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LA에서의 둘쨋날




 


10

LA에서의 둘쨋날


축 늘어져 있던 몸에
슬그머니 정신이 돌아옵니다.
살풋 열린 창 사이로 파도 소리가 몰아치고
쨍한 아침 햇살이 눈가를 부빕니다.
유스텐:
건강
기준치:60/30/12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휴양지에서의 힐링 덕인지
3번이나 잠자리를 했는데도
몸 상태는 멀쩡합니다.
허벅지 안쪽이 조금 쓸린 것 같은 기분만 빼면요.
옆을 둘러보니 릭사엘이 흰 침구에 파묻혀
곤히 잠에 들어 있습니다.
평소엔 당신이 깨어나면 금방 깨어나더니
오늘은 좀처럼 깨어날 기색이 아닙니다.
이런 적은 처음이죠?
유스텐:'와... 그동안은 매번 나보다 일찍 일어나서 못봤는데 자는 모습은 이렇게 생겼구나...' (유심히 자는 모습을 관찰한다.)
창문 틈새로 비쳐 들어온 햇빛이
그의 머리카락과 긴 속눈썹 아래로
짙은 그늘을 지웁니다.
잡티 없이 깨끗한 피부가 은은하게 반짝입니다.
정말이지 곤히 자고 있네요.
새근새근 숨소리가 어린 아이처럼
연약하고 가느다랍니다.
유스텐:'이렇게만 보면 진짜 평범한 사람 같은데...' (뚫어져라 얼굴을 쳐다보다가 조심스럽게 검지로 릭사엘의 밑입술을 살포시 건드려본다)
당신이 그의 밑입술을 살짝 건드려보자
그가 잠에 취한 듯 작게 웅얼거립니다.
어지간해서는 깨지 않을 것 같네요.
유스텐:(작게 웃으며 네가 깰까봐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귀여워...
릭사엘:(인기척에 살짝 뒤척이다가 슬쩍 눈을 뜨고는, 방긋 웃으며 다시 눈을 감고 잠에 취한다)
유스텐:(생전 처음 보는 모습에 귀여워서 죽을 것 같아 가슴을 부여잡는다) '뭐, 뭐야... 남편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건가?'
새근새근 숨소리가 아기 새 같습니다.
당신을 보고 기분이 좋았는지 슬며시 올라간 입꼬리가
천천히 다시 아래로 풀려 내려갑니다.
유스텐:(한 쪽 손으로 턱을 괴며) 내가 짐승이랑 결혼한 줄 알았더니, 이제 보니까 천사랑 결혼한 건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실없는 소리에 피식 소리없이 웃어버린다)
릭사엘:(귓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에 조심스레 눈을 뜨다가, 비몽사몽인 눈을 깜빡인다. 그리고는 갓 일어난 너를 보고 미소지으며) ...안녕, 여보.
유스텐:(상체를 살짝 숙여 네게 가볍게 입을 맞췄다 뗀다) 안녕, 여보. 잘 잤어요? 내가 잘 자는 사람 깨운 것 같은데.
릭사엘:(작게 신음하듯 하품하고는, 네 몸을 부둥켜 안고 크게 숨을 내쉰다) 후으... 괜찮아. 일어나야지.
유스텐:(슬쩍 시계를 보며) 아직 더 자도 될텐데. 당신 매일 조금밖에 안 자잖아요. 많이 피곤하지 않아요?
릭사엘:(졸린 눈을 네 품에 비비며) 으음... 그래도 여행을 왔는데 잠만 잘 수는 없지. 그대와 가고 싶은 곳을 다 돌아보려면 부지런해야 해.
유스텐:(네 뒷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천천히 해도 안 늦는걸요. 이제 시간도 많기도 하고, 전 당신이랑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으음 - 아닌가? 교주님이니까 역시 시간을 자주 내긴 어렵겠죠...
릭사엘:(괜찮다고 말하고는 싶지만 아니라고 부정하지는 못한 채) 돌아가면 한동안 바쁘기야 하겠지. 그래도 그대와 하는 외출은 즐거우니 일정은 가능한 한 자주 빼보마.
유스텐:... '부정 안 하는 걸 보니까 역시 어렵구나.' 괜찮아요. (라고 말하면서도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로) 저 혼자서 기다리는 거 잘해요.
혼자 노는 것도 잘하고요.
릭사엘:(뭐라고 말하지 고민하다가, 그냥 솔직하게) ...그렇다면 다행이고.
(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곱게 넘겨주며) 섭섭한 건 아니지?
유스텐:(솔직하게 말할까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 아니에요. 릭스는 교주님이니까 바쁜 게 당연하잖아요.
'섭섭하다고 말하면 괜히 일에 지장가거나 부담줄 것 같다. 괜찮아, 어른답게 행동하자.'
릭사엘:...이해해줘서 고맙다. 내 나름대로 시간은 빼볼 테니 섭섭해하지 않으면 좋겠어. 그대 말마따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유스텐:(속눈썹을 반쯤 내리깐 채로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으응...
릭사엘:(살며시 얼굴을 가까이하고 네 입술에 짧게 키스한다)
유스텐:(여전히 섭섭함이 가시지 않아 평소와는 다르게 애매하게 미소짓는다)
릭사엘:(미묘한 표정을 짓는 네 감정이 알듯 말듯해, 의문을 품은 채로 턱을 끌어당긴다. 입술이 조금 더 깊게 맞물린다)
유스텐:'당연히 이 큰 교단에 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예배도 해야 하고, 의식도 진행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그치만... 릭스가 없으면 나는 혼잔데, 잘 지낼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아져 키스에 집중하지 못하고 반눈을 뜬 채 멍한 표정으로 입을 맞춘다)
릭사엘:(눈을 감고 입술을 맞추는 동안 좀처럼 반응이 늦는 네 모습에 조심스럽게 입술을 떼고, 타액으로 윤기나는 네 입술을 엄지로 쓸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유스텐:(고개를 저으며) 아니에요. 그냥, 철없는 생각을 좀 했어요.
릭사엘:그냥 편하게 말해. 내가 그대 남편인데 말 못할 게 무어 있어.
유스텐:그치만... (솔직하게 털어놨다가 부담만 줄까 싶어 한참을 머뭇거린다)
릭사엘:어서. 착하지. (네 입술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유스텐:(네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혹시나 곤란한 표정을 지을까 두려워서 고개를 숙인다) ...솔직히 섭섭해서요. 그래도, 저한테만 붙어있으라는 뜻은 아니에요. 그냥 섭섭한 게 다예요. 저도 릭스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 당신 만나기 전까지 원래도 줄곧 혼자였으니까 진짜로, 혼자 잘 지낼 수 있다는 것도 빈말이 아니기도 하고요.
그, 그냥 마음이 잠깐 그런 것 뿐이니까... 음... 익숙해지면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릭사엘:(너의 섭섭하다는 말에 잠시 생각에 빠진다. 현재 유스에게 주어진 일이 신혼방 인테리어와 시가지 감찰과 새벽 예배 참석이면 각 항목 당 2시간씩, 총 6시간이니 수면 시간과 이동 시간, 생활 영위에 필요한 시간을 제외한 약 7시간 정도는 혼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확실히 짧은 시간은 아니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네가 덜 섭섭해하지.)
(생각이 뻗어나가다가, 신전과 성역에 통신 기지국 설치가 곧 끝난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는) 그럼 내가 연락 수단을 장만하는 건 어때.
유스텐:연락 수단이라면... 휴대폰 말하는 거예요?
릭사엘:(고개를 끄덕이고는) 그걸로 그대가 괜찮아질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하다면.
유스텐:으음... '있어도 릭스가 바빠서 거의 연락 안될 것 같은데.'
릭사엘:마음에 안 드나? 그럼 다른 걸 생각해보지.
유스텐:(우물쭈물하다 작은 목소리로) ... 난 릭스랑 같이 있는 게 좋은 건데.
(흠칫 하며 혹시나 자신이 부담을 줄까 싶어 급히 고개를 들어 말을 덧붙인다) 그,그래도 진짜 저는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릭사엘:어떻게 신경을 안 써.
유스텐:그치만 저만 신경쓸 순 없잖아요... 제가 없었어도 릭스는 항상 바쁜 사람이었고, 찾는 사람들도 많고...
릭사엘:그대를 제일 신경써야 하는 건 맞잖아.
그대야말로 교단의 사사로운 이들은 신경쓰지 마라. 있다가도 없는 자들이니.
유스텐:'있다가도 없다는 게 무슨 뜻이지?' 그래도 그분들이 있어야 교단이 돌아가지 않나요?
릭사엘:그거야 그렇다만, 그대처럼 대체 불가능한 이는 아무도 없어.
유스텐:으응...
릭사엘:(망설이는 듯도 머뭇거리는 듯도 같은 네 입술에 쪽쪽 짙게 키스하고는) 나중 일은 차차 고민해보고, 일단은 아침 식사부터 하지. 여행까지 와서 복잡한 얘기를 하긴 아까우니.
유스텐:알았어요. '맞아. 모처럼 릭스가 시간 내서 온 여행인데, 굳이 이런 얘길 지금 할 필요는 없겠지.' 여기도 조식 서비스가 있나요?
릭사엘:물론 있지. 먹고 싶은 건 있나? 그대가 원하는 메뉴를 고려해 준비해달라고 하마.
유스텐:(눈을 깜빡이며 어리둥절해한다) 저희가 호텔 식당으로 내려가야 하는 거 아니었어요?
릭사엘:식당에 가도 된다만, 그럴 필요까진 없다. 어제도 이곳 다이닝룸에서 식사했잖아.
유스텐:(눈을 크게 뜨며) 그건 룸서비스 아니에요?
릭사엘:일종의? 중요한 건 원한다면 언제든 요청해도 된다는 거야.
이곳에서 지낼 때는 개인적인 요청도 많이 했지. 다 내 수하인들이니 거리끼지 마라.
유스텐:와... 여깄는 사람들도 다 수하라니. 교단 규모가 큰 건 처음부터 알고 있긴 했는데 생각보다 엄청나게 크네요... '릭스가 마음만 먹으면 진짜 세계정복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릭사엘:교리가 이단의 것들과 상충되어 대놓고 활동하지 못한다는 점만 제외하면, 규모는 제법 크다고 자부하지. 그래서, 먹고 싶은 음식은 있어? 생각이 안 난다면 정규 조찬식대로 차려오라고 하지.
유스텐:(어디서 본 건 많아서인지 검지를 세워 좌우로 까딱이며) 훗,훗,훗... 릭스. 로마에 왔으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잖아요. 여기서는 제가 요구하는 것보단 호텔이 자신있게 내세운 정규 조찬을 먹어야죠.
릭사엘:(이게 대체 무슨 행동이지? 무언가를 흉내낸 건가? 어쨌든...) 알았다. 그럼 그대로 프론트에 전달하지.
유스텐:좋아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지금 좀 박식했다고 생각하며, 방금까지의 심각한 고민은 싹 다 잊어버린다. 기분 좋게 웃으며 발가락을 꼼지락거린다)
릭사엘:(침대 밖으로 몸을 일으켜 거실로 향하려다가, 네 발가락이 꼼지락거리는 것을 보곤 장난스럽게 입에 물었다 떼고 사라진다)
유스텐:힉! (헤실거리다 예상치 못 한 네 행동에 반사적으로 발가락이 오그라든다.) 릭스...!
릭사엘은 당신이 부르는 말에도 돌아보지 않고
피식 거리며 침실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는데
장난기가 이렇게 있을 줄이야...
잠시 민망해하고 있으면 곧 릭사엘이
다시 침실 문간을 넘어 들어옵니다.
릭사엘:잠시 기다리면 곧 식사 올라올 거야. 그때까지 좀 쉬지. (침대 모서리에 풀썩 앉는다)
유스텐:여기서도 황제가 된 것 같아요. 굳이 식당에 내려가지 않아도 알아서 음식을 가져다준다니...
아, 언젠가 호텔에서 머무르게 되면 조식도 먹고 룸서비스도 시켜보는 게 꿈이었는데, '이렇게 어마무시하게 좋은 호텔에서 이룰 줄은 몰랐지만.' 오늘 벌써 두 개나 이뤘네요.
당신 덕분이에요.
릭사엘:(슬슬 다행이라는 말로 돌려막기에도 레파토리가 뻔한 것 같아서 무슨 말을 하지 고민하다가) 다른 꿈은 없어?
유스텐:다른 꿈? 음... 분명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저한테는 거창하고 오래 걸릴 것 같던 꿈들을 릭스가 너무 쉽게 이뤄줘서 당장은 떠오르는 게 없어요.
릭사엘:그런가? 흐음. (잠시 고민하듯 침묵했다가) 생각나면 더 말해.
유스텐:네, 그럴게요.
아, 혹시...
릭스는 배 있어요?
요트가 없으면 통통배라도...
릭사엘:있다만, 무슨 배를 의미하는 거지? 크루즈, 요트, 어획용 선박 등등 다 있다.
유스텐:ㅇ, 왜 종류별로 다 있는 거예요? 크루즈나 요트는 그렇다 쳐도 어획용 선박은 왜 갖고 있는 거예요?!
릭사엘:성역의 교인들이 일해야 할 용역거리를 구하다보니 사게 됐다. 최근에 수를 좀 더 늘렸지.
유스텐:그렇구나... (순수하게 눈을 깜빡이며) 해산물 팔아서 돈도 버는 거예요?
릭사엘:내부 유통도 하고 외부 판매도 해. 판매금은 교단의 몫으로 들어오고. 교인들은 값싼 용역꾼 노릇을 해주어서 교단 운영자금에 큰 도움을 주지.
그대가 연어와 해산물을 즐기는 것 같기에 종류를 늘렸어.
유스텐:네? 저 때문에 늘리셨다고요???
릭사엘:이것저것 많이 먹여야 하니까.
유스텐:그, 그래도 ... 아니에요, 고마워요.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어서 놀랍다.'
릭사엘:고맙긴.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
유스텐:릭스... 내가 막, 고래 고기도 먹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든 가져올 것 같아서 무서워요.
릭사엘:유통 구조에 구매 루트를 뚫어둘까?
유스텐:(다급하게 고개를 도리질치고 팔까지 휘젓는다) 아니에요!! 먹고 싶다는 게 아니라 그럴 것 같다는 말이었어요!
릭사엘:음. 그렇군. 알겠다. (네가 누운 침대에 슬며시 다시 드러누우며, 너를 부드럽게 끌어안고) 좀 더 이러고 있지.
유스텐:(한숨을 푹 쉬며) 정말이지, 제 부탁을 어디까지 들어주시려고 그래요.
릭사엘:들어줄 수 있으면 전부 들어줘야지. 당연한 걸.
유스텐:에휴, 제가 성정이 나쁜 사람이 아닌 걸 다행으로 여겨요. 바보...
제가 못된 사람이었으면 어쩌려고 그래요.
릭사엘:(성정이 못된 유스...? 잠시 상상에 빠져 범죄를 일으키는 네 모습과 피의 연회에 취한 너를 떠올렸다가 현실로 돌아오며) 아니라서 다행이지.
내가 감당 못했을지도 몰라.
유스텐:그러니까요. 처음으로 당신이 신의 뜻을 거스르고 신부 버릴래! 하지 않았을까요?
릭사엘:그건 아닐 것 같고... (가두어두고 신화서를 낭독하며 정신적으로 조교를 했을 것 같은데 이걸 말로하기엔 내가 너무 음습해보일 것 같군) 다른 방법을 썼겠지.
유스텐:(네가 어떤 엄청난 상상을 한지는 꿈에도 모른 채) 제가 못된 사람이었어봐요. 매번 음식 나올 때마다 맨날 투정하고, 이게 뭐야?! 다시 해와! 다시! 다시! 아, 안 먹을래! 하는 그런 사람이었어봐요.
릭사엘:(...좀, 귀여운데?) 투정 정도야.
유스텐:(어이없어서 이상한 사람 보듯 쳐다보며) 릭스! 그러면 안 돼요!
제가 길가에 쓰레기도 막 버리는 사람이면요?!
옷도 한 번만 입고 버리는 사람이면? 맨날 사치부리고 도박장에 돈 탕진하고 그런 사람이면?!
릭사엘:그게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나?
유스텐:문제 되죠! 예의가 없잖아요!
릭사엘:(이단의 가치관을 가진 그대는 이미 교단에서 예의없고 상식이 없어 보일 것이라는 말은 삼키며) ...그렇군.
유스텐:... 왜 대답이 늦어요? 수상한데.
릭사엘:아무것도 아니다. (뻔뻔)
유스텐:으음 - 정말이에요?
릭사엘:정말이지.
(절대로 모르게 해야겠다)
유스텐:알았어요. '거짓말 할 사람은 아니니까.'
릭사엘:(네 뺨에 입술을 찍어누르며 포근한 온기에 취한 듯 눈을 감는다)
그렇게 한참 포근한 침구에 싸여 있으면
거실측에서 은은한 벨 소리가 들립니다.
아무래도 조찬이 준비된 모양이네요.
릭사엘은 당신을 끌어안고 있다가
약간의 아쉬운 기색을 보이며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릭사엘:(가운끈을 여미고 너를 일으켜 가볍게 머리를 쓸어넘기며) 먼저 나가서 문 열어주고 준비시킬 테니 천천히 나와.
유스텐:(고개를 끄덕인다) 응. 알았어요. (네가 나가자 슬쩍 고개를 창가쪽으로 돌려 바닷가에서 파도치는 것을 멍하니 구경한다)
환하게 햇살이 비치는 통창 너머로
바다 위에 잔잔한 윤슬을 흘려 보내는 태양이 보입니다.
파도가 알갱이마다 빛나며 부서지고
해변의 모래사장이 금빛으로 반짝입니다.
그림자를 드리운 야자수들이
부드러운 바닷바람을 따라 잎을 흔들며
해변을 깨우고 있네요.
해변을 따라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과
아직 조용한 비치 카페에서 머그잔을 들고 앉은 여행자까지
모두가 황금빛으로 빛나는 아침 바다의 축복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유스텐:예쁘다... 나가지 않고도 시원한 에어컨바람 맞으면서 이 넓은 바다를 다 볼 수 있다니. 여기가 진짜 천국인가.
(바다를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이불을 둘둘 말은 채로 침대에 일어서서 창가로 다가간다.)
창가에 가까이 다가가자
상쾌한 아침 공기와 맞물린 파도 향기가
더욱 자욱이 맡아집니다.
비쳐드는 햇살에 눈이 살짝 따갑습니다.
화창한 날씨입니다.
관광도 휴양도 즐기기 좋은 날이네요.
유스텐:매일 이런 날만 있었으면 좋겠다...
(파도가 부서지는 것을 보다 멍하니 바닷가 근처에 있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해안가에 넘실거리는 파도 위를 낮게 선회하는 갈매기와
그런 갈매기들에게 모이를 뿌려주는 할아버지가 보입니다.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커플도 있고
막 개점하기 시작한 카페들의 직원들도 보이네요.
그렇게 계속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꼬르륵-
배 고프다는 신호가 나직이 울려퍼집니다.
유스텐:아, 밥 먹어야지 참. (이불과 하나가 된 것처럼 저도 모르게 이불을 여전히 둘둘 만 채로 터벅터벅 식사하러 발걸음을 옮긴다.)
침실을 나와 복도를 지나고 거실로 가면
릭사엘이 창밖을 구경하다가 당신을 돌아봅니다.
어느덧 옷을 말끔히 갈아입은 차림입니다.
릭사엘:(네게 가까이 다가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주며) 오래 걸렸네. 먹으러 갈까.
유스텐:벌써 갈아입었어요? 으음 - 나만 이런 차림으로 먹긴 좀 부끄러운데.
릭사엘:부끄러울 게 뭐 있어.
식사부터 하고 옷 입혀줄게. 일단 먹으러 가지.
유스텐:알았어요. (툴툴) 혼자만 말끔히 입고... 부끄럽게. 나 혼자만 꼬질꼬질한 것 같아요.
릭사엘:그대는 꼬질꼬질해도 예쁘니까 괜찮아.
유스텐:(기분 좋으면서도 툭) 색눈이에요, 그거.
릭사엘:색눈이면 어때. 내 신부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다는 게 중요하지.
(손을 들어올려 손가락 끝에 입을 맞추고는) 갈까. 배고플 텐데.
유스텐:(기분 좋게 미소지으며) 좋아요. 이번엔 뭐가 나올지 기대돼요!
릭사엘:(이렇게 먹보인 애가 이렇게 말랐다니. 살을 더 찌워야지, 반드시.) 그래.
침실 반대편 복도로 들어서자
따뜻한 음식 냄새가 벌써부터 풍깁니다.
다이닝룸에 들어서자 화려하게 놓인 접시들이 눈에 띕니다.
갓 구운 크루아상과 버터롤, 고메 버터와 오렌지 마멀레이드.
새콤달콤하고 그윽한 향기가 풍기는 클래식 에그 베네딕트,
스모크드 베이컨과 계란 반숙이 뭉근히 흐르는 아보카도 토스트,
파파야와 망고, 파인애플, 용과가 함께 담긴 샐러드 보울,
토마토와 바질이 들어간 카펠리니,
일본식 된장 소스를 입혀 구운 은대구 요리,
색색의 파프리카의 칠리 소스가 끼얹어진 마리네이드 새우,
음료로는 상큼한 미모사 칵테일이 놓여 있습니다.
유스텐:우와 -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전부 다 엄청 맛있는 냄새가 나요.
(버터향이 강렬하게 코를 자극하자 배가 더 꼬르륵거리는 것 같다.) '뭐부터 먹지? 디저트부터 먹으면 안되나? ...안되겠지? (흘끔)' 여, 역시 바닷가 근처라 그런지 해산물 요리가 있네요.
릭사엘:(고개를 끄덕이며) 종류가 다양하긴 하다만, 그대 좋아하는 육류가 없는데 괜찮아?
유스텐:괜찮아요. (농담조로) 육류는 없지만 바다에서 나는 고기는 있잖아요?
릭사엘:(상석의 의자를 빼주고 너를 그 자리에 앉히며) 그럼 다행이고.
점심과 저녁은 밖에서 식사할까 하는데 괜찮나?
유스텐:네! 모처럼 놀러온 거니까 이 근처의 맛집들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아, 그래도 저만 좋아하는 거 말고, 릭스가 좋아하는 것도 먹고 싶어요.
릭사엘:괜찮다, 잘 먹고 있어.
(네 입가에 스치듯 키스하고는 네 옆 의자를 빼어 앉는다)
유스텐:(반짝거리는 음식들을 둘러보며) 음... 뭐부터 먹어야 좋을까.
릭사엘:먹고 싶은 것부터.
유스텐:(입술을 말아넣었다가) ... 솔직히 크루아상 향이 너무 강해서 그것부터 먹고 싶긴 한데, 아침 식사인데 빵부터 먹긴 좀 그런 것 같아서요.
흠흠... 그럼 그나마 밥 같은! 생선 요리! 가 아니라... 토스트 먹어도 돼요?
릭사엘:(네 앞에 예쁘게 반으로 썰린 토스트를 밀어주며) 물론이지. 어서 먹어.
유스텐:(계란 반숙이 흐르는 걸 경이롭게 바라보며 숨을 들이킨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버터처럼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아보카도 과육과 계란 반숙을 시작으로
식욕 돋은 손이 음식을 향해 야무지게 뻗어나갑니다.
상큼한 오렌지맛이 나는 칵테일도 마시고
감칠맛 도는 음식들을 곁들이듯 먹고 나자
제법 배가 불러옵니다.
유스텐:(나른한 숨을 내뱉으며 의자 뒤로 느긋하게 기댄다) 후 , 잘 먹었다.
릭사엘:귀엽긴... (냅킨으로 네 입가를 톡톡 두드려준다)
유스텐:아, 입에 묻었어요? 으으 -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릭사엘:(슬그머니 웃으며) 괜찮다, 잘 먹어서 예뻐.
유스텐:저만 잘 먹으면 뭐해요... (시선을 피하며 입술을 삐죽 내민다) 릭스는 또 풀떼기만 먹었으면서.
릭사엘:베이커리 종류도 먹었다. 걱정하지 마.
