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LA에서의 마지막날




 


11

LA에서의 마지막날


안녕, 좋은 아침입니다.
당신은 이른 아침부터 릭사엘과 함께 외출을 했습니다.
조금 거칠고 짭짤한 바다 바람이 불어오는 베니스 비치.
파도가 해안선을 따라 천천히 부서지는 이곳은
아직 관광객들이 가득 차기 전의 이른 시간입니다.
쨍쨍한 아침 햇살이 상쾌합니다.
벌써 신혼여행 마지막 날이네요.
저녁이면 이곳 LA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지만
저녁에는 라스베이거스에 갈 테니
조금은 마음을 붙잡아도 될 것 같습니다.
릭사엘은 당신을 해변가 벤치에 앉히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와 당신의 입에 물립니다.
유크림의 고소한 맛과 달콤한 설탕 맛이 부드럽네요.
유스텐:(혀를 빼꼼 내밀어 아이스크림을 밑에서부터 핥아올리며 진한 우유맛을 음미한다. 먹는데 열중하다 코끝에 아이스크림이 묻어서) 아, 묻었다. 릭스 휴지 있어요?
릭사엘:(조심스럽게 포켓에서 손수건을 꺼내 네 코를 닦아준다) 칠칠맞네.
유스텐:(눈썹을 찌푸리며) 신부한테 칠칠맞다뇨. 흥.
릭사엘:그대가 칠칠맞은 건 사실이잖아. (손수건으로 네 입가도 부드럽게 닦아준다)
유스텐:칠칠맞은 게 아니라 아이스크림이 커서 그런 거거든요! 확 묻혀버릴까보다!
릭사엘:(네 말에 눈치를 슬슬 보다가 거리를 벌린다)
유스텐:이리 안 와요?!
릭사엘:(네 말에 엉덩이를 옮겨 더 멀찍이 벤치 끝으로 가서 앉는다)
유스텐:(어깨를 들어올리며 완전히 삐진 얼굴을 하고 너를 노려본다. 말없이 둘만의 신경전(?)을 펼치다 고개를 휙 돌리며 일어선다) 릭스는 거기서 살아요. 나 혼자 갈테니까. 흥!
릭사엘:아... 그러지 말고-
릭사엘이 급하게 당신을 따라 일어나려고 할 때
허공을 선회하던 갈매기 한 마리가 훅 강하합니다.
유스텐: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10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당신이 든 아이스크림 콘을 향해 달려들던 갈매기가
그대로 당신 옆을 스쳐지나가더니
콩-!
당신의 옆에 서있던 릭사엘과 이마가 부딪힙니다.
유스텐:?
??
????? (눈을 크게 뜬 채 당신을 쳐다본다)
릭사엘:...? (이마에 몰려오는 약한 통증에 어안이 벙벙해서 멍한 표정을 짓는다)
유스텐:큽, (아, 웃으면 안되는데, 입술을 말아넣으며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는다.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어깨를 들썩인다.) 풉, (도저히 표정을 못 숨기겠어서 고개를 숙이며) 당신, 큽, 괜찮, 흣, 괜찮아요?
릭사엘:... (오늘 운이 왜 이리 없어)
괜, 찮아.
유스텐:이마가 빨개졌는데, 붓는 거 아니에요?
릭사엘:설마...
유스텐:꽤 세게 부딪친 것 같던데.
릭사엘:...
유스텐:어디 봐봐요.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와 입술이 꿈틀거린다. 팔을 뻗어 네 빨개진 이마를 만져본다.)
릭사엘:(가만히 네 손길을 받아들이고 허공으로 달아나버린 갈매기를 올려다본다) ...
유스텐:살짝 부어오른 것 같은데...
릭사엘:...괜찮아. 내 몸은 회복력이 좋으니까. 살다 보니 이런 일도 다 생기는군...
유스텐:그러게요, 저도 살면서 이런 광경은 처음 봐요.
되게 겪어보기 힘든 일이니까, 오히려 복권이라도 사야하는 거 아닐까요?!
릭사엘:(살짝 아릿한 이마를 매만지며) 남편이 갈매기랑 추돌사고가 났는데 복권 타령을 하는 거야?
유스텐:(삐질삐질) 아니 그게... 음... (뒷머리를 긁적이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라는 뜻이었죠. 하하...
그 뭐야, 꿈도... 안 좋은 꿈 같은데 해석하면 오히려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해석이 있는 꿈도 있는 것처럼요!
릭사엘:(솔직히 이해는 안 가지만...) 응. (어정쩡하게 서 있다가 바다를 한 번 바라보고는 다시 너를 돌아보며) ...해변은 조금 이따 다시 오고, 보드워크를 조금 걸을까.
유스텐:왜요? 또 갈매기한테 당할까봐 그래요?
릭사엘:...그렇게 꼭 짚으면 내가 민망하잖아.
유스텐:... 진짜 그 이유였어요?!
릭사엘:보드워크는 어쨌든 갈 생각이긴 했어.
유스텐:'아니라곤 안 하네...' 으응.
릭사엘:(네 손을 붙잡고 슬며시 끌며) 가자. 맛있는 거 사줄게.
유스텐:(슬쩍) 학교다닐 때 선생님이 누가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해도 함부로 따라가지 말라고 하셨었는데.
릭사엘:난 그대 남편이니 예외야.
유스텐:다른 사람은요?
릭사엘:절대 안 되지.
유스텐:(네 말에 키득거리다가 인상을 쓰며 사뭇 진지한 얼굴로 네게 가까이 들이민다.) 릭스도 누가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면 나 빼고 절대 따라가면 안 돼요. 알았죠?
엄청 맛있는 풀을 준다고 해도 따라가면 안 돼요!
릭사엘:여보는... 내가 풀 주면 따라갈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유스텐:아무래도 풀을 좋아하니까요.
릭사엘:그러진 않아..
유스텐:'사실 매번 나한테 맞춰줘서 풀 말고 뭘 더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럼 릭스는 뭘 제일 좋아하는데요?
... 저 말고요.
릭사엘:(당연하게 너라고 대답하려다가 멈칫하고, 살짝 고민에 빠진다) ...그러게. 내가 뭘 좋아하지.
유스텐:잘 생각해봐요. 할 거 다 해보고 세상 다 산 것처럼 말하면서 정작 좋아하는 걸 모르면 어떡해요?
릭사엘:딱히 유흥을 추구하며 산 적이 없어서.
먹을 것으로 생각해보면... 와인이나 버터, 치즈 정도려나.
유스텐:좋아요! 그러면... 누가 최고급!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와인이랑 버터랑 치즈를 준다고 해도 따라가면 안 되는 거예요.
릭사엘:...난 어린 애가 아냐, 여보.
유스텐: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릭스 은근 순진한 면이 있어서 걱정된단 말예요!
누가 절 납치했다고 해도 바로 믿고 그러면 안 돼요!
아, 릭스는 휴대폰이 없으니까 이런 피싱 연락은 올 일 없으려나...
릭사엘:(네 정수리를 툭툭 쓰다듬으며) ...그대는 정말 상상력이 풍부해. 그럴 일 없을 거다.
유스텐:그럼 다행이고요.
(자신만만하게 어깨를 으쓱이며) 뭐,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제가 곁에서! 사기인지 아닌지 알려줄게요! 전 이런 거 잘 알거든요.
릭사엘:(웬만한 말에는 안 속는 편이지만...) 그래주면 고맙지. 그대만 믿을게.
유스텐:응!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으며) 하 - 릭스는 진짜 배우자 잘 만났네요. 이런 똑똑한 신부가 어딨어요? 결혼 잘 했죠?!
릭사엘:(...똑똑하던가? 유스가?) 아무래도 그렇지. (뻔뻔하게 아닌 척한다)
유스텐:(네 생각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혼자 신이 나서 네 손을 붙잡고 앞장선다.) 후후... 이 똑똑한 유스님이 보드워크까지 안내해드릴게요! 어서 가요!
릭사엘:어? 그래.
당신은 어영부영 끌려오는 릭사엘을 데리고
베니스 비치 앞 해안가를 따라 자리한
산책로 위로 발을 디딥니다.
야자수가 시원하게 흔들립니다.
거리에 노점상, 거리 공연자, 해변 카페, 각종 상점이 즐비해 있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곳저곳을 거닐고 있습니다.
거리를 걷는 내내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청년들과 타로카드를 펼쳐놓은 점쟁이까지 보입니다.
유스텐:(산책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어! 타로점이다! 릭스, 혹시 타로점 알아요?
릭사엘:안다만, 해본 적은 없다. 아무래도 나는 성직자인지라.
유스텐:음... (슬쩍) 해보면 안 돼요?
(혹시나 네가 거절할까 싶어 말을 덧붙인다) 재미로 많이들 본다잖아요. 커플끼리.
릭사엘:그대가 원한다면. (너를 데리고 타프 천막 안으로 조용히 발을 들인다)
천막에 들어가며 확인하면
손으로 그린 듯한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베니스의 영혼 타로 - 사랑과 운명"
제법 진부한 이름이네요.
당신들이 어쨌거나 내부로 들어가면
머리에 터번을 쓰고 보랏빛 스카프를 두른 중년 여인이 앉아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타로카드와 수정구슬,
향 피운 접시가 놓여 있네요.
유스텐:(신기한 눈으로 주변 인테리어를 살피며) 오... '이런 느낌이구나.' (네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사실 저도 타로점은 처음이거든요.
릭사엘:(살짝 의외라는 듯이) 그래?
유스텐:네. 뭐랄까... 혼자 보기 좀 그래서?
관심은 많았는데, 이런 건 보통 커플끼리 보러 오니까요.
릭사엘:그런가. 하긴... (주변을 둘러보다가 앞에 놓인 작은 의자에 너와 함께 나란히 앉는다)
당신들이 자리에 앉자
타로 리더는 조용히 손짓하며 당신들을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낮고 신비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어떤 점을 보러 오셨죠?"
유스텐:'계획하고 온 건 아닌데, 음... 이런 건 역시' 애정운이요!
당신의 말에 타로 리더는 조용히 웃더니
당신과 릭사엘을 번갈아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묘한 웃음을 짓네요.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셨나 보네요. 두 분 사이에 이제 막 얽히기 시작한 운명의 안개가 보이는 걸 보니."
유스텐:(눈을 크게 뜨고 놀라서 입을 벌린다.) 헉! 어떻게 아셨어요? (너를 바라보며) 와 - 진짜 용하다, 그쵸?
릭사엘:(손까지 꼭 쥔 채로 이런 관광지에 올 두 사람이면 당연히 신혼여행이라 추측할 수 있지 않나? ...) ...그러게.
유스텐:(벌써부터 기대감에 차올라 눈을 반짝이며) 저희 궁합이랑 애정운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려주세요!
당신의 말에 점쟁이는 천천히 카드 덱을 손에 쥐고는
우아하면서도 현란한 손길로 덱을 섞습니다.
"그럼 두 분의 궁합부터 봐드리죠."
착착착- 카드 섞이는 소리를 낸 점쟁이가
이윽고 테이블 위에 주르륵 타로 카드를 늘어놓습니다.
보랏빛에 금박으로 장식된 타로 카드 뒷면이
아름답게 빛납니다.
"세 장을 뽑으실 겁니다. 차례대로 천천히 뽑아주세요."
1d78 굴려주세요!
유스텐:
rolling 1d78
(
73
)
=
73
rolling 1d78
(
45
)
=
45
rolling 1d78
(
61
)
=
61
슥슥.
당신은 잠시 고민하다 손쉽게 카드 세 장을 뽑아냅니다.
점쟁이는 당신이 뽑아낸 카드를 차례대로 건네 받고는
부드럽게 웃으며 천천히 첫번째 카드를 뒤집습니다.
한 여성이 하얀 옷을 입고 정면을 응시한 채,
검은 기둥과 하얀 기둥 사이에 앉아 있는 카드입니다.
머리 위에는 초승달이 떠 있고,
뒤에는 베일처럼 펼쳐진 장막이 있습니다.
"여교황 카드로군요."
"이 카드는 두 분 사이에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깊은 감정적 유대를 나타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하지만, 서로의 속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고, 눈빛만으로 통하는 사이라는 의미이죠."
유스텐:(공감의 박수를 짝짝치며) 와- 맞아요, 맞아요. 진짜 그런 사이인데, 어떻게 이걸 맞추셨지? (네게 속닥거리며) 엄청 전문적인 분이신가봐요! 이런 것도 맞추시다니
릭사엘:(알쏭달쏭한 표정으로 가만히 생각한다. 이 정도는 당연히 입에 발린 말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타로 리더를 바라보며) 다음 카드는?
"이런 성급하신 분이로군요."
타로 리더는 릭사엘의 말에 공기를 휘젓듯 손짓하더니
당신이 뽑아낸 두 번째 카드를 뒤집습니다.
남녀 한 쌍이 서로 마주 서 서로의 컵을 건네는 카드입니다.
그들 사이에는 붉은 사자가 날개를 펴고 있고,
그 아래에는 뱀이 두 마리 엮여 있습니다.
무언가의 서약 같은 장면입니다.
"이 카드는 타로 궁합에서 가장 이상적인 조합 중 하나이지요."
"‘사랑의 교환’,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관계’를 상징합니다."
"두 분은 동등하게 주고 받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관계라고 카드가 말하는군요."
유스텐:헉... 맞아요. (흘긋) '근데 릭스가 나를 더 사랑하는 것 같은데. 나도 릭스를 사랑하긴 하지만.'
릭사엘:(자신을 힐끔 바라보는 네 시선에) 왜 그래, 여보?
유스텐:으응, 아니에요. 마지막 카드는요?
타로 리더는 당신의 재촉에 손을 뻗어
마지막 카드를 휙 뒤집습니다.
한 여인이 사자에게 조용히 손을 얹고 있습니다.
사자는 으르렁거리지 않고 고요히 입을 벌린 상태고,
여인은 흰 옷을 입고 금발의 머리를 흐트러뜨린 채
이마 위에 무한대 기호를 이고 있습니다.
"마지막 카드는 힘의 카드로군요."
"이 카드는 외부의 압력, 사회적 시선, 관계를 위협하는 갈등에 맞서 둘이 함께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 카드는 시련의 극복이 두 사람의 사랑이 단단해서라기보다는,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주기 때문이리는 의미를 내포하죠."
"미지의 숙명이 사랑을 꺾으려 할 때, 둘 다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을 타입임을 암시합니다."
유스텐:우와... 셋 다 엄-청 좋은 카드 아니에요? 혹시라도 안 좋은 거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너를 올려다보며) 괜한 걱정이었네요, 그쵸?
릭사엘:(느긋하게 손을 뻗어 네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좋아?
유스텐:응! 미래도 지금처럼 행복할 거라는 거잖아요.
즐거워하는 당신의 말을 비집듯
점쟁이가 나직이 끼어듭니다.
"카드의 말에 의하면 두 분이 완전히 운명적인 궁합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가장 강한 사랑이란, 결국 함께 견디는 마음이죠."
"그러한 점에서 두 분은 제법 잘 어울리는 궁합을 가졌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을 하며 점쟁이가 나직이 카드를 회수해 다시 덱을 섞습니다.
"궁합은 보셨고, 연애운도 궁금하다고 하셨죠?"
유스텐:네!
촤르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카드가 섞입니다.
점쟁이는 능숙한 손짓으로 카드를 어루만지더니
다시금 당신의 앞에 주르륵 타로 카드를 늘어놓습니다.
"이번에도 세 장을 뽑아주시면 됩니다. 대신, 한 장을 뽑으실 때마다 설명을 드리지요."
유스텐:(고개를 끄덕이며 카드를 뽑으려다 멈칫한다.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며) 저는 궁합 때 뽑았으니까, 이번엔 릭스가 뽑아보는 거 어때요?
릭사엘:내가?
(네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카드를 한 장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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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
=
6
릭사엘이 머뭇거리며 왼쪽에서 여섯 번째 카드를 건드리자
타로 리더가 능숙하게 그 카드를 집어 뒤집습니다.
황금빛 자수에 검은 로브를 입은 고전적인 남성이
높은 의자에 앉아 두 신도에게 가르침을 내리는 모습.
...어쩐지 남성의 복장이 릭사엘의 교주복과 비슷해보이네요.
유스텐:'이거... 릭스랑 너무 닮았는데.'
릭사엘:(카드를 빤히 내려다보다가 기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당신들이 멈칫하거나 말거나 타로 리더는 능숙하게 입을 엽니다.
"교황 카드, 정방향이로군요."
"이 카드는 두 분의 결혼이 전통, 의무, 관습... 그리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 시작됐음을 암시합니다."
"어쩌면, 진심보다 먼저 ‘형식’이 만들어졌을지도 모르겠군요."
유스텐:(잊고 있던 첫만남이 다시 떠올라 입을 다문 채 말없이 있는다.) ...
릭사엘:(슬쩍 속삭이며) ...제법 용한데?
유스텐:그, 그러게요. ...
릭사엘:(잠시 망설이다가 손을 뻗어 두 번째 카드를 짚는다)
릭사엘이 슬며시 검지로 카드 하나를 당기자
점쟁이가 이번에도 능숙하게 카드를 회수해갑니다.
곧 뒤집힌 카드에는
검고 높은 탑이 벼락을 맞고 불타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전뇌의 창을 맞고 탑에서 인형처럼 두 인물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어쩐지 흉흉한 장면에 공기가 무거워집니다.
유스텐:(힐끔) '이거 안 좋은 카드 같은데 아무리봐도...'
릭사엘:... (어서 설명하라는 듯 점쟁이를 빤히 바라본다)
"이런. 검은 탑이로군요."
"곧 예상치 못한 충격이 닥칠 겁니다."
"가까운 인물들, 사회적 위치, 오래된 갈등..."
"두 분의 관계를 뒤흔들 만한 강력한 외부 압력이 있군요."
"상황으로 인해 두 분의 관계가 와해되거나 무너진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유스텐:... '많이 안 좋은 카드 같은데.'
“하지만 탑은 무너져야 진짜가 드러납니다. 무너진 후에도 서로를 잡고 있다면, 그게 진짜죠.”
릭사엘:(말 없이 카드를 내려다보다가 금세 세 번째 카드를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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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
)
=
64
어쩐지 불길한 점괘에 당신이 걱정하고 있으면
릭사엘의 손끝에서 세 번째 카드가 뽑히고
점쟁이가 그 카드를 가져가 뒤집습니다.
어두운 하늘 아래, 벌거벗은 여인이 조용히 물을 따라 붓고 있는 카드입니다.
