도 깔끔했던 얼굴이 세수를 하니 더 반짝반짝 빛나보이네... 신이 왜 뜬금없이 짝을 준 건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고...'
릭사엘:(빤히 바라보는 시선에 고개를 살짝 기울이다가, 입맞춰달라는 뜻인가 싶어 사뿐하게 입술을 대었다 떼고는) 왜 그렇게 봐, 여보?
유스텐:새삼 잘생겼다 싶어서요.
교단의 교주님이라기엔 믿기지 않는 얼굴이랄까...
릭사엘: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
내가 잘생긴 건 알고는 있다만, 그게 내가 교주인 것과 무슨 상관이지?
유스텐:뭐랄까... 교주님이라기보단 연예계에 더 어울릴 것 같은 인상이랄까.
릭사엘:...칭찬인가?
유스텐:그럼요.
외적인 부분에 대해 함부로 말 얹는 게 아니란 건 알지만...
왜 사람들이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당신의 신부가 되고 싶어했는지 알 것 같기도...
릭사엘:...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군)
그래도 신의 이름을 사칭한 죄까지 용서되는 건 아니지.
유스텐:어.... 그건 그렇죠?
릭사엘:... (뭐라고 또 반응한다...)
유스텐:(네가 조용해지자 머쓱해져서 확 얼굴을 들이밀어 입을 맞췄다 뗀다) 그, 그러니까...! 남편이 잘생겨서... 좀, 좋다고요.
그, 그렇다고 제가 얼굴만 보고 좋아했다는 건 아니고요.
(횡설수설하다가 입을 꾹 다문다) '아, 망했다. 이거 뭐라고 수습해야 하지?'
릭사엘:해명할 필요 없다. 무슨 말 하려는지는 아니까.
유스텐:네에...
자, 잘까요?
릭사엘:자고 싶어?
유스텐:... 아직은 안 자고 싶어요.
릭사엘:그러면?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올려 네 턱선을 손끝으로 부드러이 매만진다)
유스텐:굿나잇 키스... 또 할래요?
릭사엘:(말없이 네 동그란 이마를 덮은 앞머리를 걷어내 미간 사이에 키스하고, 천천히 자리를 옮겨 콧대와 코끝과 인중에 차례대로 입맞추고 떼었다가 한입에 네 입술을 먹어 삼킨다)
유스텐:(평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눈을 살짝 뜬 채로 입을 맞추다가) '아, 역시 아직은 제대로 못 보겠어.' (눈을 감고 네 윗입술을 빨아당긴다)
릭사엘:(키스에 호응하는 네 턱을 양손으로 감싸 끌어당기고 더욱 깊게 구강을 훑고 들어간다. 따뜻하게 감기는 타액과 말랑한 혀, 간질이면 간질이는대로 신음하는 목소리까지 애틋한 것들 투성이라 숨이 거칠어진다.)
유스텐:으응... (더욱 더 깊어지는 입맞춤에 감은 속눈썹히 잔잔하게 떨려온다. 네 옷깃을 붙잡은 채로 목구멍에서 앓는 듯한 신음이 입술 사이로 조금씩 새어나온다)
릭사엘:(네 입속을 탐닉하듯 한참이나 헤집다가 겨우 떨어지고, 어지럽게 입술을 적신 액체를 혀끝으로 핥아내며) 왜 이렇게 귀엽게 굴어.
유스텐:하아... ('내가 뭘 했다고.' 라거나 '안 귀엽거든요.' 라고 말하려다 살짝 고개를 돌린 채로) 몰라요. 당신한테 귀엽게 보이고 싶었나 보죠.
릭사엘:...그대가 자꾸 귀엽게 구니 내가 흥분하잖아.
유스텐:...그럼 귀엽게 굴지 말까요? (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귓가에 대고 속삭인다) 그건 싫으면서.
릭사엘:읏... 나 미치는 꼴이 보고 싶어?
유스텐:(다시 몸을 뒤로 물리며) 저한테 미쳐있는 거라면... 솔직히 좋아요.
...귀엽게 굴지 말까요?
릭사엘:...아니. 그건 아니지만... (네 입술에 키스할까 하다가 대신 너를 끌어안고는) 오늘은 무리했으니 귀여움을 좀 누르려는 시도라도 해봐.
유스텐:(쿡쿡 웃으며) 이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요.
릭사엘:(이걸 어떻게 완곡하게 표현할까 하다가 결국은 그냥 직접적으로) 눌러봐. 또 섹스할 순 없잖아.
유스텐:아하하 그건 그렇죠.
음.... 어쩐다...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그러면 인상을 쓰고 다녀볼까요?
릭사엘:그런 걸로 가려질 귀여움이 아닌데.
유스텐:(최대한 눈썹을 찌푸리고 입술을 삐죽이며 무서운 얼굴을 만들어본다. 사실상 뚱 - 한 얼굴을 하며 어색하게 입꼬리만 겨우 움직이며) 어때요?
좀 ... 무서워보이지 않아요?
릭사엘:...귀엽다.
유스텐:이것도 귀엽단 말예요?!
으으으음... 곤란한데. 그러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이건 어때요?
릭사엘:뭐든 안 귀여울 수 있어야지. 허튼 고생 그만하고 그만 자.
유스텐:뭐야 - 결론은 당신이 콩깍지 씌인 거잖아요.
못 살아, 진짜... 에휴. 그래요.
릭사엘:(너를 꼭 끌어안고 등을 토닥이며) 잘 자, 여보.
유스텐:(너를 마주안으며) 응. 여보도 잘 자요.
릭사엘:...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