유스텐:진짜... 고기도 안 먹으면서 어떻게 지치질 않는지... (귓가가 달아오른다)
릭사엘:또 잠자리 생각했어?
유스텐:아, 아니거든요?!
게다가 "또" 라뇨. 저 항상 그런 생각만 하는 거 아니거든요?!
릭사엘:아니긴. 의외로 그런 걸 밝히던데.
유스텐:(발끈) 제가 언제요!
당신이 할 소리는 아니거든요?!
릭사엘:난 딱히 부정한 적도 없다.
유스텐:... ...
ㄷ, 당신은 인정하는 거예요, 그러면?!
릭사엘:그대 한정으로는. 인정해야지.
유스텐:(네가 순순히 인정하자 입술을 움찔거리다가) 솔직히... 잠자리 생각한 거 맞아요.
릭사엘:그런 것 같았어.
유스텐:그치만! 당신이 읏... (부끄러움에 고개를 뒤로 젖혀 눈을 꾹 감다가 고개를 푹 숙이며) 자꾸 생각나게 하잖아요.
릭사엘:대화 주제가 그쪽은 전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좋아서 그런 거면 좋지 뭘 그렇게 부끄러워 해.
유스텐:그냥...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는 변태처럼 보일까봐서요.
릭사엘:설령 그렇게 보이더라도 문제될 건 없지. 결혼한 사이에.
유스텐:그런가요? 으음... 그러면 덜 부끄러워하도록 해볼게요.
릭사엘:(네 손을 끌어다 손등에 입맞추고는) ...좋아.
유스텐:(여전히 민망함이 가시질 않아 시선을 돌리다가 검지를 살짝 내밀어 네 밑입술을 매만진다) ... '무슨 교주님이 이렇게 야한 건지. 이래도 되는 거 맞아?'
릭사엘:(말 없이 밑입술을 매만지는 너를 느긋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끝을 살짝 핥짝이며) 이거?
유스텐:(어깨를 흠칫하며 입술을 매만지던 손가락을 뒤로 물린다.) 무, 무슨 교주님이 이렇게 야해요?
릭사엘:(반응이...) 바라던 게 이게 아닌가? (네 손톱 위를 부드럽게 혀로 쓴다)
유스텐:이건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한 거였어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면서도 네가 혀를 내미는 모습이 야하게 느껴져 시선을 떼지 못한다.)
릭사엘:(네 손톱과 손끝을 입에 물고 핥다가, 천천히 빨던 것을 떼고 입술을 핥으며) 좋아할 줄 알았는데.
유스텐:(눈에 담긴 모든 장면이 외설스럽게 느껴져 숨을 코로 쉬는 것조차 잊어버린 채 숨을 들이킨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말을 더듬는다.) 싫지는 않은데, 아니, 그러니까... 좋아요. (밑입술을 질근거리며) 너무 좋은데, 너무 야해서 보면 안 될 것 같고...
릭사엘:(네 손바닥을 손으로 받치고 뺨에 가져다 대며) 섹스할 때 눈 감는 것도 그래서야?
유스텐:(입술을 움찔거리다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릭사엘:...신기하군. 난 섹스할 때면 도리어 그대 모습을 다 보고 싶어지던데.
유스텐:릭스는 안 부끄러운 거예요?
릭사엘:살을 드러낸다고 부끄러워하지는 않아서.
그대가 날 보고 있으면 야릇하게 느껴지긴 해.
유스텐:사실... 릭스를 보기 싫은 건 아닌데, 당신이랑 하는 건 너무 자극적이에요...
그래서 자꾸 저도 모르게 눈을 감게 돼요.
릭사엘:그런가? 보다 보면 오히려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은데.
유스텐:보다 보면... 정말 그럴까요?
릭사엘:시도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
유스텐:(네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하곤 허벅지를 잔뜩 오므린 채 고개를 숙인다) 아, 진짜 - 당신 이런 말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거 반칙이에요.
릭사엘:(영문을 모르고) 왜 반칙이지?
유스텐:... (눈썹을 찌푸리며) 외적인 부분도 이미 자극적인데, 그런 말까지 하면 어떻겠어요?!
제가 사제분이었으면 한 번 쯤 두근거렸을 거라고요.
릭사엘:그런 말? (그런 말이 대체 무슨 뜻이지? 이해를 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한다. 뭐, 어쨌든...) 그럼 지금도 두근거려?
유스텐:네... 방금 당신이 한 짓 때문에 심장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아요.
릭스 어디 가서 웃거나, 이러면 안 돼요. 누구 하나는 쓰러질 게 분명하다고요.
릭사엘:...걱정은. 그대 만나기 전에는 웃지도 않았어.
유스텐:(고작 손가락 하나 핥은 걸로 이렇게 두근거리다니. 스스로가 너무 낯설어 한숨을 푹 내쉬다가 네 입술에 입을 맞췄다 뗀다) 진짜... 바보 다 된 것 같아요.
릭사엘:바보면 어때. 그래도 내 것인걸.
(네 입술에 슬그머니 입술을 다시 대었다 떼며) 슬슬 일어날까. 외출하기로 했으니 준비해야지.
유스텐:(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대낮부터 했다간 도저히 뒷일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요.
(네가 일어나서 가려고 하자 네 손을 잡고 끌어당긴다.) 잠깐만요.
릭사엘:(손을 끌어당기는 네 행동에 천천히 뒤를 바라보며 얼굴을 마주하고는) 응. 왜 그러지?
유스텐:'아쉬운데, 이걸 어떻게 말하면 좋지?' 그, 아직 시간도 조금 있는 것 같은데... 음...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너를 올려다본다) 저, 침실 창가에서 바닷가를 좀 더 보고 싶,어요. 그게... 여름이고, 아직 많이 더우니까...
릭사엘:실내에서 좀 더 쉬고 싶어? 그래. 그대가 원한다면 일정 정도야 괜찮아.
릭사엘은 당신의 부탁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
식사를 마친 당신을 데리고 침실로 향합니다.
일어서서 본 침실의 바다 풍경은 더욱 찬란합니다.
황홀한 파도가 넘실거리며 부서지고
쏴아아 시원한 파열음을 냅니다.
릭사엘이 당신을 곧 침대 위로 천천히 앉힙니다.
다정한 손길이 머리카락과 뺨을 쓸어넘기는 촉감이
따뜻하고 부드럽습니다.
유스텐:... 제가 바다 보면 당신은 뭐할 거예요?
릭사엘:그대를 보겠지.
유스텐:... '이게 아닌데.'
... 생각해보니 침대에서는 바다가 잘 안 보이는데,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요.
(일어서서 창가 근처 미니 테이블 위에 살며시 기대어 앉는다. 말없이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햇살을 등진 채로 양손으로 가운을 슬쩍 내리며) ...여기서, 당신이랑 같이 보고 싶어요.
릭사엘:(가운은 왜 내리는 거지, 의문을 가지지만 햇살을 역광으로 받은 채 앉아 있는 네 모습이 예뻐서 가만히 다가가 입술에 키스한다) ...여기서 보면 잘 보일 것 같아?
유스텐:'이, 이게 아닌가? 내가 유혹을 잘 못 하는 건가?' 네... (두 팔로 네 목 뒤를 당기듯이 끌어안고 입을 맞춘다. 코끝이 닿을 정도로만 입술을 떼며) ... '혹시 나를 진짜 어리게만 봐서 그런 건가?'
릭사엘:(코끝이 아슬아슬하게 닿을 거리에서 시선이 마주치자, 간질거림을 참지 못하고 다시 입술을 겹쳤다 떼며) ...보고 싶은 게 바다 맞아?
유스텐:... 아뇨. (네 손을 끌어다 가운 사이 제 심장 부근에 갖다댄다.) 사실은 바다 보고 싶다는 거 거짓말이에요.
릭사엘:...거짓말도 하고. 내 신부가 이렇게 앙큼할 줄은 몰랐는데. (네 벌려진 가운 사이로 드러난 가슴팍에 입을 맞추며) 그럼 날 보는 건 어때. (손에 닿는 네 심장 박동을 더듬듯 어루만지다가 네 몸을 들어올려 테이블 위로 완전히 앉힌다)
유스텐:... 좋아요. 그리고 거짓말이라기보단, 유혹한 거였거든요? 나름 회심의 유혹이었는데. (툴툴) 내가 가운까지 살짝 벗었잖아요.
릭사엘:...그랬지. 제대로 통했어, 그 유혹. (네 다물려진 무릎 사이를 벌리고 그 안쪽에 제 허리를 끼워 넣어 당긴다. 자연스럽게 품이 벌어진 얇은 가운의 천 아래로 네 뽀얀 성기가 비친다) 이왕 유혹하던 김에 내 옷까지 벗겨주는 건 어때.
유스텐:그럴까요. (손을 뻗어 네 벨트를 풀고 면바지를 천천히 끌어내리며) 통했다니 다행이네요. 안 통한 줄 알고 나를 너무 어리게만 보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 고개를 뒤로 젖히며 너를 올려다본다) 어땠어요, 내 유혹?
릭사엘:...두 번 했다가는 밖으로 못 나갈지도. (네 목선에 얼굴을 묻고 살결을 빨아들이며 네 가운끈을 풀어헤친다. 어깨를 감싸고 천을 밀어내린 뒤 곧장 드러난 피부 이곳저곳에 입술을 대자 머리가 조금 어지럽다)
유스텐:(만족스럽게 작게 웃음소릴 흘리며) 그럼 당신 붙잡고 싶을 때마다 써먹어야겠다. (네 뒷머리를 쓰다듬다가 귓가를 매만진다. 입술이 닿는 자리마다 열감이 솟아 입을 다문 채 참는 듯한 신음을 낸다.) 흐... 간지러워요.
릭사엘:(옅게 패인 가슴 중앙을 따라 혀를 미끄러뜨리다가 눈만 살짝 들어 네 얼굴을 바라보다가) 간지럽기만 한 건 아닐 텐데. (고개를 좌측으로 옮겨 유륜을 가볍게 핥다가 통째로 베어물고는, 천천히 네 허벅다리 안쪽을 어루만진다)
유스텐:으응... 거긴 - (반쯤 감은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귓가를 매만지던 손끝이 가느다랗게 떨려온다. 고개를 숙여 널 지켜보다가 부끄러움에 차마 제대로 마주할 수 없어 시선을 옆으로 돌린다.)
릭사엘:(착실하게 혀를 놀리며 가슴을 빨다가, 비어있는 네 다른 쪽 유륜을 손톱으로 옅게 긁으며) 제대로 보기로 했으면서 고개를 돌리면 어떡해. (입술을 떨어뜨리고 침에 젖어 반짝이는 네 유두를 구경하고는 고개를 더 내려 네 명치와 배꼽 위에 키스한다)
유스텐:(어깨를 흠칫 들어올리며) 흣... 그치만, 당신이 이러는 거 너무 자극적이란 말이에요. 소리만 들어도 민망한데 제대로 보려고 하니까 너무, 읏... 야해요. '이렇게 부끄러운데 정말로 많이 하다 보면 익숙해지긴 할까?'
릭사엘:(고개를 더 내려 사타구니 둔덕까지 입술을 찍어누르고는) 그러면 이 정도만 하고 그만할까. (통통하게 부푼 네 귀두에 선액이 맺혀 있는 모습을 보다가, 키스하듯 입술을 쪽쪽 대었다 떼며 너를 올려다본다.)
유스텐:... (입술을 달싹이다가) 일부러 물어보는 거죠.
릭사엘:아무래도, (쪽, 다시금 입술을 대었다 떼며) 그렇지.
유스텐:(눈썹을 찌푸린 채 밑입술을 꾹 깨문다.) ... 짓궂어요.
릭사엘:짓궂기는. 눈만 뜨고 있으면 해결될 일이잖아. (혀를 입술 밖으로 내밀어 발갛게 물든 끝과 배어난 액체를 핥아올린다.)
유스텐:(숨을 들이키며 엉덩이를 비비적거리다가 한숨을 내쉰다.) 하아 - 당신 고집 센 걸 잠깐 잊고 있었네요. (살짝 눈을 뜨고 너를 바라본다. ) ...변태. (심술이 나 오른발을 들어 발가락 끝으로 네 가슴팍을 쓸어내린다)
릭사엘:(가슴팍에 닿는 네 오른발을 그대로 팔 사이에 끼워 들어올리고는 엄지 발가락을 입으로 빨며) ...그대 한정인 거 알잖아. (천천히 네 다리를 다시 내리며 발목과 종아리, 오금, 허벅지까지를 차근히 핥아올린다)
유스텐:(작게 숨을 내쉬며) ... 알아요. 그래서 가끔 못된 마음이 들어요.
릭사엘:(네 허벅지 안쪽까지 고개를 옮겨 통통해진 네 음낭을 한 쪽씩 번갈아 빨고는) 못된 마음이라니, 어떤 건데.
유스텐:(하체를 타고 미약한 전율이 머리 끝까지 닿자 테이블 위에 손을 올리고 상체를 뒤로 물린다) 그게 , 으응... 하, (머뭇거리다가 허벅지 안쪽에 힘을 준 채 채 입을 연다. 작은 목소리로) 우월감이 든, 달까... 당신을 다 가진 것 같아서 그게, 마음에 들어요.
릭사엘:...가진 것 같은 게 아니라 다 가졌지. (네 허벅지 안쪽을 느릿하게 쓰다듬고는 더 안쪽으로 고개를 옮겨 다물린 입구에 입을 맞춘다. 간밤에 수없이 섹스한 탓인지 옅게 비린 냄새가 난다.)
유스텐:그런가. 우월감이 드는 건 조금... 위험한 것 같은데. 후으... (반사적으로 아랫배에 힘을 주며 다물린 입구가 움찔거린다)
릭사엘:(빈틈없이 닫히고 열리는 네 구멍 입구 언저리에 손가락을 하나 대고 천천히 안쪽을 당긴다. 지난 밤의 여파로 불그르스름한 내벽이 설핏 비친다. 야하기 그지없는 광경에 탄식 같은 한숨을 흘리고는 둥그스름한 네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어떻게 되는데 위험해? (천천히 네 주름 궤적을 더듬듯 핥는다)
유스텐:(나직하게 탄식을 내뱉으며) 누가, 읏... 당신이랑 같이 있으면 질투날 것 같단 말예요. 하아... 욕심내고 싶지 않은데.
릭사엘:욕심내도 되니까 그대 것인 거지. (네 입구를 촘촘히 빨다가 고개를 떼고 네 다리를 제 허리에 감는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다물린 곳에 제 것을 가져다 붙이고, 자극하듯 틈새를 압박하며) 안 풀어도 될 것 같긴 하다만, 풀어줘?
유스텐:욕심 냈다가 괜히 부담주고 싶지 않단 말예요. (고개를 도리질치며) 흐.. , 아뇨. (손을 뻗어 네 뒷덜미를 지그시 제게 당겨 짙게 입을 맞췄다 뗀다) 빨리 넣어주시면 좋겠어요.
릭사엘:그런 생각 말고 하고 싶은대로 해. 다 괜찮으니까 욕심 내라는 거야. (손으로 네 허벅지와 아랫배를 기어가듯 쓸어올리고는 다물린 곳에 귀두를 조금 힘주어 민다. 옅게 살 벌어지는 소리와 함께 끄트머리가 끈적하게 먹힌다)
유스텐:(입구를 가르며 내벽에 버겁도록 이물감이 느껴지자 천천히 숨을 들이켠다.) 흣,... 으응 (몇 번을 해도 버거운 크기에 긴장으로 뺨이 경련하기 시작한다.) ... 솔직히, 당신이랑 단 둘이서 평생 있고 싶어요.
그치만 릭스는 교주님이니까, 당신을 찾는 사람이 많으니까 불가능하단 걸 알지만... 가끔은 정말 못된 마음으로 붙잡고 놔주고 싶지 않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릭사엘:(경련하는 네 뺨을 부드럽게 그러쥐고 네 입술을 머금었다가 떼며) ...불가능하긴 하다만, 그대 입으로 그런 말을 들으니까 기쁜데. (가련하게 떠는 네 허리를 다독이듯 문지르며 조금 더 깊게 성기를 밀어넣는다. 꽉 맞물린 하반신이 조금 버거워 숨이 탁해진다)
유스텐:... 기뻐요? 난, 윽... (입술을 꾹 깨물며 점점 더 안쪽으로 들어오는 네 것을 감내한다. 폐부가 서서히 조여오고, 첫 삽입 때 느낀 고통이 점점 물러나고, 그 자리에 미미한 쾌감이 조금씩 밀려온다.) 당신이 곤란해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릭사엘:(네 빠듯한 안쪽으로 성기를 쿡 찔러넣고는 짧게 숨을 고르며) ...그야, 그대만 그런 게 아니니까. (힘들어하는 너를 달래듯 입술을 부드럽게 빨고 혀를 밀어넣어 점막을 톡톡 두드린다)
유스텐:(테이블 위에 손을 짚고 상체를 뒤로 살짝 기댄 채 짙게 입을 맞추다가 점점 무게에 밀려 테이블 위로 무너진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으며,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귓가를 쿵쿵 울린다. 너와 완전히 하나로 연결됐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며 다리로 네 허리를 조금 더 가까이 오라는 듯 감싼다.) 하아, 당신은 어떤데요?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요?
릭사엘:(허리를 감싸안는 네 다리에 이끌려 음낭이 짓이겨지도록 네 안에 제것을 꾹 눌러넣고는, 부드럽게 허리를 움직여 내부를 쓰다듬듯 헤집으며) ...들어도 기겁 안 하겠어? (가슴을 빈틈없이 붙이고 네 귓가에 입술을 붙이고 속삭이는 듯 나직한 목소리로) 그대를 남들이 못 보는 곳에 두고 나만 보고, 나만 취하고 싶다는 상상.
유스텐:(성기가 구멍을 가득 채우는 벅찬 감각에 자꾸만 허리가 저도 모르게 움찔거린다. 구멍 주위가 홧홧하게 불에 달군 것처럼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아, 아아... (네가 한 마디, 한 마디 저를 향한 욕망을 똑바로 내뱉을 때마다 가슴이 미친 듯이 뛰고 간질거리기까지 해 어쩔 줄을 모르고 구멍을 바짝 조인다.) 흐... 이미 반은 이루지 않았어요? 지금도 이미 당신만 날 취하고 있잖아요.
릭사엘:하아... 나만 취할 수 있으니 그나마 앞전의 걸 참고 있지. (내벽이 딸려나올 정도로 성기를 주욱 뽑아내고 안으로 재차 쿡 찔러넣는다. 품 속 가득히 파들파들 떠는 네 몸을 끌어안고 안을 누빌수록 허릿짓에 속도가 붙는다. 철퍽철퍽 젖은 살 소리가 파도 소리와 겹쳐 어지러이 방 안을 떠돈다)
유스텐:아흑...! (성기가 끝까지 콱 박히자 아랫베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전율이 일어 전신이 달달 떨린다.) 으응, 릭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자극적인 쾌감이 전신을 뜨겁게 데운다. 네 성기를 받는 것이 버거운 듯 앓는 신음을 내다 점차 속도가 붙을수록 기분 좋은 비음이 흘러나온다. 떨어지고 싶지 않아 두 팔로 너를 꼭 끌어안으며 어깨에 고개를 묻는다) 좋아요. 당신이 날, 욕심내는 게, 흐으, 좋아...
릭사엘:(엉겨붙은 채 사랑스럽기 짝이 없는 말을 토해내는 네가 애틋해 더욱 정성스럽게 속살을 헤집고 쑤신다. 무언가 대답을 하려 하지만 적당히 나오는 말이 없어, 망설이듯 네 귓불을 혀로 훑고는) ...그대만 원해. (몸과 마음, 영혼까지 모조리 제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을 풀어놓기엔 말이 너무 어려워, 성급하게 제 것을 푹푹푹 박아넣는다. 이런 행위가 그런 욕심을 대변해주거나 충족시켜줄 순 없다는 사실을 앎에도)
유스텐:흐, 으응... 웃 (네게 매달린 채로 버겁도록 들락거리는 네 성기를 꾸역꾸역 받아낸다. 네 말에 또박또박 말하고 싶어도 자꾸만 머리를 울리는 쾌락에 의해 단어가 흩어지고, 결국 웅얼거리듯 대답한다) 나도, 릭ㅅ, 흣, 원ㅎ...응... (엉덩이가 철썩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삽입이 계속되자 엉덩이가 눌리다 못해 계속된 삽입에 살짝 붉게 물들고, 신음에서 점점 물기어린 목소리가 묻어나온다.)
릭사엘:(자신에게 매달리는 네게 하염없이 이끌려가며 절정까지 몸을 부딪힌다. 촉촉하게 벌어져 자신을 원한다는 듯 쥐어짜는 네게 단단하던 마음이 끝없이 무너져 내린다. 쩍쩍 살 감기는 소리를 따라 제 육신마저 쪼개어지는 기분이 든다.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덜컹거리는 심장을 꺼내어 보여주면 네게 제 감정을 다 보여줄 수 있을는지) 하아... 마음껏 가져. 난 그대 것이니. (네 뒤통수를 부드럽게 손으로 감싸쥐고 착실하게 네가 좋아하는 곳을 찌르고 어루만진다)
유스텐:하아, 아, 흑! (가쁜 숨이 서서히 목 위로 차오르고. 목구멍이 막힌 것처럼 갑갑하다. 굵은 것이 깊숙이 들어갔다가 물컹한 내벽의 주름을 펴며 다시 뒤로 빠졌다가 다시 주름을 긁으며 통통하게 달아오른 지점이 처박히자, 간신히 숨만 내쉰다. 정신이 나갈 것만 같다. 쾌감에 속절없이 절여지다 못해 하면 할수록 갈증이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널 원하게 된다. 고개를 들어 허겁지겁 네 입술 부근을 아기새처럼 쪽쪽거리며) 응... 평생 내 것이 되어줘요. (배에 비벼지는 성기가 점점 달아오르더니 사정이 임박한 듯 액이 줄줄 흐른다)
릭사엘:(테이블에 눕혀진 네 허리를 들어올려 몸이 반쯤 품에 들리게 한 채, 감질기게 엉기는 안쪽으로 제 것을 끝까지 박아넣는다. 머리 끝까지 차오른 쾌락 탓에 온몸이 징하게 울려댄다.) 후... 그럼 다 받아줘. (네 안에 전부 쏟아넣을 기세로 음낭이 짓이겨질 정도로 제 것을 찍고 뽑아대며, 촘촘히 전율하는 네 등을 다정하게 쓸어내린다.)
유스텐:(제 허리를 든 손목을 힘없이 손으로 감아쥐며) 릭스, 잠, 흣... 잠깐, 이거 너무 깊, 흐응...! (말을 마치지 못하고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쾌감에 몸을 바르르 떨며 엉덩이를 바짝 조여댄다. 머리카락이 아무렇게나 테이블 위로 흐드러지고, 눈물 젖은 얼굴은 몸과 함께 점점 엉망으로 망가져간다. 제 의지와 상관없이 성기가 들어찰 때마다 선단에서 액을 흘리며 좋다고 물어댄다.)
그만, 아, 아...! 갈 것 같... (결국 짙은 쾌락에 허리가 일순 들린 채 귀두 끝에서 사정액이 툭툭 분출되기 시작한다. 전부 내보내고 허리가 무너지며 전신에 힘이 쭉 빠져버린다.)
릭사엘:후우... (절정에 이른 네가 구멍을 꽉 조이고 뱃가죽 위로 정액을 쏟아내는 감촉에 힘입어 자신도 미간을 구기고 크게 허리를 휘두른다. 가는 것마저 사랑스러워 어쩔 줄을 모르겠어. 한참을 왕복하던 끝에 절정이 코앞으로 닥치자, 이윽고 네 마른 허리를 감싸쥐고 성기를 깊숙이 틀어넣는다. 온몸을 잠식하던 쾌감이 몰아치는 파랑처럼 휩쓸려 내려가는 듯한 감각과 함께 갈라진 좆끝에서 미지근한 액체가 죽죽 뻗어나온다. 힘없이 축 늘어진 네 몸에 꿀렁꿀렁 제 씨가 밀려들어가는 감촉에 땀방울 맺힌 미간이 서서히 풀린다)
유스텐:(네게 욕심이 나다 못해 네 것이라면 전부 안에 받아들이고 싶은 충동이 든다. 내벽을 축축하게 적시는 감각에 한방울도 남김없이 뿌리까지 뽑아내려 힘을 쥐어짜내 아랫배를 조인다. 두 팔다리로 너를 가득 끌어안은 채 옅게 숨을 고르다가 네 입술을 찾아 깊게 탐하고 입술을 머금고 한참을 물고 오물거리다가 떼낸다.) 하아, 하아... 하, 푸흐흐... (달아오른 네 얼굴이 사랑스럽게 느껴져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린다.) 사랑해요, 릭스.