지진으로 땅이 갈라진 듯한 세계 속에서
바닥에 박힌 빛나는 씨앗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별을 고르셨군요."
"이 카드는 두 분 안에 있는 믿음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잃지 않는 희망과 무너지지 않는 진심이 있음을 말하죠."
"그 진심이 두 분만의 것이어야만 하겠지만요."
"두 분의 관계에 있어 다른 이들이 쉽게 등을 돌리더라도"
"두 분만이 서로에게 등을 돌리지 않는다면 사랑은 오히려 더 단단해질 것을 암시합니다."
점쟁이가 천천히 테이블에 펼쳐진 카드를 접습니다.
쓸려나가는 낱장의 카드들을 보고 있으면
점쟁이는 마지막으로 덧붙입니다.
"순조롭지 않은 시작이었기에 끝은 오히려 순결하리니."
"두 분의 시련은 두 사람을 시험하기보다"
"두 분의 사랑이 진짜인지를 드러내기 위해 옵니다."
바람이 천막을 흔들고, 향 냄새가 스치듯 흩어집니다.
릭사엘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당신의 손을 가볍게 쥡니다.
아무래도, 점괘가 좋지만은 않아서이겠지요.
유스텐:(생각이 많아진 듯 입술을 달싹이며 침묵하다가 애써 웃으며) 그, 그래도 마지막 카드가 좋은 게 나와서 다행이에요.
릭사엘:...저런 건 미신일 뿐이야. (점쟁이를 힐끗 바라보며) 복채 지불하고 나가자.
유스텐:으응... (어정쩡하게 점쟁이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합니다.
당신들은 타로 리더에게 복채값을 지불하고
손을 꼭 잡은 채 밖으로 다시 나옵니다.
카드의 예언이 어쩐지 마음에 걸립니다.
미신이라고는 하지만...
앞날에 큰일이 닥친다는 소리에 심란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릭사엘:(어쩐지 가라앉아 보이는 네 손을 쓰다듬으며) 마음에 담아두지 마라. 미신인 건 알고 봤잖아. 그보다 먹고 싶은 건 없나? 근처에 노점상이 많은데.
유스텐:(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지금은 괜찮아요. ... 진짜 우리 관계가 틀어지게되면 어쩌죠?
릭사엘:설령 점괘가 들어맞는다고 해도, 이겨낸다지 않아. 크게 고민하지 마.
유스텐:그치만... 당신이랑은 행복한 일만 있었으면 하는데, 상처받을까봐 무서워요.
릭사엘:(주변 사람들에 개의치 않고 네 이마에 살짝 키스하며) 무서울 것이 뭐 있어. 그대가 날 놓아도 내가 그대를 놓지 않을 텐데.
유스텐:... (고개를 숙이며) 진짜 그럴까요?
정말 무슨 일이 생겨서, 당신이 나에 대한 감정이 변하면...
릭사엘:그럴 일은 없어.
유스텐:그럼 다행이지만... 알았어요.
릭사엘:(네 손을 부드럽게 쥐다가 입가까지 끌어올려 손등에 키스하고는) 내 신부는 걱정도 참 많지.
유스텐:혹시나라는 게 있잖아요. 저 점쟁이... 저희에 대한 건 죄다 맞췄는걸요.
릭사엘:우연이겠지.
유스텐:으응...
(어깨를 축 늘어뜨리다가 흠칫하며 눈치보듯 너를 힐끔거린다.) '아, 모처럼 릭스가 시간 내서 온 신혼여행인데 내가 미신 가지고 너무 분위기 안 좋게 만드는 건가.'
릭사엘:(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너를 위해 천천히 주변의 노점상을 둘러본다) 뭐라도 먹자. 응?
유스텐:(애써 억지웃음을 지으며) 그, 그래요! 여기 맛있어보이는 것도 많으니까...
당신이 그렇게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듯 몇 발자국 걸으면
방금까지 왜 몰랐던 것인지 모를 만큼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가득 풍깁니다.
근처에 온갖 먹을거리가 가득합니다.
칠리치즈 시즈닝을 뿌리고 굽는 마요네즈 옥수수 구이,
지글지글하게 구워지는 소시지 도그,
고소한 기름 냄새가 나는 웨지 감자 프라이,
바비큐 소스에 구워지는 닭꼬치,
찜기 속에서 수증기를 내는 달큰한 고기 만두까지
침이 꼴깍 삼켜질 정도로 맛있는 것이 가득합니다.
유스텐:'릭스는 고기를 잘 안 먹으니까...' 우리 옥수수 구이 먹을래요?
릭사엘:(그래도 무언가를 먹을 의지를 보이는 네 모습에 안심하며) 그래.
유스텐:옥수수 구이 괜찮죠?
릭사엘:물론이지.
유스텐:(알았다는 듯 끄덕이며 옥수수 구이를 파는 노점상에게 다가간다) 옥수수 구이 2개 주세요!
당신이 다가가 주문하자 옥수수를 굽던 노점상 주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릴에 지글지글 굽던 옥수수 꼬치 두 개를 뽑아
온갖 자극적인 시즈닝을 뿌린 뒤 당신에게 건네줍니다.
그리고는 4달러라고 얘기하네요.
유스텐:(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자신에게 현금이 없다는 걸 깨닫고 멈칫한다.) '아, 릭스가 다 내서 깜빡했다... 내 돈 준비하는 걸 잊고 있었어.'
릭사엘:(네가 주머니를 뒤지다 멈춰 있자 능숙하게 다가가 대신 결제한다.)
유스텐:... ...
다, 다음엔 제가 꼭 살게요!
릭사엘:(기억상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유스의 계좌 잔고가 이제 0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
(몰래 좀 채워줘야겠군)
유스텐:(네 생각은 전혀 모른 채 주먹을 쥐고 다짐한다) '신전에 돌아가면 열심히 일해서 릭스 선물 사줘야지!'
당신들이 옥수수 구이를 나란히 손에 쥐고 거리로 다시 빠져나오면
어느덧 보드워크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닙니다.
자칫하면 서로 놓칠 수도 있겠군요.
릭사엘은 당신을 근처 공용 테이블에 다가가 앉힙니다.
드리워진 파라솔 그늘에 피부가 약간 시원합니다.
유스텐:(수많은 인파에 당황하며) 역시 관광지는 관광지네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성수기라서 더 그런 건가.
릭사엘:아마 그렇겠지. 이젠 점심 때도 가까워져 오니 더 그럴 거야. (네 옥수수 구이를 가볍게 쥐고 건네 받아 호호 불어 식힌다)
유스텐:(네가 열심히 입술을 오므리고 호호 부는 모습을 보자 방금 전까지 어두웠던 표정이 밝아진다.) '귀여워...'
릭사엘:(입에 넣어도 혀가 데지 않을 정도로 꼼꼼히 식히고는 다시 네 손에 꼬옥 쥐여주며) 자, 여보.
유스텐:(씩 웃으며) 고마워요. 저도 식혀드릴까요?
릭사엘:괜찮다. 뜨거운 건 잘 먹는 편이니. (슬쩍 제 손에 쥐여진 옥수수 구이를 신기한 듯 바라보다가, 거리낌 없이 한 입 먹는다) ...이렇게는 처음 먹어보는데 제법 맛이 좋네.
유스텐:그렇죠? 그냥 먹는 것보다 맛있지 않아요?
릭사엘:(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마저 옥수수 구이를 베어먹는다. 톡톡 터지는 알맹이가 제법 씹는 맛이 좋다)
유스텐:(네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안도한다.) '이런 노점에서 파는 음식은 안 먹을 것처럼 생겼는데, 잘 먹네. 다행이다.' (너를 지켜보다가 제 것의 옥수수 구이도 냐금냐금 먹기 시작한다) 음~ 역시 익숙한 그맛이네요. 맛있어.
릭사엘:이런 걸 자주 먹어 봤나?
유스텐:자주까지는 아니고, 엄-청 먹고 싶을 때 가끔 먹었어요. '노점 음식은 맛있긴 하지만, 가성비는 안 좋으니까...'
릭사엘:이것 말고 다른 것들도?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지?
유스텐:핫도그나, 저번에 필라델피아에서 먹었던 햄버거도 있고, 닭꼬치도 먹어봤죠?
닭꼬치는 토치로 구워서 주는데, 엄청 맛있어요. 불맛이 느껴진달까.
릭사엘:길거리 음식에도 그런 방법을 쓰는군... 알겠다. (나중에 주방장에게 가끔 요리하라 일러야겠군)
유스텐:식당에선 이런 노점에서 파는 음식맛이 안 나거든요.
그래서 끊을 수가 없어요. 군것질을...
릭스도 이런 노점에서 파는 것들 도장깨기 하다보면 무슨 말뜻인지 알게 될 걸요?
릭사엘:(식당에서는 맛이 안 난다는 네 말을 곧이곧대로 알아듣곤 생각한다. 곧 있을 축제에서 네가 말한 것들을 파는 노점상을 세우게 할까 생각하다가) ...도장깨기?
유스텐:응. 도장깨기.
릭사엘:그게 무슨 뜻이지?
유스텐:(어리둥절해하며) 몰라요?
(장난스런 투로) 아 - 세대차이 느껴지네-
릭사엘:그래. 늙어서 미안하다.
유스텐:(키득거리며) 아니에요, 미안해요. 농담이었어요.
릭사엘:진심 같았는데.
유스텐:크흠, 그러니까... 도장깨기 라는 건, 하나하나 다 해본다는 뜻이에요.
릭사엘:(신세대 지식 +1) 그렇군... 요즘 사람들은 신기한 어휘를 많이 써.
유스텐:언어의 발전 이라는 거죠.
발전... 일걸요?
릭사엘:(솔직히 말하면 갈수록 어휘 자체는 저급해진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발전.
유스텐:... 흠흠, 어쨌든! 결론은 저랑 같이 다니면 이런 신기한 경험들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릭사엘:(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알지. 그래서 내가 그대와 외출하는 것을 좋아하잖아.
유스텐:(네 말에 기분 좋은 듯 눈을 반짝이며) 정말요? 저랑 외출하는 거 재밌어요?
릭사엘:...그럼. 그대랑 하는 건 뭐든 새롭고 좋아.
유스텐:음... 제일 좋은 거 하나랑 최근에 한 것 중 제일 좋았던 건 뭐예요?
릭사엘:최근 한 것 중에서라면... 사진을 많이 찍은 거고 제일 좋은 건... 음. (잠시 고민하다가) 그대와 하는 섹스?
유스텐:... (예상치 못 한 발언에 솜털이 바짝 솟고 머리털까지 삐죽삐죽 솟는다. 다급하게 입을 막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속닥거린다) 사람들도 많은 곳에서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당신!
릭사엘:(네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전에도 계속 그러더니, 이게 밖에서 말하면 안 되는 주제인가?
유스텐:누가 섹, 아니 잠자리 얘기를 밖에서 하겠냐고요.
릭사엘:(이유를 몰라 연신 의아해하다가) 그런가? 그렇군. 알겠다. 다음부터 자중하지.
유스텐:(얼굴이 잔뜩 빨개져서는) 정말 - 다음엔 섹... 으로 시작하는 단어 말고, 적어도 좀 돌려서 말해보려고 해봐요. 잠자리 같은 단어도 있잖아요!
릭사엘:성교는?
유스텐:... (한숨을 푹 내쉬며) 그냥... 큰 소리로만 말하지 말아요. 누가 듣기라도 하면 저 부끄러워서 집에 가고 싶어질 것 같아요.
릭사엘:(이것도 아닌가?) 알았으니 한숨 그만 쉬어. 땅이 꺼지겠군.
유스텐:알았어요. (자기가 너무 나무란 건가 싶어 슬쩍 눈을 굴리며 작은 목소리로) 그리고... 저도 제일 좋아요. 당신이랑 하는 거...
릭사엘:알고 있어. 그러니 아이 들어설 수 있는 몸이 되기 전에 많이 하자고 한 거잖아.
유스텐:그러니까 하자고 할 때마다 매번 거절도 안 하는 거ㄱ... 으이익!!!
릭사엘:? 또 왜 그런 반응이야, 여보.
유스텐:다시 말해주지 않아도 알거든요!
릭사엘:그냥 해본 소리야.
유스텐:(괜히 혼자 찔려서 덧붙이며) ... 몸이 변하면 그때부턴 신경쓸 게 늘어나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릭사엘:그렇다고 안 할 건 또 아니잖아.
유스텐:그건 그렇지만, 피임에 신경써야 하니까 지금보다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지 않을까요?
(또 혼자 찔려서) 그, 그렇다고 제가 막! 엄청나게 하고 싶다는 그런 건 아니고!
릭사엘:(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그대가 임신이 가능하게 된다고 횟수가 줄어들까? 난 장담 못하겠는데.
(까지 말하고 이어지는 네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지금까지의 그대 행동을 보면 엄청나게 하고 싶어했던 때가 많은 것 같은데.
유스텐:(아니거든요! 라며 부정하려다 이번에는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인다. 부부라니까 조금은 솔직해져도 괜찮지 않을까.) ... 어쩔 수 없잖아요. 당신이랑 할 때마다 기분 좋단 말예요.
릭사엘:(솔직한 네 모습이 귀여워서 은근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장난스럽게) 나중 가서 덜 할 순 있을 것 같아?
유스텐:... 솔직히,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숨을 한 번 들이키며 머뭇거리다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덜 하면... 서운할 것 같기도 하고. 이거 중독인가...
릭사엘:괜찮다. 나도 중독이니까. (천천히 고개를 내려 네 뺨에 감질나게 키스한다)
유스텐:이거 괜찮은 건가...
릭사엘:기껏해야 아이 많이 생기는 것 말고는 문제될 것 없잖아.
유스텐:릭스는 나보다 바쁜 사람이니까, 나중에 일이 너무 많아서 못하는 날도 있을텐데...
릭사엘:... 그건 그렇지.
유스텐:당신은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게 더 억울해요!
릭사엘:그대는 못 넘어가?
유스텐:... 저, 저도 할 수 있어요.
진짜 중독은! 바빠도 막, 하고 싶고! 생각나고! 그런 거거든요?!
금단현상처럼!
릭사엘:그렇지. 중독의 정의가 그것이니.
그래도 언성은 그만 높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주변을 가리키며) 사람들이 보겠다.
유스텐:(네가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것 같자 사람이 돌아다니든 말든 씩씩거리며) 직접적인 단어를 뱉은 것도 아니니까 아무도 모를 거예요. 진짜 저만 중독인 거예요??!
릭사엘:(무슨 말을 듣고 싶어서 하는 소리지? 이해하지 못한 채로) 내가 바빠지면 못 참을 것 같아서 그래?
유스텐:... (밑입술을 깨물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은 참을 수 있나봐요.
나만 중독이지... (궁시렁) 거짓말쟁이... 자기도 중독이라더니...(꿍시렁)
릭사엘:일이 바쁠 때는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 편이라 그럴 뿐이지. 나도 그대와 하는 게 좋대도.
유스텐:그치만 생각이 안 나는 거잖아요!
몰라요, 저도 참을 거예요!
릭사엘:(당최 종잡을 수 없는 대화에) 그대가 그렇게 해준다면 내가 마음 놓고 일에 집중할 수 있으니 고맙지.
유스텐:(얼굴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다. 입술을 말아넣은 채 말이 없다가 감정이 흘러넘쳐서 눈가에 눈물이 찔끔 고인다. 코를 훌쩍이며) ... 바보.
릭사엘:유...스? (갑자기 울어버리는 네 모습에 당황해 어쩔 줄을 모르고 다가가 안는다. 이게 울 일인가...? 이해가지 않은 채로 등을 토닥거리며) 울기는 왜... 내 말이 충격이기라도 했던 건가?
유스텐:(왜 우는지 전혀 눈치를 못 챈 것 같아 더욱 더 서러워져 눈물이 방울방울 차오른다. 계속해서 코를 훌쩍이며) 안 울거든요.
릭사엘:울고 있으면서 아니라고 하면 사실이 되나... (너를 상냥하게 어르고 달래며) 왜 우는지 얘기를 해줘. 내가 무조건 미안하다.
유스텐:(큰일도 아니고 따지고 보면 별것도 아닌 일에 속상한 걸 스스로도 알기에, 솔직하게 말하기를 거부하며 고개를 젓는다)
릭사엘:(고개를 저으며 대답을 회피하는 네 얼굴을 부드럽게 붙잡고 주변 시선에 아랑곳 않은 채 입술에 계속 키스해주며) 어서. 내 사랑.
유스텐:(네 다정한 행동에 눈을 꾹 감는다. 닭똥같은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내린다. 어깨를 들썩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바빠도 내 생각은 전혀 안 하는 것 같아서, (훌쩍) 나만, ... 안 괜찮은 것 같아서... (눈물이 자꾸만 흘러 손등으로 눈가를 계속해서 훔쳐낸다)
릭사엘:내가 언제... (작게 한숨을 쉬고는 네 눈가를 마주 쓸어 눈물을 닦아주며) 그대 생각이야 하지. 당연한 것을... 그저 내가 시간을 못 내더라도 혼자 잘 있어주면 안심되니 고맙다는 뜻이었을 뿐이야. 그러니 그만 울어라. 착하지. (너를 꼭 껴안고 뒤통수를 쓰다듬는다)
유스텐:(네 품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훌쩍이다가) ... 중독이라더니, 뻥쟁이.
릭사엘:... ... 장난스러운 비유로만 생각했지, 정말로 중독이라는 의미 그대로 생각하고 있는 줄은 몰라서 그랬다.
유스텐:힝. ( 말없이 한참을 네 품에서 들썩이다가 점차 진정되어가는 듯 어느새 숨을 고르게 내쉰다 )
릭사엘:(너를 부드럽게 끌어안고 달래다가 네 정수리며 귓가, 뺨에 입술을 맞대어 누르고는, 물기의 흔적이 남은 네 눈가를 다정하게 닦아준다) 내 신부는 울보라니까.
유스텐:... (이번엔 차마 아니라고 못하겠어서) 그래도 반품은 안 돼요.
릭사엘:할 생각도 없으니 그런 말은 하지도 마.
유스텐:우응... (어리광부리듯 널 마주안고 네 품안에 더욱 더 얼굴을 파묻는다)
릭사엘:(이걸 어쩌지...) ...호텔로 돌아갈까?
유스텐:(고개를 들어올려 대답하려다 멈칫한다) '지금 얼굴 완전 눈물콧물 범벅이라 못났을 것 같은데.'
... 당신은 더 안 둘러봐도 돼요?
릭사엘:그대에게 이곳저곳 구경시켜주고 싶어서 나온 거니 괜찮다. 그대가 지금 구경할 기분이 아닌데, 다른 게 중요할 리가.
유스텐:그치만... (괜히 저 때문에 여행을 망친 것 같아 시무룩해한다)
릭스는 가보고 싶은 곳 있어요? 보고 싶은 곳이나...
릭사엘:그대가 있는 곳이 내가 있고 싶은 곳이야.
정 마음이 쓰인다면, 루프탑에서 바비큐라도 하는 게 어떨까 싶은데. 어때?
유스텐:바비큐...? '릭스 곱게 자란 사람이라 고기 못 구울 것 같은데...'
릭사엘:왜, 별로야?
유스텐:아니요. 릭스는 고기 안 좋아하지 않아요?
릭사엘: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크게 감흥이 없는 정도고, 건강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만 절제하는 게 익숙해. 그리고 버섯이나 야채를 구워도 되고. 내 걱정은 말고, 결정했으면 그만 돌아가자.
유스텐:응, 알았어요. (네 손을 잡은 채 꼼질거리다가) 저 사실 바비큐 파티 처음 해봐요.
릭사엘:정말?
유스텐:응. 음... 기회는 몇 번 있었는데, 그냥 집에 가겠다고 거절했거든요.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이랑 늦게까지 어울리기 불편해서 매번 거절했는데, 한 번쯤은 참여해볼걸 그랬나...'
릭사엘:(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자리가 불편했던 것이려나...) 그랬군... 그러면 첫 바비큐 파티답게 재료 구성을 다양하게 하라고 하마. 먹고 싶었던 것들 모두 먹어.
유스텐:정말요?! 구울 수 있는 거 다 구워야지!
아, 버섯은 빼달라고 해주세요. ...
릭사엘:내가 먹으면 되지.
유스텐:역시...
릭사엘:역시?
유스텐:(신뢰의 끄덕끄덕)
릭사엘:(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주 고개를 끄덕이고본다)
유스텐:(네가 따라서 끄덕이자 더 빠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 응!
릭사엘:(뭐지? 귀여워 미치겠는데)
(신나 보이는 너를 잠시 바라보다가 손에 깍지를 끼고) 가자, 유스.
유스텐:좋아요! (우느라 눈이 살짝 빨갛게 부어오른 줄도 모르고 헤실헤실 웃으며 깍지 낀 손을 흔들흔들거린다)
.
.
.
당신은 결국 릭사엘과 다시 호텔룸으로 돌아옵니다.
살짝 부었던 눈이 어느새 조금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릭사엘은 붉은 기가 남은 당신의 눈가를 안타깝게 쓸다가
찜질을 해주겠다며 프런트에서 얼음 찜질 용품까지 가져왔습니다.
유스텐:진짜 괜찮은데...
릭사엘:괜찮기는. 다 부었는데.
(네 눈가를 주무르다가 시원한 찜질팩을 얹어준다)
유스텐:(극구 거절하려다 눈가가 시원하게 식혀지자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다.)
... 생각보다 시원하네요.
릭사엘:(찜질팩 아래 눌린 네 앞머리를 말끔히 정돈해 치워주며) 잠시 쉬고 있어. 바비큐 준비는 내가 연락하고 해둘 테니.
유스텐:(찜질팩을 슬쩍 들추며) 저, 저도 도울래요.
릭사엘:딱히 도움 필요한 일도 아니고 그대를 불 옆에 두는 것도 걱정되니 가만히 쉬고 있어. 조금 이따 부를게. (네가 찜질팩을 들어올리며 드러난 눈가에 부드럽게 입맞춘다)
유스텐:으응, 알았어요. 고마워요, 릭스...
당신이 거실 소파에 앉아 눈 찜질을 하고 있으면
근처에서 달각달각 소리가 들리며
군침 도는 냄새가 슬며시 풍겨옵니다.
호텔룸 내부에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고
릭사엘의 것으로 보이는 걸음이 그것을
왼편의 복도까지 밀고 가는 듯
조금씩 멀어집니다.
그렇게 당신이 잠깐 쉬면서
시원해진 눈가를 문지르고 있으면
곧 단정한 걸음 소리가 다시 울리고
다가온 릭사엘이 당신의 입술에 쪽 키스합니다.
릭사엘:찜질 더 할 건가? 바비큐 준비 끝내뒀는데.
유스텐:벌써 다 끝냈어요? (고개를 저으며) 이제 그만하고 밥 먹을래요!
릭사엘:(찜질을 하느라 시원해진 눈가를 슬며시 매만지며) 붓기가 제법 가라앉았네.
그래, 갈까.
유스텐:응! '뭘 어떻게 준비했으려나...'
당신이 소파에서 일어나 릭사엘을 따라
루프탑으로 향하는 복도를 도도도 걸어가면
경쾌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곧 유리문이 열립니다.
화려한 태양빛에 물든 야외 수영장 안에 시원한 물결이 넘실거리고
그 옆에 선배드 테이블과 파라솔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맛있는 냄새를 쫓아 시선을 옮기면
어느새 릭사엘이 준비해뒀다는 바비큐가 보입니다.
은빛 스테인리스 그릴이 놓인 바비큐 존에
그릴 위에 구워지고 있는 고기가 노릇노릇 익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릭사엘이 좋아하는 버섯과 야채도 구워지고 있네요.
꼬치에 꿰여진 형태라 제법 먹기 편해 보입니다.
작은 테이블 위에 다양한 소스와 신선한 해산물 플래터도 놓여 있네요.
유스텐:(눈을 크게 뜨고 그릴에 놓인 음식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저도 모르게 군침이 돌아 침을 꿀꺽 삼키고는) 이걸 혼자서 다 세팅한 거예요?!
릭사엘:(슬쩍 다가가 고기를 뒤집으며) 호텔 측에서 초벌을 해서 올려줬어. 내가 한 건 별로 없다.
유스텐:그렇구나... 생각보다 엄청 다양하고 호화로워서 놀랐어요.
그나저나 릭스, 고기 구울 줄 알아요?
릭사엘:알지. 모를 리가.
(능숙하게 실리콘 브러쉬를 들어 고기 한 면에 소스를 바르고 뒤집는다)
유스텐:헉, 의외네요. '손하나 까딱 안 해봤을 것처럼 생겼는데 말이지... 다 아랫사람 시키고.'
릭사엘:(네 반응에 부연설명을 덧붙이듯) 교단이 커지기 전에는 내 식사를 내가 준비하는 게 당연했으니까. 요리를 못하는 편은 아니다. 이제는 할 필요가 없고 주방장에게 부탁하는 편이 더 실속있고 질이 좋았을 뿐이야.
유스텐:(네 말을 듣고 눈을 위로 굴리며 네가 혼자서 요리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아, 마음 아파, 처량해... 우중충한 배경(?)에 혼자서 고독하게(?) 달그락거리며 식사하는 너를 상상하니 가슴이 저릿하다. 네 어깨에 손을 올리며) 흡... 제가 구울게요. 릭스는 그동안 꽤 이것저것 많이 해줬잖아요.
릭사엘:(안타까워보이는 네 얼굴에 의문을 품은 채 고개를 갸웃하며) 괜찮다, 내가 하는 게 편해. 그대 잘 먹이고 싶어.
유스텐:아니에요... 릭스 맨날 풀만 먹고 사는데 오히려 제가 릭스를 잘 먹여야죠!
릭사엘:음... (고기를 구우려다가 네 결심 담긴 말에 머뭇거리듯 불판에서 손을 떼며) 그럼 부탁하마. 난 잠시 프론트에 연락하고 오지. 같이 마실 게 필요할 테니. 그대 마실 것은 칵테일이면 되겠지?
유스텐:(울망울망한 눈으로 널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응! 나한테 다 맡겨요, 릭스. 내가 진짜 기깔나게 구워줄게요. (슬쩍 눈치보며) ... 칵테일 너무 양이 적은데, 1리터짜리는 없겠죠?
릭사엘:그러다 취해 여보...
유스텐:처, 천천히 마시면 괜찮거든요! ... ... (작은 목소리로) 아마도.
릭사엘:...알았어. 다녀올게.
릭사엘이 약간 미심쩍은 표정을 하고는
당신에게 바비큐를 맡기고 실내로 들어갑니다.
당신은 호기롭게 바비큐 그릴 앞에 서
집게를 집어듭니다.
유스텐:
손놀림
기준치:60/30/12
굴림:93
판정결과:실패
...
이, 이게 아닌데.
불이 너무 셌던 탓일까요.
바비큐는 순식간에 익더니 빠삭하게 타버립니다.
유스텐:... 내가 혹시 석탄을 만든 건가.
루프탑에 고기 탄 내가 퍼집니다...
유스텐:습, '어, 어쩌지... 사고쳤다. 그것도 대형사고.'
이, 일단 릭스 오기 전에 빨리 수습해야겠다... (다급하게 탄 돌덩어리가 된, "고기였던" 것들을 쓸어담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잦은 섹스로 인해 휴지가 가득 담긴 휴지통을 발견하곤, 휴지통 속을 파내 밑바닥에 숨겨놓고 휴지로 급하게 덮는다.)
좋아, 이러면 안 들키겠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면 들키지 않을 거야.
물어보면 뭐, 다 먹었다고 해야지. ... 자신있게 맛있게 굽겠다고 해놓고 태운 것보단, 먹보 이미지가 훨씬 낫잖아.
불판에 아무것도 없으면 좀 그러니까... (옆에 남은 고기를 보며) 이거라도 새로 구울까.
당신은 주섬주섬 옆에 있던 고기와 야채, 버섯을 다시 굽습니다.
지글지글
다시금 루프탑에 먹음직스러운 소리와 향긋한 향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유스텐:
손놀림
기준치:60/30/12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불 세기가 조금 줄어든 탓인지
바비큐는 노릇노릇 천천히 익어갑니다.
적당히 구워진 고기에서 윤기가 자르르 흐릅니다.
소금과 후추 간을 하고 소스까지 바르자
한 눈에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자태가 당신을 반깁니다.
유스텐:하 - 내가 봐도 이건... 진짜 잘 구웠다. 릭스가 먹고 눈물 흘리는 거 아니야?
당신이 그렇게 뿌듯함에 젖을 찰나
릭사엘이 조용히 루프탑으로 돌아옵니다.
손에 로즈골드 샴페인 한 병과 유리잔,
1리터 보틀에 담긴 칵테일이 보입니다.
릭사엘:(루프탑에 들어서다가 옅게 남아 있는 탄 냄새를 맡고는) 냄새가... 태웠어?
유스텐:으, 으응? 아, 아아아뇨? 무슨 냄새가 난다는 거지? 저는 모르겠는데. (시치미 뚝)
릭사엘:당황하는 거 보니 태웠었군.
유스텐:안 태웠다니까요!
이거 봐요! 얼마나 맛있게 구웠는데!
릭사엘:(슬며시 그릴 옆에 다가가 지글지글 익고 있는 고기와 야채들을 보다가) 내가 굽던 것이 아닌데?
유스텐:(마른 입술을 말아넣으며 슬쩍 눈을 돌린다) 크흠, 그, 그거는! 너~무 맛있어보여서 그만, 제가 다 먹어버렸지 뭐예요. 하하, 하.
릭사엘:(별다른 의심 없이)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나는 설마하니 그대가 익던 것을 태우고 쓰레기통에 넣었나 했지.
유스텐:(뜨끔!) 에에에이~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저를 뭘로 보시고.
저 음식점 아르바이트도 해 본 사람이거든요? 태울 리가 없잖아요~
릭사엘:(테이블에 잔과 칵테일을 내려놓고 아래에 얼음 버킷에 담긴 샴페인을 내려놓으며) 하긴. 그대 손재주가 나쁘진 않지.
유스텐:(네 말에 찔려서 자꾸만 목이 타고 목에 닿는 카라가 답답하게 느껴져 손가락을 넣어 슥슥 당긴다.) 그, 그럼요!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고기 구운 것 좀 봐요. 윤기가 흐르잖아요?
릭사엘:(몸을 일으켜 네 머리를 끌어당기고 뺨에 쪽 키스하며) 고생했어. 앉아서 좀 쉬어. 나머지는 내가 하지.
유스텐:(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안 들킨 거 맞겠지? 설마 나중에 쓰레기통을 뒤지기라도 하겠어?' 으응! 부탁할게요! (도망치듯 후다닥 자리를 피해 앉는다. 네가 가져온 1리터 보틀 칵테일을 유리잔에 콸콸 따르고 벌컥벌컥 마셔 목을 축인다) '하, 죽겠네...'
당신은 급한대로 연한 파스텔 핑크빛 칵테일을
꿀꺽꿀꺽 들이킵니다.
옅은 사과향의 달콤함과 함께 부드럽고 상큼하며 크리미한 질감.
답답함을 개운하게 내려주기에 안성맞춤인 맛입니다.
유스텐:(음료수처럼 들이부을 듯 마시더니 잔을 탁 내려놓고) 크으 -
시원하다
릭사엘:(네가 잔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에 놀라 다가오며) 천천히 마셔야지. 도수 높아, 그거.
유스텐:그래요? 에잇, 뭐 어때요. 여기에 당신이랑 나밖에 없는데, 취하면 당신이 책임져주겠지 -
릭사엘:그거랑은 의미가 다르잖아.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네 손에 쥐여진 잔을 가로챈다)
유스텐:아 - ! 내 음료수 ...
릭사엘:음료수가 아니고 술.
유스텐:맨날 어린애 취급이나 하고... (툴툴거리다가 문득 네가 가져온 샴페인이 눈에 들어온다. 병째로 품에 안고는) 그거 안 돌려주면 이거 마실 거예요!
릭사엘:...마셔도 상관은 없다만, 협박으로 하는 소리야?
유스텐:당연하죠! 나 지금 진지하게 위협하는 거예요!
릭사엘:알았어. (순순히 너에게 잔을 돌려준다)
유스텐:히히... (헤실헤실 웃으며 샴페인과 잔을 맞바꾼다)
릭사엘:(분홍빛 물결이 찰랑이는 샴페인 마개를 툭 따며 네 잔에 살며시 따라준다) 이것도 맛 봐. 대신 천천히.
유스텐:알았어요. 약속! (새끼손가락 대신 잔을 살짝 네쪽으로 기울였다가 다시 제쪽으로 옮겨 한 모금 마셔본다)
잔을 기울여 한 모금 머금자
새콤달콤하면서도 약간의 탄산이 시원하게 혀를 자극합니다.
은은하게 감도는 복숭아향과 크렌베리 향미에
입맛이 샘솟습니다.
유스텐:이것도 완전 음료수 같아요!
릭사엘:달콤한 걸로 부탁했으니까 번갈아서 마셔.
유스텐:번갈아서...? (눈을 깜빡이다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오른다. 칵테일이 들은 잔과 샴페인이 들은 잔을 번갈아보며) '두 개 한꺼번에 마시면 두 배로 달지 않을까?'
릭사엘:아차. (두고 온 그릴이 생각나 다시 바비큐 그릴 앞으로 돌아간다)
유스텐:(네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칵테일이 들은 잔을 기울여 샴페인이 들은 잔에 내용물을 섞고 ... 마신다.) ... 으에... '생각했던 맛이 아니잖아.'
당신이 그렇게 실망감에 젖어 겨우 홀짝홀짝 잔을 비우면
릭사엘이 곧 노릇노릇 구운 바비큐를 접시에 옮겨담아 가져옵니다.
먹음직스러운 향기에 머리가 살짝 어질합니다.
유스텐:(반쯤 취해서 살짝 달아오른 얼굴로 단순한 언어를 내뱉는다) 와 - 고기다 -
고기는 소금간만 한 것도 있고 바비큐 소스를 바른 것, 매콤한 소스를 바른 것 등
다양합니다.
당신이 감탄을 하고 있으면 릭사엘이 곧
당신의 앞으로 소금간 한 바비큐 꼬치를 내밉니다.
혹여라 당신의 손에 데일까 싶었는지
손잡이 부분에 천도 덧대어져 있네요.
유스텐:(먹기도 전부터 침이 고여 입을 벌린 채 네게서 꼬치를 받아든다. 지체없이 바로 꼬치를 크게 한 입 먹고 우물거린다.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고기 식감에 눈을 감고 어깨를 늘어뜨린다) 마힜어...
릭사엘:(맛있다는 듯 고기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네 입술에 쪽 키스하며) 많이 먹어, 내 사랑.
유스텐:(볼이 빵빵해질 정도로 고기를 입안에 가득 욱여넣으며 말없이 먹다가) 릭스는... 진짜 교주님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사람인 것 같아요.
릭사엘:그런 소리는 또 처음 들어봐.
유스텐:... 교주님 투잡 쓰리잡 뛰면 안되겠죠. 그럴 시간도 없을 거고.
릭사엘:(제법 재밌는 소리에 흥미가 돌아서) 투잡 쓰리잡으로 뭘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유스텐:음... 연예인 하면 진짜 인기 많을 것 같아요.
게다가 팬들을 입교시키기도 쉽지 않을까요?
릭사엘:(생각도 못한 소리에 당황하며) 연예인?
유스텐:네! 릭스는 뭐가 좋을까... 가수나 배우는 아닌 것 같고, 음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 모델이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마침 키도 크고 비율도 좋잖아요.
릭사엘:(순간적으로 런웨이 위에 있는 자신을 상상했다가 고개를 저으며) 칭찬은 고맙다만... 적성은 아닐 것 같아.
유스텐:왜요??! 되게 분위기있어서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릭사엘:음... (별로인데) 그래도 칭찬은 고맙다.
유스텐:그래도 진짜 연예인 하고 그러면 안 돼요.
저 만날 시간이 부족해지잖아요.
지금도 릭스는 바쁜데...
(술을 홀짝이다가) '아, 나 지금 통제하는 사람이 된 건가?' ... 그래도, 제가 걸림돌이 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릭사엘:안 할 거니까 이상한 염려하지 마. 그보다 취한 거 아닌가? (네 눈앞에 손을 휘휘 흔들어본다)
유스텐:(네가 손을 휘휘 흔들자 시야가 어지럽히는 것 같아 눈을 느리게 꿈뻑꿈뻑거린다.) 안 취했거든여...
릭사엘:발음이 뭉개지는 것을 보니 단단히 취했는데. (네 옆에 앉아 꼬치를 새로 내밀며) 술만 마시지 말고 식사도 해야지.
유스텐:우웅... (네게서 꼬치를 받아들며 반쯤 감긴 눈을 한 채 야무지게 먹는다.) 좀... 더운 것 같지 않아요?