릭사엘:(활짝 웃는 네 얼굴을 보자 어쩐지 가슴이 터질 듯한 기분에 사로잡혀서 입술을 떨다가) ...나도, 사랑해. 유스. (붉게 물든 얼굴을 네 어깨에 비비며 조용히 입을 다문다)
유스텐:(제게 어리광부리는 건가 싶어 눈을 크게 뜨고 깜빡이다가 피식 웃는다) 지금 부끄러워하는 거예요? 할 거 다 해놓고?
릭사엘:...그런 거 아냐. (맞다)
유스텐:(네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그럼 왜 숨는 거예요.
릭사엘:...이유 같은 거 없다.
유스텐:그런 게 어딨어요?
릭사엘:...여기. (괜히 칭얼거리려는 목소리를 침착하게 잠재운다)
유스텐:에휴, 결혼하더니 당신도 애가 다 됐네요. 나한테 어리다고 놀릴 자격 없어요.
릭사엘:... (입술을 미묘하게 꿈틀거리며 네 품에서 고개를 뗀다) 애라니. 실례야.
유스텐:그럼 아니에요? 음 - 인정하면 뽀뽀해주려 했는데.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안되겠네요. 릭스는 어른이니까.
릭사엘:... (눈을 살짝 굴리다가) ...그대한테만 그런 거야.
유스텐:정확하게 말해봐요. "뭐"가 나한테만 그런 건데요?
릭사엘:... (우물쭈물하며) ...그대에게만 말이 많아지고, 투정부리게 되고, 요구하게 되고... 그런 것들.
유스텐:(얼굴이 찡그려지도록 크게 웃으며) 아 - 교주님이 야한 것도 치명적인데, 이렇게 귀엽기까지 하면 어떡해요?
릭사엘:...귀엽다니. 아니야.
유스텐:(네 귀여움을 감당하기 힘들어 꼭 끌어안고 네 윗머리에 뺨을 비벼밴다) 하아 , 나도 제정신이 아닌가봐요. 나보다 키가 이렇게 큰 남편을 귀엽다고 생각하다니.
릭사엘:...색눈.
유스텐:(놀리듯이) 그럼 귀엽다고 하지 말까요?
릭사엘:그 정도까진 아닌데... (머뭇거리다가) 그대가 훨씬 더 귀여워서 그런 말 듣는 게 이상해.
난 그런 단어와는 평생 연이 없었으니까.
유스텐:(네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으음 - 훨씬 귀여운 사람이 인정하는 거면 자랑스러워할만한 거 아닐까요?
릭사엘:(여전히 이해가 안 가고 인정하기도 어렵지만) 그대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 거겠지...?
유스텐:그렇죠? (네 뺨을 잡고 고개를 기울여 쪽 소리나게 입을 맞췄다 뗀다) ... 저 슬슬 허리 아픈데, 침대에서 좀 쉬다 나갈까요? 테이블이 생각보다 딱딱해가지고.
릭사엘:아. (잊고 있었던 사실에 천천히 허리를 세운다. 몸을 뒤로 물리자 옅게 성기의 포피가 당기는 감각과 함께 서늘한 공기가 하반신에 닿는다. 문득 마주한 네 아래가 하얀 탁액에 어지럽게 물들고 벌어진 구멍 사이로 녹진한 액체가 흐르는 것이 보인다. 힘이 빠진 몸으로 씻기기는 무리려나, 잠시 고민하다가 네 몸을 안아들어 침대에 다정하게 눕히고는) 누워 있어. 뒤처리해줄게.
유스텐:으응. 알았어요. (이제 뒤처리는 조금 익숙해졌는지 네가 편하도록 허벅지를 살짝 벌린 채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릭사엘:(네가 벌린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밀어넣고, 골반과 이어지는 부분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다가 네 둥근 엉덩이를 쓰다듬고 사이를 연다. 다물리기 시작한 구멍 안쪽으로 정액 방울이 슬금슬금 흐르는 모습에 잠시 눈을 감았다 뜬다. 제 흔적이 네 안에 가득 든 것이 마음에 들어 가슴이 뻐근하다.) 힘 풀고. (네 엉덩이의 갈라진 틈에 손가락 세 개를 부드럽게 비비다가, 검지 하나를 슥 밀어넣는다. 말캉말캉한 속살이 곧장 손에 닿는다)
유스텐:(이물감으로 순간 구멍을 한 번 뻐끔거리며 네 손가락을 압박하다 이내 힘을 풀어 물던 것을 천천히 놓아준다.) 으으... 이건 몇 번을 해도 기분이 이상해요.
릭사엘:(네 안쪽을 천천히 헤집어 정액이 고인 부분을 찾고, 손톱이 닿지 않게 정성스럽게 긁어내며) 그렇다고 뚝뚝 흐르는 채로 다닐 순 없잖아.
유스텐:... '기저귀라도 차야 하나.' (도리질치며) 그, 그러면 닦으면 되죠. 흐르다 보면 언젠가는 다 나오지 않을까요? (흘끔)
릭사엘:(제 것을 뚝뚝 흘리는 채로 다니는 너를 생각했다가, 어쩐지 야릇한 기분에 고개를 저으며) ...닦는 게 여의치 않은 상황이 올 수도 있잖아. (네 구멍 아래쪽을 부드럽게 밀어젖혀 안쪽에 고인 정액을 빼낸다)
유스텐:여의치 않은 상황...? 음 - (갸웃) 그런 때가 오려나.
릭사엘:(네 말에 대답하지 않고 착실하게 안에 든 정액을 빼내고는, 다 빼낸 것 같자 티슈를 가져와 네 아래를 부드럽게 닦아준다) 다 됐다. 허리는 괜찮아?
유스텐:조금 뻐근하긴 한데,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에요. (장난스럽게 웃으며) 평소에 하도 많이 해서 단련됐나?
릭사엘:(곰곰이 생각하다가) 많이 해서 단련됐다기보다는, 그대 몸에 점차 신성이 깃들어서가 아닐까 싶은데. 이 정도 진척이면 얼마 안 걸리겠군.
유스텐:아직 거의 한 달 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이렇게나 몸의 변화가 일어난다고요? 으음... 그러면 조만간 피임도 해야 하는 건가.
릭사엘:몸에 신성이 깃든다는 것보다 그게 더 중요해?
유스텐:흠흠, 주, 중요하죠? 나름?
... 솔직히! 당신이 안에 해주면 좀... 짜릿하단 말예요.
몸이 변하면 이제 그것도 조심해야하니까...
릭사엘:(상체를 들어 네 얼굴을 마주보다가 짧게 키스하며) ...나도 그대 안에 하는 게 좋은데, 나중엔 안 되는 건가?
유스텐:그렇지 않을까요? 당신 닮은 아이가 생기는 건 좋지만, 아직 신혼인데 성급하게 낳고 싶진 않거든요.
릭사엘:(잠시 생각하다가) 그 말도 일리가 있네. 그렇다면 조심해야겠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땀에 물든 네 몸을 문지르며) ...잠시 기다리고 있어. 물수건 가져와서 닦아줄게.
유스텐:아, 제가 닦아도 되는데...
뒤처리는 릭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주니까 뭔가... 미안해요. 당신은 나보다 체력도 더 썼을텐데.
릭사엘:신부에게 이 정도도 못하면 남편 자격 없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쉬고 있어. 금방 다녀오마.
뒤돌아선 릭사엘이 빠른 걸음으로 침실을 나섭니다.
당신은 멍하니 침대에 누워 숨을 고르다가
쏴아아- 몰아치는 파도 소리에 기운을 맡깁니다.
그렇게 잠시 기다리고 있자
따뜻하게 적신 물수건을 들고 돌아온 릭사엘이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당신의 몸을 닦아줍니다.
당신이 깨어지기라도 할까 섬세한 동작입니다.
릭사엘:(네 몸을 말끔하게 닦아준 뒤 테이블에 물수건을 내려두며) 좀 더 쉬다가 나갈까. 체력을 너무 많이 썼어, 그대.
그러고보니 여행 일정을 내가 임의대로 짰는데, 그대에게 말을 안 했던 것 같군. 맞지?
유스텐:아,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그냥 바다만 보다 가는 건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계획도 다 짠 거예요?
릭사엘:(고개를 끄덕이며) 관광 명소가 많은 곳이니까, 구경 겸 다녀와도 괜찮을 것 같아서. 오늘은 LA 도심과 할리우드 블러바드에 다녀오고, 말리부 드라이브를 한 후에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저녁을 먹는 코스로 짜봤다. 그대 의견은 어떻지? 더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가도 좋을 것 같다.
유스텐:(눈을 크게 뜨며) '새, 생각보다 많이 가는데? 이거 하루만에 일정 다 소화할 수 있을까?' 어......
릭사엘:너무 많아? 줄일까?
유스텐:더, 더 가고 싶은 곳은 없어요.
아아니에요.
릭사엘:그럼 이대로 괜찮아?
유스텐:네.
'밤에 엄청나게 푹 잘 수 있겠다... 기절할 수 있을 것 같아.'
릭사엘:그대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을 선으로 동선을 짰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유스텐:알았어요. 믿을게요.
릭사엘:(네 이마에 쪽쪽 키스하고 콧잔등에도 입을 맞추며) 좋아.
유스텐:(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을 선으로 짰다는 말에 발끈하며) 저, 저 근데 그렇게 약골 아니거든요?! 릭스보다 훨씬 튼튼하거든요?!
릭사엘:난 그렇게까지는 얘기 안 했는데.
유스텐:...
흠흠... 저 체력 꽤 좋거든요?
릭사엘:알지. 고생시키기 싫어서 열심히 짰다는 뜻이었어.
유스텐:... 그래요? ... 고, 고마워요.
그냥... 찔려서 그랬어요.
릭사엘:(부스스 웃으며 네 입가에 쪽 입맞추고는) ...그대는 이럴 때 정말 귀여워.
유스텐:(새침하게 입꼬리를 삐죽이며) 색눈이에요.
릭사엘:색눈이 아니라 정말로.
유스텐:(눈을 내리깔다가 다시 눈동자만 굴려 너를 올려다본다) 저를 너무 사랑하시는 거 아니에요?
릭사엘:...몰랐던 것도 아니잖아.
유스텐:그건 그렇지만, 뭐랄까... 지금의 릭스는 첫사랑을 하는 소년 같아요.
릭사엘:딱히, 그 말이 틀리진 않을지도 모르지.
유스텐:오래 산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풋풋하고... 귀엽고...
(피식 웃으며) 내가 사람 하나 망친 건가요?
릭사엘:(입가가 기분좋게 올라가는 감각에 낯설어하며) 그런 거지.
유스텐:(네 두 어깨 위로 팔을 올리며) 그래서... 후회해요?
릭사엘:...후회할 리가. 내 신부가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너를 마주 안고 입술에 가볍게 쪼듯 키스한다)
유스텐:나도 후회하지 않아요. 당신을 사랑하기로 마음 먹은 걸. ( 네 손을 잡고 어리광부리듯 뺨에 비비며 햇살처럼 웃는다)
릭사엘:(화사한 네 미소에 잠시 이성이 덜그럭거리며) ...
(말없이 너를 껴안고 숨만 내쉰다)
유스텐:응? 왜 그래요, 릭스?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네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린다)
릭사엘:...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어쩔 줄을 모르겠다.
유스텐:(바람빠진 웃음을 흘리며)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인지는 이미 충분히 다 보여줬는걸.
릭사엘:(귓가가 슬쩍 붉어진 채로) ...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유스텐:(네 귓바퀴를 간질이듯 엄지로 문지르며) 그나저나... 교주님이 저 하나 때문에 이렇게 멍 - 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까, 은근히 기분 좋네요.
릭사엘:...만족스러워?
유스텐:(작게 속삭이며) 응, 아주 많이.
릭사엘:(네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적거린다)
유스텐:(네 정수리에 다정하게 입을 쪽 쪽 맞추며 등을 넓게 쓰다듬는다)
(슬쩍 시계를 보며) 슬슬 나갈까요? 모처럼 여행 온 거니까요.
당신이 짠 계획이니까 성실히 참여하고 싶어요.
릭사엘:(네 말에 품에 묻고 있던 고개를 살며시 떼며) ...시간이 좀 지체되긴 했지. 몸은 이제 괜찮은 거지?
유스텐:(네 앞머리를 살짝 쓸어올려 드러난 이마에 입을 맞추며) 네. 걸을 정도는 돼요.
릭사엘:음. 그래. 그럼 일어나지. (천천히 침대에서 먼저 일어나고, 부드럽게 너를 일으켜 세운다)
당신은 릭사엘의 손길에 따라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나갈 채비를 하는 동안
릭사엘은 여전히 꼼꼼하게 당신의 속옷과 옷을 챙겨입히고
혹시나 살이 탈 세라 선크림까지 발라 문질러줍니다.
머리카락을 빗겨주는 손길이 다정합니다.
굳이 거울로 확인하지 않아도
외출하기 좋은 말끔한 차림새인 걸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갈 준비를 하며 카메라를 챙기는 사이
릭사엘 또한 바닥에 벗겨져 나뒹굴던 바지를 재차 입고는
가만히 옷 매무새를 정돈합니다.
릭사엘:갈까?
유스텐:(자연스럽게 네게 팔짱을 끼며) 응.
당신의 행동에 릭사엘은 잠시 멈추었다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당신과 함께 호텔룸을 나섭니다.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자
곧 당신들의 앞에 문이 띵- 열립니다.
당신은 릭사엘과 나란히 팔짱을 낀 채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라운지로 향하는 버튼을 누릅니다.
오늘은 어쩐지 즐거운 날이 될 것 같죠.
기분이 한껏 들뜹니다.
.
.
.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도시 풍경이 화려합니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볕하며 흔들리는 야자수 하며
빠르게 지나가는 낮은 스페인풍 주택들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낮았던 건물들은 점점 층수가 높아지고
하늘 꼭대기까지 솟은 마천루들이 늘어섭니다.
약간은 낯설고, 동시에 묘하게 익숙한 광경이 보입니다.
아마도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에서 스쳐 지나갔던 거리들이
지금 당신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곧 당신들을 태운 SUV가 천천히 멈춰서면
릭사엘이 먼저 내려 당신에게 에스코트하듯 손을 뻗습니다.
유스텐:(네 손을 잡아 문밖으로 나오며 신기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주위를 둘러보자 거리 위에 마천루와 예술이 공존합니다.
빛을 반사하는 유리 빌딩은 하늘을 베듯 수직으로 솟아 있고,
그 아래에는 붉은 벽돌로 된 건물들이 섞여 있습니다.
길거리 벽마다 새겨진 형형색색의 그래피티가 눈을 사로잡고,
곳곳엔 철제 외관의 빈티지 카페, 수제 맥주 바, 독립 서점들이 숨어 있네요.
길거리 악사가 당신의 근처에서 기타를 튕기는 것도 보이고
히스패닉 상점에서 라틴 음악이 한데 뒤섞이는 것도 보입니다.
무척이나 활기찬 거리이네요.
유스텐:(눈을 이리저리 바쁘게 굴리며) 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요.
릭사엘:(가만히 네 정수리를 내려다보다가 그 위에 짧게 키스하고는)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었지. 여긴 세트장도 제법 많으니, 가고 싶다면 둘러봐도 좋을 거야.
유스텐:(눈을 빠르게 깜빡이며 너를 올려다본다) 정말요?! 신기한 곳이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봐야할지...
그, 근데 막 둘러봐도 되는 걸까요?
릭사엘:오픈되어 있는 세트장도 있고 외부 출입이 금지된 세트장도 있겠다만, 그대가 원한다면 못갈 곳은 딱히 없어.
알아보기로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오픈 세트장은 유니버셜 스튜디오라고 하던데, 그쪽은 어때?
유스텐:헉! 들어본 적 있어요, 거기. 엄-청 규모가 큰 곳 아니에요?
사람이 무지 많을 것 같은데...
릭사엘:그렇다고 안 가기엔 아쉽지 않겠어?
유스텐:그건... 그렇긴 해요. (네 손을 단단히 잡으며 의지를 다진다) 서로 미아가 되지 않게, 손 꽉 잡고 다녀요, 우리!
릭사엘:(활기찬 네 행동에 속절없이 웃어버리며) 그래. 그럼 다시 차에 타지. 걸어서는 좀 걸려.
유스텐:응! (고개를 끄덕이며 네 도움을 받아 차 안에 탄다)
다시 차에 올라타 좌석에 앉자
운전 기사는 이미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듯
당신과 릭사엘을 태우고 차를 부드럽게 몹니다.
릭사엘은 당신의 손을 부드럽게 붙든 채
당신의 안전벨트를 꼼꼼히 매어주고는
당신을 따라 스쳐지나가는 외부를 바라봅니다.
빌딩의 그림자가 점점 낮아지고
도심의 분주함이 조금씩 사그라듭니다.
낮은 언덕들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대형 광고판과 키 큰 야자수가
남캘리포니아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저 멀리 HOLLYWOOD라 쓰인
거대한 흰색 사인이 스쳐지나갑니다.
문득 로스앤젤레스로 여행을 왔다는 사실이 실감나네요.
그렇게 잠시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여운에 빠져 있으면
차는 탁 트인 도로를 미끄러지며
유니버셜 시티의 입구로 향합니다.
멀리서부터 롤러코스터 트랙과 지구 모양의 회전 간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평일임에도 그 인기를 자랑하듯 사람들이 붐비고 있습니다.
곧 차가 유니버셜 스튜디오 정문 앞 VIP 라운지 입구에서 멈춰섭니다.
비교적 사람이 드문 곳에서 차 문이 열리고
당신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차에서 내립니다.
릭사엘:(네 손을 가볍게 쥐고 주변을 둘러보며) 이곳은 처음 와보는데, 어디로 갈지 좀 찾아봐야겠군.
유스텐:(입구를 가리키며) 으, 응? 여기 VIP 라운지라고 써져있는데요?? 릭스 VIP였어요?
릭사엘:인맥이 많아서.
그보다, (주변을 살짝 둘러보다가 레드 카펫이 놓인 입장 게이트를 발견하고 가리키며) 저쪽으로 가면 될 것 같다.
유스텐:(놀라서 말없이 입을 살짝 벌리며) '유니버셜 스튜디오도 처음 오는데, VIP로 입장하게 될 줄이야...'
당신은 릭사엘을 따라 어영부영 붉은 카펫 위를 걷습니다.
좁은 통로처럼 이어진 곳을 지나자, 웰컴 담당 직원으로 보이는 직원이
당신들을 환한 미소로 맞아줍니다.
"어서 오세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의 주인공들이시네요."
그렇게 말한 직원이 릭사엘의 VIP 신분을 확인하고는
곧 당신과 릭사엘의 손목에 실버 컬러의 VIP 패스를 채워줍니다.
기다렸다는 듯 개별 가이드가 다가옵니다.
아무래도, 무언가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유스텐:(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를 가리키며) 주, 주인공이요? 릭스, 저희가 왜 주인공이에요?
릭사엘:그저 안내 멘트일 뿐이야. 내가 한 건 방문 의사를 사전에 고지한 것밖에 없다.
유스텐:어, 언제 고지했는데요?
릭사엘:여행 오기 전에.
유스텐:네??
릭사엘:그대가 어디를 가고 싶어할지 몰라 LA 인근의 스튜디오에 모두 고지했어.
유스텐:(놀라서 저도 모르게 큰 목소리로) 네?????!!!!!
그러면 어떡해요!
릭사엘: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왜 그런 반응이지?
유스텐:제가 안 간다고 하면 어쩌려고 그랬어요!
릭사엘:위약금 좀 물고 말겠지.
유스텐:위약금이 얼만데요. '위약금 엄청날텐데... 무섭다.'
릭사엘:사제들을 시킨 터라 자세한 내역은 모른다만, 그렇게 걱정할 정도까진 아닐 거야.
그보다 슬슬 들어갈까. 구경할 곳이 한가득인데 여기에서 이러고 있을 순 없지.
유스텐:그, 그래요... (당황해서 얼이 빠진 얼굴을 하며 너를 따라간다)
당신들이 입장 의사를 밝히는 듯하자
옆에 서 있던 개별 가이드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당신들을 스튜디오 내부로 안내합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펼쳐진 광경은 압도적입니다.
영화 세트처럼 꾸며진 거리,
움직이는 캐릭터 인형들,
파스텔톤 팝콘 스탠드,
그리고 빛나는 간판 아래 늘어선 사람들.
배경 음악으로 유명 영화 OST가 흘러나옵니다.
한 발짝 한 발짝을 뗄 때마다 영화 촬영이 곧장 시작될 것만 같네요.
유스텐:밖에서도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는데, 여긴... 진짜 영화 속 세상에 온 것 같아요.
릭사엘:(영화를 보지 않아 자세히 알지는 못하고) 확실히 분위기가 바깥과 많이 다르네.
당신들이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으면
가이드가 곧 당신들을 백로트 스튜디오 투어 트램으로 안내합니다.
은색과 파란색이 섞인 트램에 'STUDIO TOUR'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각 좌석 옆에는 영화감독용 헤드셋 마이크와 모니터 스크린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릭사엘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당신을 트램 위에 태우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꼼꼼하게 안전장치를 체크합니다.
유스텐:리, 릭스... 제가 할 수 있는데. (뭔가 장소가 장소라 그런지 더욱 더 어린애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얼굴이 빨개진다)
당신이 당황해하거나 말거나
제 할일을 한다는 듯 당신의 안전을 체크한 릭사엘이
그제서야 허리를 듭니다.
"지금부터 수십 년간 영화의 심장이었던 공간, 유니버셜 백로트의 비밀 속으로 들어갑니다!"
가이드의 활기찬 외침과 함께 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촬영지로 쓰였던 광활한 오픈 세트를 따라 몸이 미끄러집니다.
"첫 코스는 뉴욕 스트리트입니다."
그 말에 주변을 돌아보자 브라운스톤 아파트, 소방 사다리가 달린 벽면,
도로에 세워진 노란 택시가 보입니다.
정지된 듯한 거리에 카메라와 조명만 얹으면 바로 촬영이 시작될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돕니다.
유스텐:
지능
기준치:55/27/11
굴림:1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여긴 분명 유명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
키스신이 나왔던 곳입니다.
두 주인공이 심각한 말다툼을 하다가
사랑의 열정을 못 이기고 입술을 부딪히고 화해했던 곳이네요.
유스텐:(익숙한 장소에 기억을 더듬다가 번뜩 떠올리곤 호들갑을 떨며 너를 툭툭 건드린다) 어! 여기! 저 여기 알아요!
릭사엘:알아?
유스텐:네! 으음 - 너무 오래전에 봐서 제목은 기억 안 나지만 로코 영화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나왔던 곳이에요.
아 - 여기서 찍은 거였구나...
릭사엘:(신난 듯 멍해진 네 얼굴을 가만 바라보며 그저 웃는다)
유스텐:영화 진짜 재밌게 봤었는데... (고개를 들며) 릭스는 기억나는 영화 있어요?
릭사엘:(없다고 하면 실망할 텐데...)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있는 것 같다.
유스텐:정말요?! (눈을 반짝이며) 어떤 내용이었는데요??!
릭사엘:오래 전이라 기억이 안 나.
유스텐:힝... 아쉬워라. 릭스가 봤던 영화 중 하나도 분명 이런 곳에서 촬영했겠죠?
릭사엘:그렇겠지.
당신이 멍하니 주변을 구경하고 있으면
트램은 세트장을 한 바퀴 빙 돌다가
이내 다음 구역을 향해 이동합니다.
고운 석조 건물, 아이보리색 발코니, 분수대,
그리고 벽돌 바닥까지.