릭사엘:더운 날씨긴 하지. 힘들면 수영장 안에 들어가서 먹는 건 어때. (네 머리를 쓸어넘긴다)
유스텐:그럴까여? (한 손에는 잔을 들고, 남은 한 손에는 1리터 보틀에 담긴 칵테일을 소중한 것마냥 꼬옥 품에 안고 터덜터덜 수영장쪽으로 걸어간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기 귀찮은데.' (머리가 어쩐지 조금씩 핑핑 도는 것 같다. 복잡한 생각은 그만두기로 하고 옷을 다 입은 채 수영장에 몸을 담근다. 목만 둥둥 뜬 채로) 시원하다...
릭사엘:(옷을 다 입은 채로 수영장에 풍덩 들어간 너를 지켜보다가, 가만히 자신도 옷을 다 입은 채 수영장에 들어가며) 옷을 입고 들어오면 어떡해. 나갈 때 춥잖아.
유스텐:아, 그러네. (갑작스럽게 몸에 한기가 돌아 부르르 몸을 떤다) 어쩌지... 이젠 추워여... 근데, 춥다면서 릭스는 왜 옷 입고 들어온 거예요?
릭사엘:나중에 그대 혼자 추울까봐. (엉뚱한 소리를 한다)
유스텐:(찌이잉) 릭스... 나 생각해준 거예여? 감동이에여... (물속에서 너를 꼬옥 껴안으며 뺨에 쪽쪽 연신 입을 맞춘다. 그리고는 네 밑입술을 입에 머금은 채 오물거리다가) 이렇게 안고 뽀뽀하면 금방 따뜻해질 거예요. 어때요, 천재적이죠?
릭사엘:(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간질간질함에 너를 가만히 끌어안으며) 그러게. 천재네.
유스텐:우웅... 따뜻하니까...큰일났어요.
이젠, 나른해요.
릭사엘:술은 어쩜 이리 약한지. 아직 식사 다 못했잖아. 맛있다며. 많이 먹어야지.
(네 몸을 끌어안고 수영장 밖으로 살짝 나오며) 비치 타월 가져올게. 기다리고 있어.
유스텐:(물에 빠진 생쥐처럼 온몸에서 물을 뚝뚝 흘린 채 쭈구려앉아 기다린다. 어라, 나 왜 수영장 들어간 거였더라. 눈을 느리게 깜빡깜빡 하더니 몸을 조금씩 떨다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릭사엘:(타월을 가져와 네 옆에 내려놓고 네 옷을 벗기려다가 꾸벅꾸벅 조는 것을 확인하고는) ...여보? 자?
유스텐:(흠칫) 으어? 어? 아뇨?
릭사엘:(네 몸을 잡아 편하게 바닥에 앉힌다. 그리고는 물에 젖은 옷을 천천히 벗겨내며, 속아주듯) 눈 감고 있어. 말려줄 테니.
유스텐:(웅얼거리며) 우응... (천천히 숨만 내쉬다가 네가 하나하나 옷을 벗겨내자 헛소리를 한다) 여기서 하려고요?
릭사엘:... 옷을 벗겨야 몸을 말리지. (네 상의와 하의를 천천히 벗겨주고 타월로 부드럽게 감싸 말려준다) 아직도 추워?
유스텐:(도리도리) 으응... 당신은요? 같이 젖었잖아요.
같이 몸 말릴 거예요?
릭사엘:(생각은 안 하고 있었지만...) 그래야겠지. (천천히 제 옷 상의 단추를 툭툭 풀어낸다)
유스텐:(빤 - 히 네 가느다란 손가락이 단추를 하나하나 푸는 것을 구경한다.) ... 저 좋은 생각이 났어요.
릭사엘:(상의 단추를 마저 풀어내며) 무슨 생각?
유스텐:(취해서 조금씩 새는 발음으로) 우리 둘 다 벗고 안고 있으면 엄 - 청 따뜻해져서 금방 몸이 마르지 않을까요?
릭사엘:(단추를 풀다가 잠시 멈칫, 하고는 애써 태연한 척 마저 풀어내고 바지를 벗으며) 그대가 원한다면 못 할 건 없지만, 그러면 차라리 침실에 가서 눕는 게 낫지 않아?
유스텐:침대는...! 안 돼여!
하고 싶어져서 안 돼여...
릭사엘:...? 침대에 가면 하고 싶어?
유스텐:우웅...
당신이랑 다 벗고... 침대 위에서 안는다고 상상하니까... 으... (고개를 푹 숙인 채 귀가 빨개진다)
어쨌든 안 돼요.
릭사엘:(어떤 논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 알았어. (옷을 다 벗고 젖은 네 몸을 끌어당겨 부드럽게 안고 등을 토닥여준다. 취하더니 솔직해졌네)
유스텐:... 릭스 엄 - 청 따뜻해요. (큰 곰인형을 끌어안듯 네 가슴팍에 볼을 부비작거린다)
릭사엘:(네 정수리에 상냥하게 입 맞추며) 그렇게 비비면 간지럽잖아.
유스텐:릭스가 너무 따뜻하니까 자꾸 찰딱 붙어있고 싶어져여.
심장소리도 엄 - 청 잘 들려요.
그리고 빨라여!
릭사엘:...그야 그대와 살 맞대고 있으니 그렇지.
유스텐:(신기하다는 듯 입술을 오므린 채 네 가슴팍에 귀를 가까이 대고 숨죽여 심장소리를 듣는다)
(고개를 들어 너를 올려다보며) 두근거려요? 좋아요?
릭사엘:(자신을 올려다보는 시선에 애틋한 듯 시선을 맞추며) 좋지.
유스텐:(배시시 웃으며) 저도 좋아여. (네 턱에 쪽 쪽 입을 맞춘다)
릭사엘:(턱끝에 입맞추는 네 얼굴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입술을 베어물었다 떼며)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 거야.
유스텐:글쎄요, 그건 모르는데... (눈을 꾹 감으며 고개를 좌우로 요리조리 갸웃거리다가) 릭스한테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가?
릭사엘:...그렇게 따지면 갈수록 더해지는 거 아니려나 몰라. (실없는 소리를 하며 네 입술을 다시금 베어문다)
유스텐:으음 - 그러면 뭐, 좋은 거 아닌가. (곤란한 듯 입술을 꾹 다물다가 네가 입을 떼자) 안 돼여... 위험해여.
릭사엘:뭐가 위험해?
유스텐:더 키스하면... 설 것 같단 말예여. 부끄러워.
릭사엘:원래도 키스하면 섰어? (다정하게 쪽쪽 입맞춘다)
유스텐:우으응... (안 된다고 하는데도 자꾸 키스하자 칭얼거린다.) 음... 반쯤은?
당신이랑 하는 키스는 너무 좋아서... 너무 많이 하면 흥분돼요.
릭사엘:(귀엽기는... 네 등을 쓸어주다가 한번 더 쪽 소리가 나게 키스하고 조심스럽게 네 겨드랑이를 문지른다)
유스텐:(간지러워서 몸을 들썩이며 팔에 힘을 준다) 여긴 왜 만지는 거예요?
릭사엘:예뻐해줄까 싶어서.
유스텐:겨드랑이를 예뻐하는 방법이 있어요?
릭사엘:(피식 웃으며) 아니. 그대를. (조심스럽게 너를 위로 끌어당겨 제 위에 앉히고 네 목덜미에 입술을 가져다 붙인다)
유스텐:흐으... 위험하다니까 왜 더 하는 거예요. 나 진짜 설 것 같단 말예여...
릭사엘:만지고 싶다. 세워줘. (네 목을 입술로 지분거리다가 고개를 숙여 네 가슴 위쪽을 핥는다)
유스텐:(어깨를 들어올린 채 바르르 떨다가) 식사 중에 이래도 되나...
릭사엘:지금 멈춘대도 먹을 수는 있고? (입술을 옮겨 네 발긋한 유두를 할짝인다)
유스텐:음... 적당히 먹긴 했으니 뭐... 그래도 릭스는 나 먹이느라 조금밖에 안 먹었잖아요.
릭사엘:지금은 그대 먹는 게 좀 더 급한데. (손을 뻗어 반쯤 부풀어오른 네 아래를 문지른다)
유스텐:(헛숨을 들이키며 신음하다가) 으응... '이런 것도 식사로 쳐도 되나...' (몽롱한 정신으로 생각하다 그만둔다) 그럼, 먹고 싶은 만큼 먹을래요?
(취해서 헛소리를 늘어놓으며) 아, 저를 배불리 먹인 사람이 저를 먹는다니까 뭔가... 묘하네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귀할멈 같다...'
릭사엘:(별 생각 없이 툭) 먹이 사슬의 순환이라고 쳐. (너를 품에 안아들고 풀장 옆의 선배드에 가만 눕힌 뒤 위에 올라타 마저 가슴을 빤다)
유스텐:후으... 언제는 나더러 신이라고 했으면서. 신이 신을 막 먹어도 돼요? 나 지금 잡아먹히고 있는 건가...
릭사엘:그대 생각만큼 내가 신실하지는 않은가 보지. (네 유두를 물고 핥다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유스텐:아하하, 교주님이 신실하지 않으면 어떡해요. (꺄르르 웃다가 뭐 하려는 건가 싶어 너를 빤히 바라본다)
릭사엘:(네 배꼽을 핥다가 고개를 더 내려 네 성기 앞에서 입술에 침을 적신다. 그리고는 입술을 열어 부드럽게 네 성기 끝을 빨기 시작한다)
유스텐:(점점 고개가 내려가자 무엇을 할지 대충 감이 잡혀 흥분감과 기대감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예상했던 대로 축축한 혀가 제 것을 따뜻하게 적시자 만족감에 발가락 끝을 오므린다) 흐응, 앗... 하아...
릭사엘:(마치 입술끼리 키스하듯 선액이 촉촉하게 배어난 네 귀두에 혀를 마찰하며 비비고 조심스럽게 흡입한다. 네 달콤한 신음 소리에 눈이 천천히 감긴다)
유스텐:(반쯤 뜬 눈으로 네가 제 것을 빨아대는 것을 전부 지켜본다. 아랫배가 간질거려 허벅지가 자꾸만 말려들어간다.) 아, 흐... 좋아, 앗...
릭사엘:(손가락 사이로 네 음낭을 한 짝씩 굴리며 통통하게 부푼 귀두를 정성껏 빤다. 네 좋다는 말에 고개가 점차 규칙적으로 움직인다)
유스텐:릭, 스읏... 으응... (눈을 꾹 감고 어깨를 바짝 세운 채 신음한다. 붉은 입술이 제 것을 머금고, 네 타액이 제 기둥을 적시는 그 모든 광경이 야해서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그럼에도 네가 사랑스러워 눈을 떼지 못하고 머리카락을 손가락 사이사이에 끼워넣고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
릭사엘:후... (네 반응에 힘입어 네 귀두를 빨다가 입을 떼고, 다시 빨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붉게 달아오른 첨단에서 짭짤한 맛이 번져 점차 갈증이 인다. 네 것을 빠는 와중에도 제 것도 조금씩 흥분해오지만 이 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 마음뿐이라, 그저 네 것을 핥고 삼키는 것에만 집중한다)
유스텐:(예민한 부위를 연신 자극받아 저도 모르게 허리를 이따금씩 튕기고 선단에서 액이 쉼없이 찔끔찔끔 나온다. 금새 사정감이 밀려와 네 어깨를 밀어내려 애쓰며) 릭스, 이제 , 그흣, 그만 - 나, 하아, 나올 것 같아요. 그마안 -
릭사엘:사정해. 받아줄 테니. (절정이 가까운지 부들부들 떠는 네 몸을 눌러잡고 혀끝을 네 귀두 끝의 갈라진 틈에 붙이고 입술을 오므려 깊게 빨아들인다)
유스텐:그치만, 흣... 이렇게 빨리 먼저 가고 싶지 않단 말예요...! (제 말을 전혀 들을 생각이 없는 건지 더욱 더 짙은 쾌감이 밀려오자 계속해서 엉덩이를 뒤로 빼려한다) 아, 그마ㅇ, 앗, 아...! (움찔하며 고개를 뒤로 젖히더니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린 채 사정하기 시작한다)
릭사엘:(정액을 내뿜기 시작한 내 귀두를 입에 푹 담고 혀로 쓸어올린다. 혓바닥 안쪽에 고이는 네 정액에서 미지근한 체온이 느껴진다. 할딱거리는 몸에서 쏟아지는 체액의 양이 점차 줄어들다가 끊기자, 잠시 고민한 끝에 네 흔적을 꿀꺽 삼켜 먹는다.)
유스텐:(숨을 고르며 젖은 눈으로 널 바라보다가 네 목울대가 울렁이는 것을 보곤 눈을 크게 뜬다.) 그, 그걸 왜 먹어요!
릭사엘:(네 외침에 아랑곳않고 젖은 귀두를 핥아 남은 정액도 모조리 빨아 삼키고는) 먹고 싶어서.
유스텐:내가 핥아먹을 땐 먹지 말라는 것처럼 굴더니... 아, 술기운이 확 가시네...
릭사엘:술이 깼으면 다행이지. (젖은 네 귀두를 마지막으로 크게 핥고는 네 몸 위로 다시 몸을 겹쳐 뺨에 키스한다)
유스텐:정말 - 못 살아요, 진짜... 맛도 없는 걸 먹은 이유가 "먹고 싶어서"라니.
릭사엘:먹고 싶은 만큼 먹게 해준다더니.
유스텐:다른 걸 먹을 줄 알았죠.
릭사엘:뭐를?
유스텐:... 알면서.
릭사엘:(네 뺨을 부드럽게 손바닥으로 감싸며) 등이 딱딱한 곳에서 하면 그대 허리가 아플 테니까.
유스텐:으음... 그런 거라면야... 알았어요. 그, 그래도 또 먹을 생각은 아니죠?
릭사엘:이번엔 뭘 먹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유스텐:뭐든...
릭사엘:먹고 싶다고 하면, 먹게는 해줄 거고?
유스텐:으... (네 어깨를 밀며) 어, 얼른 진짜 음식이나 먹어요! 다음 일정도 있잖아요.
릭사엘:(네 말에 아쉬운 기색으로 몸을 일으키며) 술에 취한 그대는 솔직해서 귀여웠는데.
유스텐:... 그 모습이 좋아요?
릭사엘:뭐든 좋기야 하지.
내가 즐거워한다고 또 취할 생각은 말고. 그대 건강이 우선인 건 알지.
유스텐:그럼요 - 흠, 이제 몸도 점점 바뀌는데 건강 걱정은 안 해도 되지 않을까요?
릭사엘:완전히 경계를 밟기 전에는 안심할 수 없지. 일단 밟으면 신체 상태는 그 시점을 기준으로 영원히 고정되니.
유스텐:헉, 그렇구나... 그럼 지금 건강관리를 해야 평생 유지된다는 거네요.
당분간은 술에 입도 대지 말아야지.
운동도 해야 하나?
릭사엘:(피식 웃으며) 갑자기 경각심이라도 들었어?
유스텐:네... 저는 시점을 기준으로 고정되는 줄 몰랐어요.
막! 회춘한 것처럼! 젊음의 샘물을 마신 것처럼! 있던 병도 없어지고 피부도 좋아지고 엄청나게 건강해지는 줄 알았어요.
릭사엘:상승 효과는 있지. 하지만 완전히 망가진 몸을 완벽하게 재생시켜줄 정도는 아니야. 나의 경우는 그저 신체 컨디션이 좋아지는 데에서 끝났지.
유스텐:(기대한 것과는 달라 실망한 듯 어깨를 축 늘어뜨린다) 힝...
그러고보니 릭스는 몇 살 때부터 고정된 거예요?
지금이 몇 살 때의 몸 컨디션인건가 해서요.
릭사엘:(곰곰이 생각하다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고... 서른 초쯤이었던 것 같다.
유스텐:'삼십대 초 체력이 이렇게 좋다고? 미친...'
'20대 초인 나보다도 팔팔한 것 같은데.'
릭사엘:(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궁금해하며) 왜 그러지?
유스텐:그럼 나는 릭스의 삼십 대 초 얼굴을 보는 거구나...
인간일 때도 동안이었네요.
릭사엘:그런가? 난 나잇대에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유스텐:성숙해보이긴 하지만, 30대보단 20 후반인 줄 알았어요.
(곰곰이 생각하며) '가만... 나는 지금 나잇대로 고정되면, 나중엔 체력으로 릭스 이기는 거 아니야?'
(팔씨름(?)도 이기고, 릭스를 힘과 체력으로 무너뜨리는 걸 상상하니 갑자기 혹해져서) ' ... 좋은데? '
빨리 몸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아니, 잠깐만... 몸이 바뀌면 임신도 하게 되잖아요.
그냥 지금을 즐겨야지...
릭사엘:임신 할 수 있는 몸이 된다 해도 안 할 것도 아니잖아.
유스텐:그치만 그때는 신경써야할 게 하나 늘어나서 조심해야 하잖아요.
릭사엘:어차피 아이는 가져야 하는데, 그냥 마음이라도 편하게 하는 게 낫지 않고?
유스텐:... 너무 편하게 가졌다가 툭하면 임신할까봐 무섭단 말예요.
릭사엘:그대와 내가 섹스하는 횟수를 생각하면... 무리도 아니긴 하지.
유스텐:미리 콘돔을 구비해달라고 부탁해야하나...
릭사엘:(천천히 네 아랫배 위를 어루만지며) 그대 원하는 대로 해.
유스텐:으음 - '안에 해주는 게 좋은데... 너무 변태 같아서 말하기 좀 그렇고.' 알았어요.
릭사엘:(네 머리카락을 귀엽다는 눈빛으로 쓰다듬는다)
유스텐:(진지한 얼굴로 작게 중얼거리며) 남자도 피임약 먹으면 효과가 있나...
릭사엘:방금까지 콘돔 얘기하더니, 이번엔 피임약이야?
유스텐:... 왜요. 얘기할 수도 있지. (툴툴)
릭사엘:(네 작은 머리통을 끌어당겨 이마에 키스하며) 고작 이런 일에 진지해지는 게 귀여워서.
유스텐:"고작"이라뇨. 아주 중요한 문제라구요.
릭사엘:(피식) 그대 생각이 다 보이는데 어떡해. 아이가 생길 수도 있지만 섹스 그만하기는 싫고, 피임은 하고 싶지만 안에는 하면 좋겠고. 아닌가?
유스텐:(뜨끔!) ... ...
솔직히! 나만 그런 생각하는 거 아닐텐데!
아닐텐데?!
릭사엘:아니지. 대신 난 낳자고 하잖아.
유스텐:안에 할 때마다 낳으면 야구단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요...
게다가 으으...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 낳아야한다니, 무섭다고요!
릭사엘:나도 그렇게까지 많이 낳자고 할 생각은 아닌데.
유스텐:그러면요?
릭사엘:아이야 어차피 낳아야하니 일찍 낳고, 그 후에 묶든 말든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유스텐:아, ... 아! 그런 방법이 있었네! (몰랐다)
그, 근데 릭스는 묶어도 괜찮겠어요? '뭐랄까... 중성화시키는 기분인데.'
릭사엘:안 될 건 없지. 이단에게 몸을 맡기고 수술해야 한다는 점이 좀 그렇지만.
유스텐:? 교단 사람 중에 의사가 한 명도 없어요?
릭사엘:없지는 않지만 수술을 시행할 정도로 규모있진 않아서.
그리고 내가 수술 받는다는 걸 알면... 음. 무슨 말이 나돌지도 뻔하지.
유스텐:... 확실히, 그러네요.
비밀리에 진행해야겠어요.
릭사엘:고민은 좀 해결됐고?
유스텐:네. 저도 좋고, 릭스도 좋은 방법이 나왔으니까요.
(슬쩍) 사랑하는 사람 중성화시키는 기분이라 묘하지만..
릭사엘:뭐, 그런 생각까지야.
유스텐:그런데 묶으면 한동안 아프거나... 조심해야하거나, 음... 못하는 기간이 있지 않아요?
릭사엘:글쎄, 보통 간단한 시술은 일주일로 알고 있는데. 나는 인간이 아니니 하루면 되겠지.
유스텐:그렇구나... (잠시 어정쩡한 자세로 걷는 너를 상상하다가 휘휘 날려버린다)
릭사엘:?
유스텐:인간이 아니라 회복력이 빠르단 건 좋은 거네요.
릭사엘:수술 도중에 환부가 아물어버리는 치명적인 단점만 없다면 말이지.
유스텐:...
'아, 갑자기 불안한데... 수술 도중에 아물어서 죽도 밥도 안되는 거 아냐?'
역시 피임약을 먹도록 하는 게...
릭사엘:? (말이 없어진 네 반응에 고개를 갸웃한다)
먹을 수 있는 피임약도 없잖아.
유스텐:지금이라도 개발을...!
안되겠죠...
릭사엘:여보, 제법 섹스에 진심이네...
유스텐:아, 아니, 섹스에 진심인 게 아니라!
그러니까... 읏, 뭐야, 무책임하게 줄줄이 낳는 게 걱정인 거라고요.
릭사엘:재력 상 문제될 게 없는데 줄줄이 낳아도 무책임한 건 아니지 않을까.
유스텐:... 너무 많으면, 하나하나 다 사랑해주기 힘드니까...!
릭사엘:아, 그런 의미였군.
유스텐:그렇죠!
릭사엘:그건 맞지. (순순히 인정한다)
유스텐:섹스에 진심인 게 아니라 미래의 아이를 진심으로 생각해서 나온 말이라고요.
릭사엘:...이런 말은 뉘앙스가 이상할지도 모르겠다만, 그대는 좋은 어머니가 될 거야.
유스텐:네? 어... 어머니?
내가, 어머니?
릭사엘:그대가 아이를 낳는 거니, 아이 입장에서는 그대가 어머니 아닌가?
유스텐:그렇긴 한데, 저 제대로 달려있는데 어머니라 하면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모유가 나온다면 모를까...
릭사엘:아이들이 그대 아랫도리 사정을 신경쓰지는 않을 것 같은데.
유스텐:'잠깐, 설마 모유가 나오고 그러지는 않겠지?'
릭사엘:모유... 그러고보니 그건 나오는지 모르겠군.
유스텐:...
왜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점지해주신 거지...
릭사엘:나도 모르지.
유스텐:모유....는 안 나오지 않, 을까요?
나올만한 구석이 어디있어요!
릭사엘:음... (작게 고민하며 네 조그만 젖꼭지를 집어본다) 그건 그렇겠네.
유스텐:흐익! 릭스!!!
릭사엘:그대 젖꼭지는 너무 작아서 나도 빨기 힘들어.
모유는 아무래도 무리겠지.
유스텐:(두 팔을 교차해 황급히 가슴을 가리며 노려본다) 가능성이 있겠냐고요! 아니 게다가! 빨기 힘들면서 왜 빠는 건데요!
릭사엘:그야 빨고 싶으니까지 다른 이유가 있어?
유스텐:그, 그러는 릭스 젖꼭지는 얼마나 잘났다고...!
릭사엘:잘났다고 한 적은 없는데.
유스텐:릭스도 그렇게 크지는...! 않잖아요!
릭사엘:그렇긴 하다만 그대가 빨 것도 아니고, 아이가 빨 것도 아니니 중요하게 짚을 건 아니잖아.
유스텐:(머리를 박박 헤집으며) 아악! 억울해! 왜 나만!
이렇게 된 이상 저라도 빨아야겠어요.
릭사엘:말리지는 않겠다만... 굳이?
유스텐:당신도 체험(?)해봐야죠!
(네 젖꼭지를 검지로 콕콕 짓누르며) 나만 (콕콕) 이럴 수 (콕콕) 없다고요.
릭사엘:읏... 간지러워.
유스텐:... (급 현타) 하아 .......................
릭사엘:...왜 갑자기 한숨을 쉬고 그래.
유스텐:남자로 태어나서 평범한 가정을 이루는 꿈을 꾸다가 정신차리고 보니 제가 아이를 낳아야하게 돼서 참...
미래란 건 알쏭달쏭한 거구나 싶고, 아무도 모르는 거구나 싶고...
이제는 이 평평한 가슴에서 모유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신님을 한 대 쥐어박고 싶어져요.
차라리 임신 중엔 여자로 변하게 해주는 게 더 현실성 있을 것 같아요.
릭사엘:그 편이 나을 것 같나? 정 그러면 내가 주술을 찾아보고.
유스텐:그런 주술도 있다고요??
릭사엘:있는지는 모르지만 찾아는 보지.
유스텐:허허,허... (헛웃음이 막 나온다) 이젠 여자도 될 수 있구나..
당신은 내가 여자가 되어도 괜찮은 거예요?
릭사엘:신경쓰지 않지. 어쨌거나 그대니까.
유스텐:그, 그렇구나...
생각보다 덤덤하네요.
저는 릭스가 갑자기 여자가 된다고 하면, 손도 못 잡을 것 같은데.
릭사엘:그런가? 어째서?
유스텐:뭔가... 조심스러워서? 건드리면 안될 것 같아요.
게다가 잠자리도... 으, 건들면 제가 쓰레기가 된 것 같아요.
릭사엘:그대 것인 건 똑같은데, 고작 성별 하나 다르다고 그렇게 되나? 신기하군.
유스텐:하, 그러게요... 개조됐나? 내 원래 꿈이 바로 평범한 가정을 이루는 거였는데.
당신이 여자가 되면 원래의 꿈에 근접할텐데 왜 이렇게 낯설게 느껴질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툭 중얼거린다) 박히는 삶이 너무 좋아서 그런 건가...
릭사엘:...그게 중요한 거였다니.
실체는 아니고 환각 계열이지만, 여자인 모습을 취할 수는 있는데 구경시켜줘?
유스텐:구경 정도는... 괜찮을지도...
릭사엘:그래, 그럼.
당신의 호기심 어린 목소리에
릭사엘은 조심스럽게 불경한 언어의 주술을 읊기 시작합니다.
머리가 살짝 어지러워져 오려는 찰나,
눈 깜짝할 새에 피부가 금빛으로 빛나더니
푸르고 긴 머리카락을 나풀거리는 몸이 당신 위에 기대어 올라타 있습니다.
부드러운 곡선을 머금은 여체가 말캉거리며 닿습니다.
그러고보니 릭사엘은 나체 상태였었죠...
릭사엘:어떤가?
유스텐:(헉 하고 숨을 들이키며 얼굴을 바라보다 ... 나신인 걸 뒤늦게 눈치채고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두 눈을 가린다) 으, 으아악!!! 당신! 몸! 몸부터 어떻게 가려봐요!
릭사엘:몸? 아. 신경쓰지 마라. 난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유스텐:제가! 제가!! 부끄럽다고요!!
릭사엘:궁금하다고 한 것치고는 반응이 격렬하군.
(천천히 네 손을 잡아 끌어내린다) 보고 싶다더니, 생각보다 별로인가?
유스텐:(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시선을 어디다 둘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다가 결국 눈을 질끈 감는다) 벼, 별로인 게 아니라...!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아요!
릭사엘:형태만 달라졌을 뿐이지 여전히 나는 나다. 부끄러워할 것이 뭐 있어.
흠... (잠시 고민하며 제 몸을 더듬어보다가 살 오른 가슴을 쥐며) 이게 문제인가?
유스텐:그것도 문제고...! 미, 밑에도 어떻게 좀 해봐요!
릭사엘:밑? 아, 이쪽을 말하는 건가. (골반을 띄워 아래를 확인해본다) 좀 허전하긴 하군.
유스텐:뭐라도 입어봐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서 흐느끼듯이 애원한다)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아요 지금.
릭사엘:흠.
당신의 외침에 릭사엘은 잠시 고민하다가
격렬한 당신의 반응에 못 이겨 다시 주술을 읊습니다.
곡선 가득했던 몸이 천천히 익숙한 체형으로 바뀝니다.
유스텐:(손가락 사이로 눈을 찔끔 뜨며) ... 당신이에요?
릭사엘:...당연히 나지. 계속 나였다.
유스텐:아...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미간을 찌푸리며 당신을 와락 끌어안는다) 진짜... 너무... 무서웠어요(?)
릭사엘:...무서웠다고?
(몸을 와락 끌어당기는 품에 순순히 안긴다)
유스텐:차라리 그냥... 제가 여자가 될게요.
릭사엘:그렇게까지 별로였나?
유스텐:별로인 건 아닌데, 민망해서 죽고 싶었어요.
릭사엘:난 그대가 마음에 들어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이네.
유스텐:(얼굴에 손부채질을 하며) '여자 몸을 제대로 봤어야지... 아, 진짜 아직도 열이 남아있는 것 같네...'
여자인 릭스는... 지켜줘야할 것 같아요...
차마 보면 안될 것 같고, 손도 대면 안될 것 같고...
릭사엘:(네 반응을 차마 이해하지 못한 채로) 날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하더니.
유스텐:그러게요...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개조됐나...
릭사엘:박히는 삶이 그렇게 좋아?
유스텐:아아니... 그렇게 말하면 제가 진짜 변태자식 같잖아요.
으으...(척! 하고 손가락으로 당신을 가리키며) 이게 다 당신 때문이에요!
릭사엘:나?
왜지?
유스텐: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은 거라고요!
누가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하기 민망해져 얼굴을 잔뜩 붉힌 채로 밑입술을 꽉 깨물다가) 윽...
릭사엘:왜 말을 하다가 말아.
유스텐:(눈을 꾹 감으며 빽 소리지른다) 누가 그렇게! 다 잘하랬냐고요!
이게 다...! 다...!! (입술을 달싹이다가 널 가리키던 손가락을 네 성기쪽으로 옮기며) 이거 때문이잖아요!
릭사엘:이거? (네 손이 가리키는 제 것을 슬며시 쥐고 네 눈에 잘 보이게 내민다)
유스텐:이익...!!! 그래요!!! 이거는 흉기라고요!!
릭사엘:흉기라니, 말이 너무 심한데. 그대도 좋아서 앓잖아.
유스텐:너무 좋아서 문제라고요!
아악! 내가 개조당하다니! (머리를 박박 긁는다)
릭사엘:(네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머리를 박박 긁는 네 손을 떼어내 내려두며) 억울한 만큼 해줄 테니 그만 소리질러.
유스텐:(혼자만 어질어질한 건가 싶어 미치겠어서 감정이 차올라 울먹인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요! 내가... 내가...
엄청나게 아름답고 다 벗은 여자를 봐도 남자인 당신이 더 좋다고 한 사실이 너무
너무 혼란스럽다고요.
이럴 수가... (중얼중얼) 나는 사실... 그쪽이었던 건가?
릭사엘:(무슨 말을 해야하는 거지?) 고맙, 다?
유스텐:에, 예에...
릭사엘:(어색한 기류가 감돈다)
유스텐:저 흉기에... 개조당했어... 내가...
릭사엘:(뒤늦게 정정하듯) 그대는 나와 섹스 겨우 한 번 했을 때조차 날 좋아해 놓고는.
유스텐:(끓어오르는 듯한 목소리로) 끝내주게 큰데, 끝내주게 잘하기까지 하면 어떡해요!
아 , 아!! 사실 나는, 남자가 좋은 게 아니라 당신이 좋은 게 아닐까요? 그러니까... 다른 남성을 봐도 흥분하진 않을 거예요. 그렇죠?
릭사엘:...
유스텐:...
릭사엘:그대는 제법 색을 밝히는군.
유스텐:어...... '습,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 아니, 그게 아니라...
'에이씨, 모르겠다.' (상체를 숙여 네 것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떼고 올려다보며 어색하게 입꼬리를 끌어당긴다.) 헤, 헤헤... 워, 원래 부부끼리는 색을 즐긴다고 릭스가 그랬잖아요?
릭사엘:나한테만 밝히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까지 밝히는 게 아닐까 고민하고 있었잖아, 그대.
유스텐:아니거든요?!
(억울해서 솔직하게 툭 내뱉는다) 나 이제 당신 앞에서만 서거든요?!
당신이 개조시켰거든요?!
릭사엘:(손을 뻗어 네 것을 살짝 문지르며) 그래?
유스텐:... '남 앞에서 이런 거 해 본 적은 없지만...' 네.
릭사엘:(별의별 솔직한 소리를 다 하는 네가 마음에 들어서 네 입술에 살짝 키스하고는) 그럼, 그대가 좋아하는 거나 더 할까.
유스텐:에, 에, 네?
릭사엘:(부드럽게 유영하듯 손을 옮겨 네 다물린 허벅지 안쪽을 파고들어 다물린 곳을 누르며) 여기로.
유스텐:어, 어어... (바보처럼 어버버거리다가) 어디서 흥분한 거예요?
릭사엘:그게 중요한가? 어차피 그대만 보면 흥분하는걸.
유스텐:하, 진짜... (허탈하게 웃으며) 나한테 색을 밝힌다고 할 처지가 아니에요, 당신.
릭사엘:나는 그대만 밝히니까 괜찮지. (너를 부드럽게 끌어당겨 안고는) 침실로 갈까.
유스텐:... '이거 가자고 하면 나... 색을 밝히는 거 맞지 않나. 가자고 해야 하나.' (가고는 싶지만 말해야하나 고민한다)
릭사엘:(너를 품에 안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뺨에 키스하며) 받아주겠다고 해, 어서.
유스텐:(해명하듯 입술을 꿈틀거리며) 저도, 여보만 보면 흥분하니까... 색을 밝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릭사엘:...듣기 좋은 말이네, 그거. (더는 대답이 필요치 않다는 듯 너를 안고 실내로 들어간다)
.
.
.
물속에 푹 잠겨 있다가 수면에 퐁 떠오른 것처럼
몸이 무겁게 늘어집니다.
얼마나 당했지......
축축한 액체가 타고 흐르는 엉덩이에서
아직도 벌어진 느낌이 생생합니다.
무려 6번이나...
...
당신의 등 뒤에 질척한 소금기를 맞대고 붙은 몸에서
잠재워지는 심장 소리가 들립니다.
하긴 그만큼이나 했으면...
할말하않.
신혼 여행 마지막날에 힘이 다 빠집니다.
당분간 섹스 생각은 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유스텐:(퀭 - ) 나보고는 무슨 섹스 중독자인 것처럼 말하더니... (지끈거리는 허리를 손등으로 문지르며 신음한다)
릭사엘:(말캉하게 부드러워진 성기를 네 허벅지 안쪽에 문지르며) ...잘못했어. 안마해줄까?
유스텐:흐익! 잘못했다면서 왜, 막, 문지르는 거예요. (화끈 - )
릭사엘:(네 목덜미를 살짝 물며) ...기분이 나른해서 그만.
유스텐:(눈을 가늘게 뜨며) 나보고 색을 밝힌다느니 변태처럼 볼 자격 없어요, 당신.
나보다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릭사엘:... 그런...가? (아닌 것 같은데 묘하게 설득되는 것도 같다)
유스텐: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이랬잖아요!
릭사엘:그대는 좋다고 또 벌려 놓고서.
유스텐:...
(입술을 말아넣다가) 어, 어쨌든 나한테만 뭐라 할 게 아니라는 거죠.
우리 둘 다 쌤쌤이다 - 이거죠. 천생연분.
릭사엘:(피식) 천생연분. 그렇지. (네 뒷목에 잘게 쪼듯 키스한다)
유스텐:(바람빠진 웃음소릴 흘리며 팔을 뒤로 뻗어 네 엉덩이를 톡톡 두드려준다)
릭사엘:(네 행동을 가만히 놔두며 눈을 감았다 뜨다가 너를 뒤에서 꽉 끌어안으며) ...곧 비행기 타러 가야하는데 나가기가 싫네.
유스텐:(가기 싫어서 등을 보인 채 벌러덩 눕는다) 저도요. 하, 시간 너-무 빠르다. 여기서 살고 싶어요...
릭사엘:(귀여워...) 어쩔 수 없지. 라스베이거스는 가기로 했잖아.
유스텐:그렇죠... 근데, 주술을 막,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한테 써도 되는 걸까요?
진짜 나쁜 사람이 된 것 같고, 사기꾼이 된 것 같고...
릭사엘:어차피 그대는 카지노가 처음이고 누가 봐도 초심자이니, 모두가 그대를 패가망신 시키려 달려들 텐데. 자비를 줄 필요가 있나?
유스텐:정말 모두들 그럴까요? 카지노는 정말 무서운 곳이구나...
릭사엘:겉으로 친절한 척해도 결국은 남의 돈을 가져가겠다는 욕심으로 뭉친 자들이지. 봐줄 필요 없어.
유스텐:꽤 익숙한 것처럼 말을 하시네요. 릭스는 도박장 자주 갔었어요?
릭사엘:...
교단이 커지기 전이었지. 한 사제의 제안에 한 번 방문했다가 다 뺏기고, 심기일전해서 그 다음 번 방문 때 다 뺏어왔다.
유스텐:...
다 뺏어올 때 주술 썼나요?
릭사엘:그렇지.
유스텐:...
그걸 저한테 시키는 거라고요?
릭사엘:...
유스텐:릭스...