마치 유럽 여행을 온 듯한 분위기입니다.
가이드의 말을 들어보면 파리 광장 세트라고 하네요.
유스텐:와... 세트장이라고 말 안 하면 진짜 파리에 온 줄 착각할 것 같아요.
"이곳은 베벌리 힐즈, 캐리비안의 해적 등등을 촬영한 파리 광장 세트지입니다. 정말 아름답죠?"
릭사엘:(너를 따라 주변을 돌아본다) 그러게. 많이 비슷하네.
그러고보니 프랑스 여행은 어떻게 생각해?
유스텐:프랑스요?!
너무 갑자기인데요.
릭사엘:그대는 로맨스 영화를 즐겨본다고 했으니, 실제 파리에도 낭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유스텐:음... 자기랑 밤에 에펠탑 같이 보면 낭만적일 것 같아요.
릭사엘:그럼 갈까.
이번 달과 다음 달은 힘들고, 9월 즈음이면 괜찮겠군.
유스텐:이, 이렇게 바로 정한다고요?
릭사엘:날짜는 천천히 정하는 편이 좋겠어? 그럼 그렇게 하고.
유스텐:아, 아니 그게 아니라 저 저는 프랑스어도 모르는데요?
릭사엘:괜찮다. 내가 할 줄 아니.
유스텐:네????
그건 또 처음 듣는데요?!
릭사엘: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유스텐:아, 아니 이 땅도 넓은데, 프랑스어까지 배울 이유가 있나 해서요.
릭사엘:라틴어와 스페인어, 독일어도 할 줄 안다.
유스텐:왜 이렇게 많이 아는 거예요?! '설마 교단을 세계 곳곳에 전파하려고?!'
릭사엘:옛 전공이 인류학이여서 이곳저곳 다녔을 뿐이야.
유스텐:인류학인 것도 의외인데요?!
인류학을 배우면 이곳저곳 다녀야하는 거예요?!
(전혀 몰랐던 정보가 머릿속에 밀려들어오자 쫑알쫑알 이것저것 질문세례를 퍼붓기 시작한다)
릭사엘:보통은 논문 작성에 토속적인 지역성을 포함해야 하니, 이곳저곳에서 거주했지.
먼 예전 일이다. 지금은 관련 없어.
유스텐:릭스는 진짜 태어날 때부터 부자였구나...
릭사엘:그건 맞다만, 가문이 몰락했었던 터라 학회의 후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지.
어쨌든 그대가 가고 싶어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유스텐:(눈을 최대한 크게 뜬 채 기겁한다) 가문이 있었다고요?! 근데 몰락했다고요?!!
아니, 말투가 평범한 발음은 아니라 귀한 집 사람인 건 알고 있었지만, 몰락한 줄은 몰랐어요.
릭사엘:내가 얘기를 안 했던가? 안 했었나 보군.
유스텐:전혀요!
왜 이 얘기를 지금껏 안 했던 거예요?!
대부분 기억 안 난다고 했잖아요!
릭사엘:너무 예전 일이라 중요한 일인 줄 몰랐다.
지식적인 측면은 거의 기억하고 있다고 전에 얘기했잖아.
유스텐:그, 그렇긴 하죠?
릭사엘:(무언가를 더 얘기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갈피를 잡지 못해서) 더 궁금한 게 있어?
유스텐:... 당신에 대한 건 다 궁금해요.
기억이 거의 없다 그래서 그동안은 궁금해도 물어보질 못했단 말예요.
릭사엘:음. 내 원래 가문인 벨손드가는 대대로 성직을 맡던 가문이었다는 기록이 있더군. 어떠한 이유로 몰락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과거 조사하다가 접근 권한에 막혀 알아내기를 포기했어.
지금이야 인맥을 동원하면 알 수 있겠지만, 더는 미련이 없어 찾아보지 않았지.
유스텐:그렇군요... '궁금하긴 하지만, 내가 당사자도 아니니 알아봐달라고 하긴 좀 그렇겠지.'
궁금하진 않으세요? 당신이 평범한 인간일 적의 기억을 알 수 있을텐데.
릭사엘:설령 기억을 되찾는대도 이미 다 죽은 사람들의 기억을 알아서 뭐하겠어.
유스텐:그건 그렇죠... 으음 - '더 묻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당신이 찜찜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으면
트램은 어느새 다음 구역으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마음이 복잡해서인지 좀처럼 배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네요.
한참이나 이곳저곳을 돌던 트램이 결국은 마지막 종착역에 도착합니다.
언덕 위 스튜디오 본관에 멈춰선 차에서 내리며
릭사엘은 당연한 듯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가이드가 무언가 마무리 멘트를 전하는 듯도 싶지만
좀처럼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윽고 가이드가 가볍게 인사하고 자리에서 사라집니다.
당신이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릭사엘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는 당신의 심경 변화를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주변을 둘러봅니다.
릭사엘:저쪽 구역은 테마 파크로 이어지는 모양인데, 저기로 갈까?
유스텐:(멍한 표정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가지 의문점들을 생각하다 흠칫한다) 네, 네? 아, 그럴까요?
릭사엘:(네 등을 조심스럽게 안으며) 왜 그렇게 멍해.
유스텐:그냥... 갑자기 당신 과거 얘기를 들으니까 생각이 많아져서요.
저라면 궁금할 것 같거든요.
릭사엘:그런가...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정보와 추억은 차이가 커. 나도 알아보려 한 적이 있었다만, 알아낸다고 해도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신상을 조사하는 기분이더군.
나도 그래서 미련이 없는 거야.
유스텐:확실히... 머릿속에 전혀 없는 기억을 알아내면 그런 기분이 들 수도 있겠네요.
(이해는 하지만 여전히 미련이 남아서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치만... 난 과거에 당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궁금한데.'
릭사엘:(또 다시 생각에 빠진 듯한 네 코끝을 검지 손가락으로 톡 건드리며) 그대는 생각이 많아. 그렇게 복잡할 것 없는데.
유스텐:...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당신을 사랑하지만, 아는 게 너무 없어서 가끔 섭섭하단 말예요.
릭사엘:궁금한 게 있으면 생각나는대로 말해줄게. 말해봐.
유스텐:솔직히... 릭스가 인간일 적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좀, 아니 많이 궁금해요.
릭사엘:성격적인 부분을 말하는 거야?
유스텐:성격이든, 뭘 하는 사람이었는지 같은 거요.
릭사엘:음. (잠시 곤란해하듯 입술을 다물었다가) 성격은 타인과 교류를 잘하는 외향적인 성격이었던 것 같더군. 기억을 잃은 후에 예전 거주지로 보이는 곳으로 친목의 뜻을 담은 편지가 제법 도착했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어. 아마 사람들에게 호감을 제법 샀던 모양이지. 작성했던 논문들도 주로 지역공동체의 합의된 의식과 유대, 세계 전역에서 나타나는 그러한 종류의 공통분모를 중심으로 했던 것으로 짐작하건데, 제법 호의적인 성격이었던 것 같다.
직업은 아까도 말했듯 인류학 계열이었지. 정확히는 학자였다. 대학 교수직 제안을 받았던 기록도 여럿 있었고, 강단에도 제법 섰었다지.
유스텐:와... 진짜 지금의 릭스랑은 엄청 딴판이네요.
릭사엘:...
유스텐:외향적인 성격의 당신이라니... 상상이 안 가요.
웃으면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릭스라니...
릭사엘:...인간이었을 적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야.
유스텐:... 저, 저는 지금의 릭스가 더 귀여워서 좋아요.
릭사엘:...위로야?
유스텐:당연히 위로죠!
흠흠... 제가 어디선가 들었는데, 과거보다 현재를 중요시하는 마음가짐이 좋다고 그랬어요.
...그리고 누구에게나 친절한 당신은 좀 보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릭사엘:그래?
유스텐:네. 질투날 게 뻔하잖아요.
(저도 모르게 솔직하게 툭 내뱉는다) 지금도 사제분들이 씻겨줬단 것만 해도 질투나는데.
릭사엘:(예상 못한 말에 살짝 놀라며) 그걸 질투했었나?
유스텐:아, (시선을 슬쩍 돌리며) ...
릭사엘:예상은 하고 있었다만, 과거까지 질투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그저 더는 사제들에게 맡기기 싫다는 뜻인줄로만 알았지.
유스텐:(새초롬하게 입술을 삐죽이며) ... 당연히 질투나죠. 누가 내 남편 몸을 봤다는데. ... (말하고나니 부끄러워져서 급하게 네 손을 잡고 앞장서며 말을 돌린다.) 테, 테마 파크나 가요! 와 - 재.밌.겠.다.
릭사엘:(무어라 말을 하려다가 어영부영 너에게 이끌려 테마 파크 안으로 발을 들인다)
당신은 릭사엘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서라도 필사적으로
스튜디오 내의 테마 파크를 즐깁니다.
해리포터 마을에 들러 고성처럼 솟은 호그와트 성을 구경하고
길거리에서 나누어주는 버터비어도 마시고
릭사엘에게 어영부영 마법사 망토와 모자를 씌우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의외로 지팡이도 잘 어울렸더랬죠.
미니언 파크에 들러서 풍선도 하나 건네 받고
매대에서 파는 분홍 솜사탕도 먹었습니다.
트랜스포머 존에서 들어서서는 물보라를 맞는 바람에
조금 옷이 젖어버렸지만요.
구역을 다 돌고 시티워크 야외 광장으로 나오자
아름다운 대리석으로 빚어진 음악 분수 앞에
기타를 치는 음유시인이 앉아 있습니다.
착실하게 별의별 구경을 다 했네요.
유스텐:(멍하니 음유시인이 연주하는 것을 보며) '그냥 붙잡고 아무생각 없이 들어온 거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게 놀아버렸다...'
릭사엘:(재밌게 놀았던지 한껏 흐트러진 네 머리카락을 정돈해주며) 잘 놀았어?
유스텐:네. 생각보다 너무 재밌게 놀았어요. 릭스는 재밌었어요?
릭사엘: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대가 재밌었어.
유스텐:응? 제가 뭘 했다고...
릭사엘:잘 놀아서 귀여웠지.
유스텐:... 어린애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이런 곳은 한참 뒤에나 오게 될 줄 알았는데.
릭사엘:한참 뒤?
유스텐:음... 이런 곳을 혼자 오긴 좀 그러니까, 가정을 꾸리고 나서? 가족들이랑 같이 오진 않을까 - 막연하게 생각했었어요.
릭사엘:꾸려서 왔잖아.
유스텐:어, 어? 그 - 러네요?
릭사엘:(고개를 살며시 갸웃하며) 아이가 없어서 실감을 못하는 건가?
유스텐:그것보단... 아니 , 그런가? 뭔가 아직은 연애하는 기분이라서 그런 걸까요?
무, 물론 연애해도 이런 곳은 올 수 있지만요.
릭사엘:결혼식이 모레인데 아직도 연애하는 기분이면 조금 곤란한 건 아닌지...
유스텐:아, 맞다, 그렇지. 아니 - 사실상 우리가 알게 된 기간은 얼마 안되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릭사엘:(순순히 수긍하며) 그건 그렇지. 그래도 우리는 부부다. 기억은 하고 있지?
유스텐:그럼요 - (삐질삐질) '사실은 아직 남편보단 애인 같은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말하면 분명 삐지겠지...'
릭사엘:(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꿈에도 모른 채) 알고 있으면 됐어. (네 손에 손깍지를 끼며) 그럼 슬슬 갈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됐어.
시간 여건 상 할리우드 블러바드를 구경하기엔 무리일 것 같고, 그리피스 전망대로 가서 사진 찍고 드라이브 갈까 하는데. 어때?
유스텐:응, 좋아요! (깍지 낀 손을 신나게 흔들흔들거리며) 전 사실 사진 찍는 거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당신이랑 찍는 건 좋아요.
릭사엘:(대놓고 손을 흔들며 신난 너를 보다가 하릴없이 웃어버리며) 어서 가자, 여보. (주변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네 이마에 키스하고는, 스튜디오를 나선다)
당신은 릭사엘의 손을 잡고 길고도 즐거웠던 스튜디오를 나섭니다.
해가 제법 기운 스튜디오 출구 앞에서
하루 동안의 환상이 서서히 현실로 녹아듭니다.
시티워트의 마지막 조명을 지나자 당신들을 배웅하듯
음악 분수에서 화려한 퍼포먼스가 펼쳐집니다.
출구 앞 회전문을 지나 주차장으로 향하자
한결 선선해진 공기가 온 사방을 감싸안고 있습니다.
당신은 릭사엘이 안내하는대로 차량에 다시 올라타
좌석에 몸을 싣습니다.
차가 조용히 주차장을 미끄러지고
이윽고 환상을 뒤로 하듯 도로로 빠져나갑니다.
저 멀리 간판 위로 돌아가는 유니버셜 지구본이 보입니다.
당신들은 한참이나 그 지구본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서로를 바라봅니다.
기분 좋았던 추억을 뒤로 하고.
.
.
.
다시 차량이 멈춰섰을 때쯤.
당신은 피곤한 눈을 깜빡이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바로 앞에 언덕이 자리한 한적한 공간이네요.
전망대로 간다더니, 여긴 어딘지 의아함이 들 찰나
지체 없이 차량 문이 달칵 열립니다.
먼저 차에서 내린 릭사엘이 다정하게 당신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릭사엘:내리자.
유스텐:(손을 잡으며 여기가 어디냐는 듯 눈을 두어번 깜빡이며 묻는다) 전망대로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릭사엘:(가볍게 너를 끌어당겨 반쯤 안듯이 차 밖으로 내려주며) 이 언덕 위라던데, 거기까진 차가 못 들어간다고 하더군.
좀 더 걸어야 하는데, 걸을 수 있어? 오늘 많이 걸었잖아.
유스텐:음... '뻐근하긴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전망대를 안 보고 갈 순 없지.' 아직은 괜찮아요.
릭사엘:(네 말에 담긴 약간의 망설임을 눈치채고는) 업어줄까?
유스텐:그, 그건 좀... 다 큰 성인 남성을 업고 가면 아무래도 눈에 띄지 않을까요?
릭사엘:그게 중요한가? 그 누구도 내 신부에게는 뭐라 할 수 없어.
유스텐:아니, 제가 부끄러워요!
릭사엘:...왜 부끄럽지? (의아해한다)
유스텐:저도 아직... 사회적 체면이라는 게 있거든요.
릭사엘:업혀서 언덕까지 가는 게 사회적 체면에 영향을 주나? 이단이란 신기하군.
유스텐:(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푹 내쉰다) 하아-
릭사엘:음?
유스텐:아니에요, 어서 가요.
릭스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요.
릭사엘:고생이랄 것도 없다. 그대는 가벼우니.
유스텐:... 아니에요, 거리가 꽤 있어보이는데 제가 스스로 걸을게요.
릭사엘:(피곤해 보이는데도 극구 사양하는 너를 의아하게 바라보다가) ...그래. 알았어. (대신 손을 내민다)
유스텐:(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맞잡는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하 - 발 아프다고 했으면 큰일날 뻔 했네.'
당신은 릭사엘을 간신히 설득하고
그와 함께 위로 곧게 뻗은 언덕을 오릅니다.
발걸음을 내딛으며 고도가 올라가는 동안
바람이 높고도 거칠어집니다.
유스텐:
건강
기준치:60/30/12
굴림: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머리카락이 휘날리며 앞이 살짝 흐트러지지만
돌멩이 하나 없이 고른 언덕이라 올라가는 게 나쁘지는 않네요.
천천히 도시의 전경이 발 아래로 펼쳐집니다.
언덕 꼭대기에 다다르자 철제로 이루어진 전망대 난간이 보이고
그 뒤에 큼직한 할리우드 사인이 바로 보입니다.
산등성이에 걸린 하얀 글자가 마치 꿈과 현실의 경계처럼 느껴집니다.
릭사엘:(할리우드 사인을 보러 가야 한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는 이런 것인지 몰라 어벙벙해져 있다가) ...여기 맞지?
유스텐:어... 맞는 것 같은데요?
릭사엘:(이게 다인가? 의아해하며) 바람이 거칠게 부니 사진부터 찍을까.
유스텐:와... 교과서나 TV에서만 보던 걸 직접 보게 될 줄은... 진짜 꿈만 같아요!
릭사엘:(이단들은 할리우드 사인을 좋아한다던데 정말인가 보군... 신기하네. 네 어지럽게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해주며) 사진 찍고 내려갈까, 아니면 더 구경할래?
유스텐:시간이 늦었으니 사진만 찍고 내려갈까ㅇ...(감상에 젖은 듯 가만히 할리우드 사인을 구경하다 너를 돌아본다. 거친 바람 때문에 꼬질꼬질해진 네 머리카락을 보며 풋 - 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릭사엘:...? (갑자기 웃어버리는 너를 의아하게 바라보며) 왜 그렇게 웃어?
유스텐:당신 머리가 엄-청 귀여워서요.
열심히 산책하며 뛰어다닌 강아지 같아요.
릭사엘:내 머리? (가만히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만져보고는, 이리저리 엉킨 것에 아. 하고 입을 짧게 벌린다)
유스텐:이리 가까이 와봐요. (미소지으며 손을 뻗어 중구난방으로 엉킨 네 머리카락을 빗어준다)
릭사엘:(네 손길에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을 빗어주는 손길을 받으며, 변명하듯)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불 줄은 몰랐다.
유스텐:전망대라 고도가 높아서 그런가봐요. (열심히 빗어도 자꾸만 바람 때문에 다시 삽살개처럼 꼬질해지는 머리카락을 보며 웃음을 참으려 애쓴다)
릭사엘:... (어쩐지 민망해져서 입술을 움찔거린다) ...헤어 왁스라도 바르고 올 걸 그랬나.
유스텐:괜찮아요. 귀여워서 좋은데요 뭘. 이것도 하나의 추억이 되겠죠.
자, 어서 사진 찍어요.
릭사엘:(이리저리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마음에는 걸리지만, 네 말에 가만히 카메라를 꺼내 들며) 그래. (카메라 렌즈를 조정하고 팔을 멀리 뻗은 뒤, 네 어깨를 가까이 끌어당긴다)
유스텐:(네가 어깨를 끌어당기자 옆으로 고개를 돌린다. 보기 드문 꼬질꼬질한 머리카락을 보니 피식피식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와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릭사엘:(머리카락 상태에 민망해하던 와중, 셔터를 누르려던 순간 뺨에 갑자기 닿아오는 입술에 살짝 당황해 눈을 크게 떠 버린다.)
찰칵-!
경쾌한 셔터음이 울려퍼집니다.
릭사엘은 무너진 표정대로 사진이 찍힌 것에 당황하며
장난스럽게 웃는 당신을 돌아봅니다.
유스텐:(네가 돌아보자 다시 한 번 입술에 입을 맞췄다 뗀다. 눈앞의 네가 사랑스러워서 사람들 시선 따위는 잊어버린지 오래다.)
릭사엘:여, 여보... (귓가를 붉게 물들이고는 부딪히는 네 입술 촉감을 더듬듯 손가락으로 제 입술을 매만진다)
유스텐:(능청스럽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요, 더 해줄까요?
릭사엘:...장난꾸러기가 따로 없어, 정말.
유스텐:누구한테 배웠거든요~
릭사엘:누가 가르쳐줬길래 그렇게 잘해. (부끄러움에 툴툴대는 듯한 목소리가 나온다)
유스텐:누구겠어요. (툴툴대는 네 입술을 검지로 쿡 누른다)
릭사엘:... (입술을 떼었다가 다물고, 다시 떼기를 반복하다가 입술을 누른 네 손가락을 가볍게 잇새에 문다)
유스텐:(눈이 감기도록 웃으며) 뭐해요 - 장난꾸러기.
릭사엘:...그냥. 말 돌릴 방법을 못 찾아서.
유스텐:당신은 부끄러울 때마다 꼭 이런 식으로 귀엽게 구네요.
(곤란한 척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젓는다) 정말이지 교주님이 이렇게 귀여워서야 원.
릭사엘:(네 말에 고개를 슬쩍 돌린다. 귓가가 뜨겁게 붉어진 것이 느껴진다) ...사진 몇 장 더 찍고 내려가자.
유스텐:그래요. 근데 사진 찍으려면 저랑 같은 방향 봐야죠. (키득키득)
릭사엘:(네 말에 주저하듯 조금씩 시선을 돌려 너를 곧게 바라보고는, 다시 네 어깨를 감싸 안고 사진을 찍으려 한다)
유스텐:(카메라 정면을 향해 웃으며 입술을 살짝 움직여 속삭인다) ...이번엔 장난 안 칠게요. 또 쳤다가는 당신이 복수할 것 같거든요.
릭사엘:(살짝 입술만 움직이며) 복수, 예를 들면?
유스텐:음 - 떠올리자면 너무 많은데. 당신 사람 시선을 전혀 신경쓰지 않잖아요.
여기서 찐-한 키스라도 하면 아무리 지금의 저라도 부끄럽거든요.
릭사엘:그래, 그럼. (카메라를 멀리 둔 채 다른 손으로 네 턱을 끌어당겨 깊게 입맞추고 셔터를 누른다)
찰칵-!
이번에도 경쾌한 셔터음이 울려퍼집니다.
촉, 민망한 소리와 함께 입술이 떨어집니다.
릭사엘은 귀 끝이 여전히 붉으면서도 뻔뻔한 얼굴입니다.
유스텐:(당황한 얼굴로 잠시 말없이 너를 바라보다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릭스!
이러려고 물어본 거죠!
릭사엘:알면서.
유스텐:전혀 몰랐거든요!
자기 전에 혼내주시려나 했다고요!
릭사엘:이제 알았잖아.
그건 무슨 뜻인데?
유스텐:아. (아차 - 하고 입을 꾹 다문다)
저 아무말도 안했는데요?
릭사엘:(허리를 숙여 네 코끝을 살짝 깨물며) 어떻게 혼내줄 것 같았는데?
유스텐:으 ... 자기도 알면서!
릭사엘:그대가 말을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시치미 뚝)
유스텐:... 진짜 짓궂어요. 누가 장난꾸러기인지... (궁시렁)
(시선을 슬쩍 돌리며) 아까 호텔에서 했던 그런 거 있잖아요...
릭사엘:섹스?
유스텐:아, 정말...! 릭스!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두 손으로 네 입을 틀어막는다) 누가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릭사엘:(네 격렬한 반응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천천히 입을 틀어막은 네 손을 떨어뜨리며) 알았다. 안 할게.
유스텐:하아 - 진짜 오늘 당신 때문에 몇 번을 놀라는 건지...
릭사엘:나도 피차 마찬가지야.
유스텐:(피식 웃으며) 정말 천생연분이네요, 우리.
릭사엘:이럴 운명이었나 보지.
유스텐:아 - 그래서 나로 점지해주신 거였구나.
릭사엘:(기분 좋아보이는 네 허리를 끌어안으며) 그대여야만 했던 이유가 이거였을지도 모르지.
유스텐:신이 꽤 보는 눈이 있는 것 같네요. '신이 아니라 중매쟁이에 소질이 있는 것 같기도. 아, 방금 건 신성모독인가? 입밖으로 꺼내지 말자.'
릭사엘:(네 말에 피식 웃어버리며) 그러게.
이제 장난 그만하고, 제대로 된 사진 한 장만 찍고 내려가는 건 어때. 식사 예약해뒀어.
유스텐:그래요. 그나저나... 예약까지 했어요? 급하게 일정 짠 거라 적당히 근처 식당에 갈 줄 알았는데.
릭사엘:그댈 데려가는데 아무데나 데려갈 리가.
유스텐:하하, 제가 남편을 잘 만났네요. (피식 웃으며 카메라 정면을 바라보며) 이제 진짜 제대로 찍어볼까요?
릭사엘:그래. (살며시 웃으며 다시 카메라를 조정하고 네 어깨를 끌어당긴다)
찰칵-!
오붓한 당신들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기가
반짝, 빛납니다.
당신과 릭사엘은 방금 찍은 세 장의 사진을 돌려봅니다.
눈을 휘둥그렇게 뜬 릭사엘이 하나,
엉겁결에 키스를 해버려 놀란 당신이 하나,
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미소짓는 두 사람이 하나.