나빠요, 나빠.
나쁜 사람.
릭사엘:...
나 나쁜 거 이제 안 것도 아니잖아.
유스텐:나한테 못 된 거 가르쳐주고.
너무해.
릭사엘:...
유스텐:이 정도로 나쁜 사람인 줄은 몰랐어요.
불량교주님.
릭사엘:...
유스텐:불경한 교주님.
릭사엘:언제까지 놀릴 참이야.
유스텐:놀리는 거 티나요?
릭사엘:귀여워 죽겠어.
유스텐:에휴, 지금은 뭐, 정당하게 벌고 있는 편...? 이니까?
봐줄게요.
'정당한 거 맞나?'
릭사엘:알아줘서 고맙다.
유스텐:... 나중에 사회에 기부도... 하실 거죠?
릭사엘:교단은 기부를 받는 입장이지 주는 입장이 아니다.
유스텐:그렇죠... 그랬었죠...
하, 내가 남편 따라서 도박장 가서 사람을 속여야한다니... 마음이 참, 안 좋다.
릭사엘:봉헌금 받은 건 교인들의 복지에 사용하잖아.
그대도 우리 교단의 지도자니, 신도들을 생각해. 돈을 벌어와야지.
유스텐:...
나도 이제 가장이 된 거예요?
릭사엘:사실 그냥 해본 말이다.
유스텐:그렇구나... 전 또, 릭스랑 같은 위치가 되었으니 저도 한 몸 희생해서 돈을 벌어와야 한다는 건가 했죠.
이제 저도 여기 교단 사람이니, 이단의 돈을 뜯는다고 생각해야하나...
(머리를 박박 긁으며) 으으, 죄책감 들어.
릭사엘:100만 달러 어치 수표를 인출해줄 테니, 세 배까지만 불려와.
유스텐:차라리 범죄자의 돈을 뜯게 해줘요.
세, 세 배나 불려오라고요?
세 배까지만이 아니잖아요. 당신 100만 달러가 얼만지 몰라요?!
릭사엘:(네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100만 달러가 100만 달러지, 다른 환율로라도 계산해서 얘기해주길 바라는 건가?
유스텐:아니... 하아 - 보통 큰 금액이 아니니까 그러죠.
내가 평생을 일해서 번 돈을 합쳐도 그만큼이 안되는데...
나한테 지금 그거의 3배나 불려오라고요?
아이고 - 내가 노예가 됐네.
릭사엘:할 수 있으니까 맡기는 거지.
유스텐:... 다 잃어도 저 쫓아내시면 안 돼요,
릭사엘:그대 앞으로 10억 달러까지는 할당해뒀으니 다 잃어도 돼.
유스텐:으윽... 그거 제 돈 같지가 않단 말예요.
(울먹이며) 차라리 몸으로 갚으라고 해줘요...
릭사엘:갚을 필요도 없지만, 어차피 몸으로 할 거긴 하잖아.
유스텐:네? (어리둥절해하며) 아, 마을 시찰하러 나가는 거요?
릭사엘: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할 것 같으면 그렇게 해.
유스텐:에? 네? 뭔데요.
서, 설마...!
릭사엘:(슬며시 침대에서 일어나며) 이제 나갈 준비하자.
음?
유스텐:나를...! 막, 매도하고, 임신할 때까지 괴롭히고, 그러는 거예요? 마치 성인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릭사엘: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섹스는 그대도 좋아서 하는 거잖아.
유스텐:... 그건 그렇긴 한데, 몸으로 할 거라고 하길래.
릭사엘:출산할 때 고생할 걸 얘기한 건데.
유스텐:...그으 - 것도 몸으로 갚는 거긴 하네요.
릭사엘:그대는 정말, 보기와 다르게 변태야.
유스텐:조용히 해요.
더는 못 간다고 해도 말도 안 듣고 더 하자고 한 사람보단 덜 변태거든요.
릭사엘:그대가 먼저 유혹했었잖아.
유스텐:허, 지금 내탓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릭사엘:둘 다 책임이 있다는 뜻이지.
유스텐:... 조, 좋아요! 그건 인정!
어쨌든 저만 변태인 건 아니라는 거죠.
릭사엘:(이해할 수가 없네) 어쨌든 그대도 변태라는 뜻인데, 달라질 게 있어?
유스텐:... '아씨, 이게 맞나? 왜 타격이 없어보이지?' 언제는...! 부부간에 색을 즐기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릭사엘:일반적이지.
나는 그대가 변태라 깜찍하다고 생각한다만.
유스텐:그러니까, 변태가 아니라, 일반적인 ㄱ... 네?
릭사엘:(고개를 갸웃한다) 깜찍하다고 했는데.
유스텐:다, 당신도 참...
나 놀리려고 말한 거 아니었어요?
릭사엘:(영문을 모른 채) 내가?
유스텐:아니에요?
'표정 보니까 진짜 순수한 의미로 말한 건가?'
릭사엘:아니야.
유스텐:그렇구나... 저는 어제부터 계속 놀리려는 의미로 변태라느니 색을 밝힌다느니 말하는 줄 알았어요.
릭사엘:그저 생각하는 대로 얘기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 솔직히 나는 그대가 적극적으로 원하는 게 좋기도 하고.
유스텐:그, 그래요? (입술을 요리조리 끌어당기다가) 내가 오해를 하고 있었네요...
당연히 절 놀리는 의미로 알고... 괜히 당신한테 삐져서 미안해요.
릭사엘:그대가 섹스를 좋아해서 나도 그대와 함께 즐거운데, 놀릴 이유가 없지.
미안하기는. 그런 말 할 필요 없다. 그대의 가치관이 아직까지 이단인 것을 깜빡했군.
유스텐:으응... ("이단"이라는 말을 들으니, 아직 겉도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어깨가 축 쳐진다.)
솔직하게 말이 잘 안 나와요.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 자꾸 목에 걸리는 느낌이랄까.
좋으면 좋다고 말하거나, 싫으면 싫다고, 질투나면 질투난다고 바로 말하는 게 ... 그러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릭사엘:말이 잘 안 나오는 이유에, 우리 사이가 멀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나 나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함 같은 요소가 있나?
유스텐:음... 없다고는 못 할 것 같아요. 솔직하게 말했다가 성가시다고 생각하면 어쩌나 걱정하게 돼요.
릭사엘:성가시다고 생각하지도 않겠지만, 성가시면 어떄. 멀어졌다가도 다시 가까워지면 되지. 난 잘 모르지만, 가족이 그런 거라고 알고 있는데 아닌가?
유스텐:(머쓱하게 볼을 긁적이며) 제대로 된 가족이 없었어서 잘은 모르지만, 맞는 것 같아요. (중얼거리며) "가족"... 그렇구나, "가족"은 그런 거구나...
그, 그러면...! 바로 매순간 솔직해지겠다고 장담하긴 어렵겠지만, 저...! 노력해볼게요!
릭사엘:(너를 침대에서 일으켜 끌어안고 살며시 웃으며) 그래. 기대할게.
유스텐:(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비장한 목소리로) 그래서 저! 솔직하게 고백할 거 있어요!
릭사엘:그래, 말해봐.
유스텐:저는 릭스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릭사엘:...
...
(황망하게 뺨이 붉어진다)
유스텐:어... 왜 말이 없어요? 이거 아니에요?
릭사엘:아,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드물게 말을 더듬으며 네 품을 폭 끌어안는다)
나, 도 그대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해.
유스텐:이거 맞아요? 또... 또... 아! 릭스랑 손 잡는 것도 좋고, 자기 전에 뽀뽀하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돌린다) 사실 당신이랑 섹스하는 것도 좋아요.
릭사엘:...알고 있지. (속사포로 쏟아지는 네 고백에 황망한 고개를 네 어깨에 묻는다)
그 정도는, 말 안 해도 알고 있어...
유스텐:어... 그래요? 이미 아는 거라 고백이라기엔 애매한가. 으음 - 당신이 모를만한 게 뭐가 있지... (눈을 반쯤 내리깐 채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 (소곤소곤) 저는... 연어통조림보다도 당신 먹는 게 더 좋아요. 그리고 릭스가 맨날 맛있는 거 먹여줘서 행복해요.
릭사엘:... (어쩐지 부끄럽다 못해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어서) 그것도 알고 있어.
유스텐:어떡하지... 이제 생각나는 게 없는데... (안절부절)
릭사엘:(설렘으로 가득 웃으며 네 입술에 가볍게 쪽 키스하며) 그만 얘기해도 돼.
유스텐:으응...
(눈을 감으며 어깨를 늘어뜨린 채로) 솔직하게 말하면서,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네요...
릭사엘:한 번에 하지 말고, 천천히 하자. 그러면 되지.
(네 뺨에 간지럽게 툭툭 키스한다)
유스텐:(어깨를 잘게 떨며) 하하, 간지러워요- .
릭사엘:(네 옆 얼굴을 보며 중얼거리듯) ...그대를 정말 어떻게 해야 좋지.
유스텐:응? 무슨 뜻이에요?
릭사엘:...그대를 보면 가끔 감정이 주체가 안 돼.
(볼을 붉히고 시선을 살며시 피한다)
유스텐:(네 모습을 보며 눈을 반 접은 채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부드럽게 너를 두 팔로 껴안고 등을 토닥이며 네 귓가에 대고 속삭인다) 주체가 안 되면 다 쏟아내면 되죠.
릭사엘:...심장을 도려내도 되나?
유스텐:(눈을 크게 뜨며) 그, 그건 당연히 안 되죠!
쏟아내라는 게 피를 쏟아내라는 뜻이 아니라고요!
릭사엘:하지만 뻐근하고 간질거리고 옥죄고 그런 게... 딱 도려내야 할 것 같은데.
유스텐:(당황해서 안던 팔을 풀고 네 양 어깨를 붙잡으며) 아니, 아니...! 그러면 저 과부되잖아요! 안 돼요!
저한테 쏟아내라는 뜻이었어요.
릭사엘:쏟아내고 말고 할 것도 없고... 울 것 같아.
유스텐:네?!! 우, 울 것 같다고요?!
(안절부절하며 네 두 뺨에 손을 올리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 채 이리저리 살핀다.) 제가 뭐 잘못했어요?
릭사엘:그런 게 아니라... 얼굴 보면 애틋하고 없어질까봐 두렵고... 그래.
유스텐:(네 눈을 마주친 채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픽 - 하고 숨을 내쉰다.) 내가 어딜 간다고 그런 걱정을 해요. 당신도 참...
릭사엘:기분이 그런 걸 어쩌겠어... (자신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 그저 너를 붙잡고 표정을 숨기듯 어깨에 고개를 묻는다)
유스텐:(작게 웃으며 네 뒷통수를 강아지 쓰다듬듯 어루만진다) 여보, 나 어디 안 가요. 앞으로도 갈 생각 없고. 고개 들어봐요. 응? (부추기듯 네 귓바퀴를 살살 매만진다)
릭사엘:(네가 부드럽게 쓰다듬는 손길에 고개를 들고, 살짝 불그스름해진 눈으로 너를 바라본다)
유스텐:(스르르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 네 입술에 잘게 입을 맞췄다 뗀다) 응, 잘했어요. 나 여기 있어요.
릭사엘:...난 바보가 아니야. 그대가 여기 있는 건 알고 있어.
유스텐:하하, 바보가 아닌 건 알죠. 안심시켜주려고 그러는 거잖아요.
릭사엘:...응. (다시 너를 폭 끌어안는다)
유스텐:아, 좋은 생각이 났어요. (살짝 자세를 바꿔 제 심장소리가 잘 들리도록 가슴팍에 고개를 묻게 한다. 등을 톡톡 두드리며) 심장소리를 들으면 안정감이 든다고 어디선가 들었거든요. 어때요?
릭사엘:...아기 새 같아. 작네.
유스텐:뭐라고요?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심장소리 들려주는데, 아기새 같다니.
릭사엘:작고 여린 게,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아.
유스텐:네???
저 그런 말 듣기엔 너무, 팔팔하지 않나요?
릭사엘:...심장 소리가 말이야.
유스텐:참 - 나, 무슨 표현이 그래요.
릭사엘:...그대 몸에 완전히 신성이 깃들 때까지 안전한 곳에 가둬두면 안 되겠지.
유스텐:어... 지금도 가두고 있지 않나요?
'뭔 차이지?'
릭사엘:지금 밖이잖아.
유스텐:아, 그 뜻이구나.
흠... 옛날에 인터넷에서 본 건데요.
인터넷이랑 외출 외에 전부 다 제공해주는 집에서 한 달 동안 버텨서 100만 달러 주면 할 거냐, 안 할 거냐 라는 걸로 토론이 열리는 걸 본 적이 있거든요.
제가 지금 그 기회를 가진 것 같아요.
흠. 괜찮을 것 같기도...
릭사엘:...그렇게 오랫동안이나 밖을 안 나가고 살 수 있겠다고? 진심인가?
유스텐:에... 뭐, 어차피 저는 사람 만나는 거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게다가 아예 아무도 못 만나는 것도 아니고, 당신이 매번 찾아와줄 거 아니에요?
릭사엘:그렇지... (잠깐 생각에 빠진 듯) 반 년 동안 안 나오는 대신 10억 달러를 더 얹어준다고 하면, 할 건가?
유스텐:어... 반 년은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한 달 살아보고 괜찮으면?
릭사엘:흠... 그렇군. 그래.
유스텐:아, 근데 당신이 자주 안 찾아오면 좀... 외로울 것 같아요.
릭사엘:어차피 그대 방이 내 방인데도?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듯 너를 바라본다)
유스텐:그렇긴 한데 릭스는 저보다 바쁘니까...
릭사엘:바빠도 당연히 방에는 들르지.
유스텐:그럼 안심이고요. ... 진지하게 가두려고요?
릭사엘:...가능하다면. 그게 확실히 안전한 방법임에는 틀림 없으니까.
유스텐:음 - 일단 신전 가서 천천히 생각해볼까요. 지금은 밖이니까요.
이러다 도박장에 늦어서 시간 없어서 돈을 세 배나 불려오라는 중대한 임무를 실패하게 될 것 같아요.
릭사엘:아. 그랬지, 참.
(시간을 확인하고 조금 서둘러 몸을 일으키며) 슬슬 준비하고 나갈까.
유스텐:응. (같이 몸을 일으키며) '오늘 옷은 뭐 입지...'
'카지노니까 엄청 차려입어야 하나?!'
'그치만 준비한 옷 중엔 정장 같은 건 없는데...'
릭사엘: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유스텐:(너를 돌아보며) 릭스... 카지노는 무슨 옷 입어야지 입구에서 안 쫓아내요?
릭사엘:차림은 딱히 따지지 않는 걸로 안다. 그대 평상복 입고 가.
유스텐:그래요? 휴 - 다행이다. 평상복 입으면 돈 없어보인다고 쫓겨날 줄 알았어요.
게다가... 영화에서 본 카지노는 막, 사람들이 드레스랑 정장 입고 있던데.
릭사엘:그대가 입는 티셔츠 한 벌이 웬만한 정장 다섯 벌 값인데.
유스텐:히익... '저, 절대 뭐 먹다가 묻히면 안 되겠다.'
릭사엘:알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유스텐:그냥 일상복 같아서 잠시 잊고 있었어요...
릭사엘:그래 보이긴 하더군.
알았으면 이리 와. 옷 새로 입혀줄 테니.
유스텐:... '나 뭐 옷에 흘리고 그러진 않았겠지...?'
네...
당신이 익숙한 듯 팔을 벌리고 서면
릭사엘이 당신의 몸에 옷을 이것저것 대어보다가
능숙하게 옷을 꿰어 입힙니다.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에
청반바지네요.
깜찍합니다.
유스텐:... (고개를 슥 내려 멍하니 티셔츠 캐릭터를 바라본다. 이거는 좀...) 릭스, 이거 좀, 너무 어린애 같지 않나요?
이러고 도박장에 가면... 안 되지 않을까요?
릭사엘:흠... 귀엽기만 한데 말이지. (잠시 고민하다가 다른 옷을 꺼내어 대어본다)
심기일전한 듯한 표정의 릭사엘이
다시 당신의 옷을 벗기고 다른 옷을 꿰어 입힙니다.
금박이 화려하게 붙은 패턴 셔츠입니다.
유스텐:당신은 저를 너무 어린애로 보는 것 같아요...
(금박 티셔츠를 보곤 기겁하며 소리지른다) 이건 너무 과해요!
그리고 못생겼어요!
비싼 티는 좔좔 나면서
예쁜 맛은 하나도 없습니다.
유스텐:입기 싫어요!
구려요!
릭사엘:...
(주섬주섬 다른 걸 꺼낸다)
슬슬 릭사엘의 미감에 의심이 생기려는 찰나
릭사엘이 이번에는 베이지 톤의 여름 니트 티셔츠를 꺼냅니다.
색감이 곱고 소매가 깜찍하네요.
입기에 제법 무난한 디자인입니다.
유스텐:이번 건... 괜찮네요.
'사제분들이 골라주셨다고 했지. 대체 날 뭘로 보는 거지, 다들?'
아무래도 깜찍한 아기톡기 신부님이죠
당신이 제법 괜찮다는 반응이자 릭사엘이
두말 없이 당신에게 옷을 입힙니다.
레이온 원사가 섞였는지 제법 시원합니다.
바람이 솔솔 통해서 기분이 좋네요.
유스텐:... (과하게 삐까뻔쩍한 옷을 턱짓하며) 저 옷은 다른 사람 주거나 환불해주세요...
캐릭터 옷도요.
릭사엘:(과하게 화려한 베**체 옷을 들어올리며) 이건 패뷸러스 패션 런웨이에서 모델들이 입던 거고 (캐릭터 티셔츠를 들어올리며) 이건 유명 캐릭터 한정 콜라보 제품인데.
유스텐:싫어요! 안 입을 거예요!
릭사엘:(사제들이 최고급 원단에 돈 주고도 못 구하는 한정판이라고 해서 착잡해도 구매를 허락했는데 정말 싫어하는군...)
알았다. 알아서 처분하지.
유스텐:(눈에서 빔이 나올 정도로 옷을 노려본다)
릭사엘:(뚫어져라 보는 네 시선에 옷을 탁탁 접어 캐리어에 빠르게 넣는다)
가지고 온 물건들은 직원들이 기내까지 알아서 옮길 테니, 우리는 이만 가지.
유스텐:그래요. (슬쩍 캐리어를 돌아보다가 네 손을 잡고 문밖을 나선다)
.
.
.
비행기가 드넓은 하늘을 가르며
남서쪽으로 기울어집니다.