산등성이에서 빛나는 하얀 할리우드 사인이
당신들의 머리 너머로 환하게 찍혀 있습니다.
바람결을 따라 머리카락이 부서져내리는 낮입니다.
.
.
.
다시 올라탄 차량.
당신이 시트에 등을 기대고 앉으면
릭사엘은 당신의 뺨에 살며시 키스를 하고
다음 장소로 운전 기사에게 지시를 합니다.
차가 출발하기 시작하자 바람이 점차 달라집니다.
산길을 따라 달리는 창문 밖으로
향나무와 흙 냄새, 계곡 사이의 햇빛이 스쳐갑니다.
산등성이를 넘어 태평양 연안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풍경이 단숨에 화악 열립니다.
아찔하게 푸른 바다가 도로 왼편에 펼쳐지고
바위 해안선과 은빛 파도,
해변을 따리 줄지은 야자수가 그림처럼 이어집니다.
드라이브를 따라 바다가 함께 달리는 기분입니다.
유스텐:(차창을 열어 얼굴을 빼꼼 내민다. 입을 벌리고 감탄하다가 뒤를 돌아보며) 릭스! 바다가 너무 예뻐요!
릭사엘:(해맑은 네 입술을 훔치듯 키스하고서는 태연하게 차창 너머를 바라보며) 그러네. (뒤에서 너를 꼭 끌어안는다)
유스텐:(눈을 크게 뜨다 이내 입술을 삐쭉 내밀며) 릭스! 또...! (궁시렁궁시렁) 모처럼 여행 온 건데 보라는 바다는 안 보고 맨날 나만 보고...
릭사엘:싫지 않으면서. (너를 꼭 끌어안고 네 뺨에 뺨을 비빈다)
유스텐:으으... 아니라고 못 하겠네요. (슬쩍 눈을 돌리며) 단호해지질 못하겠다니까...
어느 교주님이 이렇게 귀엽고 장난꾸러기에 능글맞기까지 해요?
릭사엘:누구 때문인데 그런 소리나 하고. 하지 마?
유스텐:(네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거면서 괜히 그런 질문이나 하고. 당신 고집 센 거 이제 너무너무 잘 알거든요?
릭사엘:어쩌겠어. 그대 것인데 품고 살아야지. (뻔뻔)
유스텐:참-나 . 야하고 귀엽고 고집세고 장난꾸러기에 능글맞은 거에 더해서 이젠 뻔뻔하기까지!
릭사엘:(부드럽게 웃으며 네 뺨에 짧게 키스했다 떼며) ...싫어?
유스텐:(픽 - 웃으며) 이미 제가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이면서.
릭사엘:응. 나도 사랑해. (장난스럽게 네 입술에 입술을 맞붙였다 뗀다)
유스텐:(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능청스럽게 어깨를 들어올린다) 전 사랑한다는 생각 안 했는데요?
릭사엘:그런가? 그럼 키스는 회수하지. (다시 한 번 장난스럽게 입술을 대었다 뗀다)
유스텐:(웃음을 터뜨리며) 회수 맞아요? 새카만 사심이 가득한 것 같은데 이거.
릭사엘:(여전히 뻔뻔하게) 회수 맞아. 앞으로는 그대가 부탁 안 하면 안 할 생각이니까.
유스텐:뭐라고요?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 말 진짜에요?
릭사엘:내가 한 말이면 지키지.
유스텐:후회할텐데. (한 쪽 입꼬리를 끌어당겼다가 고개를 까딱인다.) 알았어요.
릭사엘:그래. (담담하게 너를 끌어안은 채 고개를 돌려 밖을 바라본다) 해변을 걷고 싶으면 잠시 차를 세워도 되는데, 어떻게 하고 싶어?
유스텐:(이상한(?) 승부욕에 불타서) '굳이 먼저 해달라 하고 싶지 않아. 절대로 후회하게 만들어야지.'
신발에 모래가 들어갈텐데 괜찮겠어요?
릭사엘:그 정도야 털면 되지. 해변 산책은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할 생각이었지만, 말리부 해안도 유명하니 더 자세히 보고 가도 좋을 것 같아서.
어때?
유스텐:(의외라는 듯 눈을 두어 번 깜빡이며) 불편하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좋아요. 산타모니카 해변도 꼭 산책하고 싶어요. 다 볼래요!
릭사엘:그래. (부드럽게 네 뒷머리를 쓰다듬는다.)
점차 도로 옆에 해변가 카페와 서핑 보드를 든 젊은이들,
산책중인 강아지들과 해안 절벽 위에 세워진 별장들이 스쳐갑니다.
차 안을 울리던 부드러운 라디오 음악이 열린 창문 너머로 흘러갑니다.
소금기 어린 해풍과 느릿하게 기울어지는 햇살,
음악과 웃음이 뒤섞입니다.
말리부 초입에 가까워질수록 도로는 부드럽게 굽이칩니다.
바다색도 점점 더 진한 청록으로 바뀌고
낮게 하늘을 비행하는 갈매기도 보입니다.
해변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차가 천천히 멈춰섭니다.
차량 문이 열리자 말리부의 해풍이 순식간에 스며듭니다.
당신은 차에서 내려 릭사엘과 좁은 산책로를 지납니다.
단번에 확 트이는 시야 가득히
끝없이 펼쳐진 말리부 해변이 펼쳐집니다.
청명한 하늘 아래 푸른 바다와 은빛 모래가 맞닿은,
얕게 퍼지는 파도가 잔잔히 출렁이는,
도시에선 느끼기 힘들었던 묘한 평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모래사장에 들어선 발 끝이 조금씩 아래로 패입니다.
사람들은 느슨하게 흩어져 있고,
뺨을 간질이듯 파도 알갱이가 부서집니다.
릭사엘은 당신을 부드럽게 이끌어 파도 맡까지 데려갑니다.
제법 장난스러운 표정이네요.
유스텐:(해풍 때문에 눈을 가늘게 뜨며) '표정이 수상한데.'
릭사엘:(사실 별 생각이 없다)
유스텐:(바람 때문에 흐트러진 앞머리를 한손으로 쓸며) 우리 신발벗고 걸을래요?
릭사엘:그래도 되지. (네 흐트러진 앞머리를 함께 넘겨준다)
유스텐:(그자리에서 신발을 한 짝씩 벗어 한 손에 들며) 릭스는 신발 벗고 바닷가를 걸어본 적 있어요?
릭사엘:아무래도 없지. (네가 신발을 벗어 손에 드는 것을 보고는 제 신발도 한 짝씩 벗어 손에 든다.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로 모래가 파고드는 감각에 낯설어하며) ...이거 좀 간지럽군.
유스텐:(어색해하는 널 보고 미소지으며 발가락을 꼼지락거린다) 안 익숙해서 그렇지, 익숙해지면 기분 좋을걸요? 모래가 엄청 부드러운 게 느껴지지 않아요?
릭사엘:(발바닥에 끊임없이 붙는 모래를 바닥에 비벼 떼어내보려 하지만 모래가 더 붙는다) ...그렇네. 어쩐지 편안한 기분이야.
유스텐:(엄청나게 어색해하는 걸 보고 웃음을 참다가 손을 내민다) 그럼 갈까요?
릭사엘:(내밀어진 네 손을 부드럽게 감싸듯 쥐며, 여전히 어색한 듯) 그래.
당신과 릭사엘은 파도 치는 해안선을 따라
가만히 모래를 밟습니다.
바로 옆에서 밀려오는 파도 덕에
바닷물을 밟지 않아도 촉촉한 기분이 듭니다.
그때, 한 차례 큰 파도가 밀려오더니
당신들의 앞에서 와르르 쏟아집니다.
유스텐:
민첩
기준치:60/30/12
굴림:57
판정결과:보통 성공
릭사엘:
민첩
기준치:55/27/11
굴림:30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과 릭사엘은 가까스로 파도를 피합니다.
까딱하면 바지 밑단이 흠뻑 젖을 뻔했네요.
릭사엘:잘못하다가는 젖겠군.
유스텐:그러게요. 여기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곰곰이 생각하다가 바지 밑단을 접어올리기 시작한다)
릭사엘:(같이 허리를 숙여 네 바지 밑단을 접어올려준다)
유스텐:? 응? 나는 괜찮으니까 릭스도 어서 접어요.
릭사엘:(묵묵하게) 혹시 모르니까 그대부터 걷어. (네 바지 밑단을 단정하게 접어주고는 안 흘러내리나 확인한다)
유스텐:'엄청 세심하네...' (상체를 뒤틀어 전체를 슥 훑어보더니) 이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요.
릭사엘:그래. 그럼 잠시만. (제 바지 밑단도 꼼꼼하게 접어올리고 허리를 든다) 이러면 안 젖겠지. 좀 더 걷자.
(마저 손을 쥐고 너와 함께 해안선을 걷는다)
모래 위에 두 사람의 발자국이 나란히 남았다가,
천천히 밀려오는 바닷물에 하나씩 지워집니다.
당신이 해풍에 머리카락이 흐트러질 때마다
릭사엘은 잠깐잠깐 손을 놓아가며
당신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줍니다.
당신들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따금 웃고,
한참을 걷다 모래 위에 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기울어지던 태양이 점차 낮게 가라앉아 갑니다.
그윽한 주홍빛이 타오르는 하늘 아래입니다.
.
.
.
당신들은 모래 위에 남겨진 발자국을 따라
말리부 해안을 천천히 걸어 나옵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해변을 나오자
말리부의 구불구불한 길, 해변가 바위에 앉은 갈매기들,
피크닉 매트를 접는 사람들이 뒤로 멀어집니다.
차에 다다르자 릭사엘이 능숙하게 문을 열어 당신을 먼저 태웁니다.
당신이 조심스럽게 올라타고 릭사엘도 탑승하자
차는 다시금 도로를 미끄러지기 시작합니다.
조금씩 낮아지는 햇볕의 조도 아래
야자수가 살랑살랑 흔들립니다.
이윽고 저 멀리 산타모니카의 관람차가
작은 점처럼 반짝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산타모니카 부두의 불빛들은 그렇게 점점 가까워지더니
저녁 노을과 도시의 야경이 만나는 지점까지 다다릅니다.
점차 낮아지는 자동차 속력으로 인해
곧 도착지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온전히 불을 밝힌 관람차 아래
어느덧 어두워진 바다가 잔잔한 반짝임으로 존재를 알립니다.
속도가 느려진 차창 너머로 피어 근처의 공영 주차장 진입로가 나타납니다.
당신들이 탄 차는 깜빡이를 켜고 조심스럽게 차선을 옮기며
자연스럽게 주차장 입구를 지납니다.
콘크리트 바닥 위를 굴러가는 타이어 소리와
미세하게 멀어지는 엔진음이 사라질 찰나
차가 천천히 멈춰섭니다.
당신이 창밖의 바다를 바라보면
관람차 너머로 잔물결이 일고
상쾌한 파도 소리가 들려옵니다.
릭사엘과 다시 손을 맞잡고 해변가로 들어가자
얕은 바람과 야자수 그림자가 모래 위에 번집니다.
릭사엘은 멍하니 바다부터 구경하려는 당신을 이끌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곧 발걸음이 해변에 바로 맞닿은 고급 야외 레스토랑에 닿습니다.
유리 난간 너머로 바다를 마주한 테이블들이 보입니다.
테라스 천장에는 은은한 조명 전구들이 따뜻한 빛을 드리우고 있고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인테리어로 켜놓은 촛불이 흔들립니다.
당신이 가만히 눈을 뜨고 서 있으면
호스트가 미소를 머금고 다가와 준비된 창가 테이블로 안내합니다.
유스텐:(슬쩍 고개를 들어 네 귀에 대고 속삭인다) 릭스, 여기 엄-청 비싼 곳 아니에요? 예약하기도 힘들 것 같이 생겼는데, 창가 자리를 어떻게 예약한 거예요?!
또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고 할 거죠.
릭사엘:(어떻게 고급스러운 곳에 데려올 때마다 반응이 한결 같은지...) 그렇지.
유스텐:'이놈의 자본주의 세계...' 그래도... 예약하려면 한참 전에나 예약 가능할 것처럼 생겼는데...
릭사엘:예약은 여행 오기 전에 했다니까. (소음 없이 의자를 끌어당겨 너를 먼저 앉히고 자신도 맞은편 자리에 착석한다)
유스텐:'여행 약속 잡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여기를, 심지어 창가 자리로 예약을 했다고? 돈이면 정말 안 되는 게 없구나.' (허탈)
(고급 레스토랑이 익숙치 않아 인테리어를 구경하듯 여기저기 두리번거린다)
릭사엘:...마음에 안 들어? 좋은 곳에 데려오려고 애썼는데.
유스텐:마음에 안 든다기보다... 이런 곳이 익숙치 않아서요. 큰 소리로 말하면 안될 것 같고...
릭사엘:어차피 그대 목소리는 크지도 않아. 설령 목소리를 크게 내어도 파도 소리가 먹어줄 테니 걱정 말고.
(너를 안심시키고는 자연스럽게 호스트에게서 와인 리스트를 건네받는다)
유스텐:(같은 와인 리스트를 받아들며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동공지진이 온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게다가 가격은 왜 안 써져있는 거야?!'
(슬쩍 와인 리스트를 들어올리던 손을 내리며 작은 목소리로 속닥거린다) 릭스, 저만 잘못된 메뉴판을 주신 것 같아요. 가격이 안 써져있어요.
릭사엘:괜찮으니 편하게 골라. 다음 장으로 넘기면 칵테일 메뉴도 있어.
유스텐:'원래 이런 곳은 가격을 안 써놓는 건가? 나만 놀라는 것 같네...'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와인 리스트의 다음 장을 넘겨 칵테일 메뉴를 하나씩 읽어본다. 이번에도 동공지진이 오며) '이름을 봐도 뭔지 모르겠어...'
'들어가는 재료 보니까 도수가 세진 않을 것 같네.' 음... '어, 이거 이름 귀엽다.' 저는 스트로베리...다이키리? 마셔보고 싶어요.
릭사엘:(가만히 제 와인을 고르다가 너를 바라보며) 도수가 10도가 넘는데, 괜찮겠어?
유스텐:칵테일은 양도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릭사엘:(살짝 고개를 끄덕이지만 걱정이 되어) 알았다. 그럼 그걸로 시키지. (호스트에게 손에 들린 리스트를 돌려주며 스트로베리 다이키리 한 잔과 샤토 무통 로스차일드를 주문한다)
유스텐:(똘망똘망한 눈으로) 릭스는 뭘 시킨 거예요?
릭사엘이 주류를 주문하자 고개를 끄덕인 호스트가 이내 리스트를 들고 사라집니다.
릭사엘:레드 와인.
그대 입에는 쓸 거야.
유스텐:도수가 얼마나 되는데요?
릭사엘:대략 15도. 탄닌감과 산도가 균형 있고 오크향과 스파이스 몰트가 풍미있지. 단 맛은 거의 없다.
왜, 마셔보고 싶어?
유스텐:한 모금만 마셔보고 싶어요. 궁금해요.
릭스가 좋아하는 거라서 시킨 거일테니까 궁금해요.
릭사엘:(입에 안 맞을 테지만 일단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병을 시켰으니 그대 잔도 나올 거야. 조금 마시는 정도면 괜찮겠지.
그렇게 짧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목소리 사이를 깨고 첫 접시가 나옵니다.
로즈메리를 곁들인 브리 치즈와 무화과,
그리고 시트러스 드레싱을 올린 아보카도 샐러드입니다.
은은하게 잘 구워진 크러스트와 치즈 향기가 허기를 자극합니다.
릭사엘:식사하자. 배 고팠을 텐데.
유스텐:응. 솔직히 너무 재밌게 놀아서 배고픈 줄도 몰랐는데, 맛있는 냄새 맡으니까 갑자기 배가 엄청 고파졌어요...
릭사엘:(우아하게 포크와 나이프를 들어 네 몫부터 접시에 덜어주며) 많이 먹어.
유스텐:고마워요. (포크를 들어 접시에 담긴 음식을 한입에 쏙 넣고 우물거린다)
부드럽게 구워진 브리 치즈를 입에 넣자
향기로운 감칠맛과 함께 바삭한 호두 가루와 꿀이 혀를 뭉근히 어루만집니다.
척 입에 넣자마자 알 수 있는
고급스러운 맛이네요.
유스텐:(꿀과 함께 조화로이 어우러지는 치즈맛을 보곤 말없이 접시에 담긴 치즈를 몇 번 더 입에 넣는다. 볼이 부풀 정도로 쑤셔넣고는 어깨를 늘어뜨린 채 눈을 감고 숨을 내쉬며 음미한다)
릭사엘:(네가 잘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제 몫의 샐러드도 천천히 먹기 시작한다. 오늘도 채소는 거의 안 먹는군... 이러다 건강이 상하지나 않을지)
유스텐:(어느정도 다 먹고 나서 너를 흘깃거리며) '저 사람은 또 풀떼기만 먹네.'
릭사엘:(그런 네 생각도 모른 채 샐러드를 먹고 브리 치즈도 우아하게 썰어 먹는다)
유스텐:릭스는 풀이 그렇게 좋아요?
릭사엘:(천천히 치즈를 씹어 삼키고, 접시 위에 대각성 방향으로 식기를 내리며 냅킨으로 입가를 닦고는) 풀이 좋다기보다는 육류를 피하는 편이지.
유스텐:그렇구나... 맛있는데.
릭사엘:먹기는 먹어.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유스텐:'대체 언제 먹는 거지? 볼 때마다 풀만 먹던데.'
릭사엘:그저 필요 이상의 섭취를 경계한다고 보는 편이 낫지.
유스텐:무슨 뜻인지 이해했어요. 음... 인간일 때도 풀만 먹었어요?
릭사엘:온갖 육고기의 맛의 차이를 알고 있는 걸로 보건대,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육식을 즐겼을 가능성이 높지.
유스텐:신기하다... (또 치즈를 입에 넣고 냠냠거리다가 꿀떡 삼키며) 그러니까, 릭스는 팬더 같은 거네요?
릭사엘:팬...더?
유스텐:(끄덕끄덕) 네.
릭사엘:왜 팬더야?
유스텐:육식을 했다가 초식으로 변한 거니까요.
그리고 곰 중에 팬더가 귀여워요.
릭사엘:...전자는 이해가 가지만 후자는 모르겠는데.
유스텐:곰이라면 다 사납고 무서울 것 같은데, 풀을 먹는 귀여운 곰이라는 점에서 닮았죠.
릭사엘:(여전히 이해는 안 가지만...) ...그래.
유스텐:릭스 맨 처음에 얼마나 무서운 사람처럼 보였는지 알아요? 키도 엄 - 청 커가지고.
팬더 남편.
릭사엘:그 정도였나?
...
팬더라니...
그렇게 말하는 그대야말로 토끼랑 똑닮은 건 알고 있어?
유스텐:네? 토끼는 초식동물이잖아요. 저랑 전혀 거리가 멀지 않아요?
전 당신이랑 다르게 고기 엄 - 청 좋아하거든요? (작게 중얼거리며) 평소엔 비싸서 잘 못 먹었던 거지.
릭사엘:식성을 얘기한 건 아니다만, 그렇게 따지면 육식토끼겠군. 학회에 신종 토끼로 보고해야해.
유스텐:(풋 - 하고 웃으며)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게다가 저 나름 키 작은 편도 아니거든요? 토끼는 작잖아요, 엄청나게. 저 정도는 토끼가 아니라... (눈을 굴리며 잠시 말없이 고민하다가) '족제비나 여우는 작아서 싫은데.' 부, 북극곰이죠!
릭사엘:...그대가? 어디가?
유스텐:육식을 하고 하얗잖아요!
전 추위도 잘 버티거든요?!
릭사엘:색은 하얗고 눈은 빨갛고, 툭하면 안기는 게 영락없이 토끼인데.
유스텐:...
부, 북극곰도... 안기는 거 좋아할! 걸...요?
릭사엘:그리고 그대는 작아.
유스텐:제가 작은 게 아니라 당신이 큰 거예요. 그리고 툭하면 안긴다기보다 맨날 당신이 붙들고 안는 거잖아요. 흠... 이제 보니까 팬더보다는 코알라 같기도... (중얼)
릭사엘:(급기야 코알라 소리까지 나오는 네 말에 은근히 복수하듯) 토끼는 접촉성 발정이라던데, 그대도 그렇잖아.
유스텐:(발끈해서 의자에서 일어나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제가 언제 그랬다고! (곧 자신이 큰 소리를 냈다는 걸 자각한다.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고는 헛기침을 하며 다시 의자에 조용히 앉으며 작은 목소리로) 제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요...! 발정은 당신이 더 하잖아요!
릭사엘:(담담하게) 어젯밤에 그렇게 했으면서 아침에도 유혹했잖아.
유스텐:그건... (반박할 말이 떠오르질 않아 입을 다물다가 막나가기로 한다) 당신이 하고 싶게 만들었잖아요. (삐져서 팔짱을 낀 채 고개를 휙 돌리며) 이제 당신한테 유혹 같은 거 안 할 거예요. 흥.
릭사엘:알았다. 더는 안 놀릴 테니 화 풀어.
유스텐:뽀뽀도 유혹도 하 - 나도 안 할 거라고요. (툴툴)
당신이 그렇게 툴툴거리고 있으면
식탁 위에 빈 접시가 치워지고
신선한 해산물 애피타이저가 등장합니다.
바삭한 크래커 위에 훈제 연어 타르타르와 케이퍼가 올라간 카나페와
그린 망고 슬라이스가 곁들여진 마리네이드 새우가 나옵니다.
당신들의 앞으로도 잔이 하나씩 놓입니다.
당신의 앞에는 분홍빛으로 반짝이는 칵테일 한 잔과 빈 와인 글라스가,
릭사엘의 앞에는 빈 와인 글라스와 포도주 한 병이 놓이네요.
스트로베리 다이키리의 부드러운 얼음 슬러쉬가
시원해 보입니다.
유스텐:와... 전혀 술처럼 안 생겼다. 평범한 잔에 담겨있었으면 딸기 슬러시로 착각하겠어요.
릭사엘:(호스트가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따고 와인을 따라주는 것에 잔을 들고 받으며) 맛도 비슷할 것 같군. 마셔봐.
유스텐:(달달한 딸기맛을 기대하며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셔본다. 눈을 크게 뜨며 한 모금 더 마시더니) 이거 술 맞아요?
술맛이 하나도 안 나는데.
릭사엘:그렇게 보여도 도수는 높으니까 천천히 마셔. (너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다가 제 잔에 채워진 와인으로 입술을 축인다)
유스텐:그치만 주스 같아서 자꾸 손이 가요... 다 마셔도 안 취할 것 같은데.
릭사엘:그러다 취해서 헤실거리지 말고, 말 들어야지. (네 앞의 와인잔에 호스트가 와인을 가볍게 따라주는 것을 가만히 본다)
유스텐:헤실거린 건 ! (슬쩍 시선을 피하며) 그때만 그런 거지, 저 원래 다른 사람 앞에서 취하고 그러지 않거든요.
(삐질삐질) 저 그렇게 약한 편 아니거든요.
릭사엘:상당히 약해 보이는데... (의심스러운 눈)
유스텐:아니거든요! 그, 그러는 릭스는 주량이 어떻게 되는데요??
릭사엘:모른다.
유스텐:?? 모른다고요?
릭사엘:취하지 않는 몸이라서.
유스텐:그럼 많이 마셔본 게 얼마나 마신 건데요?
릭사엘:...나는 와인을 음미하는 성향이지 많이 마시는 성향은 아닌지라.
위스키는 반 병까지 마셔봤다.
진도 럼도 그 정도는 마셔봤지만, 취하진 않더군.
유스텐:(다시 단맛이 땡겨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는) 그렇구나... 아쉽다.
릭사엘:아쉽다니, 내가 취한 모습이라도 보고 싶었어?
유스텐:응. 술에 취하면 사람이 솔직해진다잖아요. 의외의 모습이 나온다거나.
취해서 애교가 많아지는 당신을 상상했어요.
아 - 진짜 아쉽다.
릭사엘:애교... 같은 게 많아질 것 같진 않다만, 그대가 정 궁금한다면 다른 방법은 있어.
유스텐:뭔데요?