객실 창밖엔 구름이 평평하게 깔려 있고
머리 위에선 기내의 조명이 부드럽게 번져 나옵니다.
릭사엘과 나란히 앉은 좌석 사이에
아이스 버킷이 든 샴페인 병이 놓여 있습니다.
창밖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면
구름 너머에 붉은 사막 지형이 드러나지 시작한 참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붉은 흙빛 땅.
저 아래 어딘가에 도착지인 라스베이거스가 있겠지요.
네온 사인과 경적 소리, 속임수와 화려한 게임판이.
불현듯 긴장이 몰려옵니다.
도박은 처음인데 다 털리면 어쩌지...
방금 전에 릭사엘이 건네준 100만 달러 수표도 마음에 걸리기는 마찬가집니다.
이렇게 큰 돈을 만져본 적이 있어야 말이죠...
그런 당신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릭사엘은 가만히 투명한 샴페인 잔이나 기울이며
입을 축입니다.
유스텐:(수표를 두 손으로 들며 부들부들 떤다) '지, 진짜 100만 달러짜리잖아... 내가 살면서 이런 큰 돈을 만져보는 일이 오다니...'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된다... 카지노 가기도 전에 잃어버리면 어떡하지? 속옷 안에 보관해야 하나?'
릭사엘:(입술을 축이고 잔을 내려놓다가, 수표를 든 채 부들부들 떠는 너를 보고는) ...뭐하고 있어, 여보?
유스텐:이, 이이이렇게 큰 돈은 처음 만져봐서, 무서워요. 잃어버리면 어떡해요? 릭스가 보관해주면 안 돼요?
릭사엘:잃어버리면 또 줄게. 마음껏 잃어버려.
유스텐:안 돼요. 이런 큰 돈을 잃어버리면 할복할래요...
릭사엘:그대가 할복한다고 하면 내가 10억 달러 바다에다가 쏟아 버릴 거야.
유스텐:안돼!!!!!!!!
으윽, 너무해요. 그런 엄청난 협박을 하다니!
릭사엘:(큰 소리에 반사적으로 귀를 막았다가 떼며) 그대야말로 할복이니 뭐니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유스텐:그치만... 너무 큰 돈이란 말예요.
누가 보면 어떡하지? 누가 이 돈을 노리면 어떡해요?
릭사엘:줘버리고 새로 뽑아.
유스텐:(오열하며) 싫어요, 안 돼요...
(수표를 제 가슴에 품으며)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킬 거예요!
릭사엘:... (말리기를 포기하고, 네 근처에 날붙이를 얼씬도 못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알았어. 진정해.
유스텐:(훌쩍훌쩍) 백만 달러야, 내가 꼭... 지켜줄게...
릭사엘:(어휴...)
릭사엘이 당신의 손등 위에 손을 얹습니다.
기내는 조용하고, 엔진 소리만이 낮게 울립니다.
닿은 손길이 따뜻하고 묵직하네요.
조금은 안도감이 드는 것도 같습니다.
백 만 달러... 혹여 떨어뜨리면 릭사엘이
주워주기는 하겠죠.
그럼요, 암요.
.
.
.
라스베이거스의 밤은 낮보다 눈부십니다.
거리의 조명이 하늘을 밝힐 기세로 빛나고
도로 위엔 스트레치 리무진과 네온 간판,
들뜬 사람들로 가득하네요.
릭사엘이 준비해두었다는 호화찬란한 리무진에서 내려
주변을 돌아보면 정말 돈을 얼마나 발랐는지
알 수도 없는 건물이 있습니다...
고개가 자꾸 이곳저곳 돌아갑니다.
유스텐:(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주변의 화려한 분위기에 자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에 온 것 같아 벌써부터 기가 죽어버린다. 잔뜩 겁을 먹어 어깨가 말려들어간 채로 주머니 안의 백만 달러 수표만 만지작거린다.) '여깄는 사람들 다 내 수표를 노릴지도 몰라. 조심해야 해.'
릭사엘:(잔뜩 움츠러든 네 어깨를 끌어안고 한숨을 푹 쉬며 카지노의 문을 밀고 들어간다)
릭사엘이 이끄는 대로 입구 앞에 서자
카지노의 문지기들이 당신들을 의아한 눈으로 훑어봅니다.
릭사엘은 그런 그들을 슬쩍 바라보다가
품에서 검은 블랙 칩을 보여주고 문을 밀고 들어갑니다.
내부로 들어서자 카지노 내부의 공기는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 카드 섞는 소리,
칩 부딪히는 소리,
어딘가에서 딩딩딩 울리는 슬롯머신 승리음
그 모든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귀를 두드립니다.
대리석 바닥과 금빛 샹들리에,
거울처럼 반짝이는 천장.
그 모든 것들이 당슨을 향해 한꺼번에 쏟아집니다.
유스텐:...? '문지기들이 왜 저렇게 쳐다보지?' 아까 저 사람들한테 보여준 까만색 동전 같은 건 뭐예요?
릭사엘:아, 이거. (품에 다시 넣었던 블랙 칩을 다시 꺼내 가볍게 튕기고는) VIP 표시지.
유스텐:당신 여기서도 VIP였어요?!
대체 도박을 얼마나 한 거예요!
릭사엘:이곳은 처음 와 보는데.
유스텐:모든 도박장에서 통하는 거라고요? 그 까만 게?
릭사엘:카지노의 소유주라면 하나씩 다 갖고 있는 거야.
유스텐:아~ 네?!!!!!!!
소유주요??
릭사엘:아, 얘기 안 했군.
우리 지금 남의 사업장에 훼방 놓으러 온 거다.
유스텐:아니, (대체 무슨 소리를 들은 건가 싶어 혀를 차며 눈을 크게 뜬다) 대체 이게 다 무슨 소리예요, 지금?
당신 도박장도 있었어요?
근데 당신 거 놔두고 남의 사업장에 온 거라고요?
릭사엘:없다고 한 적 없어.
유스텐:아니, 말을 해줬어야죠!
릭사엘:훼방을 내 집 안방에서 놓으면 이상하잖아.
유스텐:말을... 해줬어야 알죠!
그건, 맞긴 한데, 아니, 맞나...?
훼방놓을 건데 VIP인거 막 보여줘도 돼요? 여기 주인...? 한테 한 소리 듣는 거 아닐까요?
릭사엘:우리 측에 재산이 많다는 걸 확인했으니, 게임을 붙이면 더 붙이겠지.
그런 소리 들을 일 없으니, 무슨 게임을 할지부터 정해봐.
유스텐:릭스, 진짜 나쁜 사람이 맞구나... 게다가 이런 곳은 처음이라 뭐부터 해야할지...
릭사엘:아기 쥐 같은 신도들 먹여살리려면 뭐든 해야지 어쩌겠어. (슬롯머신 쪽을 가리키며) 그대는 초심자이니 저것부터 추천하지. 뭐, 저건 주술을 사용할 수 없는 단순 운에 맡기는 거지만.
유스텐:아기 쥐...? '내가 무슨 소릴 들은 거지.' 저는 아기 새고 신도들은 아기 쥐라니...
자식이 많네요, 당신...
릭사엘:...난 쥐도 아니고 새도 아닌데 어떻게 아기 쥐와 아기 새가 내 자식이야.
유스텐:그건 그렇지만, 음... 굳이 따지자면 당신은 아기 강아지 같달까.
신전이 완전 유치원이네요.
릭사엘:...뭐?
유스텐:아기만 있잖아요.
릭사엘:...살다 살다 그런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
유스텐:아까 내 품에서 부비적거리던 사람이 누구더라 -
릭사엘:...
나는 모르는 사람인 것 같군. (시치미 뚝)
유스텐:정말요? 그럼 나 바람핀 건가?
아 - 어쩌지 ... 미안해요, 릭스. 모르는 사람을 안아주고 뽀뽀도 해줘버렸네요.
릭사엘:...(하나를 시치미 떼면 열까지 하네) 나 놀리면 재밌어?
유스텐:(얄밉게 혀를 빼쪽 내밀며) 네.
릭사엘:(삐죽 내밀어진 네 혀를 잡아채 빨았다 놓으며) 내 신부는 못말린다니까.
유스텐:(쿡쿡 웃으며) 누구랑 완전 잘 어울리죠?
릭사엘:(말 없이 네 어깨를 끌어안으며) 그래. 긴장은 풀렸어?
유스텐:응, 덕분에 풀렸어요.
릭사엘:그럼 갈까.
유스텐:(슬롯머신은... 가볍게 할 수 있을지도.) 응.
너머를 바라보자 붐비는 테이블 너머로
딜러들이 쿨하게 카드를 넘기는 모습과
누군가 시가를 문 채 칩을 툭툭 치는 모습이 보입니다.
릭사엘이 잠시 당신의 손바닥을 집더니
당신의 손바닥 안에 검은 칩 하나를 슬며시 쥐여줍니다.
릭사엘:하나 갖고 있어.
유스텐:응? 왜요?
이건 당신 거잖아요.
릭사엘:그대가 내 신부인데, 소유권이야 내 거나 그대 거나.
유스텐:(슬쩍) '나한테 다 주면, 싸그리 잃을 수도 있는데 괜찮은 건가.'
릭사엘:혹여 누군가 귀찮게 굴거나 하면, 이거 보여주면 입 다물 거다.
유스텐:(갸웃거리며) 저랑 계속 같이 다니는 거 아니었어요?
릭사엘:그대와 떨어질 생각은 없다만, 만약을 대비해서지.
유스텐:그렇구나. '내가 잃어버릴까봐 무서운데.' 내가 이 칩을 잃어버리면 어떡해요?
귀찮게 굴면 당신이 지켜줄 것 같은데.
릭사엘:그 칩에는 신원증명 이외에 가치가 없으니 걱정 말고.
그거야 당연하지. (네 머리카락을 툭툭 쓰다듬는다)
유스텐:(칩을 빤히 바라보다가 주머니에 쏙 집어넣는다) 알았어요.
(집어넣으면서 겸사겸사 100만 달러 수표도 잘 있는지 확인한다)
릭사엘:(네가 수표를 확인하는 것을 보고) 환전하러 갈 거니까 작별인사 해.
유스텐:(탄식하며) 아... 정들었는데...(?)
릭사엘:나 말고는 정붙이지 마.
릭사엘은 그렇게 툭 얘기하고는
당신을 데리고 카지노의 중심으로 향합니다.
수많은 불빛과 사람들, 속임수와 확률이 스쳐갑니다.
이윽고 환전을 마친 당신의 트레이 위에 금색 칩 90장과 오렌지칩 50장, 보라색 칩 40장 등등
수많은 칩이 쌓입니다.
당신은 릭사엘이 이끄는 곳을 따라
숫자와 계기판이 번쩍거리는 슬롯 머신 앞에 착석합니다.
사방에서 돈 잃은 사람들의 신음이 들려옵니다.
릭사엘:(네 옆에 가만 앉아 구경하며) 해봐.
유스텐:(주변 소리가 익숙치 않은 듯 다리를 모아 그 사이로 두 손을 모은 채 쭈뼛거린다.) '이런 거 하면 지옥 갈 것 같은데... 물론 난 무신론자지만.'
릭사엘:(<<이쪽은 교단의 드높은 교주님이다) 어서.
유스텐:이, 잃어도 저 탓하시면 안 돼요...!
(머뭇거리다가 금색 칩을 들어올린다) '이게 숫자가 많아보이니까... 제일 작은 단위인 거겠지?'
이거 넣고 돌리면 돼요?
릭사엘:(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유스텐:(침을 꿀꺽 삼키고 금색 칩을 빤히 바라보다가 드디어 결심을 한 듯 덜덜 떨리는 손으로 투입구에 칩을 넣는다)
당신이 칩을 투입하자
슬롯 머신에서 황홀한 전자음이 띠리링 퍼집니다.
탁탁탁탁탁
슬롯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유스텐, 준비 되었나요?
유스텐:(어색하게 슬롯을 당겨본다)
유스텐:
기준치:55/27/11
굴림:29
판정결과:보통 성공
착착착-!
어지럽게 돌아가던 슬롯이 빠르게 돌아가다 멈춰섭니다.
BAR!
BAR!
...그리고
BAR!
띵띠리링!!
당첨을 알리듯 슬롯머신 위에 달린 전구가
반짝반짝 요란하게 빛납니다.
칩 개찰구에서 칩이 와르르 쏟아집니다.
유스텐:어, 아? (입을 벌리고 슬롯머신 화면을 쳐다보다 천천히 고개를 네쪽으로 돌리며 손가락으로 화면을 카리킨다) 이, 이거... 제가 딴 거 맞,죠?
금색! 금색! 금색!
또 금색입니다!
릭사엘:오늘 운이 좋네.
유스텐:와 - ! 제가 해냈어요, 릭스!
한 번 더 해볼래요!
릭사엘:(피식 웃으며) 그래.
유스텐:(개찰구에서 나온 칩을 트레이에 다시 쌓아올린다. 1회차에 돈을 땃다는 사실에 기뻐서 아까의 두려움은 완전히 잊은지 오래다. 이번엔 떨지 않고 자신있게 투입구에 또 금색칩을 집어넣고 슬롯을 당긴다.)
칩을 땄다는 사실 덕분인지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쏙-! 소리와 함께 칩을 밀어넣자
이번에도 슬롯 머신이 화려한 전자음을 내며
슬롯을 마구 돌리기 시작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슬롯들에 눈이 어지럽습니다.
유스텐:
기준치:55/27/11
굴림:59
판정결과:실패
착착착-!
슬롯이 빠르게 돌아가다가 멈춥니다.
LEMON!
MELON!
...CHERRY!
...
꽝이네요.
유스텐:(또 행운이 따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눈을 반짝이다 점점 어깨가 가라앉는다.) ...
하, 한 번만 더 ... 해볼래요. 마지막, 진짜 마지막!
릭사엘:백 번 해도 되니까 기죽지 마.
유스텐:(무섭다고 벌벌 떨던 사람은 대체 어디갔는지, 오기가 가득해진다. 금색 칩을 들어 전보다 더 성급한 손길로 투입구에 집어넣고 레버를 당긴다.)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한 슬롯들 사이로
형형한 눈빛이 오갑니다.
유스텐:
기준치:55/27/11
굴림:53
판정결과:보통 성공
착착착 돌아가던 슬롯이 조금씩 멈춥니다.
CHERRY!
DIAMOND!
...
CHERRY!
소당첨입니다!
유스텐:어? 똑같은 그림 3개가 아닌데 칩이 나오네요?
칩 개찰구에서 칩이 톡톡톡 쏟아집니다.
릭사엘:체리 두 개는 소당첨이야.
유스텐:그렇구나... 그럼 아까의 실패를 확실히 만회한 거네요?
이 기세로 한 번 더...!
(또 같은 색의 칩을 넣고 레버를 당긴다)
유스텐:
기준치:55/27/11
굴림:75
판정결과:실패
꽝...!
유스텐:으이익!!! 한 번 더!!
릭사엘:(진심이 되어가는 너를 보며 이제 좀 돈을 쓰나 기대한다)
유스텐:(또 칩을 넣고 래버를 당긴다)
유스텐:
기준치:55/27/11
굴림:42
판정결과:보통 성공
체리 두 개...!
유스텐:하, 연속으로 실패하면 그만두려고 했는데, 자꾸 이 기계가 저를 시험해요.
칩이 또 다시 톡톡 떨어집니다.
유스텐:하, 누가 이기나 해보자. (기계를 노려보며 또다시 투입구에 칩을 넣고 레버를 당긴다)
유스텐:
기준치:55/27/11
굴림:63
판정결과:실패
꽝 ..
유스텐:으이익!!! (부글부글 끓는 목소리로 머리를 박박 긁다가 또 칩을 넣고 레버를 당긴다. ...이미 중독 초기증세같다)
유스텐:
기준치:55/27/11
굴림:95
판정결과:실패
(털썩) 안돼... 실패해버렸어...
또 꽝이네요.
유스텐:진짜... 찐막, 찐막.
릭사엘:얼른 돌려.
유스텐:(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기회인 것마냥 금색 칩을 번쩍 들어 투입구에 호기롭게 넣고 레버를 당긴다.)
유스텐:
기준치:55/27/11
굴림:98
판정결과:실패
...정말 꽝이네요.
유스텐:(쿠궁 - ) ... 난 여기까지인가봐요, 릭스...
릭사엘:이제 슬롯 머신은 그만 하라는 신의 계시일지도 모르지.
주술 확인하러 온 거잖아. 테이블 게임을 해야지.
유스텐:그래요... 다른 거나 하러 가요. 고물 기계 같으니라고.
릭사엘:그래도 25만 달러나 땄잖아.
유스텐:(어깨를 늘어뜨리다가 숫자를 듣고 화들짝 놀란다) 제가 그렇게나 땄다고요?
릭사엘:(트레이에 있는 금색 칩을 들어올리며) 이게 만 달러야.
유스텐:힉... 이게 만 달러라고요???
제일 수가 많아서 백 달러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릭사엘:백 달러는 이거. (20장 쯤 되는 검은 칩을 들어올려 보여준다)
유스텐:왜 이렇게 적어요?
검은 칩 엄청 있어보여서 저게 만 달러인줄 알았는데...
릭사엘:크게 놀라고 일부러 소액짜리는 적게 환전했어.
유스텐:(오열하며 어깨를 부들부들 떤다) 으으... 이럴 수가... 내가 방금까지 만 달러를 백 달러인줄 알고 가볍게 여기며 놀았다니...
릭사엘:많이 땄잖아. 땄으면 됐지.
유스텐:그, 그래요... (헬쓱)
릭사엘:(너를 자리에서 일으키며) 긴장도 풀렸겠다, 이제 테이블로 가지.
유스텐:(터덜터덜 반쯤 영혼이 빠진 사람마냥 힘없이 너를 따라간다)
럭셔리한 드레스와 수트를 입은 사람들이 지나갑니다
문득, 자신이 딱 처음 온 사람처럼 보이리란 생각이 드네요.
테이블이 밀집한 곳에 들어서자
룰렛을 돌리는 사람들과 트럼프 카드를 뒤집는 사람들,
엄청나게 큰 바퀴 앞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릭사엘:포커 룰은 알아?
유스텐:조금은요.
릭사엘:그럼 카리브 스터드로 한 판 하지. 상대가 딜러 한 명이니 상대하기 쉬울 거다.
유스텐:제가 딜러분한테 주술을 걸면 되는 거예요?
릭사엘:그렇지. 룰은 일반 포커랑 같아. 더 좋은 조합을 가진 사람이 이기는 것.