릭사엘:그대가 의식을 할 때 내가 입에 물렸던 흑련 가루를 기억하나? 그건 이계의 것인지라, 내 회복력에도 쉽게 무력화되지 않아. 사용하면 비슷한 효과가 나지.
유스텐:그렇다는 건...?
릭사엘:그대가 원한다면 그거라도 먹어보지.
유스텐:당신이 취한 모습이 궁금하긴 하지만... 그거 괜찮은 거 맞아요?
릭사엘:소량 섭취는 몸에 해를 주지 않지. 괜찮아.
유스텐:그럼 다행이지만요...
릭사엘:(문제라면 최음 효과가 있다는 건데... 굳이 말할 필요 없겠지)
유스텐:(걱정을 뒤로 하고 눈을 반짝이며) 그럼 보고 싶어요!
릭사엘:(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그래. 신전에 돌아가면.
유스텐:좋아요! 아 - 벌써부터 기대된다. (슬쩍 네 눈치를 보며) 아, 너무 신난 티를 냈나요.
릭사엘:...아니야. 내도 돼. 귀여우니.
유스텐:'뭐가 귀엽다는 거지?' 릭스 설마 나를 ... 작은 소동물로 보는 건 아니죠?
릭사엘:비슷해.
유스텐:저 그렇게 작지 않거든요!
릭사엘:객관적으로는 그게 맞겠지만, 내 눈엔 작아.
유스텐:키높이 신발이라도 신어야 하나...
릭사엘:난 그대가 귀여워서 좋은데.
유스텐:색눈.
죽마라도 사서 당신보다 더 커질 거예요, 두고 봐요!
릭사엘:전부터 생각하는 건데 그대는 이상한 데에서 호승심이 있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해서 무슨 소용이 있지?
유스텐:... '이상한 덴가?' (입술을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눈을 돌리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가 살아요.
릭사엘:뭐라고 했는지 못 들었어.
유스텐:그러니까 가, 가오가! 살아요! 괜히 얕보이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
릭사엘:내가 그대를 얕보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유스텐:그건 그렇지만... 너무 어리게만 보거나 귀엽게만 보는 건 싫어요. (볼이 살짝 상기된 채 턱을 괴며 고개를 돌린다) 남편이고 사랑하는 사람인데, ... 가끔은 어른스럽게 보이고 싶고, 멋져보이고 싶단 말예요.
릭사엘:(어른스럽고 멋지게... 너와 전혀 안 어울리는 단어들이고 어린 너를 그렇게까지 생각하긴 어려울 거라 생각하지만... 말했다가는 풀 죽겠지) ...그런 거 너무 신경쓰지 마라. 지금도 섹시하게는 보여.
유스텐:(다시 네 쪽을 바라보며 상체를 조금 기울인 채 눈을 초롱초롱하게 뜬다) '섹시하게 보인다고? 그럼... 매력이고 성숙하게 보인다는 뜻인가?!' 정말요?
릭사엘:정말이지. 안 그래도 매일 하면서 아닐 리가.
유스텐:(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간다. 자신감이 상승한 듯 어깨를 으쓱이며) 하긴, 그렇네요.
릭사엘:(웃는 것도 귀엽긴...)
유스텐:제가 이렇게 매력적인데, 아까 했던 다짐 진짜 지킬 수 있겠어요?
릭사엘:그러니까 그대가 부탁해 줘야지.
유스텐:흥, 안. 할. 거. 예. 요.
릭사엘:내가 하고 싶다고 해도?
유스텐:... ... 그으 - 럴 땐 할 거지만! 먼저 부탁 안 할 거예요.
릭사엘:...그대도 어지간히 고집이 세. 나한테 뭐라고 할 게 아니야.
유스텐:부부끼리는 닮는다잖아요.
당신한테 배운 거겠죠.
릭사엘:가르친 적도 없었던 것 같은데. 과하게 우수한 학생이네.
유스텐:(으쓱) 모범생 유스텐이에요.
릭사엘:(손을 길게 뻗어 네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고 마저 테이블 위 음식을 비운다)
단란하게 대화를 하고 접시를 비우고 있으면
곧 메인 요리가 나옵니다.
미디엄 레어로 구워진 프라임 스테이크와
고소한 버터 향을 머금은 랍스터 테일입니다.
해산물과 랍스터를 정말 질리도록 먹네요.
호사도 이만한 호사가 없습니다.
유스텐:'아까 먹은 연어도 너무 맛있었는데, 이건 더 맛있어보이네.' (음식 냄새를 한껏 코로 들이키다가 랍스터 살을 조금 잘라 입에 집어넣는다)
랍스터 살을 발라 입에 넣자
버터 풍미를 가득 머금은 고소함과 향긋한 바다 향기가 부드럽게 어우러지며
당신의 혀 위를 탱글하게 노닙니다.
감칠맛이 기가 막힙니다.
유스텐:(느른하게 숨을 내쉬며) 하...
릭스... 우리 진짜 여기 더 있다 가면 안 돼요? 안 되겠죠...
릭사엘:...랍스터를 그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는데. 신전에도 랍스터를 들여놓는 걸로 봐줘.
유스텐:'신전에 랍스터를...?' (우물거리면서 눈을 굴려 신전에 랍스터를 들여놓는 걸 상상한다. 공기방울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수조에 랍스터를 풀어서 키우기라도 하는 걸까?) '그렇게 되면... 신전이라기보단 수산시장 같아서 웃길지도.' (혼자 쿡쿡 웃더니) 아니에요, 이런 건 매일 먹으면 오히려 이만한 감흥을 못 느낄 것 같아요. 괜찮아요.
릭사엘:(약간 아쉬운 듯 식기를 움직이는 속도가 느려지며) ...그렇군. 알겠다. 그러면 먹고 싶은 다른 게 있다면 언제든 얘기해. 구비하게 할 테니.
유스텐:(슬쩍) '컵라면이랑 통조림이라고 하면 또 "조용." 이라고 할 것 같은데.'
릭사엘:(네가 컵라면과 통조림을 생각하는 줄은 상상도 못하고 천천히 식사를 이어간다)
당신은 릭사엘을 따라 마저 열심히 식사를 합니다.
완벽하게 구워진 프라임 스테이크는 겉은 카라멜라이징 되어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육즙이 살아 있습니다.
이 또한 가히 진미입니다.
식탁은 간헐적으로 식기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비어갑니다.
그렇게 식사가 끝나갈 즈음 당신이 부른 배를 안고 있으면
디저트로 따뜻한 라벤더 허니 케이크와
홈메이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나옵니다.
아이스크림 위에 놓인 허니콤이 은은하게 반짝거립니다.
바닷바람은 여전히 부드럽고,
등 뒤로는 잔잔한 파도 소리가 고요히 울려옵니다.
유스텐:'슬슬 배부른데, 이상하게 잘 들어가네...' (녹을까봐 아이스크림부터 한 입 떠먹는다)
유크림이 가득 함유된 아이스크림은
당신의 혀에 닿자마자 고소한 풍미를 남기고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예전에 마트에서 싸게 주고 사먹던 아이스크림과는
차원이 다르게 고급스러운 맛이네요.
유스텐:'무슨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고급진 맛이 나네...' (그런 생각을 하며 아이스크림을 전부 먹어버린다) 제가 알던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랑 너무 달라서 신기해요.
릭사엘:(순식간에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네 앞에 제 것도 놓아주며) 입에 맞나 보네. 많이 먹어, 여보.
유스텐:진짜 맛있고 엄청 달지도 않은데 진짜 저 주셔도 괜찮아요?
릭사엘:그대가 먹는 게 내가 먹는 거랑 똑같아.
유스텐:뭐에요 그게. 제 입으로 들어가는 건데 그게 어떻게 똑같아요?
릭사엘:그대만 잘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니까 그렇지. 어서 먹어. 녹겠다.
유스텐:우응... (거절하기에는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었어서, 너를 힐끔 보다가 또다시 아이스크림을 빠르게 다 먹어치운다) 맛있다.
릭사엘:(잘 먹는 너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케이크도 먹어야지.
유스텐:릭스는요?
'어째 디저트 나올 때마다 내가 릭스 것까지 다 뺏어먹는 것 같은데...'
릭사엘:(그 말에 한참이나 너를 바라보던 시선을 내려 제 몫의 케이크를 내려다본다. 네가 먹는 모습을 구경하느라 제 몫이 있다는 사실을 거의 잊고 있었다) ...먹어야지. (포크의 옆면으로 케이크를 조심스럽게 잘라 입에 넣고 굴린다. 달콤하군)
유스텐:'단 거 별로 안 좋아해서 안 먹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괜찮아요?
릭사엘:먹을만 해. (그렇게 말하면서도 입에는 잘 맞지 않는지 먹는 속도가 느리다. 한 입 먹고는 네가 먹기를 기다린다)
유스텐:(네 대답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 접시에 담긴 케이크를 크게 한입 먹는다) '하... 역시 맛있어.' ...신기해요.
릭사엘:뭐가 신기해? (의문스러운 표정)
유스텐:당신 만나고 나서 입에 댄 음식들은 다 신기할 정도로 입에서 녹아없어져요.
사실 내가 케이크모양의 솜사탕을 먹는 건가...
릭사엘:(네 귀여운 말에 살짝 웃음지으며) 솜사탕이 음식은 맞아? 그대가 아니고?
유스텐:음... 음식이라기엔 애매하긴 하네요.
'그대가 아니고? 는 무슨 뜻이지?'
릭사엘:내 말 뜻은 그대가 더 솜사탕 같다고.
유스텐:(그게 무슨 뜻이냐는 듯 눈을 깜빡인다) 어느 부분이 솜사탕 같은 거예요? 저는 맛도 없는데.
릭사엘:잘 녹고 부드럽고 모양새도 귀여우니까. 음식 먹을 때마다 녹는다고 하니까 그대가 녹는 게 아닐까 했지.
그리고, 그대는 맛있는데. (툭)
유스텐:(입을 벌린 채 어쩔 줄을 모르다가 귀까지 빨개진 채) 무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밖에서...!
릭사엘:맛있는 걸 맛있다고 하는 중인데.
유스텐:대체 뭐가 맛있다고...! 잘 녹고 부드럽고 모양새도 귀엽다는 건 뭐예요, 진짜 (화끈 - )
변태 같아.
릭사엘:그런가? 있는 그대로 얘기한 것인데. 표현이 조금 의뭉스러웠을지도 모르겠군. 어쨌든 맛있다는 뜻이었다.
유스텐:(열감이 느껴질 정도로 얼굴이 잔뜩 빨개져 고개를 푹 숙인다)
릭사엘:(별안간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네 머리통을 보다가 고개를 갸웃하며) 여보, 왜 그래?
유스텐:당신 때문에 자꾸만 이상한 생각하게 되잖아요.
릭사엘:(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또 부끄러움을 타는 건가? 밤에 또 먹게 할 거면서.
유스텐: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섹슈얼한 의미로 "먹는다" 라는 단어를 입에 담기 부끄러워져 밑입술을 만 채 침을 삼킨다. 눈을 질끈 감으며) 머, 먹여준다고 한 적 없거든요!
릭사엘:그럼 그대가 먹을 건가? 난 그쪽도 괜찮다만.
유스텐:제가 먹는 건 또 무슨 뜻이에요!
릭사엘:이미 한 번 했었잖아.
유스텐:(진짜 무슨 뜻인지 몰라서 되묻는다) 한 번 했다고요? 그게 대체...
'이런 의미로 한 번이라면... 설마...' (눈썹을 찌푸리고 입을 다물지 못 한 채 아무말이 없다가) 릭스...!
릭사엘:응, 유스. (태연하게 대답한다)
유스텐:변태!
릭사엘:실제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 것도 변태야?
유스텐:당연하죠! 야하잖아요!
릭사엘:그대가 한 일인데도?
유스텐:그, 그건... 당신이 보고 싶어해서...
릭사엘:그대가 하고 싶어했던 건 왜 쏙 빼.
유스텐:... ... (눈을 질끈 감으며) 으으 - 이야기가 왜 이쪽으로 흘러가는 거예요!
분명 디저트 얘기하고 있었잖아요!
릭사엘:그러게. 그대와 대화를 하다 보면 주제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유스텐:당신이 이상한 얘기하니까 그렇잖아요.
릭사엘:(고개를 갸웃하며) 그대가 먼저 시작했잖아.
유스텐:제가 뭘 했다고... 당신이 막, 막...! (화끈 - ) 저보고 잘 녹고 부드럽고 맛있다고 그랬잖아요.
릭사엘:귀엽다는 뜻이었지. 내가 맛있다고 한 건, 그대가 먼저 맛없다고 해서잖아.
유스텐:저는 먹는 게 아니니까 그렇게 말한 거였다구요.
릭사엘:나는 맛없다는 소리를 하기에, 당연히 '먹어봤다'를 상정하고 말하는 줄 알았는데.
유스텐:... 그러니까, 서로 잘못 알아들어서 이렇게 됐다는 거네요?
릭사엘:듣자하니 그런 것 같다.
유스텐:흠흠, 그러면 쌤쌤인 걸로 치죠?
릭사엘:(자리에서 일어나 네게로 다가가 정수리에 입술을 누르고는) 그래. 좋다.
다 먹었으면 일어날까. 이러다 해가 지겠어.
유스텐: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당신이랑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가요. 벌써 내일이면 돌아가야 한다니.
릭사엘:다음에 또 오면 되지. 시간 많이 비워볼 테니, 너무 아쉬워 마. (부드럽게 네 손을 잡고 너를 천천히 자리에서 일으킨다)
유스텐:(부드럽게 웃으며 네 손을 잡고 일어난다) 응. 앞으로도 같이 있을 시간은 많으니까요.
당신이 릭사엘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자
호스트가 자연스럽게 결제 금액이 적힌 영수증을 내밉니다.
릭사엘은 수표책을 꺼내 가볍게 금액과 사인을 적고는
수표를 호스트에게 건네주고 나가자는 듯 당신을 잡아끕니다.
유스텐:
관찰력
기준치:55/27/11
굴림:54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수표책을 힐끔 바라봅니다.
$940...가 적혀 있습니다.
유스텐:(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미, 미친!! 940달러??!'
'무슨 밥 한 끼 먹는데 940달러나 들어? 미친 거 아니야?'
릭사엘:(태연하게 계산을 마치고 네 손을 잡은 채) 가자, 여보.
유스텐:(어버버거리며 너와 호스트를 번갈아보며 끌려나간다)
당신은 음식값에 혼란스러워진 채로
릭사엘을 따와 다시 모래사장으로 나옵니다.
파도가 규칙적인 리듬으로 해안선을 두드립니다.
태평양 바다 위로 길게 뻗은 목조 구조물이 보이고
패시픽 파크와 연결된 놀이공원에서 반짝거리는 관람차가 돌아갑니다.
적당한 온도로 식어가는 모래 덕에
온몸이 시원하고도 상쾌하게 물듭니다.
바닷바람이 짭조름하게 불어와 머리카락을 어지럽히네요.
조금 걸은 끝에 산타모니카 피어 아래 그늘에 자리를 잡자
부두 기둥 아래로 부서지는 노을빛 사이로 잔물결이 반짝입니다.
주변이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로 가득합니다.
유스텐:(노을이 서서히 지며 바다가 붉게 물든 모습을 보며 감상에 젖는다.) '하루아침에 이런 과분한 삶을 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값비싼 음식을 매일 먹을 수 있고, 추위에 떨거나 더위를 느낄 필요도 없고... 돈에 대한 걱정도 없이...'
릭사엘:(뒤에서 너를 끌어안고, 고개를 살짝 숙여 바다를 구경하는 네 뺨에 키스한다)
유스텐:(저를 끌어안은 팔을 두 손으로 잡은 채) ... 정말 멋진 신혼여행이에요. 짧아서 아쉽지만.
릭사엘:다음에 여행 갈 때는 미리 일정을 빼서 길게 다녀오자. 그러면 되지. (네 뒷통수에 코를 묻고 나직이 호흡한다)
유스텐:(고개를 뒤로 돌려 네게 입을 맞추며) 좋아요. (다시 바닷가를 보며 네 품에 머리를 살짝 기댄다)
점점 더 서쪽으로 기울어가는 태양이
바다에 찰랑거리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파도가 마치 숨을 쉬듯 부풀었다가 터지고,
인근에서 통기타를 튕기는 뮤지션의 선율이 들려옵니다.
피어 안쪽에서 솜사탕과 팝콘 냄새가 풍겨옵니다.
문득 바라본 관람차가 천천히 회전하며 빛나는 모습 또한
더없이 낭만적입니다.
유스텐:(팝콘 냄새에 이끌려 피어 안쪽을 보다 솜사탕을 파는 것을 발견한다.) '솜사탕... 원래라면 안 먹었을텐데.' 릭스, 우리 기념으로 솜사탕이나 먹을까요?
릭사엘:(너를 껴안고 있던 팔을 그대로 둔 채 조금 더 꼭 끌어안고, 뺨에 입맞추고는) 그럴까. 그러고보니 이곳 명소가 관람차라던데, 그건 어때?
유스텐:당연히 그것도 타고 싶어요!
릭사엘:(부드럽게 웃으며) 그래. 타자, 그럼.
유스텐:(신나서 네 손을 잡아끌며) 어서 가요! 노을 다 지겠어요.
당신이 신나게 손을 잡아끌자
릭사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사랑스러운 것을 보듯
당신을 바라보며 피어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구 안으로 들어서자 작은 축제에 발을 들인 듯한 기분이 듭니다.
형형색색의 네온 간판과 부두 위 나무 바닥의 발자국 소리,
그리고 군데군데 풍기는 팝콘과 핫도그와 솜사탕 냄새.
당신들은 손을 꼭 잡은 채 사람들 사이를 걷습니다.
곧 당신의 시야에 솜사탕을 파는 조그만 노점이 보입니다.
유스텐:(솜사탕 가격을 보며 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현금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당신을 슬쩍 바라보며) '릭스가 동전이 있을까? 수표랑 카드만 들고다닐 것 같은데.' 현금 있어요?
릭사엘:현금은 없는데. 꼭 있어야 하나?
유스텐:이런 작은 곳은 수표는 안 받을 것 같아서요.
릭사엘:그런가? 큰일이군. 그래도 일단은 물어보지. (솜사탕을 판매하는 노점에 가서 카드가 되는지 물어본다)
릭사엘이 노점으로 다가가자 노점상 주인은
무척이나 키가 큰 릭사엘을 보고 놀란 기색을 하더니
이윽고 카드나 수표 결제가 가능하냐는 물음에
카드 결제는 가능하다고 답합니다.
릭사엘이 곧 솜사탕을 두 개 들고 당신의 곁으로 돌아옵니다.
둘 다 분홍색이네요.
유스텐:(카드 안된다고 하면 노점을 사갖고 오는 건 아닌가 잠시 걱정한다. 네가 무사히 솜사탕을 갖고 오는 걸 보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다행히 카드는 되나 보네요.
릭사엘:그러게, 다행이지. (너에게 솜사탕을 하나 내밀며) 여기.
유스텐:(네게서 솜사탕을 받아들며) 고마워요. 근데, 당신 단 거 안 좋아하지 않아요?
릭사엘:그렇긴 하다만, 그대 혼자 먹으면 민망할까봐.
아이 취급 받는 거 안 좋아하잖아, 그대.
그럴 바엔 나도 먹는 게 낫지.
유스텐:내 생각 해준 거예요? (활짝 웃으며 까치발을 들어 네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내 남편 기특하네요.
릭사엘:(별 생각 없이 있다가 뺨에 입술이 닿자 머쓱해하며 웃는다) ...이런 걸로 뭘.
더 먹고 싶은 건 없고?
유스텐:(고개를 저으며) 아까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걸 너무 많이 먹어서 괜찮아요. (혀를 내밀어 솜사탕을 핥아먹고는) 아 - 달다.
릭사엘:솜사탕이 솜사탕을 먹네.
유스텐:(눈을 가늘게 뜨며 눈썹을 까딱인다) 뭐라고요?
릭사엘:왜 또 그런 표정이야.
유스텐:색눈. 색안경.
릭사엘:좋으면서 괜히.
유스텐:(피식 웃으며) 응, 좋아요.
원래 솜사탕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당신이랑 같이 먹는 거라 그런 건지 아니면 장소 때문인 건지 이상하게 잘 들어가네요.
릭사엘:그래? (짧게 되묻고 자신도 손에 들린 솜사탕을 조금 베어문다) ...달군.
유스텐:(키득거리며) 다 먹을 수 있겠어요?
릭사엘:음... 노력해봐야지. (솜사탕을 조금 야금거린다)
유스텐:너무 달면 꽁꽁 뭉쳐서 한번에 먹거나 그냥 저 주셔도 돼요.
릭사엘:(솜사탕이 이런 맛이라는 걸 너무 오래 잊고 지냈군...) 괜찮아. 그대 말대로 잘 들어가서, 먹을만 한 것 같다.
유스텐:다행이네요. 다 먹으면 바로 관람차 타러 갈까요?
릭사엘:(문득 석양빛에 물든 너를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입가 가까이 들고 있던 솜사탕을 내린다. 가슴이 조금 울렁거린다) ...그래.
유스텐:(솜사탕을 거의 다 핥아먹고는 입술에 남은 단맛을 혀로 쓸어올리며 입맛을 다신다)
릭사엘:(주위를 잠깐 살피고 네 입술에 가볍게 입술을 붙였다 뗀다)
...그대한테서 솜사탕 맛이 나.
유스텐:(눈을 크게 뜨다가 이내 작게 웃으며) 솜사탕을 먹었으니까요. 릭스한테서도 단맛이 나는걸요?
릭사엘:(짧은 입맞춤이 아쉬워 조용히 침을 삼키고는) 솜사탕보다 그대가 더 단 것 같아.
유스텐:하하, 그렇게 말하는 건 누가 알려준 거예요? 당신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릭사엘:(신나게 웃는 네 모습에 귀가 살짝 붉어진 채로) 그냥 느낀 대로 얘기한 거다.
유스텐:(손을 뻗어 네 귓바퀴를 매만져주며) 귀여운 남편이네요. 사람 기분 좋은 말도 해주고.
릭사엘:(귓바퀴를 매만지는 네 손을 부드럽게 잡아채어 손바닥에 입술을 찍어눌렀다 뗀다)
유스텐:(피식 웃으며) 키스하고 싶어요?
릭사엘:무척이나.
유스텐:(손가락을 붙인 채 제 입술에 대었다가 네 입술에 도장찍듯 지그시 눌러준다. 장난스런 투로) 지금은 이걸로 참아줘요.
릭사엘:(살짝 네 손가락 끝을 빨았다가 놓아주며) 알았어.
유스텐:(발끝을 들어올려 네 정수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 착하네요.
릭사엘:(네가 쓰다듬기 편하도록 고개를 숙이고, 귀가 빨개진 채로 남은 솜사탕을 야금야금 먹어 없앤다)
유스텐:(눈이 감길 정도로 키득거린다) '강아지 같아. 귀여워.'
릭사엘:(솜사탕을 다 먹고 남은 막대기를 든 채 천천히 허리를 세우고는, 네 남은 솜사탕 막대를 가져가 함께 쓰레기통에 버린 뒤) ...관람차 타러갈까?
유스텐:응! (자연스럽게 네게 찰싹 붙어 팔짱을 낀 채 관람차가 있는 방향으로 너를 이끈다)
피어 안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 관람차 앞에 서자
완연한 분홍으로 물든 저녁 하늘이 보입니다.
당신들은 관람차 대기줄에 천천히 섭니다.
주변엔 커플과 친구, 가족단위로 보이는 사람들이
설렘으로 가득하게 웃고 있습니다.
이윽고 당신들의 차례가 되고
관람차가 천천히 멈춥니다.
당신들은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관람차 문 안으로 탑승합니다.
유스텐:
크기
기준치:60/30/12
굴림:79
판정결과:실패
릭사엘:
크기
기준치:75/37/15
굴림:3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관람차 문이 너무 낮았던 탓일까요
묵묵하게 올라타려던 릭사엘의 이마가
관람차 문 입구에 툭 부딪힙니다.