주술을 걸어서 딜러에게 좋은 패가 나오면 기권하게 만들고, 나쁜 패가 나오면 잡아먹어.
유스텐:진짜 이래도 되나...
릭사엘:베팅금을 올리게 하는 것도 잊지 말고.
유스텐:(도박장의 분위기에 동화된 건지, 슬롯머신을 끝내주게 즐겨서인지 합리화를 하기 시작한다.) 저도 릭스처럼 이제 아기 쥐? 분들을 책임질 위치가 되었으니, 이 한 몸 바쳐서 돈을 벌어야겠죠?
아기 강아지도 먹여살리려면...! 어쩔 수 없으니까...
릭사엘:그것도 좋지만, 오늘 카지노에서 번 차익은 그대 계좌에 넣을까 하는데.
유스텐:안 돼요! 아기 쥐 분들 선물 사줘야 해요!
릭사엘:그대 계좌에 넣고 사줘.
유스텐:으응... 그런 거라면...
좋아요! 저 해볼래요!
릭사엘:그래, 갈까.
유스텐:응!
당신은 호기롭게 릭사엘과 함께
테이블을 가로지릅니다.
번쩍거리는 금빛이 쏟아지고
데구르르 현란하게 굴러가는 칩 사이를 헤치고
곧 카드 덱 섞이는 소리가 울리는 테이블에 당도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한곳에 몰려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유스텐:
관찰력
기준치:55/27/11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여유롭게 웃는 푸른 장발의 남자가
테이블 위에 턱하니 발을 올리고 겜블러들을 약올리고 있습니다.
부채처럼 흔들리는 카드 너머로 뾰족하게 빛나는 송곳니가 보입니다.
"스트레이트 플러시."
환희에 젖은 듯 웃던 남자가 카드를 내려놓자
곳곳에서 탄식 섞인 침음이 배어나옵니다.
금색 칩이 산더미처럼 쌓입니다.
저게 얼마야...
유스텐:'우와... 운이 엄청나게 좋은 사람인가봐...'
릭사엘:(네 손을 잡아당기며) 저쪽으로는 안 가는 편이 좋겠군.
유스텐:(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엄청 화려하게 생긴 사람이네요.
릭사엘:이단이다.
유스텐:이단이요?
저희 외에는 다 이단이라고 하잖아요. 다른 이단이에요?
릭사엘:그래. 다른 이계의 신을 숭배하는 이단이지.
유스텐:오... '하긴 신이 하나만 있으리란 법은 없겠구나.'
릭사엘:(네 손을 잡아끌며) 카리브 스터드는 저쪽이니, 멀리 가지.
유스텐:응. (신기해서 자꾸만 힐끔힐끔 뒤로 눈길이 간다.)
멀어지는 걸음 너머로 어쩐지 릭사엘의 발걸음이 더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곧 딜러만이 앉은 테이블 하나가 빕니다.
뒤를 돌아보면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과는 제법 거리가 있습니다.
릭사엘은 자연스럽게 딜러에게 갬블을 요청하고
당신을 딜러 앞의 자리에 앉힙니다.
딜러:(정중한 듯 웃으나 얕잡아보듯) 저희 카지노에 처음이시군요. 티가 많이 나십니다.
유스텐:'그렇게 티가 많이 나나?' (민망함에 볼을 긁적이며) 그런가요...
딜러:초심자들에게는 행운이 따르기 마련이니, 좋은 갬블을 해보죠.
유스텐:좋아요. (슬쩍 눈치를 보다가 꾸벅 인사한다) 잘 부탁드립니다.
딜러가 재빠르게 딜링을 준비합니다.
버튼이 돌고, 테이블 위로 카드 두 장이 슬며시 엎어집니다.
당신이 조심스럽게 카드 귀퉁이를 집어들고 들여다보면
스페이드 10, 하트 Q입니다.
나쁘지 않은 패입니다.
유스텐:(너를 힐긋거리다가 지배 주술을 사용한다)
유스텐:
정신
기준치:55/27/11
굴림:64
판정결과:실패
딜러:
정신
기준치:50/25/10
굴림:74
판정결과:실패
당신이 지배 주술을 걸자
딜러의 눈이 일순간 흐려지더니
카드 덱을 어지러운 듯 다시 덮어둡니다.
유스텐:'거, 걸린 건가?' 어... 저기요? 어... 혹시 덱을 보여주실 수 있나요?
당신이 명령하자 딜러가 아무런 의심 없이
카드 모퉁이를 들어올려 당신쪽으로 보여줍니다.
클로버 5, 다이아 7
안 좋은 패로군요.
릭사엘:(네 귀에 입술을 대고 속삭이며) 속으로 명령해도 된다.
유스텐:(흠칫) 그래요? 그러면... (머뭇거리다 금색 칩을 10개 걸며 딜러의 눈을 바라본다) '제가 레이즈를 하면 콜해주세요.'
레이즈.
당신이 금색 칩을 그렇게 내밀자
딜러가 자신의 칩을 마주 내밉니다.
딜러:콜.
무표정한 딜러가 다시금 카드를 돌립니다.
딜러:플랍
손가락으로 버닝 카드 한 장을 버린 딜러가
세 장의 카드를 탁탁탁 테이블 중앙에 펼칩니다.
클로버 9, 스페이드 J, 다이아 K
유스텐:'스, 스스트레이트??!'
릭사엘:(말하지 말라는 듯 네 어깨를 톡톡 두드린다)
딜러가 다음 카드를 준비합니다.
딜러:턴.
또 한 장이 버려지고, 네 번째 카드가 올라옵니다.
클로버 7
딜러는 원페어가 되었군요.
하지만 여전히 당신에게 유리합니다.
베팅이 다시 돌아옵니다.
유스텐:'난 스트레이트고 저쪽은 원페어... 카드는 한 장 남았으니 좀 더 걸어도 될 것 같은데. 습... 확 올인해버려?' 오, 올인...?
'제가 올인하면 받아주세요...'
당신이 가지고 있는 칩을 모두 밀자
옆에 있던 릭사엘이 흥미진진하게 바라봅니다.
번쩍거리는 칩이 테이블 위에 가득 쌓이자
딜러는 멍한 눈으로 외칩니다.
딜러:콜.
올인합니다.
유스텐:'아, 죄책감 든다...'
딜러는 멍한 눈이면서도 칩의 움직임이 날카롭습니다.
딜러가 마지막으로 손을 움직입니다.
딜러:리버.
마지막 공용카드가 펼쳐집니다.
하트 A
예정된 승리입니다.
9–10–J–Q–K
스트레이트의 완성.
둘 다 올인한 탓에 베팅은 더 이어지지 않고
카드가 열립니다.
유스텐:(카드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스, 스트레이트...
더 말할 것도 없이 당신의 승리입니다.
이렇게 쉬운 승리라니 허무하군요.
딜러가 가지고 있던 칩이 모조리 당신 앞에 쌓입니다.
금색 칩이 대체 몇 개지...
유스텐:(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을 부릅 뜬 채 천천히 고개가 릭사엘 쪽을 향한다. 혹여나 누가 들을까 입을 뻐끔거리며) '저, 저... 너무 저 딜러분한테 미안해져요 ㅠㅠ...'
릭사엘:(마음이 약하다니까...) 그럼 그만 할래?
유스텐:(소곤소곤) 지금 얼마나 딴 거죠?
릭사엘:딜러의 칩은 카지노에서 내주니, 정확히 2배 벌었지.
유스텐:내가 이만큼이나 벌다니... '그것도 속임수를 사용해서...'
릭사엘:다 계산하면 100만 달러가 250만 달러가 됐군.
유스텐:(눈을 질끈 감으며 천사 유스와 악마 유스의 속삭임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으윽... 남의 사업장에서 이렇게 털어먹어도 되는 걸까... 그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한테 주술까지 걸어서? 그치만... 신전에 우릴 기다리는 배고픈 아기 쥐(?)들이 있잖아... 게, 게다가... 카지노는 워낙 돈을 많이 벌기도 하고, 아까 보니까 인테리어도 금칠 떡칠을 해놨는데, 내가 몇 백만 달러 가져간다고 해서, 여기가 망하고 그러진... 않지 않을까?'
하, 한 번만 더 따고 집에 갈 거예요.
릭사엘:그래. 한 번 더 하지.
유스텐:다 아기 쥐 분들을 위한 거예요. 다...
릭사엘:딜러는 이대로? 아니면 다른 딜러를 찾을까.
...아기 쥐라고 부르네, 계속.
유스텐:여기가 제일 구석지니까 이대로 하죠. 어차피 계속 엉덩이 붙이고 있을 것도 아니고...
당신이 아기 쥐라고 했잖아요.
릭사엘:그 호칭이 마음에 들었을 줄은 몰랐지.
유스텐:다들 까만 옷 입고 있어서 뭔가 잘 어울려요.
릭사엘:(잠시 생각하다가) 인정한다.
그렇게 대화를 얼마나 하고 있었을까.
딜러가 정신을 차린 듯 비어버린 제 몫의 칩들을
황망하게 바라봅니다.
딜러:...내가 무슨 짓을 했지?
유스텐:(딜러의 표정을 보고 안절부절한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한 번 더 게임하고 싶은데요...
딜러:아. 큼큼... (빠르게 표정을 갈무리하며) 좋습니다. 한 게임 더 원하신다면, 받아드리죠. (이겨서 돈을 돌려받아야한다)
유스텐:'미안해요...당신이 오늘 잘릴지도 몰라요. 미안해요...' (속으로 오열한다)
그래도 당신은 어쨌든 테이블에 재차 착석합니다.
딜러는 심기일전 하여 다시 딜링을 준비합니다.
테이블 위를 돌던 카드가 각자 두 장씩 앞에 놓입니다.
당신은 딜러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카드 귀퉁이를 들여다봅니다.
유스텐:
정신
기준치:55/27/11
굴림:72
판정결과:실패
딜러:
정신
기준치:50/25/10
굴림:2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유스텐:'눈빛이 아까랑 다른 거 보니까 안 걸린 것 같은데...' (한 번 더 딜러의 눈을 보며 지배 주술을 사용한다)
유스텐:
정신
기준치:55/27/11
굴림:71
판정결과:실패
딜러:
정신
기준치:50/25/10
굴림:77
판정결과:실패
딜러의 눈이 다시금 흐려집니다.
제대로 주술에 걸린 모양입니다.
유스텐:'패 좀 보여주시겠어요? 미안합니다...'
당신이 속으로 명령하자
딜러가 자연스럽게 카드 모퉁이를 들어 자신의 패를 보여줍니다.
스페이드 4, 스페이드 5입니다.
유스텐:(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패도 확인한다)
당신의 패를 확인하면
당신의 패는 하트 3, 다이아 9입니다.
유스텐:'아... 애매한데. 그래도 카드 까보기도 전에 다이 하는 건 좀... 멋없지 않나?'
'제가 레이즈하면 콜해주세요.' (금색 칩을 5개 걸며) 레이즈.
딜러:콜. (자신의 금색 칩을 5개 올린다)
무표정한 딜러가 다시금 카드를 돌립니다.
이번에도 버닝 카드 한 장을 버린 딜러가
세 장의 카드를 테이블에 펼칩니다.
다이아 7, 스페이드 7, 하트 8
유스텐:'망했는데?'
'저... 미안합니다. 제가 걸면 폴드해주세요. 미안합니다...' (칩을 전부 걸며) 올인...
딜러:...폴드.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카드를 툭 던진다)
갬블이면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다 아는 승리라서 그럴까요
도파민은 딱히 터지지 않네요
그래도 주머니는 두둑합니다.
릭사엘:...슬슬 갈까.
유스텐:그럴까요... 저 지금 기운이 다 빠진 느낌이에요...
릭사엘:그래도 잘했어.
더 놀고 싶은 건 없나? 그냥 놀아도 괜찮다만.
유스텐:(다시 눈에 생기가 돌며 검지손가락을 들어올린다) 그러면... 슬롯머신 한 번만 더 해보고 싶어요.
릭사엘:그럴까.
(부드럽게 네 손을 잡고 일으킨다)
유스텐:여기 근데 마실 건 없어요?
아까 주술을 쓰니까 너무 죄송해서 목이 타네요...
릭사엘:아. 바는 있을 거다. 뭐가 마시고 싶지? 내가 다녀오마.
유스텐:음... 저는 시원한 주스요.
릭사엘:알았어, 다녀올게. 여기 가만히 있어. (걱정스러운 듯 네 손을 놓고 구석쪽으로 사라진다)
유스텐:(여기저기를 신기하게 쳐다보며 기다린다) '다들 진짜 눈깔이 돌아있네...'
당신이 다른 갬블 테이블을 기웃거리며 구경하고 있으면
릭사엘이 금세 당신을 위한 오렌지 주스 한 잔을 들고 돌아옵니다.
급히 다녀온 것인지 머리카락이 흐트러져 있습니다.
유스텐:응? 생각보다 빨리 왔네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며) 혹시 뛰어갔다왔어요?
릭사엘:...그대 혼자 두려니 걱정되어서.
유스텐:걱정도... 당신이 준 호신용품이랑 까만 칩도 있잖아요.
릭사엘:알지만, 그래도. (네게 주스를 내밀며) 목 탈 텐데 어서 마셔.
유스텐:(저 하나 때문에 초조해하는 당신을 보며 잔잔하게 웃으며 주스를 받아든다.) 고마워요, 여보.
(한번에 주스를 반 정도 들이키고서는) 아 - 이제 살 것 같다. 슬롯머신 하러 가볼까요?
릭사엘:(목이 진짜 말랐나 본데...) 그래.
당신은 릭사엘과 함께 다시 슬롯머신 구역으로 이동합니다.
여전히 휘황찬란한 전구빛이 돌아다닙니다.
찰칵거리는 레버음과 착착착 멈추는 슬롯 소리,
간헐적으로 쏟아진 칩 소리가 들립니다.
유스텐:포커도 재밌지만, 전 역시 슬롯머신이 제일 재밌어요. 레버 당기는 맛이 있달까. 슬롯 돌아가는 소리도 마음에 들고요. 장난감 같아요.
릭사엘:(네 말에 잠시 고민하며) 신전에 슬롯 머신 비치해줘?
유스텐:... 그, 그건 좀...
신전이 많이 불경한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요?
릭사엘:...그렇긴 하지.
유스텐:신이 노하실 거예요.
또 꿈에 나와서, 불경하다고 외칠 거라고요.
릭사엘:... (쾌락을 권유하시니 그런 소리는 안 할 것 같다만)
유스텐:게다가 장소가 중요하잖아요. 마치 소풍가서 먹는 도시락이 세상 제일 맛있는 것처럼요.
신전에 슬롯머신 하나 덩그러니 놓이면... 별로 재미없을 것 같아요.
릭사엘:흠... 그럼 어쩔 수 없지.
유스텐:어쨌든 이곳에서의 마지막을 기념해볼까요? (슬롯머신 구역을 둘러보다 빈자리에 털썩 앉는다)
반짝반짝한 레버가 당신을 유혹합니다.
유스텐:(이젠 이곳의 분위기에 익숙해진 듯 망설임없이 금색 칩을 하나 집어 투입구에 쏘옥 넣고 레버를 당긴다)
마지막이니 운이 더 좋으면 좋겠네요.
칩을 투입구에 슥 넣자
슬롯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합니다.
유스텐:
기준치:55/27/11
굴림:58
판정결과:실패
CHERRY!
7!
...
MEL...
아니 CHERRY!
소당첨입니다.
유스텐:... 이 기계가 저 쫓아내려는 것 같ㅇ... 어?
칩 몇 개가 톡톡 나옵니다.
유스텐:(칩을 줍줍하고 핑핑 도는 눈을 하며 네게 허락을 구한다) 이, 이거 한 번 더 해보라는 뜻 아닐까요? 어떻게 생각해요?
릭사엘:(능력 사용으로 인한 미약한 두통을 밀어내며) 더 해보라는 계시지.
유스텐:와 - ! 한. 번. 더. 한. 번. 더. (리듬을 타며 어깨를 들썩인다. 가볍게 칩을 집어 투입구에 넣고 레버를 당긴다)
유스텐:
기준치:55/27/11
굴림: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착착착-!
Diamond!
Diamond!
...LEMO-
아니 Diamond!
칩 투출구에서 칩이 콸콸 쏟아집니다.
아니 이거 너무 많은 거 아닌가요?
유스텐:헉! (두 손을 주먹을 꽉 쥐며 화면을 바라보다 엄청 밝아진 얼굴로 너를 돌아본다) 릭스! 제가 해냈어요!
우리 이제 부자에요!
한 개에 만 달러라던 금색 칩이
우수수 정신없이 쏟아지다 바닥까지 구릅니다.
릭사엘:(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려다 아닌 척 슬쩍 웃으며) 그러게. (네 머리카락을 슥슥 쓰다듬는다)
유스텐:(두 팔을 들어 만세하며) 와 - ! 3배 넘게 불렸다!
어서 같이 줏어요.
(쪼그려앉아 칩을 하나씩 줍기 시작한다)
릭사엘:그래. (네 뺨에 슬쩍 키스하고 같이 줍는다)
유스텐:(네가 손을 썼다는 건 꿈에도 모른 채 헤실헤실 웃으며 칩을 줍는다.) 이걸로 저희 아기 쥐 분들 좋은 선물 사드릴 수 있겠어요.
릭사엘:뭘 사줄 건데?
유스텐:근처에 벨라지오라는 호텔에서 엄-청 맛있고 고급진 초콜렛을 판다고 들었어요.
그걸 사드릴까 해요.
릭사엘:(하는 생각도 귀엽네...) 그래. 갈 때 사가자.
유스텐:응! ... 이제 여기 지배인분이 의심하고 쫓아오기 전에 빨리 나가죠.
바닥에 떨어진 칩을 줍고 몸을 일으키자
릭사엘이 당신을 끌어안고 환전소로 향합니다.
환전소 직원이 800만 달러 가량 되는 수표에 날인을 찍어줍니다.
당신이 멍하니 그 숫자에 놀라고 있으면
릭사엘이 그 수표를 대신 받아들고 팔랑거리며 당신을 데리고 밖으로 나옵니다.
정신 없었던 카지노를 뒤로 하고 리무진에 몸을 실으면
약간의 나른함이 몰려옵니다.
호텔에 들러 초콜릿도 사고 나자
뿌듯함이 듭니다.
그래요, 남의 카지노를 좀 털었으면 어떤가요.
우리 곳간이 두둑한데.
리무진이 가로지르는 라스베이거스 거리는
평화롭고 시끌벅적하기만 합니다.




ㅇ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