풉,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유스텐:큽, 푸흣, (밑입술을 깍 깨물며 웃음을 필사적으로 참으려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
릭사엘:(귓가를 넘어 뺨까지 달아오른 채로 애써 담담한 척 관람차 안으로 들어온다) ... 재밌어?
유스텐:(심하게 웃느라 눈가에 고인 눈물을 손으로 훔쳐내며) 큽,... 습, 하... 미안해요. 큭... 괜찮, 푸흣, 괜찮아요?
릭사엘:(이마가 살짝 붉게 달아오른 채로) 괜찮아.
유스텐:아 - 미치겠다, 진짜... 당신이 진짜 크긴 크네요.
릭사엘:...내 키에 맞춰줘 있는 신전에서 너무 오래 지내다보니 바깥은 내 키 기준이 아니라는 걸 잊었어.
유스텐:아무래도 당신만한 키를 가진 사람은 드무니까요.
(손을 뻗어 이마를 손끝으로 부드럽게 쓸어주며) 다치지는 않은 것 같네요.
릭사엘:설령 다쳐도 금방 낫는 거 알잖아.
유스텐:그래도 기왕이면 당신이 안 다치는 편이 좋은걸요. 아프잖아요.
릭사엘:...내 안전이나 신변을 걱정하는 건 그대뿐이야. (네가 해주는 걱정이 나에게 무슨 의미인지 네가 알기나 할까)
유스텐:(부딪쳐서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돈해주며) 당신의 하나뿐인 신부니까요. 당신은 내 하나뿐인 남편이고요. 당연히 걱정해야죠.
상승하기 시작한 관람차가 살짝 삐그덕 흔들립니다.
당신과 릭사엘은 의자에 나란히 앉은 채
저녁 놀에 물든 서로를 바라봅니다.
고도가 점차 높아지며, 창밖의 풍경이 넓어집니다.
피어 아래 조그마해진 사람들, 잔잔한 파도,
해안선을 따라 줄지은 야자수들이 시야에 담깁니다.
꼭대기에 가까워질수록
노을이 수평선 위에 가까워집니다.
붉고 주홍빛이 섞인 하늘,
그리고 은은한 보랏빛을 머금은 바다,
저 멀리 보이는 로스앤젤레스 시내 실루엣이
안개처럼 피어오릅니다.
세상 모든 소음이 잠긴 듯 같은 기분이 듭니다.
마치, 두 사람만의 세상에 떠오른 것처럼.
릭사엘:(앞머리를 부드럽게 정돈해주는 네 손을 감싸쥐고, 속눈썹을 내리깐 채 손등에 키스하다가) ...이대로 취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유스텐:(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본다) 행복한가요, 릭스?
릭사엘:...더 없이. (손에 쥐고 있던 네 손을 내려놓고 가까이 얼굴을 붙여 부드럽게 네 입술에 제 것을 포갠다)
유스텐:(자연스럽게 스르르 눈을 감고 네 손등 위에 제 손을 포갠 채 네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차례로 머금는다)
릭사엘:(네 입술 주름을 셀 듯 섬세하게 핥다가, 조심스럽게 순열을 파고들어 혀를 쓰다듬듯 정중하게 키스한다)
유스텐:(코끝이 짓눌리도록 깊게 입을 맞추다가 네 혀 밑을 장난스럽게 훑는다. 이 시간이 영원할 것만 같다. 문득 저를 바라보는 눈이 어떨지 궁금해져 슬쩍 감았던 눈을 뜬다)
당신이 감았던 눈을 슬며시 뜨자
눈을 감은 채 속눈썹을 파르르 떠는 릭사엘이 보입니다.
저녁 노을의 주홍빛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붉음이
그의 흰 뺨에 가득합니다.
첫키스를 하는 듯한 수줍음이 전해집니다.
유스텐:(풋풋한 소년 같은 얼굴을 한 너를 보며 심장이 쿵쿵거리다 못해 어쩐지 울렁거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누가 봐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제 세상에는 저밖에 없다는 듯한 저 표정과 태도를 보니 가슴이 아려온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면 좋을텐데.'
(한참이나 말없이 서로의 입술을 탐하고 타액을 나누다가 입을 뗀다. 달아오른 숨을 고르며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다) 소원은 이뤘나요?
아까 무척이나 키스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릭사엘:(떨어지는 입술에 몽롱한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응. 더 소원이 없네.
유스텐:(네 뺨에 쪽 하고 입을 맞추며) 정말?
릭사엘:(여전히 얼굴이 붉어진 채로) ...아마도.
유스텐:(이번엔 네 귓볼에 뽀뽀해주며 귓가에 대고 속삭인다) 금방 부족하다고 느낄텐데.
릭사엘:...그것도 맞지. (천천히 네 등을 어루만지며 네 뺨에 깃털처럼 키스한다)
유스텐:(고개를 뒤로 물려 네 코끝에 부드럽게 키스하고는) 더 욕심내봐요, 내가 당신 신부인데 못 들어줄 게 뭐가 있겠어요.
릭사엘:(묵직하게 숨을 내쉬며) ...왜 자꾸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거야, 유스.
유스텐:(태연하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인다) 나는 그저, 키스 더 해달라는 말을 할 줄 알고 욕심내보라고 한 거였는데~
뭘 참고 있어요?
릭사엘:...모든 걸.
유스텐:(다정하게 뺨을 쓸어주며 달콤하게 속삭인다) 참지 않아도 돼요. 욕심내보라고 했던 거 진심이니까.
릭사엘:(뺨에 닿는 손바닥에 얼굴을 비비다가, 툭 눈물을 떨어뜨린다) ...응.
유스텐:어, 어? (갑자기 네 눈가에서 눈물이 떨어지자 크게 놀란다. 안절부절하며 아예 두 손을 네 뺨에 대며) 갑자기 왜 울어요.
릭사엘:(입술을 다문 채 떨다가) ...너무 행복해서.
(물기 어린 눈꺼풀을 느리게 깜빡거린다)
유스텐:(놀란 어깨를 가라앉히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휴 - 나는 혹시 어디 아픈가, 내가 뭘 잘못 말할 건가 하고 놀랐잖아요. (두 팔로 너를 꼭 끌어안고 등을 토닥거려준다) 영원히 당신만의 신부로 있어줄게요.
릭사엘:(가만히 등을 끌어안은 채 네 어깨에 얼굴을 묻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하늘 아래 바다 위에서
관람차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돌아갑니다.
맞닿은 체온을 자욱이 끌어안은 채.
.
.
.
길고도 짧았던 하루가 끝이 나고
당신은 릭사엘과 함께 호텔로 돌아옵니다.
아직까지도 오늘 있었던 일의 여운이 남아 있습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관람과
할리우드 사인 앞에서 찍은 사진들,
말리부를 거닐 때 발가락을 감싸던 모래,
즐거웠던 저녁 식사,
그리고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탄 관람차까지.
한아름 추억이 생긴 기분으로 당신이 거실 소파에 앉자
릭사엘이 그런 당신을 위해 시원한 소다 한 잔을 내옵니다.
은은한 초록빛이 매력적인 메론 소다입니다.
유스텐:아, 마침 목말랐는데 고마워요. (처음 보는 색의 음료를 받아들며 요리조리 살펴보다가 냄새를 맡아본다. 갸웃거리며) '이게 뭐지? 마운틴듀라기엔 살짝 다른 것 같은데.'
'릭스가 주는 건 항상 다 맛있었으니까...' (용기를 내서 잔을 기울여 내용물을 조금 마셔본다. 알쏭달쏭하면서도 달달한 맛에 놀란 토끼눈을 뜬다.) 신기한 맛이 나요.
릭사엘:사이다에 멜론 큐라소를 넣은 거야. 멜론 소다라고 익히 불린다고 알고 있다.
유스텐:이게 멜론향이었구나... 신기해요. 메론맛이 나는 음료수라니.
처음 볼 땐 마운틴듀인가 했었는데.
릭사엘:입에 맞아?
유스텐:뭔가, 알쏭달쏭한데 싫지 않아요. 정말 신기한 맛이다...
릭사엘:(음료를 홀짝이는 네 정수리에 사랑스럽다는 듯 키스하고는 네 옆에 앉는다)
유스텐:릭스는 뭐 안 마셔요?
릭사엘:(잠시 목 상태를 확인했다가) 바닷바람을 마시다 와서 그런지 확실히 목이 마르긴 하군. 얼음물이라도 한 잔 마실까.
유스텐:응. 여기서 같이 마셔요.
릭사엘:응, 여기 잠깐 있어 내 사랑. (잠시 다이닝룸으로 향해 얼음 담긴 물 한 잔을 가져온다)
(물을 가져와 네 옆자리에 앉으며) 여행이 거의 끝나가네.
유스텐:그러게요. 돌아가면 여기에서 보낸 추억들이 꽤 오래도록 떠오를 것 같아요.
문득 바라본 거실의 통창 너머에 별빛이 내려앉은
파도가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화려한 도시라 그런지 별은 많지 않지만
대신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이 별빛처럼 파도를 부서뜨립니다.
유스텐:(메론 소다를 마시며 멍때리다가 문득 피아노가 있던 걸 떠올린다) 그러고보니, 호텔 객실에 피아노가 있는 건 처음 보네요. 릭스는 피아노 칠 줄 알아요?
릭사엘:유명한 곡은 칠 줄 알아.
유스텐:(흥미롭다는 듯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오 - 역시 부잣집 도련님이었어서 그런가, 제대로 배웠나 보네요.
궁금해요, 당신이 피아노 치는 거.
릭사엘:그래? 어려운 일은 아니니, 그럼 가볍게 칠까.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내려두고 천천히 피아노 가까이 다가가 덮개를 열고 현을 세운 뒤, 피아노 앞 의자에 앉아 건반 덮개를 들어올린다)
유스텐:(가까이서 보고 싶어, 잔을 한 손에 든 채로 네게 다가가 구경한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가자 릭사엘은 가볍게 웃고는
건반에 천천히 손을 올립니다.
정돈된 손가락이 흑건 하나와 백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엇갈린 건반 두 개를 쓸어내립니다.
그가 갓난아기 손바닥 간질이듯 여린 힘을 들여 누르자,
옥구슬 같은 도입부가 뺨을 구릅니다.
내림라장조의 꿈결같은 선율이 쏟아집니다.
섬세한 강약을 건반 위로 쏟아내는 순간이 억겁처럼 길고
찰나처럼 짧습니다.
당신은 그런 릭사엘을 바라보며
잔잔하게 실내를 메우는 멜로디를 감상합니다.
글리산도 가락을 탄 손가락이 여유롭게 미끄러집니다.
피아니시모로 연주되던 여린 음조가 크레센도 기호를 만나는 곳에서 당찬 분산화음을 엽니다.
빳빳이 기립한 솜털들 사이로 온기가 스며듭니다..
가냘픈 멜로디를 타고 푸른 거장의 화폭이 쏟아지는 착각과
별들의 휘몰이를 그리는 완곡한 붓질이 피아노 선율에 올라타는 착각이 듭니다.
릭사엘이 짧은 호흡을 내쉬고 긴 숨을 들이마십니다.
음조가 다시금 손끝에서 여리게 피어납니다.
마지막 글리산도 가락이 저무는 동시에 손이 천천히 멈춥니다.
릭사엘:(반응 없는 네 자리를 살짝 돌아보며) 어때?
유스텐:(잔을 든 채 멍한 얼굴로 굳어버린다. 사실 잔을 들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얼빠진 얼굴을 하다가 곡이 끝나자 정신이 돌아온다) 되게... 멋졌어요.
릭사엘:(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피아노 덮개를 차곡차곡 닫으며) ...남 앞에서 연주하는 게 오랜만이라, 잘했는지 모르겠군.
유스텐:남 앞에서 마지막으로 연주해본 게 언제인데요?
릭사엘:아주 오래됐지.
유스텐:... 안 친지 오래됐는데도 이정도라니. 썩히기엔 아까운 재능인걸요.
릭사엘:...그럼 그대 앞에서는 종종 칠까.
유스텐:물론 저는 음악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제가 듣기엔 굉장히 좋았어요.
정말요? 신전에 피아노가 있어요?
릭사엘:예배당 뒤편에 성가대를 위한 피아노가 몇 대 있지. 요즘은 안 쓴다만.
유스텐:그럼 조율을 해야겠네요. 그나저나, 성가대도 있었어요? 아, 교회니까 당연한가. 한 번도 못 본 것 같은데.
릭사엘:오후 미사를 지낼 적에는 종종 사용했다만, 최근엔 오후 미사를 아예 없애서 말이지.
유스텐:응? 왜 없앴는데요?
릭사엘:교단의 종교에 제대로 심취하지 않은 이가 들으면 정신착란을 일으킬 수 있어서.
그 외에도 내 일정이 바빠진 것도 한몫하고.
유스텐:그렇구나... '뭔가 신성한 느낌의 노래를 부르는 걸 상상했는데, 전혀 다른 느낌인가보네.'
응? 요즘 뭐하는데요?
릭사엘:낮에 그대와 있지.
자리를 비울 때는 신전 내부를 조율하고.
유스텐:아.
나 때문이었구나. (머쓱)
릭사엘:그대가 온 뒤로 교단에 많은 변화가 생겼을 뿐이지, 꼭 그대 탓은 아니야.
유스텐:어... (슬쩍 눈치를 보며) 그렇게 많은 변화가 생겼나요?
릭사엘:그대가 온 직후에 그대의 방을 마련하는 일부터 의복을 채우고 제작하는 일, 의식을 위한 장비와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식재료를 구비하는 일, 경전을 새로이 작성하는 일 등등 많지.
그대 앞의 예산을 할당하며 다른 예산도 조율하고 재책정했다.
유스텐:(변화를 하나씩 말해줄 때마다 눈이 점점 커지더니 입까지 벌린 채 경악한다.)
사제분들이... 많이 고생했겠네요.
저를 굴러들어온 돌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요...
릭사엘:원래도 인력난이 있었던지라 급하게 그 일들을 처리하기 쉽지 않았지. 그래서 오후 미사를 없앴다. 복합적이야.
그대에게 감히 누가. 신께서 직접 선택한 첫 번째 인간이자 내 하나밖에 없는 신부를.
유스텐:그치만... 저 때문에 일도 늘어났고... 누가 봐도 신앙심도 없고... 릭스처럼 행동이 우아한 것도 아니고... 식사예절도 모르고... (말하면 말할수록 기가 죽어 어깨가 말려들어간다.) '진짜 밉상일 것 같은데.'
릭사엘:그대의 존재 자체가 신의 증명이거늘, 그런 생각을 하는 사제가 있다면 사제위를 박탈당해도 할 말 없지. 기죽지 말고 당당해져.
유스텐:... 저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인력난인데 여기 놀러오기까지 하고...
릭사엘:방금 그대가 말한 것들에 대한 사제들과 교인들의 의구심을 없애기 위해 의식을 치렀던 거야. 그리고, 그 이후로 모두가 그대에게 호의적이었을 텐데, 아닌가?
유스텐:그, 그건... 릭스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했어요.
릭사엘:그대의 입지가 안정되면 나도 신경쓸 일이 줄어드니 좋은 일이긴 했지.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대의 신앙심과 신성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일전에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혹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건가?
유스텐:(고개를 저으며) 아뇨, 이야기 해주셨어요. 그저, 음... 다들 속으로 안 좋게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 걱정돼서 그랬어요.
릭사엘:그대의 헌신 덕에 그토록 숙원하던 신과의 조우를 이뤄낸 주제에 그대에게 그런 반항심을 품는다면 내가 죽이지.
유스텐:(두 손을 휘저으며) 아니에요, 인력난이라면서요. ...게다가 어쨌든 다들 제 앞에서 잘 대해주시니까요.
릭사엘:흠... (못미더운 듯 눈동자를 내리깔며) 알겠다. 하지만 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자가 있다면 바로 알려.
그따위 행동을 보이라고 내 신부를 내어준 게 아니니.
유스텐:으응... (눈을 반쯤 감은 채 깊은 생각에 잠긴다) '돌아갈 때 기념품이라도 사서 선물하는 게 좋을까.'
(진지한 얼굴로) 기념품이라도 사서 사제분들께 드릴까요?
아니면, 이곳에서 유명한 디저트라든가...
릭사엘:내가 보기엔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만... 그렇게 신경이 쓰인다면 내일은 기념품점에 들르지. 그대가 원하는 것들 원하는 만큼 사.
유스텐:좋아요. 흠... 뭘 사야 사제분들이 좋아하시려나... 총 몇 개를 사야하는 거지? 기념품점에 그만큼의 재고가 있을까? (중얼중얼)
릭사엘:(작은 머리통을 굴리고 있는 너를 바라보다가 슬며시 끌어안는다) 그보다 신혼여행인데 너무 재미없는 얘기만 하는 거 아니야?
유스텐:재미없어요? (어리둥절)
내가 당신 말고 사제분들 얘기해서 그래요?
릭사엘:그것도 있고, 그대가 그들을 신경쓰는 것도 마음에 썩 안 들고.
유스텐:지금... 질투하는 거예요? 자기 신도들을?
릭사엘:... ...
질투한다. 그러면 안 된다는 법도 없잖아.
유스텐:(예상 외의 뻔뻔한 대답에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풋 - 하고 웃으며) 지금 대답 엄청 뻔뻔한 건 알고 있어요?
릭사엘:뻔뻔하지 못할 이유 없지. 내가 그대 남편인데. 그대가 내 것인데.
유스텐:아하하! 그건 그렇네요. 정말 - 누구 남편이 이렇게 뻔뻔하고 당당한 건지... 릭스 어린이네요.
릭사엘:...어리긴 누가 어리다는 거야. (툴툴거린다)
유스텐:(네 입술에 새털처럼 부드럽게 입을 맞추며) 나한텐 당신밖에 없는 거 알잖아요. 질투날 게 뭐가 있어요?
(말하면서 슬쩍 눈을 굴리며) '뭐, 나도 과거에 릭스 씻겨준 사제들 질투하긴 했지만.'
릭사엘:알지. 하지만 질투가 나는 건 내 의지가 아니잖아.
유스텐:음... 맞는 말 같기도... 어떻게 하면 질투가 안 날 것 같아요?
릭사엘:...키스해줘.
유스텐:(쿡쿡 웃으며) 아까는 더 소원이 없다더니.
릭사엘:어서.
유스텐:(키스하려다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멈칫한다. 장난기 가득한 투로) 아, 그러고보니 아까 다짐한 건 이제 관두기로 한 거예요?
내가 부탁하지 않는 이상은 먼저 키스하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릭사엘:포기했어.
유스텐:(느른하게 눈꺼풀을 반쯤 내리며 네 어깨 위에 두 팔을 올린다) 그럴 줄 알았어요.
내가 이겼네요.
릭사엘:(너를 끌어안아 들어올린 뒤 그랜드 피아노 덮개 위에 앉히며) 승부욕은. 패자를 위한 위로의 키스나 해줘.
유스텐:(바람빠진 웃음을 흘리며) 그럴까요, 내 사랑. (고개를 비틀어 가볍게 버드키스로 시작해서, 네 밑입술을 빨아당기다가 입을 열어달라는 듯 잘근거린다.)
릭사엘:(입술에 닿아오는 따뜻한 간지러움에 목울대를 살짝 떨다가 네 요청에 맞추어 입술을 열고 혀를 부드러이 섞는다. 마찰하는 살덩이 사이로 오가는 타액이 질척한 소리를 낸다. 조심스럽게 열기가 오른다. 네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손끝이 허리와 등줄기를 쓸어내린다)
유스텐:(네 손길에 갈비뼈가 들썩일 정도로 천천히, 크게 숨을 들이킨다. 귓가가 근질거릴 정도로 외설스런 키스에 몸이 조금씩 달아오른다. 왜 닿을 때마다 매번 부족하고 더 갈증만 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한 손으로 네 뒷통수를 지그시 더 당겨 깊게 입맞춘다.)
릭사엘:(코끝이 뺨에 짓눌리도록 깊게 입술을 탐하다가 아예 네 허리를 잡아채고 상체를 숙인 채 몸을 붙인다. 헐떡거리는 듯 흐트러진 숨이 머리를 가득 어지럽힌다. 닿아도 더 닿고 싶고 탐해도 더 탐하고 싶은 이 기분에 끝이 있기는 할런지. 촉촉하게 물든 네 입술을 탐하는 동안 빼곡히 차오르는 충동에 눈이 서서히 풀린다. 몸이 자연스럽게 네 쪽으로 기울어지다가, 어느새 너를 완전히 눕힌다)
유스텐:(키스만 했는데도 흥분으로 달아올라 풀린 눈으로 너를 바라본다. 눕혀져도 놀라지 않고, 당장 닿고 싶단 충동을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어서 혀를 뒤섞으면서 네 날개뼈를 더듬다가 셔츠 단추를 조급하게 풀기 시작한다.)
릭사엘:(네 손끝이 조급하게 옷깃을 풀어내는 걸 느끼고 숨을 천천히 고르다가 네 티셔츠 안으로 손을 밀어넣어 복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어느새 후끈해진 체온이 손끝 구석구석 닿는다. 젖은 입술을 살짝 떨어뜨리고 불그스름해진 네 얼굴을 감상하는 시선이 천천히 아래로 향하다, 이내 가녀린 목을 베어문다)
유스텐:(네 손길이 닿을 때마다 손끝의 열기가 전해지듯 전신이 조금씩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연약한 살이 짓눌리자 단추를 풀던 손을 멈추고 몸을 가늘게 떨며 신음한다. ) 흣... ( 생명과 직결된 부위가 물리는데도 두렵기는 커녕 네게 흔쾌히 내어주고 싶은 마음에 네 뒷통수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
릭사엘:(일전에 네가 가르쳐준 대로 목덜미를 빨아들여 울혈을 새기다가 고개를 떼고, 짙게 남은 자국 위를 혀로 쓴다. 문득 스치는 시야 끝에, 머리카락 사이로 숨겨진 점이 하나 보이자 그 위를 이어 핥으며) ...여기 점이 있었네. 몰랐는데. (살며시 이를 세워 네 목 위를 깨작거린다)
유스텐:맞아요, 흐... 잠깐 잊고 있었는데. ...신경쓰여요? (네 표정이 궁금해 말하면서 저를 봐달라는 듯 귓바퀴를 느른하게 어루만진다)
릭사엘:... 신경이 쓰인다기보다는... 귀여워. (네 살결을 맛보듯 혀끝을 둥글리다가, 슬며시 붉어진 얼굴을 들어올리고 네 입술에 짧게 입맞춘다)
유스텐:(어느 부분이 귀엽다는 건지 이해를 못하겠어서 눈을 굴리다가) 날 너무 귀여워하는 거 아니에요? 점까지 귀엽다니. (네게 답하듯 고개를 들어 한 번 더 입을 맞추고 수줍게 웃으며) 당신이 볼 때 귀엽지 않은 부분이 있기는 해요?
릭사엘:없지. (짧게 답하고 네 입술에 스치듯 키스하고는, 티셔츠 안으로 넣은 손으로 아랫배를 어루만진다. 판판하던 배가 살짝 솟아 있는 것이 제법 만족스럽다. 저녁을 잘 먹은 건지 살이 붙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대 배가 볼록한 건 내 것 넣었을 때 빼고는 처음 보는 것 같아.
유스텐:(네 말에 순식간에 얼굴이 귀까지 빨갛게 물든다. 어버버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고)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당신! (배가 볼록했다고? 그간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을 들으니 자연스레 상상이 가서 눈을 질끈 감는다. 이건 너무... 아, 변태 같다는 말도 부족할 것 같아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그걸 자세히 보고 있었단 말예요?
릭사엘:난 늘 그대를 보고 있지. 당연한 거 아닌가? (네 복부를 감질나게 매만지다가 네 바지 버클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 툭 풀어낸다. 허리춤을 제대로 끄르지도 않고 손을 옮기자, 체온으로 따뜻하게 데워진 속옷 천이 닿는다. 그 아래를 다 밀어내고 네 사타구니 맨살을 더듬다가 네 성기를 통째로 쥐고 주무르며) 아직 덜 섰네.
유스텐:그 그런 부분까지 볼 줄은 몰랐어요. (상상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라 결국 민망함에 두 손바닥으로 제 얼굴을 가린다.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소리없이 괴로워하다 갑자기 아래를 주무르자 화들짝 놀라며 가린 얼굴을 살짝 드러낸다.) 읏, 진짜... (얄미워서 밑입술을 깨문다)
릭사엘:(물흐르듯 손을 옮겨 익숙하게 네 바지와 속옷을 한 번에 끌러내리고는 발목을 넘어 완전히 벗겨낸다. 뽀얗고 보드라운 허벅지 사이로 네 성기가 늘어지듯 서 있다. 빼꼼 내비치는 분홍빛 끄트머리가 통통한 것에 자연스레 손가락을 대고 꾹꾹 누르며) 여행 와서 섹스를 너무 많이 했나. 반응이 좀 느려졌는데. (첨단에 배어난 선액을 슥슥 엄지로 문지르다가 입에 대고 쪽 빤다)
유스텐:(제 마음을 전혀 모르는 건지 태평하게 벗기기나 하는 너를 보니 더욱 더 부끄럽고 약이 오른다. 그러면서도 하지 말란 소리는 못하겠는 자신도 이해할 수 없어서 입술만 달싹인다.) ... 그만큼이나 하면 누구든 이렇게 되거든ㅇ, 힉?! (촉촉하고 말캉한 것이 민감한 부위에 닿자 허벅지를 바짝 오므리려한다)
릭사엘:(혀 끝을 살짝 맴도는 짠 기운에 촉촉해진 입술을 핥아 갈증을 채우다, 네 음낭을 손바닥에 놓고 부드럽게 굴리며)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대가 먼저 내 옷을 벗겼잖아. 부족한 거지. (다시 기둥을 감싸쥔 손으로 네 것을 위아래로 쓸어댄다)
유스텐:그건... (슬쩍 시선을 피하며) 어쩌다 보니... (무릎을 살짝 들어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며 다리를 비비적거린다.) 그러는 당신은 섰어요?!
릭사엘:...궁금하면 직접 봐야지. (네 시선 앞에서 거리낌 없이 하의를 끌어내린다. 골반 아래로 바지춤이 내려가며 빳빳하게 기립하기 시작한 성기가 퉁 튀어나온다. 제 것을 별다른 감흥 없이 위아래로 매만지다가, 네 손을 끌어다 쥐게 하며) 어떤 것 같은데?
유스텐:(방안에 숨소리만 들릴 정도로 말없이 얼빠진 얼굴을 한 채 제 손과 함께 네 성기를 바라본다. ) '무, 무슨 풀만 먹고 사는 교주님이 이렇게 팔팔한 거야?' 그게... (이걸 뭐라 대답해야 좋을지 몰라 손안의 성기와 네 얼굴을 번갈아본다)
릭사엘:(제 성기를 쥔 네 손 위에 제 손을 겹치고 느긋하게 흔들며) 왜 대답을 못해. 또 넣어봐야 알겠어? 어차피 들어갈 거긴 하다만. (대답을 재촉하듯 네 사타구니 위로 제 골반을 끼워넣어 마찰시킨다)
유스텐:으... (네 말을 도발로 알아듣고는 이를 깍 깨물다가 노려보며) 섰어요! 섰다고요! (허벅지 안쪽 부드럽고 예민한 살결을 파고든 성기가 어느새 단단해진 제 성기와 맞닿은 채 문질러지자 민망해 죽을 것 같아 감당할 수 없는 느낌에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뺀다.)
릭사엘:(뒤로 엉덩이를 물리는 네 골반을 붙잡아 쥐고 끌어당기며, 네 입구 언저리 회음부에 귀두를 짓눌러보며) 안다면서 도망은 왜 가. 원하던 게 이거 아니었어? (네 손을 홱 끌어당겨 허벅지를 벌려 알아서 버티게 하고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입구를 빗겨나가게 하며 성기를 문지른다)
유스텐:(넣은 것도 아니고 단지 비비는 것뿐인데 점점 기분이 이상해진다. 마치 신체를 성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듯한 몸짓에 전신에 기이한 흥분이 감돈다. ) 읏, 당신 진짜 갈수록 변태같아지는 거 알아요? (입구를 빗겨나갈 때마다 들어올 거란 기대감을 품다 실망한 듯 저도 모르게 입구가 다물렸다 풀리기를 반복한다.)
릭사엘:후... 배우자끼리는 오히려 이런 음탕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알고 있는데. 내 말이 틀려? (벌렁거리는 네 입구를 찌르듯 자극하다가 네 갈라진 엉덩이계곡에 흉흉하게 선 기둥을 끼워넣고, 전체를 애태우듯 허리를 왕복시킨다. 묘한 흥분감이 올라온다)
유스텐:몰라요, 그런 거...! ( 첫날밤을 보낸 이후 두 번째로 충격적인 행위에 다시 얼굴을 가리고 소리없이 오열한다.) 당신, 내가 처음이라면서 이런 건 대체 어떻게 알아오는 거예요... 하아, 죽을 것 같아.
릭사엘:죽긴 누가 죽는다고 그래. (네 엉덩이골 사이를 오가며 좆끝에 질척하게 배어난 선액을 가득 묻히고는 어느덧 공중으로 고개를 치켜든 네 성기로 손을 뻗는다. 그리고는 네 것을 압박한 채 제법 빠른 속도로 흔들며) 혼자서 자위했을 때는 싸는 데 보통 얼마나 걸렸었지? 오래 걸리는 편인가? (네 성기를 정신없이 훑어올리며 꼭 다물린 입구를 다시금 콕콕 찌른다)
유스텐:제가...! 제가 죽을 것 같다고요! 당신 때문에! (제 성기를 사정없이 흔들자 선단에서 묽은 액을 뿜어댄다. 한껏 달아오른 입구를 잔뜩 희롱당하고 다른 한쪽으론 정신없이 성기가 자극당하자 네 손목을 필사적으로 잡는다.) 으흣, 아, 잠ㄲ... 갑자기 그렇게 흔들면...! 으응...!
읏, 오래 걸리는 기준이 뭔데요.
릭사엘:후... 혼자 해본 적이 없어 모르겠는데. 10, 20분 정도면 길지 않나 싶기도 하고. (연신 네 것을 흔들어 대다가 네 두 허벅지를 당겨 모아 어깨에 걸치게 한다. 그리고 그 허벅지 가장 안쪽에 제 기둥을 끼워넣은 채 추삽질하듯 허리를 밀고 빼기 시작한다. 한껏 달아오른 첨단이 네 음낭을 콕콕 찌르는 감각이 낯설면서도 흥분되어 허릿짓과 손짓이 번갈아 너를 탐한다)
유스텐:자, 잠깐... 읏, 혼자 해본 적이 없다고요? 전혀?? (의외라는 듯 눈을 깜빡이다 다시 마구잡이로 허벅지가 쓸리자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얼굴이 터질 것처럼 달아올라 결국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릭사엘:(허리와 손을 바삐 움직이며 피어오르는 야릇한 냄새에 더운 숨을 토해낸다. 그러다가 제 어깨 위에 놓인 네 다리에 시선을 옮겨 발가락과 발목을 핥짝이고는) 하아... 그게 중요한가? 그대 사정하는 모습을 보려고 계속 기다리는 중인데.
유스텐:변태... 하아, 아...! , 흣... (적나라한 모습을 지켜보다 한마디 툭 내뱉는다. 이 모든 걸 보고도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 결국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정액이 울컥울컥 네 손가락을 타고 쏟아진다. )
릭사엘:후우... (네 귀두 끝을 손바닥으로 감싸쥐어 터져나오는 네 정액을 손아귀에 가득 받아내고는, 쌕쌕거리는 너를 보며 천천히 네 다리를 내려둔다. 그리고는 네 허벅지를 재차 벌리고 제 것을 댄 채 네가 흘린 정액을 기둥에 고루 바른다. 희어멀건한 탁액이 핏줄 선 좆을 따라 흐르다가 툭, 떨어진다. 참기 힘들 정도로 딱딱해진 성기가 저릿할 지경으로 꺼떡거린다.) 가는 것도 예쁘던데, 여보. 이제 나도 받아주지 그래. (네 입구에 정액 늘어지는 성기를 맞추고는 허리를 밀어 귀두만 얕게 먹인다)
유스텐:(뭐하는 건가 싶어 숨을 고르며 가만히 지켜보다가 다급하게 말을 더듬으며) 자, 자,잠깐잠깐, 뭐하는...!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음탕한 광경에 말문이 막힌다. 사정으로 식었던 몸이 금새 열이 올라 눈꺼풀 안쪽까지 화끈거린다.) 이건... 이건 너무 야하잖아요! 앗...! (미친 게 틀림없다. 분명 아까까지 부끄러움에 제 품에 얼굴을 파묻고 어리광부리던 남자가 맞나 싶어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너를 올려다본다.) '이걸 대체 뭐라고 반응해야 해?!'
릭사엘:(말 대신 네 볼기짝을 쥐어잡고 양 옆으로 벌려 찔꺽찔꺽 소리가 울리도록 귀두를 넣었다 뺀다. 부드러웠던 허벅지 안쪽과 달리 쫀득하게 달라붙는 내벽이 성기 끝을 조이고 오물거리자 허리가 성급하게 쿡 밀린다. 홧홧한 열기와 함께 빠듯한 곳으로 분신이 쑥 들어간다) 후... 그냥도 들어가는 걸 보니 우리가 많이 하긴 했나 보네. (짧은 감상을 늘어놓고는 퍽 소리가 나도록 안을 짓친다)
유스텐:(말을 고르다 예고도 없이 밀어붙이는 몸짓에 한껏 고개를 젖힌 채 허벅지가 경련하듯 발발 떨리고 엉덩이를 아플 정도로 조인다.) 아, 아... 릭ㅅ, 읏... (갑작스레 덮친 자극에 주체할 수 없이 허리가 비틀리고 발가락이 오그라든다. 충격과 자극이 동시에 느껴져 눈가에 찔끔 눈물이 고인다.)
릭사엘:(허리를 무아지경으로 밀고 빼며 네 안을 정신없이 헤친다. 쫀득쫀득한 소리가 내벽의 마찰에 따라 어지러이 실내를 울린다. 구멍에 채 들어가지 못한 네 정액이 거품이 일다 못해 떡져 흐른다) 흣... 하아... 너무 좋아, 유스. (마찰로 달아오른 성기의 살갗이 벗겨지기라도 할 것처럼 저릿거린다)
유스텐:(입구끝에서부터 엉덩이골을 타고 무언가 흐르는 느낌이 낯설다. 오소소 솜털이 솟을 정도로 소름이 돋아 입구에 바짝 힘을 주며 젖은 신음을 흘린다.) 하아, 흑... ( 사정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이 막다른 곳으로 계속, 계속 밀어붙이듯 차오른다. 머리가 어떻게 될 것만 같아 눈앞의 너를 찾으며 칭얼거리듯 애원한다) 키스해줘요, 응? 흐으...
릭사엘:(허리를 움직여 네 안을 푹푹 쑤시다가 등을 굽혀 네 입술을 머금는다. 혀가 섞이자 구강 점막이 문질러지는 간지러운 쾌감에 추삽질 속도가 점차 빨라진다. 맞대고 있는 가슴들이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도록 헐떡거린다) 하아... 매일 같이 박아도 이리 좁아서야 원, 이래서야 우리 애는 낳겠어, 여보? (네 대답을 재촉하듯 귀두로 전립선을 콱콱 찍는다)
유스텐:하아, 읏... 몰라요, 흣, 아...! (머릿속은 이미 쾌락에 잠겨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고개를 젓는다. 한껏 흉흉하게 달아오른 성기가 제 안을 빠듯하게 가득 채우면서 내벽 속 도톰하게 부푼 부분을 긁어댈 때마다 시야가 까맣게 점멸한다. 사정한지 얼마 되지 않아 반쯤 늘어진 성기가 또다시 기분 좋은 듯, 맑은 액을 조금씩 흘려댄다.)
릭사엘:모르겠다니 그런 말이 어딨, 어. 읏... (빠듯하게 조이는 내벽을 가르고 입술을 재차 삼켜대다가 네 허리를 아래로 끌어당긴다. 등줄기를 핥아대는 쾌감에 목덜미가 오싹하게 예민해진다. 시야에 너 하나만을 가득 담은 채 열렬하게 밑을 쑤시는 행위에서 더없는 애틋함이 솟는다) 읏, 후우... 대답하기 싫은가? 그러면 답은 정해져 있겠네. 그대 안이 푹 벌어질 때까지 섹스하는 거.
유스텐:(순간 네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되묻는다.) 무슨... , 흑, 으흑, (울음으로 엉망이 된 얼굴을 하고 입술을 깨문 채 애써 신음을 참아낸다. 제 안을 무자비하게 헤집는 감각에 꼬릿뼈까지 저릿해져 엉덩이를 들썩인다. 울먹이는 듯한 신음소리를 내며 ) 대답하기, 싫은 게 아니라..., 아! (진짜 모른단 말야. 어지러운 와중에 그런 걸 제대로 대답할 새가 있을까. 애 낳는 건 모르겠고, 이 행위에 지독하리만큼 중독될 것 같아 없는 힘을 쥐어짜내 손을 뻗어 네 허리 뒷부분을 지그시 누른다. 더 밀어붙여도 좋을 것 같아서, 자꾸만 갈증이 나서.)
릭사엘:(매달리는 듯한 네 행동에 탄식과도 같은 숨을 내쉬며 더욱 가열하게 네 안을 헤치고 뒤집는다. 하반신에서 올라오는 찡한 쾌감이 머리를 잠식시킬 듯 녹여대고, 안을 들쑤시는 허리에 힘을 가힌다) 읏... 하아... 더 해주길 원해? 그럼 말로 하지. (상냥하게 네 허리를 쓰다듬고는 피부를 타고 오르는 소름에 온몸을 맡긴다. 진득하게 얽혀오는 체온이 달콤하다. 가져도 가져도 성에 차지 않아 오히려 갈증을 일으틸 만큼)
유스텐:(내벽이 뚫릴 것처럼 엄청난 기세로 박힐수록 정신을 잃을 것 같다. 아찔한 쾌감에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조금씩 움직여 네게 더 밀착하려든다. 입을 벌린 채 한참을 신음을 토해낸 탓에 약간 새는 발음으로 네게 애원한다.) 으응, 좋아... 더, 하아... 더 해주세요. (앞에선 그사이에 살짝 발기한 성기가 액을 질질 흘려대고 뒤에서는 찐득하게 떡진 정액이 늘러붙었다 떨어지길 반복하는 이 상황에 몸 둘 바를 몰라 시야가 흐릿해지도록 눈물이 흐른다.)
릭사엘:후, 그래. 그대가 원한다면. (두툼한 귀두로 네 안쪽을 찌르고 뽑다가 네 몸을 자극하듯 전립선만을 무아지경으로 긁어올린다. 쾌감에 젖은 네가 안을 조이는 감각에 잇새로 더운 숨이 샌다. 하반신을 밀착한 채로 네가 눈물을 흘리는 것에 더없는 애틋함이 솟구친다. 허벅지에 부딪히는 그랜드 피아노 모서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한참이나 자극당한 성기가 절정이 가까워지며 더 딱딱하게 피가 몰린다)
유스텐:(하얀 거품이 곳곳에 낀 성기가 다시 구멍을 파고들 때마다 미처 안을 적시지 못한 정액이 자꾸만 엉덩이골을 타고 주륵주륵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슬슬 하반신이 저릿할 정도가 되어 허벅지 안쪽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점점 빨라지고, 감각들이 뒤죽박죽되어 시간이 갈수록 이성을 유지하기 힘들어 눈이 뒤집힐 것만 같다. 앞으로 사정할 때와는 다른, 성기 끝을 잡아당기는 듯한 기묘한 감각에 숨이 점점 가빠진다.) 자, 잠깐만, 릭스, 나, 하읏... 가, 갈 것 같...! 윽
릭사엘:하아... 갈 것 같아? 잘 됐네. 후, 나도 그대 안에서 갈 참이니. 읏... (사정없이 안을 찌르다가 성기를 더 옥죄는 네 속살에 살짝 미간을 구기다가, 더는 파고들 수 없을 정도로 제 것을 콱 쑤셔박는다. 네 안에 남은 제 흔적이 영원토록 이어지기를 기도하며 힘차게 안을 짓쳐댄 끝에 눈앞이 희게 물든다) 읏... (빠듯하게 당기는 성기 끝에서 정액을 죽죽 터뜨리며 네 안에 가득 싸면서도 감질나게 허리를 움직인다)
유스텐:릭스, 릭ㅅ , 으흑, 아아...!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아 눈앞의 네이름을 불러대다 고개를 젖히고 일순 허리가 들린 채 부들부들 떤다. 그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제 안을 뭉근하게 채우던 것이 힘을 잃으며 뜨겁고 축축하게 적시는 느낌에 입구에 바짝 힘을 주었다 풀며 네 것을 쫀득하게 조여댄다. 숨을 고르다 예고도 없이 네 두 뺨을 잡고 제게로 끌어당겨 아무렇게나 입을 맞춘다.)
릭사엘:(끌어당기는 네 손에 자연스럽게 끌려가 입맞추고 혀를 문지른다. 어지럽게 떠돌던 감각들이 점차 잦아들고 오직 부드러운 체온만 남는다. 질척한 키스를 이어가다가 슬며시 눈을 떠 마주한 네 얼굴에 속이 울렁거리듯 메어져온다. 입술을 가까스로 떼고 귀에 입을 붙이며) ...사랑해, 유스.
유스텐:(네 말에 답하듯 뺨에 쪽 쪽 새모이쪼듯 입을 맞추며 나른한 투로 속삭인다) ...나도 사랑해요.
릭사엘:(살며시 웃으며 마주 입술을 부딪히고 계속 속삭인다) 사랑해.
유스텐:내가 그렇게 좋아요?
릭사엘:...세상에서 제일 좋아.
유스텐:(장난스럽게 피식 웃으며) 섬기는 신님이 제일 좋다고 할 줄 알았는데.
릭사엘:말했잖아. 이제는 그대도 나의 신이라고.
유스텐:으음... 제가 신이라기엔 뭔가, 찔리는데... (슬쩍)
릭사엘:왜 그런 표정이지?
유스텐:내가... 신...? (눈을 굴리며) 뭐랄까, 다른 사람 앞에서 "나는 신이다!" 이러면 병원소개 받을 것 같지 않아요? 신으로서의 위엄이라든가, 그럴싸한 기품이 없달까.
릭사엘:(피식) 별걸 다 생각해. (상냥하게 네 이마에 입맞춘다)
유스텐:그치만... 릭스는 키도 크고 눈도 특이하게 생겨서 교인이 아니더라도 믿을 것 같단 말예요.
또... ... 말도 안되게 미인이기도 하고.
릭사엘:그게 마음에 걸렸어?
유스텐:조금은요. 사실, 아직도 내가 점점 인간이 아니게 되어간다는 것도 실감이 안 나고요.
릭사엘:그대 눈을 보면 실감이 나지 않나?
유스텐:제 눈이요?
릭사엘:...설마, 본 적이 없어 아직?
유스텐:제 눈이 어떤데요?
릭사엘:직접 가서 봐. (너를 조심스럽게 끌어안고 바닥에 재차 세운다) 아. (엉망진창이 된 네 아래에서 정액이 뚝뚝 흐르는 것이 보이자 짧게 소리낸다)
유스텐:(네가 소리내자 멍하니 네 시선이 향하는 곳을 바라본다.) 아. ...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흠칫하며 액이 흐르는 걸 막아보기라도 하려는 듯 입구에 바짝 힘을 준다. 네 시선이 느껴져 허벅지를 안쪽으로 오므린다)
릭사엘:(너를 안심시키려는 듯 안아들며) 괜찮다. 거울은 욕실에 있으니 거기로 갈까. 그대 뒤처리도 거기서 하면 될 것 같고.
유스텐:으응... 그러는 게 좋겠어요.
당신은 엉거주춤 릭사엘을 따라 욕실로 향합니다.
격렬한 섹스 직후라 다리가 조금 후들거리지만
반쯤 안긴 상태로 어찌저찌 도착은 했네요.
욕실 안으로 들어서면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해수 욕조가 일렁이고 있습니다.
릭사엘은 당신을 데려다가 거울 앞에 세우고
천천히 목욕물 온도를 확인하러 갑니다.
유스텐:'눈이 어떻길래 저런 반응인 거지?' (너를 흘깃거리다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본다.)
거울을 바라보면 여전히 똑같은 얼굴입니다.
자세히 바라보면...
유스텐:
관찰력
기준치:55/27/11
굴림:79
판정결과:실패
뭐가 달라졌다는 거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거울에 살짝 맺힌 수증기 때문이겠죠?
유스텐:(손바닥으로 거울에 맺힌 수증기를 닦아내고 고개를 들이밀어 다시 확인해본다)
유스텐:
관찰력
기준치:55/27/11
굴림:44
판정결과:보통 성공
거울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눈을 확인하자
여전히 비슷한 듯한 눈동자에 무언가
기묘한 느낌이 듭니다.
동공이 세로로 찢어져 있습니다.
마치 고양잇과 동물처럼.
유스텐:(진짜 제 눈이 맞나 확인하려 눈을 몇 번 깜빡인다. 눈썹을 찌푸리며 눈동자를 가까이 보려 얼굴을 더욱 더 거울에 가까이 들이민다.)
이게 대체...
릭사엘:(물 온도를 적당히 맞추고 네게 가까이 다가와 뒤에서 반쯤 안으며) 그대가 신의 영역에 가까워진다는 증거지.
유스텐:언제부터 이랬던 건지... 바뀌는 느낌도 안 들었는데!?
릭사엘:그대 동공은 계속 바뀌고 있었어. 실감이야 안 나겠지만.
유스텐:언제부터요...?! 어떻게 이런 일이...
릭사엘:내가 그대 변화를 눈치챈 건 의식 기간 도중이긴 하다만, 변화는 아마 첫날부터였겠지. 많이 놀랐어?
유스텐:네...
변화가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어요.
릭사엘:그럴만도 하지. 나도 몸이 계속 변할 시절, 몸 상태에 관한 전반적인 느낌은 크게 달라지지 않더군. 결국은 이렇게 변했지만.
몸이 변하면서 체력이나 회복력, 질병에 관한 절대 면역 등등이 생길 거야. 그때쯤이면 그대도 인간이라 부를 수 없는 지점에 오겠지.
유스텐:그렇다는 말은... 병에 안 걸린다는 거예요?
릭사엘:그렇지.
유스텐:오... 그건 좋네요. '병원비가 안 나가니깐... 으으... 일하느라 병원비로 나간 돈만 생각하면 눈물이 다 나려고 하네.'
릭사엘:(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꿈에도 모른 채) 최근에는 동공 모양이 변하지 않는 걸 보니 그대 동공은 이대로 고정될 것 같다. 내가 보기엔 티가 많이 나진 않는데, 그대가 본인 얼굴을 낯설어할까 걱정이군.
유스텐:티가 많이 안 나서 낯설지는 않은데... 충격적이에요. 이런 일이 가능하구나...
릭사엘:보다 보면 점차 익숙해지겠지. (그 말을 하고는 너를 부드럽게 끌어당기며) 이리 와라. 씻고 뒷정리 해야지.
유스텐:응...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거울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다 네게 다가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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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릭사엘의 손에 의해 깨끗하게 씻겨진 뒤
포근한 침구에 몸을 폭 파묻습니다.
길었던 하루가 끝나가고 있네요.
짧은 신혼여행이라 아쉬운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오늘도 잘 즐긴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릭사엘은 조심스럽게 침실의 조도를 낮추고
당신이 누운 침대 옆자리로 들어옵니다.
릭사엘:(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넘기며) 슬슬 잘까?
유스텐:(반쯤 감긴 눈을 꿈뻑거리다 나른한 하품을 한 번 하고는) 하암 - (너를 인형처럼 끌어안고 품안에 이마를 부빈다) 우응...
릭사엘:(품 안에 안기는 게 꼭 아기 같네... 상냥하게 네 등을 토닥여주며) 좋은 꿈 꿔, 유스.
유스텐:(무거운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눈을 감은 채로 중얼거리듯 답한다) 릭스는 내 꿈 꿔요.
릭사엘:그럴게. (정수리에 입술을 맞추고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